어제로 긴 출장이 끝나고 2박 3일의 휴가 시작이다.


 아침부터 늦게 일어나서 짐을 싸는데 다소 시간이 부족했다. 짐을 깔끔하게 챙겨넣지못하고 대충 쑤셔박아들고 나왔다. 분명 집에서 나올때보다 짐가방이 하나 더 있는데 왠지 짐 넣을 자리가 부족한 이상한 현실. 뭘 잘못한거지...


 체크아웃하고 밥 먹고 뭘 할까하다가, 어제 추천받은 비너스 포트에 갔다. 일단 어딘지 보고 출발했어야 하는데 어제 유리카모메를 타고 집에 오다가 다이바에서 비너스 포트를 본 것 같다는 남편의 말을 믿고 다이바까지 표를 끊었다. 근데 ... 다이바에서도 비너스 포트가 보이긴 하는데... 우리가 묵었던 호텔에서 겨우 두정거장 떨어진 곳이 비너스 포트 정문이었닼ㅋㅋㅋㅋ 아 아까운 돈 2천원...ㅋ 모르고 타는데 그냥 제일 짧은 거 끊고 정산할걸 ㅜㅜ... 


 비너스 포트는 유럽의 거리가게처럼 꾸며놓은 실내 쇼핑몰인데, 11시에 열더라... -_-;; 밥을 10시까지 꽉 채워서 먹었어야 하는데...  10시 반에 도착해서 보니 열질 않았던 것이었다...ㅋㅋㅋ 

다 닫혀있길래 열려있던 레저랜드 안에 대충 앉아서 계획을 짰다. 레저랜드는 열었는데 레저랜드 안의 식당이 열질 않아서, 부담없이 의자를 차지하고 있을 수 있었다...ㅋ


 비너스 포트에 캐리어 끌고 들어갔더니 안에서 아예 안내가 한국어로 나오고 있었다. 한국어를 하는 조선족 안내인이 한국말로 말을 걸어서 (딱 보고 한국인인게 티가 나나... 음...) 꽤 도움을 받았다. 우리 캐리어가 상당히 큰데, 특별히 큰 캐리어가 들어가는 코인로커를 안내해줘서 다행히 거기다 짐을 넣어놓고 편하게 구경할 수 있었다. 과연 쇼핑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피곤한 상태였는데, 막상 짐이 덜어지니까 몸이 가벼워서 마음도 꽤 가벼웠다. 


 둘러보다가 마음에 드는 크레페 가게에 앉아서 도레가 이찌방 데스까 하고 물어봐서 추천 크레페를 하나 먹고 ㅋㅋㅋ 옷가게를 둘러보다 마음에 드는 치마바지를 하나 샀다. 사실 별로 눈에 드는 게 없어서 건성건성 보고 있는데 남편이 저거 어떠냐며 가리킨 곳에 있던 치마바지가 마음에 들어서 입어봤는데 마침 입고 있던 옷과 어울려서 그냥 샀다...ㅋㅋ 입어봐도 되냐는 말은 일본어로 뭐냐고 물어보고 시차쿠데끼마스까 라고 배웠는데 그 뒤로 맘에 드는게 안보여서 거의 써먹어보진 못했닼ㅋㅋ 남편은 사실 무난한 베이지 색을 권한 것이었는데, 난 그 옆에 있던 붉은 계통 - 이걸 무슨 색이라 불러야하는지 모르겠다 - 이 딱 눈에 들어왔다. 전반적으로 포인트가 없는 밋밋한 색의 옷을 입고 있었는데 포인트가 되고 괜찮은 느낌. 편하기도 편하고. 배가 살짝 끼는데... 괘..괜찮겠지..ㅋㅋ 뱃살을 빼야겠다.. 위험하다... 아무튼 올 여름에 자주 입을 것 같다...


 일본에 와 보니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이나 신발이 무지 많이 눈에 띈다. 근데 다들 어디서 사신걸까나...ㅋㅋ 옷은 솔직히 내가 코디를 잘 못하니까 쓸데없이 도전해보긴 그렇고 신을 사고 싶었는데 은근 사고 싶은 스타일이 비너스 포트에는 없었다. 다른 곳엔 있으려나 ㅋㅋ


 지나다니다보니  남자 가방 이쁜게 있길래 점원에게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고 (호또가 데끼마스까? 라고 물어 보았는데 샤신이라고 알려주었닼ㅋㅋ) 동생한테 카톡으로 찍어 보냈다. 우리가 보기엔 완전 100% 남자가방인데 역시 사진은 전달력이 약한지 동생은 여자 가방 같다며 싫다고 했다. 그래서 돌아다니며 괜찮아 보이는 것 몇 개 보내주니 개중에 하나 합격.. 세상이 이제 좋아져서 해외에서 선물을 살 때도 받을 사람의 취향을 존중할 수가 있다(...)


 남편한테는 공항 면세점에서 명함지갑을 사 주려고 한다... 요번에 명함지갑의 필요성을 절절히 느낌. 근데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생겨서 명함 지갑을 활용해 보려나 싶긴 하지만...ㅋ 평소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명함이었는데 음... 근데 진짜 일본 엔이 단위가 애매해서 자꾸 헷갈린다. 만엔이 넘어가면 비싼거라는 느낌이 드는데 천엔 단위는 계속 헷갈린다.  9천엔짜리면 사실 10만원이 넘는건데 엄청 싼 거 같아보인다.


 


 2.5시간 정도 상당히 즐거웠다. 쇼핑도 재미있고 일본어 몇 가지 배우는게 꽤 재밌었다. 어제 의문사를 몇 개 배웠는데 (도레와, 도꼬니 등등) 이건 알아도 써먹을 수 없는 거라는 걸 배웠닼ㅋㅋㅋ 어차피 답변을 알아들을 수가 없다능! ... 예 아니오로 답이 나오는 질문만 해야하는 것이다...


 2시쯤이면 신주쿠에 여행사가 잡아준 호텔이 체크인이 될 것 같아서 슬슬 출발해서 신주쿠로 왔다. 호텔 위치가 애매하게 신주쿠역 근방이 아니고 신주쿠산초메 근처. 린카이센에서 바로 신주쿠로 오는 급행편이 있어서 그걸 타고, 도에이신주쿠로 옮겨 타야하는 상황이었다. 린카이센에서 신주쿠로 가는 급행차는 무사히 잘 탔는데 신주쿠에서 내려보니 이게 도에이 신주쿠가 환승이 아니고 내려서 한참 걸어서 가야하는 거였다. 일부 계단은 에스컬레이터도 없고 짐도 많은데....ㅜㅜ 그래도 거기까지도 괜찮았다.ㅋㅋ 다행히 맞게 플랫폼까지 내려가긴 했는데ㅋㅋㅋ 도착한 열차가 급행이었다. 신주쿠산초메는 달랑 한 정거장인데 oTL... 그래도 반대방향을 타는데 돈을 내야하는 상황까진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데이터 무제한 로밍 신청을 했는데 소프트뱅크는 잡히던데 소프트뱅크는 KT와 계약이 안되어 쓸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NTT 도꼬모는 지하철역에 정차한 몇 초 간만 접속이 되는 지라 지상에 올라가서 호텔 위치를 검색해야지 라고 생각했다. (ㅋㅋ 대책이없다.) 근데 막상 신주쿠산초메에 내리니 배터리가 딱 떨어져버려서 주위에 길을 막 물어보았다. 


 훼미리마트에서 물을 사면서 xx호테루가 도레니 아리마스까 라고 했는데 ㅋㅋㅋㅋㅋㅋ 설명을 해주는데 알아듣지를 못하잖앜ㅋㅋㅋㅋㅋㅋ 점원이 Can you speek english?라고 해서 yes 라고 일단 했닼ㅋ 지도를 꺼내서  보여주면서 너 여기, 호텔 여기, 저 건널목 건너, 라고 하길래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하고 나왔다...ㅋㅋㅋㅋㅋㅋ 관광지에서는 보통 이렇게 다 지도정도는 구비해놓는 건가.. 아니면 길 물어보러 오는 사람이 많은거겠지? ㅋ 


 지금은 일단 호텔에서 쉬는 중. 며칠째 술 마시고 며칠째 전시하고 짐끌고 여까지 오느라 지쳤당...ㅋㅋ 점심도 못먹고 슬슬 배가 고픈데 아직 저녁을 뭘 먹을지 어디가서 먹을지 대책도 없는 상황이닼ㅋㅋㅋ 내일은 하코네 온천에 가려고 하는데 과연 이런 패턴으로 괜찮을깤ㅋㅋㅋㅋㅋ 근데 원래 낯선 곳에서 찾아가고 헤매고 이런 것 좋아하긴 좋아한다. 외국인한테 안되는 외국말 써먹어보기는 더 좋아한다. 그래서 지금 솔직히 너무 신난닼ㅋㅋㅋ


 대책도 없고 계획도 없고 일단 들이대기! 저녁은 뭘 먹어볼까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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