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2개월 둘째...

from 아이들 이야기 2016. 10. 12. 15:24


둘째 이야기도 좀 적고 그래야 하는데 미안한 마음 뿐이다...

둘째가 첫째랑 성격도 많이 다르고 상당히 개성적이라 신기하다. 같은 사람 뱃속에서 나왔는데 어째 그럴까.


첫째는 태어나자마자 눈을 뜨고 있었을 정도로 잠이 별로 없는 아기였다. 신생아가 먹고 자고만 한다고??라고 생각했었다. 조리원까지 다녀와서 더 그런 감이 있는데, 조리원에서도 나랑 같이 눈뜨고 놀았었으니까... 특히 조리원에서 집에 온 뒤에는 재우는게 엄청나게 힘들어서 더 깨있다시피했다. 도우미가 다른 신생아들처럼 생각하고 하도 재워서 밤에 안 자서 고생했는데... 

둘째는 생후 한 달 정도 계속 잤다. 자고 자고 또 잤다. 먹고 자고 싸고 먹고 자고 싸고 진짜 눈 떴다해서 보면 도로 감고 자고 있고 그런 정도로.. 그런와중에 바닥에 내려놓으면 울었다... -_-;; 게다가 산후조리를 친정엄마 시어머니 순으로 했더니 제대로 손을 탔다. 손탄다는 말은 없다고 믿고 싶었지만... 얘는 울면 가래가 끼어서 숨을 못 쉬고 꺽꺽대서 막 울리지도 못함... 


첫째는 우량아로 태어났지만 그리 잘 먹는 편이 아니었다. 좀 많이 먹였다 싶으면 게우고 토하고 했었다.

둘째도 우량아로 태어났는데 얘는 거의 게우지 않았다. 대신 엄청나게 많이 쌌다... 첫째는 조리원까지 다녀와서 집에서는 똥기저귀 하루 한 번 갈면 됐는데 둘째는 심하면 열번 정도. 하도 많이 갈아서 병원에 가서 설사를 한다고 했더니 의사가 체중을 달아보고는 이렇게 체중이 느는데 그게 어떻게 설사일 수 있느냐 하도 많이 먹어서 그렇다 라고 했다... 둘다 모유를 먹였는데 왜죠... 미국음식을 먹어서 그러나.


첫째는 많이 안아달라고 하긴 했지만 그래도 어떻게 조심스레 바닥에 눕혀서 재우긴 했었다.

둘째는 밤잠도 두달 정도는 사람 몸 위에서 자고 낮잠은 당연히 안겨서 잤는데... 의외로 놀 때는 많이 안아달라고 하지 않는다. 누워서 잘 놀고 바운서에서 잘 논다. 어 그런데 첫째도 이맘때는 혼자 좀 놀았던 것 같기도...ㅎ

첫째때는 놀아주는 요령도 잘 모르고 그랬는데 이제 요령도 생기고 잘 해줄 수 있건만 첫째때 먹혔던 많은 것들이 안 먹힌다. ㅋㅋ 게다가 일단 깨있는 시간이 너무 짧음...


첫째는 먹놀잠 하라는 베이비 위스퍼 책을 보고 시도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일단 수유하면 잠드는 스타일에 사출이 너무 심해 안 먹으려 들었기 때문에 일부러 졸려하는 타이밍에 수유를 했었다. 잠이 오면 곧잘 먹었기 때문에...

둘째는 첫째때 먹여재우며 수월하게 키웠기 때문에 당연히 그리하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먹여 재우는게 안 된다...ㅋㅋㅋ 무조건 먹고 나면 깨고 조금 놀고 나면 재워달라고 한다. 자는 동안 내려놓지도 못 하게 하면서... 게다가 잠도 많이 잔다. 한 시간 깨어있으면 졸리다고 울고불고. 덕분에 안아재우느라 죽겠다.....ㅠㅠ


첫째는 낮에 1~2시간 간격으로 수시로 먹어댔지만 밤에 밤잠을 잤다. 신생아 시절도 기본 4시간 3시간씩 잤고 급성장기 같은 이벤트 기간이 아니면 5~6시간씩은 자 줬었다.

둘째는 낮에도 2시간 반~3시간 밤에도 계속 같은 수유텀이다... 그래도 좀 잘 먹고 덩치도 커서 길어질 줄 알았는데 70일이 지나서야 좀 길어진게 3시간~4시간. ㅠㅠ... 잠을 못 자서 피폐해지는 중이다. 




 첫째땐 조리원에서 만들어 온 흑백 모빌 엄청 유용했는데 둘째는 흑백모빌 볼 시기엔 너무나 잠을 자서 큰 덕을 보지 못했다. 다행히 타이니러브는 잘 보긴 하는데 첫째는 20분 돌리면 돌려놓고 할일 다 했었는데 얘는 첨에는 그래도 한 20분 보더니 요즘은 10분 보면 엄마 뭐하나 구경하기 바쁘다.

 첫째땐 없어서 못 보여줬던 벽보(알파벳이니 숫자니 이런 것)를 엄청나게 좋아한다. 그 앞에서 막 옹알이가 터져나오고 발도 구르고 가까이 가자고 팔도 휘적거려서 데려다 놓으면 방긋방긋 웃으면서 옹알이 발차기 별짓을 다 한다. 의외의 꿀아이템이다. 언제까지 좋아할지.


 바운서에 잘 앉아있는 편인데 첫째때 바운서에 놓고 밥먹어 버릇해서 엄마의 식사시간은 존중하는 아기로 키웠다고 믿고 있어서 식사시간엔 바운서 가져다가 식탁 옆에 놓고 가족들이 밥을 먹는다. 그런데 뭐 꼭 그래야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고 아무래도 옆에 조용히 앉혀놓으면 나도 편하니까 자주 그랬다. 그런데 오늘 모빌 틀어서 매트 위에 놓고 왔다갔다 상차리고 바쁘게 있는 가운데 누나가 밥을 먹고 있으니 막 울먹울먹 짜증을 낸다. 그래서 재울 시간인가 싶어 포대기를 가지러 갔다 오는 사이에 첫째 왈 "누나 보고 싶대" 읭... 

 그래도 첫째가 그렇다니 바운서 가져다가 앉혀놨는데 웬걸 아무 장난감도 안 주고 그냥 앉혀놨는데 밥 다 먹는 동안 아주 조용히 잘 있었다...  

 아기들도 다 생각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옛날부터 하긴 했지만 첫째때는 아직 아기를 잘 이해를 못해서인지 애는 춥고 덥고 배고프고 아프고 심심하고 그런 거에나 우는 줄 알았는데 이 2개월 아기는 가족 식사시간에 자기도 거기 참여해야한다고 (실제로 뭘 먹진 않더라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만 빼고 식사하면 그것이 불쾌하다고 짜증을 낼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게 말이 되나. 그렇지만 매트에서 모빌도 보여주고 있었는데 단지 바운서에 옮겼다고 울음을 그칠 이유는 없다보니 다른 해석이 안 된다.


 분명 며칠 전까지만 해도 울음소리가 응애응애 하는 전형적인 아기 울음이었는데 갑자기 바뀌었다. 좀 말하는 듯한 느낌인데 그 울음 중 한 음절이 응아이야라서 꼭 첫째 울 때 아니야- 하고 우는 그것처럼 들린다. 아주 당황스럽다.


첫째때 너무 안아줘서 뒤집기가 늦었나 생각하고 둘째는 많이 눕혀놓으려고 했는데... 재우는 단계부터 이미 너무 안아줘서 망한 냄새가 물씬 난다. 첫째보다 더 느릴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나는데... 아직 뒤집어 놓으면 목도 못 든다.ㅋ 모로 눕기도 못하고 발로 밀어서 엉덩이를 드는 동작도 못 한다. ㅋㅋ 그래그래 빨리 뒤집어서 뭐 내입장에서 좋을 건 없으니까... 그래도 왠지 슬프다. ㅠㅠ


태어나고 유난히 눈에 띈 부분이, 손을 펴고 있었다. 보통 아기들은 손을 꼭 쥐고 있는 걸로 아는데 펴고 있어서 손싸개를 해주지 않았고, 속싸개에서도 꽤 일찍부터 아예 팔을 꺼내 주었다. 팔이 자유로운게 좋았는지 팔을 싸두면 싫어해서 안그래도 허리아래만 싸놓던 속싸개는 아예 한달쯤 되고서는 귀찮기만 해서 치워버렸다. 덩치가 너무 커서 좀 싸기 힘들기도 했고... 그래서 그런지 손 움직임이 좋고 손바닥 건드리면 쥐는 반사가 약했다. 소근육 발달이 빠르지 않을까 기대 중인데 아직 크게 눈에 띄는 점은 없는 듯하다. 지금은 양손을 입에 가져가서 챱챱 빠는 정도 하고 있다. 그래도 첫째는 손이 입에 잘 안들어가서 용을 쓰고 머리를 갖다가 손에 맞추고 그래서 웃고 그랬는데... 둘째는 제법 자연스럽게 잘 한다. 다만 머리도 긁고 눈도 긁고 코도 긁고... 불쌍하다. ㅠㅠ 첫째 머리 긁어서 병원 데려갔더니 간지러운게 아니고 이맘때 다 그런다고 그랬는데 얘는 손이 잘 움직이니... 가렵구나 싶은데 스테로이드 계속 바를 수도 없고...ㅠㅠ


70일이 지나면서 낮잠을 잘 못자게 되어서 검색을 해보니 수면 연장이라는 것을 해 주어야 더 이어서 잘 수 있다고 한다. 전에는 그냥 일단 잠들면 소파에 안고 앉아서 깰 때까지 있으면 됐는데 45분이 지나면 꿈틀거린다. 어차피 안고 있는데 ㅠㅠ 다시 재워야하다니. 어쨌든 잠들면 쉬다가 45분쯤 지나면 다시 일어나 10여분 걸어다니면 도로 잠든다. 그렇게 해서 1시간 반을 채우게 되니 패턴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직 다시 재우기에 실패하기도 하고, 자다가 중간에 깨기도하고 의외로 자고 깨서 안 먹기도 해서 패턴이 꼬일 때가 많지만 그래도 큰 흐름이 있으니 애가 기분이 나쁠때 무슨 이유인지 쉽게 알 수 있어서 좋긴 하다. 그러고 보면 베이비 위스퍼가 되는 애가 있고 안 되는 애가 있는 모양... 얘는 먹잠놀로 일부러 바꾸려도 해도 안 되니까 말이다. 


'아이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 2개월 (83일) 둘째...  (0) 2016.10.20
79일 둘째...  (0) 2016.10.14
만 26개월...  (0) 2016.07.09
만 25개월 망고의 일상.  (0) 2016.06.19
만 23개월 망고의 일상, 놀이  (0) 2016.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