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림 따라 그리기

 바로 지난 달까지만 해도 하지 못했던 것인데, 학습지에 있는 선을 따라서 그릴 수 있게 되었다. 그 전에는 따라하라고 지시를 해도 따라하지 못하고 일직선 정도를 그렸다. 그런데 이제는 삐뚤빼뚤 벗어나기는 해도, 어느 정도 큰 틀 안에서는 벗어나지 않게 되었다. 즉 '따라할 수 있게' 되었다.

2. 퍼즐

지난 달까지도 4피스 정도 혼자 맞출 수 있었는데, 6~7피스도 맞출 수 있게 되었다. 그림을 찾아맞추거나 모양을 어느 정도 인지하거나 하는 모습이 보인다.

둘째가 나올 예정이고 해서, 패밀리카로 좋다는 혼다 오딧세이를 구매했다.

여행에 관심이 없는 편이라 자동차에도 관심이 없는데, 이런 내가 차 고른다고 수십가지 차를 봤다.

패밀리카로 적당한 차가 의외로 미국에도 잘 없었다. 

이전에 렌트해본 경험으로 미니밴이 장단이 있는데,

특히 내가 고려했던 건 좌우에 아기(정확히는 카시트)를 태우고 가운데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나오는지 여부였다.

그리고 우리 가족 외의 손님이 왔을때 태울 수 있는지. 이건 세단이면 무조건 맞출 수 없는 조건이니까.

suv에 비해서 가지는 장점은 역시 슬라이딩 도어. 특히 오토 슬라이딩 도어. 

힘줘서 밀어야 하는게 아니라 버튼만 누르면 열리고 닫히니 애 태우기 정말 편한게 강점이다. 

그리고 애한테 옆차 조심하라고 잔소리 할 필요도 없고. ㅋ

단점은 무식한 크기였다. 아반떼로도 주차장 사고를 많이 냈던 주차실력에 미니밴이라니...

그리고 가격이었다.

처음엔 도저히 크기를 포기 못해서 크기가 맞는 소형 미니밴들을 찾아봤다.

인터넷에 패밀리카로 검색하니 포드 s-max가 딱 내가 원하는 크기에 조건들이 좋았지만 ...미국엔 없어! 그런거 없어!... 

유럽산이라 수입조차 안 된다고.

그 다음 후보로 올라온 게 마즈다의 마즈다5. 근데 이건 후방카메라도 없고 세상에 오토슬라이딩 도어도 아니라는...

그래서 몇몇 suv까지 보다가, 답을 내렸다.

아 그냥 크기를 포기하자. ㅋㅋ

사실 여행이고 캠핑이고 가능성이 매우 낮은데 꼭 미니밴이 필요한가까지 고민했지만... 

이케아 한 번 갔다오고나서 본격 미니밴으로 넘어갔다. ㅋㅋㅋ

의외로 2열이 3인승인 미니밴이 별로 없었다. 

세도나는 렌트중이던 차가 세도나였는데 상태가 진짜 심각했다. ㅋㅋ 

렌트카라 상태가 안 좋을 수도 있지만 한편 렌트카라 관리도 되고 있을텐데...

달릴때마다 어느 시트인지 모르지만 시트에서 삐걱삐걱 소리가 나서 구매의사가 없어져버렸다.

사실... 혼다 청소기가 매우 땡겼는데 막상 가보니 청소기는 천시트 기종에만 있다고. 흑. ㅠㅠ... 가죽시트면 청소 안하냐...

남편 회사 지원으로 은행 오토론을 얻을 수가 있다고 해서 좋다고 혼다 매장에 갔다. 

사실 차를 빨리 샀어야 했는데, 집 구하는 데 에너지 소모가 커서 차 사는게 꽤 늦어졌다. 

그래서 제법 비싼 렌트비를 내고 렌트카를 두 달 가까이 타고 있었다.

이것 때문에 가졌던 초조함이 문제를 만든 것 같다.

남편이 무슨 사이트에서 가격 조회를 하면, 가격을 맞출 수 있는 딜러들이 연락을 해준다고 뭔 사이트에 가입을 했다.

다행히 은행 오토론이 지원되는 컬버시티 혼다에서 연락이 왔다. 

산타모니카 혼다랑 컬버시티 혼다가 지원이 된다는 데 둘 중 하나에서 왔기 때문에 

뭐 큰 차이 있겠어 하며 일단 컬버시티에 갔다.

이것도 꽤나 망한 판단이었다. -_ㅠ 사전에 구글 별점을 좀 보고 갔어야했는데...-_ㅠ 

렌트카 비용이 부담이 되니, 차를 공장 출고해오면 (미국식 일처리에) 언제 받을지 모르므로 가능한 빨리 가져갈 수 있기를 바라며

언제 가져갈 수 있냐고 물었더니 전시된 차들은 바로 가져갈 수 있다고.

그래서 그날 바로 계약을 진행했다.

가져간 가격에 딜러 론을 안 하고 은행 론을 하겠다고 했더니 계속 일처리가 지연되어서,

중간에 애 픽업하러 갔다온 시간도 있었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2시에 갔는데 밤 9시에야 나올 수 있었다. -_-

진짜 그냥 앉혀놓고 다른 손님 계속 받고 계속 기다리게 하는 것 같았는데.

아무튼 은행 론을 5일 이내에 가져오라고.

그리고 다음날 남편이 은행에 론 상담을 하러 갔다. 그런데 하필 남편회사 대출 담당자가 그날 없었다고 한다. 

덕분에 대출 승인이 2일 후에 나야할 것이 연휴 뒤로 밀렸다. -_ㅠ

사실 이건 궁극적으로 볼 때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가 미국 은행 프로세스를 잘 몰랐던 것이 문제지.

한국에서는 전세자금 대출하러 가서 한시간만에 받고 나온 경험이 있어서 오래 걸려도 한 이삼일 걸리겠지 했던 것이 문제였다.

아무튼 우리는 승인만 되면 돈이 나오는 줄 알고 도통 전화를 받지 않는 혼다 측에 

2시간 넘게 트라이를 해서 겨우 사정 이야기를 하고 화요일에 돈을 가져다 주기로 했다.

그런데 오늘 알고 보니 일단 대출 승인이 나야하고, 대출 승인이 나서 그걸 또 체크로 만들어주는데 3-5일 걸린다고. 허허허.

승인 자체도 금요일에 난다던 것이 연휴 뒤인 화요일에 나왔는데, 

은행에 갔더니 대출 담당자는 뉴욕 지사에 있고 그 사람이 대출 정보만 받고 더 이상의 진행을 해 주지 않고 

퇴근해 버렸다고 한다. ㅋㅋ

처음 남편의 전화로 그런 사정을 들었을 때는 금요일까지 해준다더니 퇴근했다는 말에 황당하고 열받았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니 뭐... 승인 후 체크 발행까지 어차피 3-5일 걸린다는데 할만하니까 퇴근 했겠지 싶다. ㅋ

아무튼 들어보니 체크를 받아 오늘 갖다 주겠다던 야심찬 남편의 계획은 물 건너 간 것 같고 해서 

이것저것 물어라도 보라고 했다.

언제 체크가 나오냐? 거기서 3-5일 뒤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면 뭐가 잘못된 거지?

남편이야기로는 은행에서는 우리가 혼다측에 당한 것 같다고. 계약서를 쓰고 그 계약서로 은행에서 론을 받은 다음 

(그게 아마 미국 식으로 2주쯤 걸렸을 듯-_-) 차를 인수하는게 수순이라고 한다.

우리가 차를 먼저 가져와 버리는 바람에 5일 내에 론을 가져오라고 했는데 

론을 못 가져오면 페널티라고는 혼다측 이자율 8.99%로 월 페이먼트를 내게 되는 것 밖에 없었다.

그래서 아마도 우리가 주어진 기한 내에 못 가져올 것을 예상하고 그런 조건으로 한 것 같다고. 

이때 진짜 열 받았다. 열흘이나 남은 렌트카 반납 도와준다고 막 그랬는데...반납해보니 막상 절약되는 금액도 거의 없었는데. 

그렇다고 반납을 도와준 것도 아니고 우버나 타고 오라고 시켜서 하등 도와준 것도 없고.

할 수 있는 최선은 혼다쪽에 전화해서 돈내는 걸 연기해 달라고 하는 거라는데 

혼다쪽 파이낸싱 매니저는 아무리 걸어도 전화를 전혀 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도 아무리 그렇다고 진짜 우리를 등치려고 했을까... 사실 당일에 가져오게 해 달라고 한건 나 였으니. 

보통 5일이라면 월요일 오전 중에 계약이 끝나고 바로 은행에 가서.. 

승인이 이틀만에 나고 체크가 3일만에 나오면 어떻게든 갖다 줄 수는 있었겠다.

근데 밤 9시에 끝내준건 좀 ㅠㅠ...

한달이라도 혼다 이자 내고 대환 대출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남편이 혼다에서 전화를 너무 안 받으니까 화가 났다.

내가 보기에도 지금 우리 상황에 이것 때문에 남편이 하루 휴가를 더 쓰는게 심각하지 싶어서 

현금 끌어다가 지불하겠다고 하길래 그냥 그러라고 했다.

당장 현금 흐름 때문에 머리가 터질 것 같지만 ㅠㅠ....

아무튼 프로세스를 잘 알아보고 시작했어야하는데...

완전 내가 우려했던 딱 그 상황이 발생했는데 (프로세스를 잘 모르고 가서 계약하다가 뭔가 문제가 생길 것을 걱정했었다.)

대처를 잘 못 하고 망했다.

아무튼 금전적으로는 큰 손실을 보진 않았지만 (8.99%는 대부분 너무 높은 말도 안되는 이자율이라고... 

그래도 은행에서도 회사 신용까지 걸고 하는데도 4% 미만으로 이자는 안 나왔을 거라고 하니... 

크레딧이 없는데 새 차를 산 게 문제라면 문제다.)

시간 상으로는 엄청난 손실이었다. 아니 사실 빌려서 열흘이나 남기고 갖다준 렌트카 비용도 문제라면 문제. ㅠㅠ

남편 면허증을 가지고 갔으면 수월했을텐데 또 면허는 땄으나 

면허증이 안 나온 시점이라 여기저기서 절차가 복잡해진 것도 같다.

아무튼 일단 렌트지만 집도 생기고, 우리 소유 차도 생겼다.

이제 차 보험을 가입해야한다. ㅠㅠ 

이사도 다 마무리 못했다. 아직 임시집에 짐이 일부 남아있는데...

게다가 방에 옷장이 꽤 크긴 하지만 내부에 수납이라곤 봉걸이밖에 없는 식이라서 옷을 충분히 집어넣을 수가 없다보니 

가구를 추가해야하는데... 가구가 부족해서 아직 짐도 다 풀어놓지 못했다.

이케아에서 가구를 사다가 조립하는데 그것도 나름 부담...

철제 프레임으로 된 조그만 서랍장 아기방에 놓으려고 사왔는데 진짜 단순한 그런것도 혼자 꾸역꾸역 조립하고 있으니 

한시간은 후딱 간다. 그보다 크고 무거운건 위험해서 혼자 할 수가 없고 같이 해야하는데...

남편의 평일 일과에는 짬이 전혀 없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기 보는게 남편몫이라 아기 보다가 데리고 데이케어에 드랍하고 출근, 

퇴근하고 저녁 사와서 같이 저녁 먹고 아기 씻기고 하면 9시가 된다.

애 재우기는 내 몫인데 같이 침대에 누워서 애 재우고 있으면 보통 애보다 남편이 먼저 잠들고 -_-;;; 

그리고 아침에 애랑 같이 일어나니 도대체 평일에는 아무런 짬이 안 나고 경제적 결정이니 이런걸 의논 할 시간 조차도 없다.

30대에 애랑 같이 9시간씩 자는 건 좀 문제같은데...ㅠㅠ... 

그래도 한국에 있을때는 6~7시간 자더니 왜 여기와선 이렇게 많이 자는지 모르겠다. 

운전을 넘 많이해서 그런가 건강에 문제가 생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