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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화) 라디오 스타 3 2009.11.01

* 곰티비(http://movie.gomtv.com/19065)에서 2009년 11월 5일까지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영화보다 뮤지컬로 먼저 보고 내용을 거의 알고 있었고 뮤지컬을 워낙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원작 영화에도 흥미가 가서 (사실 공짜라서) 한 번 보게 되었습니다. 곰tv에서 무료로 보여 주길래 봤는데 참고로 홈cxv 나 oxn 같은 수준으로 광고를 봐 줘야 합니다... 아니 그보다 더 많이 봐야할지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좋았습니다. 정말 좋은 영화에요. 밀려오는 감동의 쓰나미. 내용을 끝까지 다 알고 봤는데도 심금을 울리는 맛이 있더군요. (어쩌면 뮤지컬로 먼저 봐서 더 감동을 했는지도 몰라요.)

 줄거리는 위의 제 글에서 약간 수정. 뮤지컬이 거의 영화를 완벽 재현 수준으로 잘 살렸습니다. 그렇지만 영화와 뮤지컬의 차이 자체에서 오는 몇 가지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지요.

88년도에 MBS에서 가수왕을 했던 최곤은, 현재는 사고뭉치로 전락해 있는 상태입니다. 대마초에, 폭력 등등으로 유치장을 오가고, 덕분에 합의금을 물어주기 위해 매니저는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닙니다. 하지만 최곤 본인은 아직도 자신이 톱스타인양 '가오'를 세우는 사람이죠. 방송국의 김국장은 합의금을 빌려주는 대신, 최곤을 영월 방송국에서 DJ로 방송하도록 합니다. 싫어하는 최곤을 매니저는 열심히 달래서 영월로 내려가죠.
한편, 원주 방송국에서 방송을 하던 강PD는 방송사고 막말로 인해 영월 방송국으로 좌천됩니다.

영월의 방송국은 방송국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방송을 한지 오래된 중계소 규모입니다. 영월 방송국은 사라지고 원주 방송국으로 이전할 날을 기다리던 국장은 매우 열을 내지만 어찌저찌 '최곤의 오후의 희망곡'이라는 라디오 프로 방송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최곤이 얌전히 방송을 할 리가 없습니다. 주는 대본은 무시하고 자기 할 말만 하는 데다가, 방송 중에 커피를 시켜서 방송실로 다방 레지를 불러들이는 지경이죠. 그러다 우연히, 다방 레지에게 게스트로 아무거나 이야기 해 보라고 시키는데, 레지는 엄마를 그리워 하는 슬픈 사연을 이야기합니다. 비오는 날의 잔잔한 사연과 최곤의 애드립은 대 히트가 되어 최곤의 오후의 희망곡은 영월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이 됩니다. 그리고 갈등이 시작되지요.



 영화의 주연배우는 최곤(박중훈), 박민수(안성기) 두 사람입니다. 뮤지컬에서는 두 사람이 엇비슷한 비중을 가지고 있는데 - 뮤지컬은 주연 배우의 솔로부분을 넣으면 비중 조절이 쉽죠 -, 영화는 거의 안성기씨의 원맨쇼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곤을 달래고 주위 사람들을 설득하고 가족을 두고 갈등하는...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표현하는 안성기씨의 달관한 듯한 미소가 짠한 감동을 줍니다.

 그러나... 뮤지컬이 박민수라는 캐릭터의 내면의 갈등, 주위 환경과의 갈등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고 최곤이 조금은 평면적인 인물이라면 영화는 안성기 씨의 솔로 영화 같은 이 영화에서 왜 박중훈인가, 왜 그가 또다른 주연인가를 보여주는 강한 클라이막스가 있습니다. 그리하여 두 주연배우를 가지는, 최곤의 성장드라마와 두 남자의 멋진 우정이 완결되는 것이에요.

 호영이의 이야기를 듣고 호영이의 눈물을 보고 윽박을 지르면서도, - 니가 뭘 잘못했다고 울어! - 사실 자기도 그와 다르지 않다는 표현을, 단지 한 장면으로 절절하게 전달하는 강력한 연기. 그 전에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박중훈이라는 배우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될 정도로 말이죠. 밋밋하고 뭐든지 관심없는 듯한 철딱서니 왕년의 톱스타와 한결같이 헌신적인 그의 매니저의 관계의 일방성에 화를 내고 섭섭해하던 - 매니저에게 감정이입끝에 서운해진 - 관객을 휘어잡는 그 연기.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의외로 뮤지컬의 마지막을 보고 연상했던 것과는 내용면으로는 같지만 표현면으로는 많이 달랐습니다. 뮤지컬의 마지막은 그들이 함께 우산을 쓰고 나아가는 장면입니다. 뒷배경의 노을과 어울려 마치 앞으로는 뭔가 다를 것 만 같은 인상을 줬죠.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은 요런 표현이 더 있습니다. 박민수가 최곤에게 가방을 던지고, 최곤이 받습니다. 그리고 최곤이 다시 박민수에게 가방을 도로 던지지만 무신경하게 대충 던지기 때문에 비 젖은 바닥으로 툭 떨어집니다. 그리고 박민수는 허겁지겁 가방을 주우러 달려가죠. 이것이 처음부터 그들의 관계였습니다. 하지만 실은 그들의 관계는 영화에서 표현해온 바로 그 관계이기도 합니다. 이 사실 그닥 변한 건 없어요, 원래도 그들은 그런 사이였어요 같은 담담하고 작은 표현이 리뷰를 쓰게 만드는군요.

  영화의 연출 중에서 아주 마음에 들었던 것이 있었는데, 김밥 말이죠... 안성기씨 표정 연기와 함께 정말 같이 목이 메이는 걸작 연출이었습니다.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 치고는 음악 면은 솔직히 조금 그랬어요. 노브레인의 연기가 귀엽긴 했지만 뮤지컬이 영화보다 훨씬 호소력있고 매력적이게 구성되어 있더라구요. 그렇지만 그 안성기씨와 박중훈씨의 연기는 뭐라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있습죠. 그리하야 뮤지컬, 영화 양쪽 모두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_+

이스트리버 - 노브레인!!



라디오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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