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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생 한방의 꿈 - 영화 작전을 보다. 2 2009.01.30

간만에 영화 시사회에 응모, 당첨되어 영화 작전을 보러 다녀왔습니다.




요런 영화였습니다.



주식 작전이라 해서 솔직히 약간 어렵고 먼 동네 이야기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포스터에서 풍기는 부담스러움과는 달리 이 영화는 별로 어렵지 않고 그럭저럭 볼만한영화였습니다.

18세 미만 관람 불가에 범죄 영화라고 해서 섬뜩한 장면이나, 심한 욕설이나 과도한 노출이 오가지도 않습니다.

노출이라곤 전혀 없고, 섬뜩한 장면은 한장면 정도-_-;;;?

형사범과 경제사범의 차이랄까요... ㅎㅎ 부담스러운 장면은 거의 없습니다.

이 영화가 18세 미만인 이유는 다만 하나, 도박적인 가치관 때문이에요.



이 영화는 주인공 강현수(박용하 분)가 취업에 실패한 후 5년간 데이 트레이딩을 하다가

작전 주 하나를 잘못 건드린 데에서 시작합니다.

이 작전주는 DGS 파.. 아니 DGS 홀딩스 & 캐피털 대표 황종구(박희순 분)가 노리고 있던 주식이었기 때문이지요.

덕분에 DGS 파에 끌려가서 실컷 맞고 새로운 작전을 꾸미는데 가담하게 됩니다.

작전주가 뭔가 하면, 한때 시끄러웠던 루보 같은 주식을 생각하면 될 거에요.

특별히 주식이 올라갈 이유가 없는데, 작전 세력에 의해 주가가 올라갑니다. 며칠간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되면

사람들이 누군가 이 주식의 주가를 조작하고 있다는 걸 눈치채죠.

그리고 자신은 그 거품이 터지기 전에 빠져나올 수 있다고 믿고! 발을 들이게 되고..

작전세력이 충분히 가격이 올랐다고 판단 때 갑자기 팔아버리면! 소위 거품이 빠지는, 즉 주가가 폭락하게 되는 거죠.

주인공은 이 황종구가 꾸민 작전주에 올라타서, 황종구보다 먼저 먹고 빠져버리는 바람에 황종구에게 큰 손실을 안겼고 덕분에 잡혀갔던 거죠.

황종구는 주인공을 포함해서 새로운 작전을 꾸미려고 하고, 여기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돈과 욕망이 얽히게 됩니다.





결말이 묘하게 뻔하면서도 뻔하지 않달까..

범죄 영화 특유의 허무주의에 빠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말도 안 되는 유치한 이상주의에 빠지지도 않은 적당한 결말,

그다지 유치하고 자극적인 장면들이 난무하지도 않는 부담없는 오락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황종구는, 조폭 두목이지만 깡패짓으로는 더 이상 비전이 없다고 생각해서, 다른 종류의 범죄(?)를 모색합니다.

이 영화는 그런 황종구와 어쩐지 닮아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폭 영화이지만, 조폭 영화가 아닌 경제 범죄 (뭔가 지식인들이 저지르는 범죄 같은...) 영화랄까요?

소재도 특이하고, 인물들의 연기도 아주 유쾌했습니다. 특히 주인공 강현수와 황종구씨 연기는 아주 일품이었어요.

황종구씨가 나오는 장면 하나 하나가 유쾌했는데 자주 얼굴을 비추지 않으셔서 좀 안타까운 맛이 있었습니다.





약간 스포일링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유쾌했던 장면을 하나 소개하자면,

강현수가 끌려가서 바닷가에 파묻히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때 상황이 급반전되어 DGS 파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잡으러 가고,

DGS 파의 막내 - 말이 막내지 떡대좋은 조폭 아자씨 - 만 남아 강현수를 묻을 땅을 열심히 파죠.

강현수는 살아보려고 이래저래 구슬러 보지만, 막내는 묵묵히 땅만 팝니다.

생사람을 파묻는 그 위압감...

강현수는 "이러다 너만 살인범 되는 거야~. 고향에 계신 어머니를 생각해야지!" 하고 발악을 합니다.

그러자 막내가 갑자기 강현수에게 손을 내밀고, 구덩이에서 끌어내죠.

아 그래도 어머니는 먹히는구나 하고 막내를 바라보는 강현수에게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막내가 하는 말

 "유PB님이 저를 스카웃하셨걸랑요~ 그리고 저 어머니랑 같이 사는데요."

요런 소소한 장치나 설정들이 꽤나 마음에 들었달까요?




대략 머 19금이지만 전혀 부담없이 봐도 좋겠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19금인 이유가 노출/잔인함의 이유가 아니라

청소년 가치관에 악영향을 주기때문이라는 생각이거든요.

(제작자들은 머라 생각할런지 모르지만 진짜 충분히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한국 영화 치고는 참신한 소재에 적절한 복선 배치, 아주 좋다고 하긴 뭐하지만 비교적 현실적인 결말 등등...

이 장르를 개인적으로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만 빼고는 아주 마음에 드는 영화였네요.

타짜를 재밌게 보셨다면 이 영화도 아마 마음에 드실 거라고 봅니다 :)


영화 홈페이지 -- http://www.2009mone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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