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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from 일상/일기 2008. 1. 8. 22:39


어제는 오래간만에 엄마 아빠와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엄마가 여행 전 간만에 시간이 된다고 하셔서)

가족 술자리라고 하고 싶지만 동생이 없었던 관계로... 어서 돌아오려무나 ;ㅅ;

내년 여름이면 군대용어로 짬좀 된다고 하던데. 훗.  ㄱ-(그러나 편지도 안써주는 누나)

동생은 꼬박꼬박 부모님께 존댓말 쓰고 아버지, 어머니라고 부르는데

어째서인지 철딱서니 없는 저는 엄마, 아빠라고 하고 엄마께는 반말 존댓말 막 섞어 씁니다. 참 알 수가 없어요(..)





어쩌다보니 저의 어린 시절 교육 얘기가 나왔는데 부모님은 저를 엄하게 키우지 않았다고 주장하셨습니다. ㄱ-


아버지 : 별로 야단 친 기억도 없는데 말이야...

나 : 으악! 억울해요! 어렸을 때 매도 맞고 반성문도 얼마나 많이 썼는데!!!!

아버지 : (당황한 태도로) 그래? 그건 믿을 수 없는데? 반성문이 다 보관되어 있나? <- 증거를 요구하는 과학적 태도ㄱ-

그러자 듣고있던 어머니가 폭소하셨습니다. (어머니는 기억은 하고 계신듯)

어머니 : (웃음을 참지 못하며) 누가 반성문 쓰라고 그랬어?

나 : 아빠가 쓰라고 그랬지.

      혼날 때마다 반성문 쓰고 그게 한번에 통과 되는 것도 아니고 막 퇴짜맞고 그랬는데 (꿍시렁꿍시렁)

어머니 : (신나서) 누가 반성문 쓰라고 그랬다고?

나 : 아빠요!

      학교가서 집에서 반성문 쓴다고 하면 애들이 얼마나 불쌍하다고 했는데 (꿍시렁꿍시렁)

아버지 : (민망해하시며) 아니 그런 집안 일을 밖에 가서 얘기한단 말야?

어머니 : (매우 즐거워하시며) 얘기 할 수도 있지, 그런 거 얘기 안 하면 속에 병나요. 누가 쓰라고 했다고?

나 : 아빠!!!!!!

      이중 과세한 적도 있단 말이에요. 반성문도 쓰고 매도 맞고 (꿍시렁꿍시렁)

어머니 : (매우 즐거워하시며) 세 번이나 했으니까 잘 기억해야돼, 아빠가 쓰라고 그랬다.

나 : (푸념) 기억이 믿을 게 못돼... 난 얼마나 많이 혼났는데... 엄청 엄한 부모님이라고 생각했는데 ㅠ_ㅠ

아버지 : 이상하다. 난 별로 혼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딴청)






반성문 자체는 교육적으로 참 훌륭한 제도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도 나중에 애들에게 시킬 생각)

그렇지만 뭐랄까 부모님이라면 다 기억하고 있을 거라고 당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무려 반성문을 쓰라고 하셨으면서 쓰라고 한 적이 없다고 기억하고 계시다니....ㄱ-

어쩐지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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