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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래간만의 블로깅, 오래간만의 종합병동. 2 2013.01.03


 아 미친듯이 아팠으니 남겨둬야지라며 또 심심해서 검색을 했다가 또 충격적인걸 발견했다.

발견한 것도 놀랐다로 시작하는 점이... 학습능력이 없는 것 같다.


http://raspuna.lovlog.net/3175898



2013년 1월 1일.


 새해를 맞이하여 나는 놀라운 결심을 하였다. 2013년에는 아침밥을 꼬박꼬박 먹자.

12월 30일이 아버지 생신이라 집에는 먹을것이 풍족하였고 아침을 차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미역국을 끓이고 동치미 조금하고 맛나게 먹었다.


 시댁은 신정을 쇠기 때문에 시큰아버님댁에 갔다. 아침에 예배를 드리는지라 주로 점심을 먹게 된다. 맛있는 게 많아서 신나게 초묵초묵했다.


 점심을 먹고 일어나서 이사하신 시댁 구경을 갔는데, 밥을 차리시는데 어쩐지 소화가 잘 되지 않아 그냥 저녁은 집에 가서 먹는다고 하고 집에 왔다. 시큰아버님댁에서 고기요리를 하느라 창문을 열어놔서 실내가 영 추웠는데, 내가 옷도 좀 얇게 입고 가기도 했다. 그런데 시댁에서도 코트까지 걸치고 있는데 너무 추웠다. 


 집에 왔는데 8시가 지나도 배가 고파지기는 커녕, 속이 영 더부룩하고 배가 불렀다. 그래서 저녁은 포기. 



2013년 1월 2일.


 아침을 먹자는 결심은 나보다 남편님에게 유효했는지, 남편님이 아침을 차려서 주었다. 곰국이 있어서 곰국에 말아서 훌훌 먹었다. 어제 저녁을 안 먹어서 그랬는지, 전날 밤 얹혀 있었던 것에 비해 술술 들어갔다.


 아침에 출근했는데 컨디션이 매우 좋았고, 배는 불렀기 때문에 늘 먹던 커피+토스트에서 토스트를 버리고 커피만 마셨다. 커피를 마시면 대체로 화장실에 가는데, 화장실에 갔고 일을 보았다. 뒷부분이 약간 설사가 되기 직전이지만 종종 그럴 때가 있고 커피 때문에 그런가보다 라고 생각하고 별생각은 없었다. 


 점심녘이 되었는데 아침을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배가 고팠다. 회사에서 가장 가까운 칼국수집이 있는데 사람들이 가자고 하길래 지난번에 맛있게 먹었던 열무보리밥을 떠올리며 좋아요 라고 했다.


 지난번엔 전부 다 먹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조금 먹다보니 더 못먹겠다 싶어서 멈췄다. 수제비도 같이 딸려나오는데 그건 국물만 먹고 거의 손도 못댔다. 내가 좀 맵게 비볐나 생각하면서 별 생각은 안 했다.


 회사 건물로 올라와서, 짜고 맵고 달았기 때문에 단게 땡겨서 커피를 한잔 탔다. 여러가지로 문제 상황이 많이 보이지만 이게 결정타였던듯.


 1~20분 후에 즉시 배가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남편에게 심상치 않다고 포카리를 사와 달라고 부탁. 그런데 포카리를 마시자 설사가 나기 시작했다. 그것도 거의 30분 간격. 회사에서만 다섯번 화장실에 갔다. 이게 처음에는 그냥 일반적인 설사였는데 나중에는 거의 수도꼭지 틀어놓은마냥 콸콸 나왔다. 사실 장이 예민해서 평소엔 조심 또 조심하기 때문에 이런 충격적인 설사는 거의 해본적이 없어서 사실 약간 충격을 받았다. 


 남편이 사온 포카리는 620ml 짜리였는데, 이걸 다 마셨더니 위장에 정말 심각한 통증이 느껴졌다. 제대로 과식했을때의 느낌 + 위장이 찢어지는듯한 느낌. 물론 나는 위염에도 만성이기 때문에 엔간한 위통따위는 가뿐하게 무시해준다. 하지만 아 이건 정말 심각한 통증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때까지도 집에 가는 그 시간동안 설사를 참고 버틸 수 있을까가 걱정일 정도로 설사가 심한 상태라서 위장에 대한 의심은 정말 한줌도 하지 못했다.


 당연히 한파주의보가 내린 날씨에 밖에 나오자마자 장에 통증이 직격했고, 할 수 없이 택시를 탔다. 위장에도 불이 난듯 통증이 너무나 심했다. 


 집에 왔는데 하도 아파서 일단 죽염을 한꼬집 먹었다. 좋다. 죽염이 빠르게 작용, 위통이 진정됐다. 장은 여전히 좋지 않았고 집에서도 설사를 했다. 마지막 설사는 변이 아니었다. -_-;;;;;;; 이때까지도 깨닫지 못했다. 


 일단 전기장판 틀고 보일러를 올리고 몸이 계속 차고 설사기가 있어서 족욕을 했다. 확실히 발을 뜨거운 물에 담그면 진짜 좋다. 문제는 물에서 나오면 끝이라는 거 -_-... 하지만 진통제가 필요하다면, 족욕좋다... 적어도 들어가 있는 순간엔 정말 완벽 회복. 하지만 물이 차가워지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나왔다. 


 보일러를 너무 올렸는지 실내온도가 26도가 넘어가면서 너무 건조해졌다. 요즘은 건조해서 열이나고 머리가 띵해지는 증상을 굉장히 금방 캐치하는 편인데, 예전같으면 분명히 아 어딘가 심하게 아픈가보다 하고 누워서 쳐 잤겠지만 오늘은 뱃속은 정말 전쟁이 훑고 지나간 자리인데 머리는 너무나 맑고 또렷했다. 정말 이것도 이상한 일이지. 아무튼 건조해서 오는 고통을 느끼고 급히 습도를 올리기 위해 수건도 널고 빨래도 돌려서 널고 바닥에 걸레질도 하고 수경재배하는 개운죽에 물뿌려서 침실에 가져다 놓으라고 지시했다. 남편이 병간호차 모두 해주었다. 이 상태에서 최고로 좋은 건 역시 물을 퍼마시는 건데...


 장이 안좋으니까 도저히 물을 마실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남편에게 물을 두 잔이나 퍼먹이고 난 포카리를 먹는데 아... 포카리도 못먹겠고 설사만 나오는 것이다. 정말 -_- 남편이 물수건을 해 준대서 그것도 나름 습도유지에 도움 될 것 같아서 해 달라고 하고 누워 있었다. 그런데 진짜 너무 건조하니까 물이 마시고 싶은 거다. 머리로는 그럴 때 탈수를 막으려면 포카리를 마셔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정말 정말 포카리 따위, 너무 물이 마시고 싶은거다. 


 그래서 포카리도 설사하는 판에 걍 먹고 설사해버려, 라는 각오로 물을 1/5컵 정도 마셨다. 확실히 그게 효과가 있었는지, 두통과 열이 많이 내렸다. 아 그런데 이게 왠일, 거북한 냄새가 나는 트림이 올라오는 거였다. 정말 술이 떡이 되게 마시지 않으면 잘 토하지 못하는 편이고, 좀 이상한 거 먹었다 싶어도 설사를 하면 했지 구토는 못 하는 편인데 계속 구역질이 났다. 남편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비빔밥을 먹고 나와 유사하게 탈이 난 것을 떠올렸는지, 그냥 가서 토하라고 시켰다.


 그래서 가서 매우 힘들게 토했다. 아... 밤 열시인데 정오에 먹은 것이 아주 조금, 온전한 형태로 나왔다. ㅜㅜ 아아... 장이 문제가 아니고, 위가 문제인데 차가운 포카리를 먹고 있었으니... 차라리 따뜻한 차 한잔만 마셨어도 이지경이 안 됐을텐데 말이다. 


 생각보다 물 조금 마시니까 토하기가 쉬운 것 같고, 한번 토했더니 급 속이 편안해지길래 일부러 물 조금 마시고 기다렸다 강제로 토하고 반복했다. 두 번째도 형체를 알아볼 수 있는 음식물이 아주 조금 나왔다. 세 번째는 본격 소화중이던 음식물을 토했다. 네 번째는 위액만 나왔다. 


 상태를 보니 내가 좀 급하게 제대로 안씹고 먹었던 것 같다.


 워낙 잘 토하지 못하는 편이고, 설사도 멎었고 해서 나머지는 그냥 소화하면 될 것 같아서 토하기를 멈추었다. 


 열도 내렸고, 다 토하고 지금 1시간 쯤 더 지났는데 장은 매우 편안하다. 위장은 아직 약간 아프다. 자기전에 죽염 더 먹고 자야할듯. 


 그리고 정말 인상적인 설사 - 설사만 아홉번 - 였기 때문에 질병일기를 뒤적이다가, 작년 구정의 일기를 발견했다. 진행 상태가 다르고 거기도 소화불량이 사전에 동반된 듯 하지만 의사 처방이 있었다. '위염'.

 그렇다. 크나큰 깨달음. 그리하여 이렇게 긴 일기를 남긴다.


 여러가지로 문제점이 생각나는게 많다.


1. 안하던 짓을 했다.

아침밥을 먹는 건 좋은데, 점심이나 저녁보다 적게먹긴 했지만 그래도 좀 소화가 쉽게, 적게 먹었어야 했다.

신나게 퍼묵퍼묵 하고 위장이 습관이 안되어서 충분히 소화를 하기도 전에 점심을 들이부으니 체할 수밖에. 점심은 워낙 규칙적으로 먹다보니 몸이 밥때라고 배가 고파져서 낚였다(?)


2. 넘 추웠다.

당연히 소화가 안되기 위한 아주 기본적인 상태(?)


3. 전날 이미 체했는데 몸이 좋다고 착각을 하고 커피를 들이 부었다.

적당한 시점에 따뜻한 물을 마셔서 소화를 도와줬으면 좀 나아졌을지도 모른다. 커피를 말라서 안그래도 마른 위장이 아마 바짝 말라붙었을듯. 


4. 열무비빔밥같은 찬 음식을 한파주의보가 내린 날에 먹는게 아니었다. 

 평소 잘 안씹고 먹어치우는 듯한데 이런 날씨에 이런 소화가 어려운 음식은 먹는게 아니었다...ㅜㅜ

...


5. 물을 좀 마셔야하는데 또다시 커피를 쳐 부었다. 

진짜 이것이 결정타.


6. 여러가지 이상 징후가 있었는데 무시했다. 

이건 정말 아침을 먹어서 그랬는지 컨디션이 우주로 가게 좋아서 좀 놓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설음식을 먹고 나면 좋지 않다는 트라우마가 있는 상황인데 블로그 검색만 해봤어도 진짜 장염으로 오해해서 포카리 마시고 화장실에 무식하게 들락거리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래도 컨디션이 좋아서, 건조해서 나는 열에 낚이지 않고 습도를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좀 도움이 됐다. 그리고 민간요법들도 꽤 좋은거 같다. 죽염하고 족욕은 정말 큰 도움이 됐다.

 다 겪고 나서 찾아보니 체증 또는 급성위염에는 소금을 탄 미지근한 물을 100ml 정도 마시고 토하고 하는게 좋다고 한다. 난 본의아니게 아주 제대로 한 듯. -_-;;;


 내일 회사를 못 가지 않을까 했는데 물리적인 방식(?)으로 원인을 제거해서 다행히 회사를 갈 수는 있을 것 같다. 새해의 굳은 결심들이 있는데 새해 둘째날부터 아까운 연차를 까먹을 수는 없지. 하하하.


 아마도 작년 설에도 고열은 건조해서였을 것 같으다. 그런 기분이 든다. 

남편도 고열 후 감기증상 다 건조해서 그런 거였을 것 같으다. 정말 그런 기분이 든다.


 요즘은 진짜 신기한게, 겨울에 실내온도를 25도로 해두면 아프지 않은데 26도로 1도만 높게 해놔도 건조함에 의한 통증이 온다. 대체로 일단 가볍게 열이 나고, 눈이 바싹 마르면서 두통이 동반된다. 입에 침이 마르고, 조금 있으면 오한이 난다. 전형적인 감기몸살 증상. 특히 오한이 나기 시작하면 낚이기 쉽다. 그렇지만 진짜 이 흔한 감기몸살 증상은 습도를 높이면 (감기가 아닐 경우) 사라진다. 물론 고온건조하니까 호흡기에도 무리가 가고 그냥 자면 다음날 진짜 감기가 올 수도 있겠지. 아무튼 대체로 열이 나면 물을 마시자 라는 철칙이 있고 이 경우 대체로 열이 내린다. 이건 예전에 할머니가 입원해 계실때 간호사에게 들은 건데, 정말 좋은 것 같다. 일단 열 내려서 머리가 맑아지면 습도를 높이고 온도를 내릴 생각도 나고. 아무튼 열이 난다 -> 물을 마신다는 이제 거의 자동이다.


 이쯤 되니까 이제 이 질병일지가 계절 질환을 추적해주는 수준이 됐다. 흔한 설날 배탈과 흔한 봄 알레르기... 올해는 봄 알레르기를 미리 예방할 수 있으려나? 수십년 써두면 의사분들이 좋아할 자료가 될 수 있을까? 아니더라도 적어도, 내 인생의 남은 날들에 이 일기들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혹은 쓸데없는 자체진단으로 인한 오진으로 수명을 줄일 수도 ...ㅎㅎㅎㅎ)




2013년 1월 3일.


아침에 더운 매실차 한모금 마시자마자 다시 화장실 직행. 놀라서 점심까지 죽염과 물만 먹고 버팀. 물도 매우 조금씩 마심.


오후 2시경 진짜 뵈는게 없이 배고파서... (전날 저녁, 아침, 점심 총 3끼 못 먹은 상태) 사다놨던 칼로리바란스랑 포카리 조금씩 마심.


오후 4시. 설사라기엔 뭐하지만 평소보다는 좀 안좋은 정도로 화장실에 다녀옴. 장은 대충 회복이 된 것 처럼 보인다.


2013년 1월 4일.


마법의 고통으로 인하여 출근 못함. 하루종일 죽 먹음


2013년 1월 5일.


역시 하루종일 죽먹음


2013년 1월 8일.


11시까지 야근. 야식으로 도시락 먹었는데 그리 유쾌하진 못했음. 당일 점심도 김밥으로 그리 유쾌하지 못했음. 집에 왔는데 요통 및 고관절 통증이 매우 있어서 전기장판을 허리에 얹고 잠. (는 살이 쪄서 옷이 또 작아지고 있다는 의미인듯...)


2013년 1월 9일.


전일 야근의 여파로 아침 식사 준비가 안됐음. 아침으로 사과 반 개, 두유 한 개 먹음.

전일 통증을 기억하고 청바지 대신 치마달린 레깅스를 입음.

회사에서 배가 고파서 식빵 한 개 먹음.


점심은 회사주변 셀프 부페식 식당에서 먹었는데, 라면이 나왔음. 밥을 많이 먹진 않았는데 라면을 다 먹음. 밀가루를 연타로 먹어서 약간 불안해짐. 속이 그닥 좋지는 않음.


새로 오신 분이 커피를 쏘셔서 고민 끝에 커피를 먹음. 설사가 멎은 이후로 아직까지 화장실을 간 일이 없었는데, 이 커피를 먹고 30분 이내에 바로 신호가 와서 화장실에 감. 변비였던 것에 비해 수월하게 일을 보아서 좋긴 했으나 설사의 징후가 아닌가 싶어 약간 불안해짐. 양이  비교적 적었는데, 일어나서 손 씻었다가 다시 영 좋지 않아서 한번 더 일을 봄.


 불안한 느낌에 계속 물을 마시긴 했는데, 오후 3시경부터 위통이 재발. 심하게 아프진 않았는데 점점 심해지는 상태. 장도 매우 상태가 불안정해서 (장내부에서 뭔가 막 잡아땡기는 듯한 느낌이 듬.. 아프진 않음.) 약간 꼬르륵거린다고 해야하나...


오후 8시 37분인 지금은 위가 많이 아픔. (곧 죽염을 먹을 예정)


커피 때문에 위통증이 있긴 한데 그래도 심각해질 수도 있었던 변비가 해소되어서 그건 조금 안도하는 중이다. 커피 먹고 다행히 쉽게 해결해서 좋긴 한데... 커피 먹었다 하면 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약간 걱정스럽다. 


남편이 화내길래 커피정지 제도를 도입하기로 함. 커피를 먹고 아프면 1주일 정지. 1주일 후에 먹어서 또 아프면 +1주일 정지...하는 식으로. 해당 제도에 의해 수요일 오후 1시 39분에 커피를 먹을 수 있다...


죽염 먹으러 가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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