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한국 유학생 부부가 아이스크림 가게에 가서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사려고 했다. 그런데, ‘바닐라(vanilla)’라는 발음을 상점 주인이 못 알아 듣는 것이었다. 손짓 발짓 사용해서 여러 번 시도한 끝에 겨우 통했다고 한다. 옆에서 그 얘기를 듣던 다른 분이 “나는 그래서 아예 ‘닐라’ 아이스크림 달라고 한다. 그러면 신기하게 알아 듣는다”라고 자신의 경험담을 자랑스럽게 얘기해서 모두 폭소를 터뜨렸다. ‘Vanilla’의 액센트가 ‘니(Ni)’에 있기 때문에 액센트로 의미를 이해했다는 의미다.

출처 - 밀크와 바닐라를 미국인이 못 알아들은 이유는?


[kanie] 님의 말 :
ㅋㅋㅋ
[Raz] 님의 말 :
닐라 아이스크림 주세요 에서 닐에 자연스레 강세가 가는 게 한국어인거지
[kanie] 님의 말 :
그렇지 단어별 강세가 있는게 아니고 단어 앞에 그냥 강세를 붙이는거지
[Raz] 님의 말 :
괜히 외국인들이 김치를 킴치라고 알아듣겠어?
[Raz] 님의 말 :
물김치 - 김치는 발음이 다르다잖아

# naokis.net에서 나오키씨가 한 이야기..일본인에게 물김치의 김은 g발음 김치의 김은 k발음으로 들린다고 한다.

[kanie] 님의 말 :
음...
[kanie] 님의 말 :
하긴 근데 생각해보면
[kanie] 님의 말 :
한국어는 띄어쓰기가 중요한 언어잖아
[kanie] 님의 말 :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
[kanie] 님의 말 :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
[Raz] 님의 말 :
아.. 띄어 쓴 지점에 강세를 두는구나
[Raz] 님의 말 :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 라면
아버지가 팡에 들어가신다
아버지 카방에 들어가신다 겠네



항상 왜 한국어는 '억양'이 없는 언어라는 말을 듣는 걸까 궁금했는데, 억양이 없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구어로도 띄어쓰기를 하고 있을 뿐....-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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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찾아보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잊어버렸습니다.

불은 라면의 미스테리에 대해 생각하다가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붇다 라는 동사가 있습니다. 기분상 형용사인 것 같지만 우리말은 어려워요. -.-;;;

붇다
[동사]
1 물에 젖어서 부피가 커지다.
2 분량이나 수효가 많아지다.

ㄷ 불규칙은 ㄷ으로 끝나는 어간이 자음 어미앞에서는 ㄷ으로 그냥 쓰이지만 모음 어미앞에서는 ㄹ로 바뀌는 활용입니다.
예로는 '걷다', '깨닫다', '듣다', '일컫다', '묻다(問 : 땅에 묻는 거 말고 모르는 걸 묻는 거)', '눋다', '붇다'가 있습니다.

예)

지난 홍수로 한강 물이 불었다.(o)
라면이 너무 불어서 못 먹게 되었다.(o)
라면 불기 전에 먹어라. (x) -> 라면 붇기 전에 먹어라.(o)
라면 불면 싫어요.(x) -> 라면 불으면 싫어요.(o)
손이 물에 불다(x) -> 손이 물에 붇다.(o) (무언가를 물에 붓는 것은 붓다구요.)
올해는 몸이 불어서 작년에 입은 옷을 입을 수가 없다.(o) -> 붇다 (cf. 병으로 몸이 부어서 곤란하다. -> 붓다)



불다에는 다음과 같은 뜻 밖에 없습니다. 입으로 후후 부는 거죠. 혹은 저 북쪽에서 찬바람이 불어오는 겁니다.

불다
[동사]바람이 일어나서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다.
『…에』 유행, 풍조, 변화 따위가 일어나 휩쓸다.
『…을』
1 입을 오므리고 날숨을 내어 보내어, 입김을 내거나 바람을 일으키다.
2 입술을 좁게 오므리고 그 사이로 숨을 내쉬어 소리를 내다.
3 코로 날숨을 세게 내어 보내다.
4 관악기를 입에 대고 숨을 내쉬어 소리를 내다.
5 풀무, 풍구 따위로 바람을 일으키다.
『…에/에게 …을』『…에/에게 -음을』『…에/에게 -고』(속되게) 숨겼던 죄나 감추었던 비밀을 사실대로 털어놓다. 【불다≪석보상절(1447)≫】

한편 그럼 얼굴이 부어서 ...는 무엇인가. 얼굴이 불어서인가? 그것은 아닙니다.

붓다
[동사]『 …에/에게 …을』
1 액체나 가루 따위를 다른 곳에 담다.
2 모종을 내기 위하여 씨앗을 많이 뿌리다.
3 불입금, 이자, 곗돈 따위를 일정한 기간마다 내다.
4 시선을 한곳에 모으면서 바라보다. 【<븟다≪용비어천가(1447)≫】
붓다
[동사]
1 살가죽이나 어떤 기관이 부풀어 오르다.
2 (속되게) 성이 나서 뾰로통해지다. 【<븟다≪월인석보(1459)≫】

그렇습니다. 간밤에 불은 라면을 먹고 부은 얼굴인 것입니다. (붓은 얼굴도, 불은 얼굴도 아닙니다.)





그런데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

물에 불리다. 콩을 불려서. 물에 붇혀서(?)
길을 걸리다.(?) 길을 걷히다.(?????)
밥을 눋혀서(?)

물에 넣어서 불어나게 하는 것도 가능하고 우리집 애완동물을 걷게 하는 것도 가능할텐데 어떻게 하는 거죠?
밥을 눋게 해서 먹는 거는요? 밥을 눌려서?....
알쏭달쏭합니다.

불리다
[동사]『…을』
1 ‘붇다’의 사동사.
2 ‘붇다’의 사동사. 【←붇-+-이-】

눌리다
[동사]『…을』 ‘눋다’의 사동사. 【←눋-+-이-】

걸리다
[동사]『 …을』 ‘걷다’의 사동사. 【← 걷­+­이­】

밥을 눌려서 먹는 거군요. 붇- + - 이다 = 불ㄹ 이다 가 되는 거였습니다....
ㄹ이 하나 더 늘어났네요.

예)

쌀을 물에 불려서 밥을 지어라(o)
콩을 물에 잘 불리지 않았구나!(o)
밥을 눋히면 누룽지가 됩니다.(x) -> 밥을 눌리면 누룽지가 됩니다.(o)
남자친구를 걷히려면 나도 같이 걸어야겠다.(x) -> 남자친구를 걸리려면 나도 같이 걸어야겠다.(o)


쌀은 물에 불려서 먹는 거고, 누룽지는 밥을 눌려서 만드는 것이죠. 음.
참 오묘합니다.

훌륭한 모국어 화자가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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