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자고 와우밖에 하는 일이 없으니 도통 쓸 글이 없군요.
 그렇다고 와우 이야기를 쓰자니-_-; 뒤늦게 시작한 초보이니만큼 그닥 재미있는 이야기도 나올 것 같지 않고, 안 하는 사람에게는 생뚱맞은 이야기 일 수 있겠죠.
 그렇지만 아무 것도 안 쓰면 손님이 사라지기 때문에[...] 언제나 질보다 양!이라고 외치는 이 블로그의 컨셉 상 와우 이야기라도 써주려고요.


1. 성기사로 전환.

흑마법사는 어쩐지 루즈하고 재미가 없어서-_-a; 성기사로 전향했습니다.
언데드도 귀여운 맛이 있고 오크나 타우렌도 상당히 끌렸지만, 블러드 엘프의 하늘하늘 샤방샤방 야리야리한 모습이 꽤나 맘에 들어서 *-_-*
그리고 천 클래스(와우에서 입을 수 있는 방어구 중 방어도가 가장 낮은 천으로 된 방어구만 입을 수 있는 직업군. 방어도는 천<가죽<사슬<판금 순) 의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기 때문에
가차없이 성기사를 골라줬습니다.
전사를 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고민의 여지가 없게도 블러드 엘프는 전사 선택 불가!
...그런고로 성기사입니다.


약 사흘 간 플레이로 20레벨을 만들었는데, 확실히 재밌더군요. ^-^*
애인님과 같이 플레이 하고 있는데, 흑마로 할 때는 애인님이 마법사 캐릭터였습니다. 천 클래스 둘이 보이드 워커 하나 앞세우고 사냥을 하는데,
마나 후달리죠, 한 대 맞으면 빌빌거리죠..(...)
내 데미지는 들어가고 있는지 마는 건지-_- 가끔 그냥 가만 서 있으면 보이드 워커와 법사가 사냥을 다 하는데, 나의 존재의의는 과연 무엇인지..(...)
나중에 가면 세다는데, 그 나중을 가기 위한 지금이 이렇게 재미 없어서야 하겠습니까.


하나 계속 밀고 가라는 세인의 조언 때문에도 심히 고민을 했지만,
그래도 영 안 맞는 거 하다가는 그만 둘 것 같은 기분도 들고,
제가 그만 둘까봐 제 눈치를 잔뜩 보고 있는 애인님도 불쌍하고 -_-a;;;;;
그래서 과감히 전향해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대 만족입니다.
성격에도 잘 맞는 것 같고, 게임 플레이도 훨씬 수월해요. 그러면서도 재미있고.
성기사가 할 수 있는 포지션으로는 탱킹[높은 방어력을 갖고 몹에게 얻어 맞으면서 허약한 다른 파티원을 보호], 힐링[...], 딜링[높은 데미지로 팍팍팍 후려 잡기] 가 있는데
도적이 주로 데미지 딜링을 하는 계열이므로 탱킹을 염두에 두고 특성을 올리고 있습니다.


어차피, 좋은 칼 들어 봤자 데미지는 그리 차이 나지 않는데, 제가 좋은 방패를 들면 사냥이 매-우 안정적이 됩니다.
그게 재미있어요. =_=a
몹이 나를 보게 만드는 것도 재미있고, 내가 있음으로 해서 다른 파티원들이 안정적으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좋고...
기원의 오라를 통해서 아군에게 방어구 한두겹 더 입은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점도 좋고,
무엇보다 긴박한 상황에 무적쓰고 자기한테 힐쓰고 있으면 재밌습니다. -_-;;;;;;
아무리 해도 몹이 나를 안 보면 '그래, 난 힐이나 하라 이거군 ㅜㅜ'
이런 마인드로 힐이나 하고 있어도 재밌습니다. =_=;
그 와중에 상대의 피가 아까 내가 맞고 있을 때에 비해 쭉쭉 빠지면 더욱[...]



2. 초보 인던 구경.

오늘 애인님과 둘이서 [성난 불길 협곡]이라는 인스턴스 던전을 돌아 보았습니다.
버스인지 뭔지 한 번 타봤지만
그 때는 하도 정신이 없어서-_-; 템 주워 먹기 바빴고
이번에는 제대로 공략해 보고 싶기도 하고 성기사 퀘스트로 뭔가 가져오라고도 하고 해서요.


14-17레벨 정예몹이 나오는 곳에 20레벨 둘이 갔는데도 두 번이나 누웠습니다. ㅜㅜ
초반에는 풀링[몹 한마리만 이쪽으로 오도록 불러오기. 와우는 동렙 몹이면 한 번에 두 마리 상대하기가 꽤 힘들어요.]을 하는데 하다보니 몹이 세마리 붙어서 눕고
두 번째는 조심한다고 했는데 몹 중 하나가 흑마법사라서 보이드 워커까지 네마리를 상대하는 꼴이다 보니 또 누웠습니다.


우리의 전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성난 불길 협곡의 몹 구성은 주술사-밀리-밀리, 혹은 흑마법사-밀리-밀리, 흑마법사-밀리, 밀리-밀리 이런 식이에요.
우리는 2인 파티. 레벨 20의 성기사 하나와 그의 펫 도적 한 마리[...].
파티원을 더 구해보고 싶었으나 성난 불길 협곡 따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ㅜㅜ
특히 [20렙 이하 퀘]와 [21렙+의 정예 퀘]를 사제+도적2+성기사의 알흠다운 구성의 파티로 순식간에 깨 왔기 때문에 더더욱이 파티원이 간절했지만-_-a;
아무도 안 놀아주면 둘이 놀아야지[...]


첨엔 양손검 들고 포션도 안들고 대충 갔는데 생사의 고비를 몇번 넘기고 이건 아니다 싶어서 뛰쳐나와 포션 음식 잔뜩 들고 방패 들고 한손검 없어서 하나 사고-_-;;;(=삽을 뜨고)
다시 진입했습니다.



처음에는 한 마리씩 상대해 봤는데, 15+가 필드 20렙 몹보다 세더군요. -_-;;;
두 마리 붙으니 빈사상태가 되고, 세 마리 붙으니 곧 누울 것 같은 정도;



그 와중에 애인님이 재미있는 거 해보고 싶다고 하더니, 막 은신을 하고 몹 한테 가서 한 놈을 기절시키고 옵니다.
이 기절이 웃기는데, 적을 25초간 아무 행동도 안 하고 그냥 멈춰있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근데 은신을 하고 이걸 걸고 오면 그 몹도 모르고 그 옆에 몹도 모르고....쥐도새도 모르고(?)
첨에는 뭐 하는 거냐고 불평을 하다가 이 기술의 유용성을 깨닫고 이후로 계속 이 기술을 쓰도록 했습니다.



한 놈 재워놓고, 다른 놈을 투척 기술로 유인하고, 잠든 놈(사실 기절한) 깨기 전에 한 녀석을 죽이면 다른 녀석이 깨어서 달려옵니다. 각개격파로 쉽게쉽게. -_-a;



세 마리가 되면 복잡해지는데, 일반적으로 세 마리면 한 마리는 마나를 쓰는 캐릭터입니다.
마나를 쓰는 캐릭터가 밀리 캐릭터 보다 아프게 때려요 -_ㅠ
방패와 방어구로 잔뜩 올린 방어력은 상대의 물리 공격력을 방어할 때만 쓰이는지 원;
그래서 초반의 작전은, 일단 닥치고 마나 쓰는 캐릭터를 잡고 나머지 두 마리를 잡는다 였는데 이 작전은 희생이 너무 컸습니다. -_-;
더군다나 흑마법사 + 밀리2의 구성이면 흑마법사의 보이드 워커까지 밀리가 4종 세트인 셈이기에..
시행착오로 한 번 눕고 나서 깨달은 전략1 ->
흑마법사를 25초간 재우고, 다가오는 보이드워커부터 잡고,
그리고 둘이 한 마리를 쥐어 패서 죽이면 흑마법사가 대충 깨어나는데, 그 시점에 맞춰 도적이 달려가서 흑마법사를 후려칩니다.
그러면 흑마법사가 마법을 외우다가 몹시 당황해버립니다.
도적이 흑마랑 실랑이를 하는 사이, 저는 한 놈을 상대하고 있으면 어느덧 흑마도 눕고, 도적이 달려와서 내가 상대하는 놈도 눕히고...[...]
물론 첨에는 잘 안 되니까, '물약먹어' 시켜놓고 나는 무적쓰고 힐쓰고-_-; 모자라서 포션먹고 이런 짓도 몇 번 했습니다.
숙련이 되고 나서는 물약먹어 시키고 맞으면서 힐 주고 나는 피 10%쯤 남으면 무적쓰고 포션먹고 힐쓰고-_-;; 같은 짓도 했습니다.



전략1에 익숙해질 무렵 새로운 전략을 고안했습니다.
흑마법사 옆의 밀리 친구를 25초간 재우고, 둘이 합심하여 흑마법사부터 잡아 놓고
보이드 워커를 없애고, 나머지 둘을 천천히 상대하는 방법.
흑마의 어둠의 화살이 아무래도 많이 아프기 때문에 [물리데미지는 10-22사이로 들어오는 반면 마법데미지는 한방에 50-60] 최대한 덜 맞자는 계획이었습니다. -_-a;
그리고 넘들이 구리다 하는 비전 격류, 꽤 많이 써먹었습니다.
도적의 후려치기에만 의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쪽이 위쪽의 전략보다는 맞아 죽을 위기는 덜 한 편이었죠.



익숙해지고 나니 보스 클리어도 그닥 어렵지 않았습니다.
보스 몹 옆에는 보통 몹이 2마리인데, 한 놈 기절시키고 보스와 함께 두 놈을 상대하는 식으로 뭐 그럭저럭.
어렵진 않았다고 하지만 말이 그런거고
피가 40%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완전히 당연하고 익숙한 상황이 되어 긴장감이 없고
50% 정도쯤 되면 슬슬 hp 게이지를 쳐다보고
40% 아래로 내려가면 이제쯤 무적을 써줄까 싶은 기분이 되어
'포션 먹어' 라거나 상대방에게 힐을 써주고 있고 (...)
피가 20%쯤 되면 여유롭게(?) 무적을 시전하고 포션을 먹던지 힐을 쓰던지 하고 있다보면
몹은 어느 새 죽어있다! 도적 멋지다! 뭐 이런 걸까요.-_-;;;;;;;;;;





잘 해나가다가 막판에, 성기사 퀘스트 아이템을 손에 넣으려고 상자(?)를 열었더니 달려온 20렙 정예몹, 그 분이 최대 위기였습니다. -_-;
열심히 패다보니 내 피는 간당간당하고, 몹 피는 절반 이상 남은 상태..;
일단 무적쓰고 잠시 몹은 도적에게 맡겨놓고 나는 열심히 나 힐, 도적 힐하고
무적 풀리자 마자 다시 몹을 열심히 패고;
그러다 다시 찾아온 위기...;
다시 무적 쓰고 힐 쓰고 포션 빨고 몹을 팼지요. (익숙해졌다.)
몹 피가 간당간당한 시점이 되었는데, 스턴기술은 쿨타임이 20초 남은 상태, 데미지 스킬도 쿨타임이 남아있고,
내 피는 10%이하가 남았고, 포션 쿨타임 멀었고, 옆의 도적도 피 40%아래...;
진짜 아-무 것도 할 게 없어서 멍하니 모니터 바라보고 있자니...
피 33 남았는데[만피 561] 몹이 죽더군요;ㅁ;...
정말 눈물났습니다. ㅜㅜ



이렇게 해서, 성기사 퀘 4가지 아이템 중에 망할 아이템 한 개를 손에 넣었습니다. =_=a;
내일은 개 중 두 개를 손에 넣을 생각인데, 잘 될지 모르겠네요. 렙은 21이 되었습니다-



써놓고 보니 한 게 없는 것 같군요-_-; 몹은 도적 혼자 다 잡고[...]
그래도 아무튼 흑마보다는 재밌어요/ㅅ/
이걸로 계속 갈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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