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오느라고 망고의 두돌 무렵 일상은 솔직히 두돌 아이가 견디기 힘들 것 같은 혼란의 나날이었다.


21개월 무렵에 전세가 만기되었고 전세가 쉬이 빠지지 않아 전세 연장을 하지 않고 월세로 옮겼었다.


거기서 3개월 보내고 미국행... 미국에서 임시집에서 보낸지 한달이 조금 넘었고 이제 월세집으로 이사를 앞두고 있다.


덕분에 생활이 너무 자주 바뀌어서 꽤 힘들었을 듯하다.


그래도 두돌 아이 답지 않게 미국에 간다는 것을 자기 수준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여서 어른들을 많이 놀라게 했다. 


(미국에 가면 영어 해야해, 등..ㅋㅋ)


꾸준히 대화와 설명으로 키운 보람을 느꼈다.

 




24개월의 테마는 거의 배변훈련이었다. 미국에 와서는 기존에 쓰던 기저귀를 쓰기 힘들고, 


원래 기저귀 트러블이 잘 났었기 때문에 되면 좋고 안되면 할 수 없고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는 잘 따라줘서 현재 하루에 딱 한장, 임시 집 침대에 실수하면 큰일이라서 쓰는 밤기저귀 밖에 없다.


낮 기저귀는 미국에 와서 총 네 번 실수했다. 이 정도면 주 1회정도 실수하는 것인데 급격한 환경 변화로 배변훈련이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는데


한두번 실수하는 정도면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번은 데이케어에서 그랬다고 하고, 나머지는 집에서.




25개월의 테마라고 하면 역시 데이케어 적응이다. 


지금 보내는 데이케어는 한국에서 홈페이지를 보고 매력을 느껴서 기억해뒀던 곳이다. 


애초에 미국 데이케어들이 거의 홈페이지 같은 것을 제공하지 않는데 홈페이지가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미국에 와서 보낼 데이케어를 찾던 남편이 발견했길래 여기 내가 봤던 곳이다~ 했더니 남편이 바로 투어 일정을 잡았다. ㅎ


가격이 상당히 살인적이지만 현재 만족도는 거의 100%에 가깝다.


처음 갔을때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 데이케어 이미지에 99% 정도 부합하는 곳이어서 


비용 제외하고는 거의 고민되는 점이 없었다. 


내가 고려했던 것들은 넓은 야외 놀이터(그리고 그늘이 잘 드는지... 그늘은 나무그늘이 아니라 빌딩 그늘이다보니 아침엔 좀 춥더라..)


인종 구성에 동양인이 있는지 (없으면 아이들이 동양인이라고 이상하게 볼까봐... 그런데 이 동양인이 있는가 여부는 다른 아이들이 아니라 우리 아이에게 심정적 안정감을 주는 효과가 있었다. 같은 만2세반에 일본인이 하나 있는데 엄청 좋아한다. 그애는 어떤지 모르지만..ㅋㅋ)


만 2세지만 너무 보육 위주가 아니라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수업을 조금이라도 진행하는지 (보육 위주라면 아직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나이고 선생님과 1:1도 아니라서 지루할 수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이들 전용 화장실이 있는지 (배변훈련이 한창 진행중인 터라서 이 부분에 관심이 많았다.)


등이었는데, 가정집을 고쳐 쓰는 곳이 아니고 상업건물에 입주된 곳이라서 아이들용 화장실도 있고, 넓은 야외 놀이터도 있고동양인이 꽤 있는데다가 중요하게 고려는 하지 않았지만 넓은 주차장이 있어서 모든 점에 합격이었다.


교육 프로그램은 매일 오후 1시에 오전에 뭘 했는지 보내주는데 보면 꽤 다채롭게 음악, 미술, 체육, 수 세기 등 하고 있다. ㅋㅋ


특히 이 데이케어는 기대하지 않았던 남자선생님이 있는 데이케어였고 이 선생님이 우리아이 담임이 되었는데, 


평등한 성 역할에 관심이 많은 내 입장에서 아주 가산점을 많이 주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는 여러 선생님이 같이 아이들을 볼 때가 많아서 담임 역할이 아주 크지는 않지만 이 조용하고 편안한 스타일의 남자선생님이 꽤 마음에 들었다.


나 뿐 아니라 망고의 마음에도 들었는지 망고가 선생님을 잘 따르고 있다.


1주일간 적응기라고 해서 따라다니며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장점들을 더 발견했는데, 


놀이터에서 놀잇감을 매일 교체해서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면서도 매일 새로운 탐험?을 하게 만드는 것을 실행하고 있었다. 


이것을 발견하고 큰 인상을 받았다. 항상 놀이터로 나오면 새로운 놀잇감이 있고 그러면 그것을 만져보고 놀아보고 하면서 항상 흥미를 잃지 않게끔 하더라는 것.


그리고 나는 항상 망고의 어려움을 좀 빨리 캐치해서 해결해주는 스타일인데 선생님들이 도와주지 않고 스스로 하게 유도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난 좀 반성했다..ㅋㅋ)


또 애착인형을 하나 보내라고 하는 점이 좋았다. 망고에게는 딱히 애착 물건이 없는데 혹시나 해서 미국에 가져온 인형이 달랑 하나 있어서 그걸 보냈다.


집에 오면 어디 뒀는지도 모르는 인형인데 데이케어에서는 찍혀오는 사진들 보면 다 쥐고있거나 안고있거나 앞에 얌전히 놓여있거나 하는 걸로 보아 심리적으로 굉장히 도움이 되는 모양이다. 




 영어를 하지못하는 아이를 갑자기 야생의 미국(?)에 보내게 되어서 많이 걱정했다. 


한인 데이케어에 보낼까도 고민했지만 대체로 영어를 배우게 되는데 1년은 필요하다고 하는데 1년이 지나면 친구들과 어울리기 시작할 시기라서


 아직은 다른 아이들도 다 혼자 놀 때 영어를 배우도록 하고 싶고, 망고가 지금은 미국=영어쓰는 곳 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굳이 영어를 안 쓰는 곳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한국말이 유창해서 혼란은 안 겪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게 한편 단점이기도 해서, 


한국말로는 고도의 복잡한 의사 표현이 다 되다보니 바디랭귀지가 약해서 어떻게든 의사소통을 하려는 의지가 약하다. ㅋ


 그래도 살아야하니(?) 뭔가 배워지기는 하는 모양. 앉으라는 말이나 더 달라는 말, 자라는 말 등의 기본적인 생활 루틴에 관한 표현들을 2주만에 알아 듣게 되었다.





 한국에서 영어를 좀 가르쳐 보려고 했는데 뭐가 효과적일지 몰라서 잘 하지 못했다.


 와서 보니 제일 효과적인 것은 영어 노래들이었다. 


 의외로 블루래빗 사운드북, 블루래빗 사운드폰에 있는 노래들이 대중적(?)인 노래라서, 


데이케어 선생님들이 종종 불러준다. 


그러다보니 망고가 자기도 알아들을 수 있고 자기가 불러도 남들이 알아듣는 다는 걸 알게되어 맨날 abc송이라던지 트윙클트윙클 리틀스타라던지 부르고 다니는 모양이다.


데이케어에서 새로 들은 노래가 있으면 엄마한테 계속 반복시켜서 공부(?)하기도 한다.


단어는 그닥 보탬이 안 된 게 집에서 가르쳐주는 건 아마 생활에서 쓰이질 않아서 그런지,


 아니면 내 발음의 문제인지 거의 효과가 없다.ㅜㅜ 이를테면 집에서 쉬와 응가를 pee랑 poop라고 가르쳐 보냈는데


막상 데이케어에서는 선생님들이 potty라는 말을 쓰니 소용이 없는 식이다. ㅋ






 어쨌든 데이케어 2주차인데 울고 불고 하면서 가지만 2주차부터는 프로그램도 곧잘 따라서 하는 것 같고 가서는 많이 울지 않는 것 같아 다행이다.


 맨날 안 간다고 해서 아침마다 보내기 마음이 아프지만... ㅠㅠ


 한 한달쯤 따라다녀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가 선생님 권유로 1주일만에 안 가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잘 생활하는 걸 보니 


 그간 과보호 하고 키웠나 싶은 생각도 든다.


 낼모레면 26개월이다. 돌 지나고 부터는 진짜 시간이 휙휙 흐르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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