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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간만의 종합병동 2012.01.26

 쓰지 말까 싶었는데 2008년 설날에도 장염 증세를 보였다는 기록이 있어 놀라고 말았다. 고로 남겨두는 일기


1월 24일. 아침부터 어쩐지 얼굴색이 검은 빛이라고 생각했다. 굉장히 신경쓰였는데 어딘가 아픈데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딱히 이럴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라서 그냥 일단은 갈 길을 갔다. 저녁에 집에 왔는데 변비 증상이 느껴졌다. 남편의 조언에 따라 물을 여러컵 마시고 기다리니 신호가 와서 화장실에 갔다. 힘을 썼는데 큰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토끼똥을 생산하고 돌아옴.

1월 25일. 새벽에 배가 아파서 잠이 깨기는 정말 오랜만. 화장실에 가서 힘겹게 일을 보았는데 끝에는 설사기운이 보였다. 여전히 배는 아픈데 전날까지 빡신 일정을 소화했으므로 피곤해서 다시 잠듬. 일어났는데 배가 너무 아파서 회사를 갈 수가 없었다. 장염인가 싶기도 했는데 장염이라고 치면 지금까지 장염 비슷한 것을 모두 쳐서 세손가락 안에 드는 통증. 남편이 포카리스웨트와 칼로리바란스를 사왔다. 입맛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포카리랑 칼로리바란스 약간 먹고 다시 잠듬. 
 점심에는 거의 설사에 가깝지만 완전히 설사는 아닌 변을 보았다. 보통 이렇게 화장실 갔다 오면 통증이 멎는데 계속해서 배가 아팠다. 그래도 낮에는 조금 괜찮아져서 일어나서 돌아다니기도 했다. (사실 누워있으려니 등이 너무 아파서)
 해질녘부터 열이 심하게 오르기 시작했는데 재보지는 않았으나 너무 심하게 났는지 전신에 오한과 근육통이 같이 왔다. 정말 몸이 너무 무겁고 힘이 안들어가고 그리고 몸살처럼 온몸이 너무 아팠다. 이 시점에서 아 이건 지금 장염이 문제가 아니다, 감기인 것 같아 뵈는데 밥 안먹고 있다가 내가 죽겠다 싶은 생각을 했다. 밤 9시쯤 남편한테 부탁해서 동치미국물 약간에 흰밥 서너숟가락을 먹었다. 아 정말 너무 아프니까 밥맛이 하나도 없고 밥 생각도 안 나는데 동치미는 들어가겠다 싶어 먹었는데... 와 정말 맛있었다. 그런데 약간 먹으니까 속이 울렁여서 많이 먹지는 못했다. 다른 거 안 먹고 이 정도는 사실 장에도 큰 무리 주지 않았을 것 같다.
 그리고 다시 꾸역꾸역 잤다. 너무 몸이 아파서 매일 틀고 자던 전기 장판도 못 틀고 뒤쳑여가면서 엄청 힘들게 잤다.
침대가 문제인가 싶어 자다 일어나서 매트리스를 뒤집었다. 이거 뭐 산지 얼마나 됐다고 매트리스가 꺼지고 이러나 ㅜㅜ 뒤집고 나니 비교적 잘 잤다. 
 하루 종일 칼로리바란스 한봉지 (막대기로 두개) 먹고 포카리 2리터? 정도 먹고.. 밥 몇숟갈 동치미.. 먹은 게 다인데 정말 배가 하나도 안 고팠다.

1월 26일.
 전날 밤부터 슬슬 기미가 보였는데 위가 따끔거렸다. 위가 쓰리고 이런 건 무시하고 넘기는데 따끔거리다니 출혈인가.
 위염은 대체로 무시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열도 내린 김에 오늘도 무시하려고 했는데 아 이건 뭔가 평상시의 나약한 위염이 아니다(...) 장 꼬임과는 또 다른 속이 뒤틀리는 듯한 느낌. 너무 아파서 또 잤다(...)
 두 시간쯤 잤을까, 배가 너무 고파서 잠에서 깨었다. 이건 100% 위염이야. 확신을 하고 병원에 내시경 되냐고 미리 전화까지 해놓고 (내시경을 해야되니 아무것도 못 먹고) 병원에 갔다. 
 친정집 있는 동네 내과는 사람이 바글바글 하고 의사가 셋이나 있다. 그 동네 정말 한집건너 한집이 병원인데도 장사가 엄청 잘 되는 병원이었다. 내과인데 세미 전공이라고 해야하나, 각각 전문도 달라서 호흡기, 소화기 따로 보고 그랬었다. 난 호흡기는 대체로 이비인후과에 가는지라 내과에 가본적이 없는데 소화기 의사아저씨는 위가 아프다고 하면 무조건 일단 내시경 봐준다. 그래서 난 당연히 내시경 할 줄 알았다.
 내가 설명을 너무나 장염에 초점을 맞춰서 했는지 (그건 이제 신경도 안쓰인다구!!) 의사는 대체로 장염에 핀트를 맞추고 살펴보고, 촉진 좀 하더니 위염약을 처방해 주었다. 이거 먹고도 안 나으면 병원에 다시 오란다. 
 약 지어보니 2일치... 이보시오 의사양반 난 일주일치 먹고 안 나아서 더 먹고 더 먹다가 위염약만 한달 치를 먹어 본 사람이오(...) 물론 그 때는 생활에 문제가 있어서 (5시간미만 자고 커피힘으로 생활하던....) 그런 거긴 하지만. 겨우 2일치라니... -.-
 뭐 어쨌든 다 안 나아도 생활에 지장이 없으면 늘 그랬듯이 병원에 안 갈꺼다. 장염인 것 같아서 포카리 먹었다고 하니까 의사선생님이 잘했다고 칭찬 해줬다. 사실 위염이나 장염은 약 받아보면 내용물이 주로 소화를 도와주고 위를 보호하는 그런 약이고 다른 특별한 게 없다. 그러다보니 그런거 꼭 먹지 않아도 때 되면 낫는 거다...
 아무튼 남편이 병원에 왔고 의사 선생님이 앞으로도 당분간 죽 먹으라고 해서 죽 집에 갔다. 의기양양하게 전복죽을 시켰는데 정말 너무 굶었는지 눈물나게 맛있었다. 그런데 다 먹지는 못했다.(...) 너무 배불리 먹어서 속이 더부룩해질때까지 먹고 절반은 싸왔다.
 이쯤되면 멀쩡하지 싶어 회사에 갔는데 팀장님이 휴가원은 이미 내놓으셨고 취소 불가(..) 흑흑 내 아까운 연차.
 그래도 차끌고 온거라 혼자 가기엔 기름도 아깝고 해서 빈둥빈둥이나 하자 싶었는데 막상 앉아있으니 할일이 생기길래 간단한 것만 해놓고 그냥 앉아서 버텼다.
 괜찮다 싶었는데 그래도 확실히 이게 보통 병이 아닌게 몸이 굉장히 무겁고 피곤하게 느껴지더니 집에 오니 다시 열이 났다.  설 전에 장볼것을 미루고 미루어서 설 지나고 보자 했는데 설 지나고는 아파서 장을 못 보고. 기름도 간당하고 해서 주유하고 마트갔다 오고 싶었는데 도저히 안될 것 같아서 집에 왔다. 
 심하진 않아서 물수건 얹고 조금 누워있으니 지금은 약간 열이 있는 것 같지만 심하지는 않다. 그래도 함부로 돌아다니진 말아야겠다 싶어 침대에서 노트북으로 일기나 쓴다. 확실히 평상시 아픈 것에 비해 증상이 좀 독특한 매력이 있는데... 대충 아픈건 대충 넘겨서 심하게 아픈 것이 유난하게 느껴지는 건가.

 위염 장염이 동시에 터지고 거기에 고열... 아니 고열은 장염에 동반되는 증상 같기도 한데. 위염은 덤태기인가. 남편이 변비에 가벼운 장염증상 후 고열로 앓더니 심한 감기증상으로 변해서 나도 그 루트를 타나 싶었는데 약간 가래가 끼고 코가 맹맹, 간질간질 하긴 한데 심한 기침이라던가 이런 것은 없다. 감기증상까지 오면 남편을 몹시 야단치려고 하였는데...
 그냥 설 증후군인가. -_-; 아니 내가 뭐 스트레스 받을 일을 했다고 증후군(...) 설 음식을 조심해야하는 건가... 그런건가.. 

 아무튼 여전히 안색은 검다. 가끔 이유없이 까매지긴 하는데 뭔지 모르겠는데 어딘가 이상이 있는 건지. 인터넷 찾아보면 신장이 이상이 있으면 그렇다는데 아니 지금 여기서 신장이 왜 나와.... -.-

 근래에 피부 깨끗하고 좋았는데 ㅜㅜ 눈에 띄게 검어져서 슬프다 흑흑. 피가 탁해진 듯한데 이 피를 어찌하면 맑게 할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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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7일.

 일단은 출근. 위와 장의 통증은 거의 가라앉은 상태, 열도 없음. 다만 계속 죽만 먹어서 그런지 무기력했다. 일은 평소와 비슷한 정도로 한 것 같다. 그게 꽤나 피곤하고 정신력 소모가 많았는지 배가 고파서 오후 5시쯤 포카리스웨트와 칼로리바란스로 군것질을 했다.

 저녁은 본죽을 사가지고 왔다. 약을 먹어도 속은 약간 더부룩하고 위는 밥을 먹으면 통증이 있다. 피부색이 아직 환하게 맑지는 않지만 눈에 띄게 이상할 정도로 검었던 느낌이 가심.


1월 28일.

약에 맞춰 아침까지 죽을 먹고 점심부터 일반식 시작. 위는 계속 아프지만 찌르는 듯한 통증이 아니라 둔한 통증이다. 식사를 하지 않으면 거의 아프지않음. 일반식을 했더니 신물이 살짝 올라올 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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