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은 경험 앍

from 일상/일기 2009. 10. 9. 19:18

모 마케팅 사이트에서 전화영어 체험 3개월 마케팅 중이어서 흥미 반 호기심 반으로 신청 해 봤습니다.

신청하면 당첨이 되거나말거나 무조건 원어민 테스트를 받아야한답니다.

그리하야...

오늘 그 전화가 걸려온 것이었으니

개그스러운 전화 테스트 상황이 연출되었죠.....




솔직히 영어는 저에게 아주 컴플렉스 입니다. 하하하.

몇 년 전 S모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갔었는데 개중에 영어 면접도 있더군요?

옆의 분들은 뭐 아주 잘한다 까지는 못해도 그럭저럭 할말을 잘들 하시던데 저는 진짜 엉망진창이었습니다. ;ㅅ;

부끄러워서 죽을뻔했어요 정말. 태어나서 그렇게 부끄러운 순간이 ......ㅠ.ㅠ 몇번 없을 정도로요.

거의 주제에 대해서는 말을 못하다시피 하고 대충 넘어가서 개인적인 사항을 질문하는데

어찌나 할말이 없던지 불쑥 취미가 영어공부...................라고 해버렸던 것입니다.

................님하 취미가 영어인데 왜 그러코롬 밖에 말을 못하나여................................

(라고 물어보지는 않았습니다.)

수습이 안되는 상황이 지나가고 죽음과도 같은 부끄러움 속에 집으로 돌아왔죠.

그 뒤로 취미생활은 열심히 했냐구요? 묻지마세요.




어쨌거나 낭랑한 원어민 여자분의 목소리.

#@$@, #@$@#$@#$@ %$#%#$@$@#$

.....참가 신청을 하면서 이름 란에 제가 아마도 raz 라고 적었던 것 같은데

제 귀에는 그것이 [웨애숲] 정도로 들리더군요.

덕분에 그게 저를 부르는 소리라는걸 인식을 못하고 한동안 벙.....

전화하신 분도 같이 벙....

프렌즈로 듣기는 그래도 조금 단련 되어 있었는데........... 거긴 raz라는 단어는 안나오잖...

아무튼 시작부터 어버버 테스트가 시작되었스빈다.

자기 소개를 하셨는데 제 귀에는 이름이 [네이거ㄴ] 이라고 들렸습니다.

아마도 megan 이라는 이름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_=;;;;;

테스트 시작하기 전에 자기 소개를 해보라는데

.......아 세상에 한국어로도 할 말 없는 자기소개를 영어로.......

(아마도 제일 쉬운 주제라 생각해서 시키는 것 같지만)

저는 [웨애숲] 이라는 이상한 단어가 몹시 괴로웠기 때문에

raz라는게 고등학교 때 만화 동아리에서 만든 닉네임이라고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실제로 말한 내용은 제가 고등학생이라는 내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강사는 뭘 생각했는지 아주 재미있어 했습니다만 .......................................................................................

또 말할 거 없냐고 하길래

직업이 없다고 하고 요새 뭐 하냐고 하길래 영어 공부 한다고 했죠.

왜 하냐고 하길래

취업하려면 영어 성적이 필요해서....정도로 말하고 싶었는데 생각이 나지 않아

모든 한국 회사는 영어 점수가 필요하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강사는 알아들은듯 하였습니다. 시험 잘 보라고 해줬거든요(............................)

실제로 진행된 테스트는 그다지 복잡하지는 않았는데

강사가 말하는 것을 듣고 따라 해보라는 거 (듣기랑 억양을 보기 위해서라나)

특정 단어 몇 개를 넣어서 작문 해보라는거

그리고 강사의 질문에 대답해 보는 거 였는데

일단 그 전의 프리토크로 상태가 안 좋았기 때문에 듣고 따라하는 것은 완벽한 콩글리쉬 발음을 해주었습니다.

작문은 문법무시로 아무거나 생각나는 걸 해주었죠.

will be 를 주길래 I will be good at English........................ for next year? 라고 했는데

강사가 웃겨 죽으려고 했습니다. 왜 내년이냐고.....ㅋ.ㅋ 올해라고 하라고.

그리고 강사의 질문은 최근에 영화 뭘 봤냐고 하는 영화 관련 주제였는데

생각나는게 없어서 프로포즈를 봤다고 했는데 금방 못 알아듣더군요.

산드라 블록 산드라 블록 했더니 아~~~~~~~~~~~~~~~~~~~~~~~~~~~~

해운대 봤냐고 해서 분명히

Not yet 이라고 말해놓고 다음 순간에는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라고 하고 싶었는데

재미없어서 잊어버렸다 라고 말했습니다...............................................................

마치 봤는데 Not yet이라고 한 것 같잖아요 ㅠ.ㅠ ...............................................

그냥 표현이 안 되는 것 뿐이야!

그리고 마지막에

아 이 테스트 진짜 부끄러웠다(This test shamed me 정도?) 라고 말하고 싶어서

I'm shy 라고 해버렸어요...........................................................

강사 또 무지 재밌어 하면서 전혀 부끄러워 하는 점이 없었다고 말했어요.........................................





지옥과도 같이 부끄러운 경험을 글로 남겨두고 싶었는데

중간에 날아간 줄 알고 잠시 경직...

날아갔다고 궁시렁이라도 하려고 글쓰기를 누르니 남아 있네요. 다행이다. ㅠㅠ




그래도 뭐랄까 음청나게 부끄럽긴 했는데 외국인이 말하는 것 듣는 것 재미있네요.

지들끼리 말하는 드라마랑 나한테 말하는 거랑은 또 좀 다른 것 같아요. 하하하하하하하핡

제 영어는 듣기 엉망 문법 엉망 어휘 엉망.... 오로지 독해에만 단련된 수능식 영어라.... ㅠ.ㅠ

흠 이 부끄러움의 댓가로 제발 3개월 체험을 해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꽤 많이 늘 것 같은 기분인데. +_+

갠적으로 성격상 외국어는 떠들면서 배워야 하는데

영어로 말을 못해서 느끼는 이 지옥과도 같은 부끄러움이 문제인 것 같아요.

'일상 >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1030 근황  (2) 2009.10.30
문득  (2) 2009.10.20
안경 바꿨습니당....  (7) 2009.10.07
추석  (6) 2009.10.05
충동구매  (3) 2009.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