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을 비폭력 대화로 해 보았다. =.=
우리 부부가 거의 싸울 것 같지 않긴 하지만 사실 안 싸우지는 않는다.
우리 부부의 부부싸움은 대체로 항상 가지고 있는 불만사항이 폭발하는 경우인데, 불만 자체가 문제라기 보다는 불만을 말하는 과정에서 서로 말꼬리를 잡는다거나 해서 시니컬한 말이 오고가고 결국은 관두자 관둬라고 풀리지 않은 채로 문제를 덮어놓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나는 나의 상황인식을 말하고 개선 대책을 논의해 보자고 이야기 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부정적인 말이다보니 대체로 남편은 그것을 자기 자신에 대한 비난이라고 생각해서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반격하는 편이고 그러다보면 아무래도 서로 끝까지 말하고 해결하지 못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시니컬하게 응수하게 된다.
오늘도 지나간 사건이 감정싸움으로 발전하고 있었으나, 둘 다 지나간 일은 말하지 말자는 것에 공감했기 때문에 비폭력적으로 말해보자라고 선언했다. 사건에 대한 평가를 안하는 것까지는 할 수 없었지만 마무리를 최소한 '그래서 난 화가 났다'로 마무리 짓는 데에는 성공했다. 남편도 내 의도를 이해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않고 끝까지 들어 주었고, 대책을 마련하기로 동의했다. 나도 시니컬하게 말할 필요가 없어져서 속상했던것을 다 이야기 할 수가 있었다.
사실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기 보다는 요즘의 불안하고 불편하고 우울한 심리상태를 공감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다 이야기 한 것 만으로도 기분이 가벼워졌다. 그다지 싸움같지 않았으나 아무튼 서로 부부싸움이라는 상태에 동의했기 때문에 부부싸움을 한 것으로. 이야기만 한 것 같은데 좀 속이 시원한 걸 보니 잘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