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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3 2011.04.01

from 일상/일기 2011. 4. 1. 03:19

이상한 기류가 내 주변을 흐르는 것만 같다. 뭔가 이전까지와는 다른 느낌?

그간 몸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뭐 운동도 안하고 퍼질러져 있으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한데 운동 부족같은 그런 차원이 아니었다. 한두군데가 집중적으로 병이 난다기보단 전체적으로 신체의 기능 자체가 많이 저하되어 있는 상태. 분명히 아픈 곳은 없는데 항상 피곤하고 몸이 무겁고.

근데 오늘, 갑자기 저절로 몸이 좋아졌다. 꾸준히 있던 무력감 피로감이 없어지니까 손대기 싫었던 집안일을 슬슬 한다. 먹고 싶은 게 생기고 간만에 인스턴트 대신 직접 만든 음식을 먹으니 식욕이 돈다.

그간 먹는 거 바뀐거 없다. 잠도 여전히 많이 잔다. 운동은 이틀 전부터 침대에서 꼼지락꼼지락 윗몸일으키기 정도 한다. 시작한다 이틀 됐으니까 운동하곤 별 관계가 없다. 그냥, 갑자기, 저절로.



어찌보면 그간 내내 순서를 잘못 생각했던 것 같다.

육체의 건강에 마음의 건강이 따라간다고 생각했다.

 건강이 좋아지면 의욕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고 잘 먹자고, 잘 자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같은 사람에게 잘 먹는 건 사실 엄청난 의욕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식욕은 없었고 소화는 잘 되지 않았고. 제대로 못 먹으니 기력이 없고, 기력이 없으니 다른 일도 아무것도 되지 않아 그냥 퍼질러져 있었다.

그런데 사실, 건강을 붙잡겠다는 그 의욕 자체도 건강해야 유지할 수 있는 거였던 거다.

마음을 건강하게 하자고 - 의욕을 만들어 보자고 - 육체의 건강을 찾아보려는 시도는 잘 되지 않았다. 오히려 건강하지 못한 무기력한 모습에 초조해져서 역효과였던 것 같다. 마음이 조금 플러스로 돌아선 것 만으로 이렇게나 쉽게 돌아오는 건강인데 말이다.



 다음날 일어나면 뭔가 완전히 달라져 있을 것 같은 착각을 늘 한다. 물론 당연하게도 어제와 끝내주게 다른 오늘 같은 것은 없다. 그래도 실망을 하지 않는 것은 조금씩만 변해도 나중에는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이미 아니까. 조금씩만 변해가도, 이미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아니까.

지금 내게 다가오는 이 긍정적인 흐름을 놓쳐서는 안 된다. 결과는 아마, 몇달 뒤의 일기가 말해주겠지.

엊그제는 겨우 무료하지 않은 하루면 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벌써 가출한 건강이 돌아오고 있다. 내일은 또 무슨 변화가 일어나려나. 너무 무리한 바람은 갖지 말아야지. 실망하면 곤란하니까. 현재로선 이 정도 속도면 충분하다. 아마도 곧 예전의 반짝반짝한 그 느낌을 되찾을 것만 같다. 벌써 마음이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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