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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기냐 블로그냐... 방황 중. 8 2008.01.03

블로깅이라는 거 쉽지 않군요.

종이에 쓰던 일기에서, 홈페이지로 일기장을 옮겼을 때도,

그리고 그 홈페이지 일기장을 단순히 유행에 따라서 이글루스로 옮겼을 때만해도 그다지 진지한 각오는 없었는데-_-;;;

역시, 블로그 회사에 따라 블로깅 습관이 바뀌는 걸까요?!

...실은 기억났는데, 단순히 태터의 댓글 시스템이 맘에 들어 이사와 버린 겁니다, 저는. -_-;;;;







저에게 일기 쓰는 건 정말 오래된 습관입니다.

제 생각에 저는 국민학교 1학년 때부터 일기를 쓰고 있었던 것 같아요.

모르죠. 그 이전이었을 지도 모르는데, 보존된 일기장이 없기 때문에 알 수가 없어요. ^^;;

1학기에 쓰던 그림일기장도 가지고 있었는데, 이사하면서 어디갔는지 모르겠고,

2학기 때부터 일기장 공책에 썼던 것을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어요.

국민학교 졸업 때까지 쭉 썼고, 중학교에 들어가서 몇 달씩 안 쓰기도 하고 그랬지만 아무튼 중학교 때도 썼고,

고등학교 때까지도 썼어요.

그게 30여권 되는데 뭐, 자주 들여다보지는 않지만 아무튼 소중한 물건들인 건 분명합니다. 하하하.


방학 때마다 방학 숙제로 나오는 일기 같은 거, 고민 해 본 적 한 번도 없어요.

다른 숙제는 저도 평범한 학생이기에 개학 직전 몰아치기 했지만 일기는 그런 적이 없죠.

일기는 저에게 제일 편한 방학숙제였습니다요. ㅋㅋ

몰아서 쓸 정도로 밀리지는 않았거든요... ^^

가끔 선생님이 일기장 검사한다고 가져가면 못 쓴 적도 있고,

혹은 열심히 놀다가 지쳐 잠들어서 빼먹은 적도 있고...

매 년초 일기에 '새해에는 일기를 열심히 쓰겠다' <- 이런 거 꼬박꼬박 써있는 그런 정도였지만....ㅋㅋ

국민학교의 일기쓰기는 거의 반 강제지만, 일기 쓰기가 싫었던 적은 없었어요.

실제로 누가 꼬박꼬박 쓴다고 칭찬은 해 주었을 지언정 안 쓴다고 혼난 기억은 없네요.

일기장을 보면, '참 좋았다' '참 즐거웠다' '참 재미있었다' 등으로 끝나는

글 못쓰는 아이 특유의 재미없는 일기이기에 잘 쓴다는 소리는 못 들었으니,

일기 쓰기는 그저 순수한 즐거움이었지요.


이미 어린 시절에  옛날 일기 들여다보며 '내가 이랬단 말이야' 하고 즐거워했죠. (4학년때 일기 이런거에 막 써있음..)

일기라는 게, 하루하루 쓸 때는 귀찮지만 나중에 모아놓고 돌아보면 재밌잖아요.









티스토리로 이사오면서 블로그가 검색 엔진에 노출되더니 의외로 검색엔진을 통해 한 둘씩 방문하기도 하고,

애인님이 블로그에 유용한 글들을 써내는 걸 보면서 부러워서 이런 결심을 했었습니다.

단순 일기쓰기에서, 남들이 말하는 '블로깅'이라는 걸 해볼까 하는 생각이었던 거죠.




...근데 뭐 저런 글이 쉽게 쓰여지나요.

폭넓고 얕은 취미 외엔 없다보니 전문적인 컨텐츠를 생산할 능력은 없고,

그렇다고 시사나 정치 글을 쓰자면 자료를 찾아보며 시간이 엄-청 걸리고

(이전에는 평균 포스팅시간 1시간 미만이었는데 뭔가 있는 척 하는 글은 대충 2~3시간... 시간 잘 가더만요.)

덕분에 뭔가 써볼까 싶어도 한참 시간 뺏길 것 같아서 왠지 망설이다가 글을 안 쓰게 되고....-_-;

게다가 뭐, 더 훌륭한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내가 어설프게 글을 쓸 필요가 있나 싶고.

...진지하게 좋아하는 취미생활이 없는 것도 불행입니다. -_ㅜ




일상 이야기를 쓰자니 쳇바퀴 돌듯 뻔한 일상,

거기다 보태어 게으른 성격에 데이트도 잘 안하고 사람도 잘 안 만나니 가벼운 일기글마저 상실되어가고...

게다가 아주 공개적으로 노출된 공간이라 사적이고 부끄러운 일을 쓰기도 그렇구요.

(그런 건 안 쓰고 아주 잊어버리는 편이 정신건강에 이롭다고도 생각합니다.)

참 어렵네요.

여기까지 쓰면서도 이거 의미있는 텍스트인가, 아니면 쓰레기인가 고민 중입니다.

실상 의미있는 텍스트가 되려면 꼬박꼬박 방학 일기 안 밀리고 쓰는 법 같은 걸 써야할텐데 말이죠...

(일기 안 밀리고 쓰려면 일기 쓰기 싫어질 때 예전 일기를 읽어보는 게 비교적 도움이 되지요. 이왕이면 몇년 전 어린 시절 걸로...)








방향성을 잃고 헤매고 있습니다. 으하하.

인생 자체가 표류하는 2008입니다.

2007까지는 안 그랬는데, 어쩐지 내가 미래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새해에는 일기를 열심히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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