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증에 무기력증을 극복하고 간만에 김치찌개 끓여서 밥 먹었습니다.
정말로 어제까지는 도저히 김치 같은 자극적인 걸 먹을 수 없다는 느낌이라
계속 두유+바나나+물+우유 이 따위로 먹으면서 버텼는데
(빵이 있었으면 빵을 먹었을텐데... 없고 또 사러갈 상태도 아니었고)
오늘은 속은 그럭저럭 괜찮아 졌는데 앉아 있으려니 현기증나고 식은땀이 줄줄 흘러서 -_-;;;
누워있다가 정말로 이러다 죽겠다 싶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우울하거나 고통스럽거나 그런 감각이라기보다 조금 현실하고 유리되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요. (유체이탈?!)
그런 게 와서 위기감을 느끼고
집에 사놓은 딸기산도 과자를 몇개 먹었죠.
한 10여분 지나니 현기증 사라지고 해서
밥 새로 하고 냉장고에서 현재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음식인 김치찌개를 끓였네요.
항상 돼지고기 넣고 끓였는데 물론 돼지고기 따위를 사러갈 상태가 아니므로 비상시(?)를 대비해 남겨놓은 참치캔을 뜯고
두부부침이 먹고싶어서 샀지만 계란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절망 속에 버려 두었던 두부를 투하하고
변할라고 하던 놈을 밀폐용기에 1달 두었더니 알맞게 익어버린 괴한 김치를 넣고
간 맞출겸 김치국물 살짝 부어 한소끔 끓였는데...
뭐 원래 참치김치찌개 안 좋아하는데 그냥 맛있게 먹었네요. -.-;
배가 고파서 맛있었던걸까요... 내일은 못 먹을라나.
속이 부대낄걸 예상했는데 괜찮네요.
역시 위장병은 사흘 굶으면 다 나음..(?!)
그나저나 밥을 한 끼만 굶어도 현기증, 손발떨림, 식은땀, 두근거림, (+감정 조절 불가능.. 일종의 버럭?) 등등의 증상이 생기곤 해서
검색을 했더니 당뇨환자가 인슐린 과다투여 받았을 때 일어나는 '저혈당' 증상이라는군요.....
물론 저는 당뇨 환자도 아니고 인슐린 투여도 받지 않....... 허허허......
제가 갖고 싶은 취미 중의 하나가 요리인데 죽어도 갖기 힘들 거에요 아마...
먹는 그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데 어떻게 먹는 걸 만드는 걸 좋아할 수가 있겠어요.
저한테 먹는다는 건 음악감상이나 독서처럼, 맛있는 걸 즐기고 싶을 때 가끔 하는 행위이지
도저히 생존을 위한 기본 활동이 되질 못하는 것 같아요.
지금도 걱정되는 게 뭔지 아세요? 제가 만들어놓은 저 김치찌개를 내가 내일 먹고 싶을까 아닐까 하는 거에요.
먹고 싶지 않으면 먹을 수가 없으니까... 먹고 싶어질 때까지 뒀다가 상하는 걸 보는 게 한 두번도 아니고... -_-;
아 정말 저 자신을 두들겨 패서라도 먹이고 싶네요. 미러;마널;미ㅏㄴ어;리만ㅇ;리ㅏ먼;이라ㅓㅁ;니ㅏㅇ러;미ㅏ넝
요새 계속 혼자 먹어서 더 그런가? 아우...ㅠㅠ
p.s 아픈것에 관해서 걱정을 하실까봐...
1. 열 다 내렸구요.
2. 식욕 부진 외의 소화기계 이상 증상 없는 상태구요.
3. 너무 못 먹어서 약간의 무기력증 및 집중력 저하 외에는 다른 이상은 없네요.
4. 현기증이 아침에 있었는데 저녁밥 먹고 나서 괜찮아졌어요.
5. 블로그에 글을 쓸 수 있는 정도니 사실 거의 멀쩡해 졌다고 봐도 될 듯하지만...
'일상 >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흐흐흐 여기는 기차안 (0) | 2010.03.18 |
---|---|
자야 되는데 (0) | 2010.03.18 |
화이트데이군요... (4) | 2010.03.14 |
아파요 (6) | 2010.03.13 |
공허함 (4) | 2010.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