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이맘때쯤 새해 결심을 쓴 것 같은데...
정신없이 연말연초가 지나가고 정신차릴 즈음인가보다.
작년 계획은 대강 아래와 같다.
새해 계획 세우기 -> 는 성공
회사에서의 발전 계획 세우기 -> 는 실패
가계부 꾸준히 쓰기 -> 는 실패
...초반엔 열심히 썼으나 몇 달 써보고 너무 시시하고 도움이 안 되어서 그만두었다.. 나나 남편이나 과소비 하지 않는 성격이고, 가끔 폭탄 지출(차가 고장난다던가)이 아니면 지출이 거의 일정해서 쓰는 재미도 없다.
대신 이거 관련해서 올해 잘 한 일이 있는데, 지출 통장을 잘 모아 정리한 덕분에, 매달 한번씩만 급여만 손으로 계좌이체 하면 되어서 그건 편했다. 생활비 들어오는 계좌랑 CMA로 나눠서 이체하는 것. 나머지 고정지출은 전부 자동이체 걸어놓았다.
자기 계발 -> 도 실패
운동은 하다가 인대 부상으로 빠르게 포기했다.
영어는 시도도 안했음.
꾸미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ㅜ_ㅜ...
스트레스 해소법도 찾아내지 못했다. 으앙. 하지만 요즘은 스트레스 자체를 적게 받고 있어서 괜찮다.
독서하기 (80권) -> 도 실패
대략적으로 20권 정도 읽지 않았나 생각한다. 책 자체는 많이 사서 서재에 읽지 않은 책이 꽤 많아졌다. 근데 은근히 집중력이 떨어졌는지 책을 끝까지 읽고 있기가 힘들다.
남편 관리 (운전 배우게 강요, 놀아주는 법 익히기) -> 는 반반
남편은 아직도 운전을 배우지 않았다!... 남편과는 스페인어를 같이 공부해 주면서 놀아주고 있는 중이다. 같이 놀아 주려면 외국어를 배워야 하다니... ㅠ_ㅠ......
인생의 큰 그림 그려보기 -> 도 반반
인생의 계획표는 세우지 못했지만 어쨌건 남편과 함께 인생에서 추구해야할 목표는 정했다. 조금씩 목표를 구체화해가야겠지.
총평은... 망했구나, 다.
그나마, 계획이 그닥 좋지 못했던 부분도 있다. 가계부는 그다지 큰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그냥 저축 계획이나 전세자금같은 목돈 일정에 맞추어서 잘 세워서 하면 될 것 같다.
자기계발은 무리한 계획으로 실패한 것 같다. 하지만 계속 무리해야할듯 -_-....
책읽기는 약간 빡시지만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실패해버렸다. 새 아이폰이 생겨서, 책읽기 자체는 좋아졌는데, 움직이는 시간이 많아서 은근히 집중하기가 힘들다. 한가지 교통수단을 오래 타는 것이 좋은데, 너무 복잡하달까.
남편은 과연 올해는 운전을 배울 것인가...! 그렇지만 아무튼 이건 '남편'의 계획이지 내 계획이어서는 안될 것 같다. 타인에게 무언가를 강요하는 건 서로 힘든 일인 것 같다.
남편과 함께 세우는 인생 계획표를 좀더 노력해야겠다. 우리 의지로 안 되는 것이 있어서 아직 아주 정확한 계획표는 만들 수가 없는듯.
2013년의 계획을 세워보자.
1번은 새해 계획 세우기. 올해도 일단 1개 먹고 들어가기.
2번은 이사 잘 하기.
올 연말이면 전세 만기인데 꼭 꼭 인서울 하고 싶다. 출퇴근 하기 너무 불편하다. 지금의 계획은 지역난방 아파트로. 대신 좀 오래된 곳으로 가서 가격대를 맞추려고. 아마 올 가을에는 이사할 집 보느라 정신이 없지 않을까. 일단 지금 집의 전세금이 있고 +3천 모았고 +4천으로 구할 예정인데 올 연말까지 얼마나 더 모을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정부에서 이상한 대책 내놓으면 전세값 폭등해서 이사 못 갈지도 모른다고 생각 중(...)
3번은 건강관리!
올해는 정말 진지하게 건강을 관리할 예정이다. 아파서 휴가 까먹는 짓은 이제 그만하련다.
관련해서
1. 밀가루를 적게 먹자.
규칙적으로 아침 대신 빵을 먹는 행위를 근절한다. 사실 2012년에는 주말 아침 한끼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빵을 먹었는데... 이 동네 빵집이 별로 안 좋은 밀가루를 쓰는 듯하다. -_-
2. 1과 관련하여, 아침에 밥을 꼭 먹는다.
사실 이것이 올해의 가장 중요한 계획 되겠다. 한두번 실패한다고 그만 두면 안 되기 때문에 1주일에 4일은 꼭 아침을 먹는 것으로 정했다. 주말은 자유롭게, 주중에는 하루 사정상 빼고 나머지 하는 그런 원칙이다. 일단 매주 4일 달성하면 성공한 것으로 보기로.
아침은 요즘 밥 1/4공기와 견과류 반접시 정도 먹는데 나름 소화 잘 되고 맛있고 괜찮은 듯....
3. 운동은 다이어터에 있는 상냥한 운동법을 일단 해보려고 한다.
살을 뺄 계획은 전혀 없기 때문에, 먹는 것은 평상시와 같이 하고 밀가루만 적게 먹기로. 운동법도 무리하게 따라하기 보다는 그냥 사정되는 대로. 다만 이것도 주 3일 이상을 목표로.
4번은 듀오링고
듀오링고 은근 재밌는듯. 듀오링고의 스페인어를 마스터해보려고 한다.
문제는 나의 제2외국어 공부는 항상 영어 진도랑 관련이 있는데 ..
듀오링고도 영어로 스페인어를 배우는 구조라서
머리로 뜻은 이해했는데 영어로 번역해서 답 맞추는 게 힘겨운 때도 있다 지금 =_ㅜ
그래서
1. 듀오링고 스페인어 완료하기
2. 듀오링고를 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영어도 공부하기.
2번은 성취도 평가를 하기가 애매모호하긴 한데...=.= ....
5번은 올해의 예산 세우기
월급 받아봐야 알겠지만... 올해 인센 제외 연봉이 6% 올랐는데 매월 받는 실수령액 기준으로 6% 계산하고 세금 더 낼 거 생각하면 올해는 25 ~30 정도 지출 여력이 생길듯.
처음 예산 세웠을 땐 매달 고정지출+저축 빼고 170 정도가 남았는데 처음엔 이걸로 빚갚고 빚 끝나면 저축해야지 계획했다. 실제로 살아보니 머리도 해야하고 차도 고장나고 보일러도 고장 나고 차 보험금도 내야하고 자동차세도 내야되고 게임도 가끔 해야하고....? 그러다보니 빚 갚는데 쓰던 돈이 CMA로 그냥 들어갔다. (물론 올해 양가 아버님 환갑이 있어서 대비의 개념도 좀 있긴 했다.) 이것도 올해는 새로 저축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다. 기존에 넣던 펀드도 만기돼서 추불을 하던지 새로 파던지 해야할듯. 그간 적립식펀드 해보니 2년 단위로 끊어서 매번 새로 펀드를 만드는 게 관리하기가 깔끔한 것 같다. 3개월 환매 수수료 없이 넣어놨던 옛날 펀드에서 꺼내면 되니 편하더라.
그리고 빚을 내 보니까 확실히 이자 내는 돈이 아까워서 그런지 긴축재정을 하게 되는데 그것도 나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어쨌건 나라에서 저리로 대출 해주니까 -_- 올해도 모자라면 망설임 없이 대출 해야지. 아껴쓰고 좋은듯?
그리고 인센티브가 올해는 꽤 목돈인데 이걸 어떻게 처리(?)할지도 조금 고민을 해 봐야겠다. 작년에는 옷 한 벌 사기가 부담스러워서 (사실 이 동네 옷가게 다 맘에 안듬... 인터넷으로 산 옷은 안맞거나 품질이 후져서...) 신발 한 켤레 사고 말았는데 아무래도 직장인인만큼 적절한 정도의 품위 유지비는 써야하지 않나 생각 중이다. 작년엔 여름 휴가도 계획 안 세우고 미루다가 못 갔는데 옷 좀 사고 여름 휴가비 좀 떼어 놓고 남는 건 뒀다가 돌발 지출에 쓸까 한다. 마음 같아서는 올해는 꼭 비행기를 못 탈 일이 일어나길 바라마지 않는데.... ASKY 그냥 휴가 계획 세워야지 -_-
모아놨던 목돈들이 전세난도 감당 못하는 바람에 지난 한 해는 그냥 은행 쳐다보지 않고 빚 갚으며 맘편하게 살았는데 올해는 다시 또 이것저것 기웃거리며 금융쇼핑을 해야겠다.
6번. 올해는 미리미리 여름 휴가 계획을 세워서 꼭 가자. 그리스가 나빴던 건 아니지만 가고싶었던 동남아 풀빌라라도...? +_+
회사에서의 발전 계획은
1. 문서 작성 기술 향상하기.
이건 그냥 회사의 역량 교육을 문서 작성 관련을 2개 듣는 것으로 하려고 한다. 문서 작성 테크닉은 정말 직장인에게 꼭 필요한 기술이라는 느낌인데.. 요즘 스킬 부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2. 기술 지원 관련 부분 완전히 남 시키기.
솔직히 내가 개발자인지 SE인지 헷갈리는 생활은 이제 그만 하련다. 그래도 가끔은 - 문제가 심각한 등급이라 남들이 헤매다 나한테까지 온 거 내가 해결하고 뿌듯해 할때면 - 좋을 때도 있지만.
작년에도 이거 관련해서 많은 계획을 세웠는데, 다 하지는 못했지만 많은 진전을 봤다.
매뉴얼도 생겼고, 설치도 반 자동화 됐다. 이제 아직 잘 안되긴 하지만 버저닝도 일단은 되고 있고.
올해는 더 많은 진전을 보고 싶다.
1. 패치 자동화하기 --> 자동화해서 자주자주 업데이트해주기.
2. 교육 시스템 만들어서 정기적으로 교육하기 --> 는 회사에서 밀어주고 있어서 문제 없이 진행될 듯
3. 버전 관리에 관해서 팀원들간에 공유하기..라고 해야하나. 버전관리 툴 사용법 공유하고, 문서화의 중요성을 강요(!)하고. 시맨틱 버저닝에 대해서 공감하기랄까.
3. 하고 싶은 일들 하기.
입사하고 1년 동안은 일에 치였었는데... 이제는 내가 일을 리드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중소기업이라 없는 게 많고 할 일도 많고 덕분에 자유롭다. 할일이 많으니까 내 생각에 중요한 일을 골라가며 할 수 있는 게 매우 좋다. 작년 초에는 팀장님의 우선 순위를 따라가느라 힘들었지만... 올해는 내맘대로 (물론 팀장님과 팀원들을 잘 설득하는 방식으로) 할테다.
1. 작년에는 프로그램의 사용성을 개선하는데 많은 역점을 두었었다. 하지만 자원의 한계로 충분히 하지 못했다. 올해는 회사 차원에서 사용성 개선에 많은 지원(자원 투입)을 해주려고 하는 듯하다. 사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도 사용자에게 불편하면 말짱 꽝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올해에도 가장 중요하게 진행할 계획. 이 부분의 작업들은 UX 강화라고 분류하고 싶다.
2. 그리고 작년에는 역량과 시간이 딸려서 하지 못했던 프로그램의 구조 개선. 올해는 10년차 선임님이 한 분 투입됐는데, 나는 (연차상) 내 윗사람이라고 들었는데, 그 분의 성격과, 내가 맡고 있는 일의 특성 상 윗사람이라기보다 평등한 관계에 더 가깝게 되었다. 이 분의 도움을 받아 누덕누덕한 코드들을 좀 더 알아보기 좋은 코드로, 그리고 비효율적인 구조로 된 부분들을 고치려고 계획 중에 있다.
올해에는 특히, 코드는 한번 만들면 끝이 아니라는 관점으로, 모든 걸 한방에 고치기 위해 미루기 보다는 필요한 개선점을 빠르게 적용해 나가는 식으로 하려고 한다. 의외로 뛰어난 발명은 한번에 되는 게 아니라, 다른 소소한 발견들 위에 쌓이는 거라는 걸 체험했다. 개발도 마찬가지, 좋은 아이디어들을 쌓아가다보면 막혀있었던 문제를 풀 수 있는 코드가 나오기도 하더라. 이 부분은 개발 효율성 증대라고 할까나.
3. 그리고 올해는 성능 개선도 하려고 한다. 사실 작년에는 성능은 (에러처리/신기능 추가만 했으니) 떨어지기만 했으리라고 예상 중이다. 올해는 작년에 찾아낸 병목점들을 개선하는게 일차적인 목표다. (물론 운영하면서 새로운 개선점들을 더 발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소위 말하는 고도화!
4. 그리고 라이센싱... 왜 영업팀은 회의를 하자고 하고 소식이 없는가. ㅜ_ㅜ
이 정도면 올해 말에 평가할 때는 할말이 많겠군. 하하하하하
4. 인간관계에 대해서 더 꾸준히 생각하기.
회사에서의 인간 관계 때문에 작년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항상 수평한 관계에 있었던 지난날과 달리 상하관계가 생기니까 그것이 참 힘들었다. 그래도 배운게 많이 있어서 올해는 잘 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신뢰받는 선배가 되고, 인정받는 부하 직원이 되는 것이 올해의 목표.
솔직히 아직도 타인의 인정에 민감한 게... 좀 덜 된 거 같긴한데. 남들을 더 배려하고 겸손하고 까불지 말자.
그리고 남들에게도 잘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꼭 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신뢰를 획득해야 하겠지.
이쯤되면 2013년도 계획은 2012년도 계획의 보완점을 다 반영해서 잘 된듯.ㅋㅋ 작년에 2번이었던 회사에서의 발전계획도 세웠고 말이다.
다만 너무 계획을 못 지킬까 불안해서 계획 자체를 너무 작게 잡은거 같기도 하다. 작년에 계획을 크게 세웠더니, 성공한 건 없지만 그래도 일부라도 성취하면서 잘 지낸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