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일 2014.7.11
낮잠중 악몽이긴 하지만 처음으로 꿈에 망고가 나왔다.
임신기간에도 가끔 아이가 나오는 꿈을 꾸긴 했는데 '망고'라는 이제 내가 알게 된 사람이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아마도 전날과 오전의 심한 잠투정(으로 추정되지만 밥투정일 수도 있는...)에 시달려서 그런지 꿈 속에서 남편이 안고 있던 망고가 울고 있었고 나는 애를 보러 달려가서 남편과 말다툼을 하는 꿈. (애를 어째야되지않냐 저째야되지않냐 뭐 이런 내용이었을듯.)
사실 어떤 존재가 꿈에 나온다는 건 그 사람이 내 무의식 깊이 침투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악몽이나마, 꿈에 망고가 나왔다는 사실이 놀라운 한편 기뻤다. 요즘의 나는 진짜 딸바보다.
망고는 성질낼 때는 장난없지만 그건 아기니까 당연한 느낌이고, 평상시에는 잘 울지 않으며 요구사항도 비교적 말(...)로 하는 편인데다가 기분이 좋을때는 나를 보고 뭐가 그리 좋은지 방긋방긋 웃는다. 너무너무 좋아서 어쩔줄 몰라하는 표정으로. 그런 걸 매일 보면서 사랑에 빠지지 않을 사람은 없겠지.
왜인지는 모르지만 주양육자라고 자기가 추정하는 사람에게만 폭풍 미소를 보내는 걸 보면 애가 뭘 아는 것 같기도 하고. 할머니가 계실때는 할머니한테만 해서 날 서운하게 하더니... 아빠엄마가 있을때는 엄마에게만 해서 아빠를 서운케하고 있다...ㅋㅋ
84일 2014.7.12
82일 밤과 83일 아침에 알수 없는 잠투정을 했던 망고는 다시 익숙한 패턴으로 밤잠을 잔다. 목욕 후 수유를 하면서 재우는 것이 그것인데, 그간에는 낮잠을 칼같이 정해진 시간에 재우질 못하기 때문에 (예민함 + 집이 도로에 바로 접해있어서 소음이 심함) 밤잠을 재우는 것도 랜덤성이 강했다. 8시경에 재운다고 치면 5시에 수유하고 8시까지의 수유텀을 못견디기도 하고, 7시 반쯤에 배고프다고 난리 쳐서 8시에 못 먹이기도 하고, 혹은 깊은 잠에 빠져서 못 일어나기도 하고.
현재는 7시 45분부터 목욕준비, 7시 50분 경에 목욕 시작, 8시에 수유를 하면 꽤 길게 잔다. 7~8시간 가량. 어제같은 경우는 내가 잠이 안와서 2시쯤 잠드는 바람에 중간에 어쨌는지 모르고 5시에 깼으니.. 9시간을 잤다.
처음에는 대충 앞뒤로 30분 정도를 잡아서 아기가 깨어있고 수유한지 30분이 지나야 목욕을 시켰는데 이렇게 했더니 졸린 타이밍을 많이 넘겨서 심하게 짜증을 내기도 하고 자고 있어서 목욕시간이 한참 미뤄지다보면 자는 애를 깨워서 씻기고 그랬다. 그래서 아예 시간을 칼같이 맞추기로 했다. 낮일과를 일정하게 만들 수 없으므로 약간 조절이 필요한데, 오늘 같은 경우 낮잠이 너무 길어지길래 6시경에 깨우고 수유를 했다. 수유하면 트림하다가 잘 잠들기 때문에 온통 밝게 해놓았더니 다행히 완전각성(?). 6시부터 깨어있어서 깬시간이 거의 2시간 가까워지기 때문에 이러면 짜증을 내기가 쉬운데 이럴 때는 보통 목욕 하기 전까지 계속 안아주는 편이다. 혹시 좀 안겨있고 싶은 마음에 잠을 안 잘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원래도 잘 잤지만 칼같이 맞춘지 이틀째... 이제는 목욕시킬려고 옷을 벗기면 짜증이 나있다가도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목욕을 예상하는 듯이. 세수를 시킬려고 아빠품에 안기고 아빠가 이마를 닦아주면 다음 차례인 눈을 예상하고 눈을 미리부터 감고 있는다. ㅋㅋㅋ 목욕 내내 눈을 뜨고 있는 편이니까 이건 완전 다음 순서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목욕을 좋아하다보니 머리 감기는데 오래걸리거나 해서 물에 빨리 안 넣어주면 짜증, 아빠가 옷입히는데 오래걸려서 엄마젖을 많이 기다려야되도 짜증을 내는 부작용이 있지만서도. ㅋㅋㅋ
그나저나 이렇게 습관을 들여서 엄청 잘 자는 건 좋은데 나중에 이 나면 목욕후 수유를 어떻게 끊을지 완전 걱정이다. 물론 아직까지, '이거 습관되면 어쩌지?'라고 생각해서 실제로 습관까지 도달한 건 없기에 아마도 잘 끊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되고 낮에는 젖물고 자기보다는 안겨서 자는 편이라 괜찮을 것도 같긴 하지만...
아무튼 덕분에 요즘은 오후 8시만을 기다린다. 애를 재우면 자유시간! 아침에도 새벽 5시까지는 자는 편이라 11시 정도에만 자면 제법 양질의 수면시간이 확보되어서 좋다. 물론 가끔 새벽에도 깨서 젖을 먹으려 해서 낮에 엉망이 되기도 하지만... 뭐 나도 살다보면 잠이 안오고 잠설치고 여러가지 일들이 있으니까. 애도 그럴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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