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에 해당되는 글 85건

  1. (연극) 2009 2인극 페스티벌 - B팀 관람기 2009.10.19
  2. (책) 트와일라잇 3 2009.10.08
  3. (영화) 프로포즈 .... 누구한테? 2 2009.09.15



엊그제 포스팅하기로 한 연극 관람 후기입니다. ㅎㅎ

서울 연극 문화센터에서 하는 상설 이벤트에 당첨!


이후의 첫 당첨입니다.





 창작 2인극 페스티벌은 A, B, C 3개 팀으로 이뤄져 있고 각 팀별 2개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품마다 1주일씩 연우 소극장에서 공연하고 있습니다. B팀의 구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잊혀진 노래>
작 조병여 / 연출 김태훈 / 드라마투르그 최은옥 / 출연 배진성, 이하나
그녀와 지금의 그는 오래된 연인이다. 그 만큼의 시간이 그들 사이에 강처럼 흐르고,
강이 폭을 넓히듯이 그녀와 그의 사이도 점점 멀어진다.
이 시간의 강이 언제 범람해서 그녀와 그를 집어삼킬지 모를 일.
그런데도 그녀와 그는 아니더라도 살아간다.
서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인 일요일 없이 살 수는 없을 거 같아서.
그런데 그가 일요일마다 산에 가겠다고 한다. 더 이상 기다리지 말라고 한다.

<칼슘의 맛>   
작 김  원 / 연출 문삼화 / 드라마투르그 남승연 / 출연 김대건, 백재호
먼-, 아주 먼 미래.
환경파괴로 말미암아 인간이 먹을 수 있는 모든 육류와 야채는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만다.
어쩔 수 없이 지구의 인간들은 식품과학개발이 만들어낸 조잡스런 인공식품을 먹으며 바퀴벌레처럼 목숨을 연명하게 된다.

인공식품을 개발하는 한 회사의 개발실.
새로운 직원을 뽑는다는 광고를 보고 한 청년이 찾아오게 되는데…



 연우 소극장은 찾기가 좀 어려운 위치에 있었습니다. 다만 서울 연극 센터 안내데스크로 티켓을 수령하러 갔더니 혜화역 주변 극장 지도가 들어있는 볼펜이 기념품으로 있길래 냉큼 하나 집어 왔습니다. 볼펜 안의 지도를 보니까 조금 찾기가 쉽더라구요. (물론 다음 지도로 미리 위치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가서 헤매지는 않았습니다. ㅎㅎ)

 연우 소극장은 무대와 객석이 조금 특이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보통 무대가 있고 한쪽 편에 객석이 있어서 배우들이 한쪽 방향을 보면서 연기를 하면 되는 다른 소극장과는 달리 요런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무대가 객석을 향해 2방향으로 열려 있기 때문에 연출이나 연기하기가 까다로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은 배우의 정면 내지 반측면 얼굴을 계속 보게 되는데, 덕분에 옆모습이나 뒷모습을 관람할 기회도 꽤 있었습니다.

 소극장이 조그마한데다가 로비도 없어서, 시간보다 조금 이르게 도착했더니 그냥 밖에서 기다리라고 하시더군요. 찬바람을 맞으며... 거기까진 괜찮았는데, 칼슘의 맛 공연이 끝나고 잊혀진 노래를 공연을 위해 무대를 전환하는 시간에도 다들 밖으로 쫓겨나서 극장 앞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이 좀 웃겼습니다. -_-ㅋㅋㅋ




 '칼슘의 맛'은 SF 연극이었습니다. 26세기가 배경으로, 더 이상 자연적인 식품은 남아있지 않아서 심지어는 인간이 인간을 잡아먹는 지경까지 되었고, 바퀴벌레마저 먹을 것이 없어 멸종해 버립니다(!), 그러다가 인공식품이 개발되어 다들 인공식품이나 먹는 형편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인공식품에는 "영양소"가 없기 때문에, 주인공인 박사는 진짜 영양소를 만들어 먹어보기 위해 또 다른 주인공 조수를 채용합니다.

 설정을 이야기 하는 방식은 재미있는 편입니다. 조수가 안경을 끼고 벽 - 실은 관객들이 앉아 있는 객석을 바라보며 - 에 적혀 있는 슬라이드를 읽는다는 느낌입니다. 다만 설정이 지나치게 황당무계해서 공학도로서는 좀 아쉬운 감이 있었습니다. 영양소가 없는 음식을 먹고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은 차치하고, 심지어 바퀴벌레조차 멸종했다는 설정 속에서 인공식품의 재료는 과연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더불어서 칼슘을 "복제"한다는 대사가 있는데, 원소를 무슨 수로 복제합니까? 이건 뭐 과학이 아니고 연금술 수준입니다. -_-;

 극 속에서 인공식품으로 대변되는 영양소가 없는 음식들을 먹고 살았던 인물들이 진짜, 참된 어떤 것 - 영양소 - 으로 선택한 정제 칼슘이라는 건 사실 어떤 의미로는 자연미가 전혀 없는 인공의 극치입니다. 참으로 모순되죠. 진정한 음식이라는 것은 그냥 진짜 콩, 진짜 멸치이지 거기서 뽑아낸 칼슘이 아니잖아요.

 연극은 진짜 영양소를 먹고 싶어지만 사실상 진짜 음식을 먹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우리들의 어리석음을 조롱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비타민을 섭취하기 위해 과일이나 채소를 먹는 대신, 비타민 C 알약을 먹는 우리에게 던지는 일종의 경고라고 할 수 있겠죠. 우리의 미래는 조수가 겪은 그 것일지도 모르지요.

 풍자극이니만큼 대사와 연기가 위트 넘치게 흘러가서 나쁘지 않았습니다. '히로뽕이라는 만병통치약을 과거에는 "너무 비싸서" 서민들은 먹을 수 없었다.' 같은 대사는 아주 유쾌했습니다. 설정만 좀 고등학교 과학 수준으로 되어 있었어도 더 재미있게 관람했을 것 같습니다. 애인님은 SF를 무지 좋아하는 편이라 극의 설정에 매우 분개했습니다. ㅋㅋ




' 잊혀진 노래'는 굉장히 인상적으로, 재미있게 감상했습니다. 내용이 좀 그렇긴 했지만 -_-;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은 권태기에 들어선 어떤 커플로, 남주인공은 일요일마다 여주인공의 후배(추정) A와 바람을 피우기 시작하며, 여주인공은 남주인공의 친한 동생 B와 썸씽이 막 시작되려는 참입니다. -_-;;; 기본적으로 2인극이기 때문에 여배우가 여주인공과 A를, 남자 배우가 남주인공과 B를 모두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여배우는 여주인공을 연기할 때와 A를 연기할 때 목소리 톤에 변화를 주어서 캐릭터 2개를 모두 잘 살려주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남주인공은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안경이라는 소품을 사용했는데, 주인공일 때와 B일 때, 서있는 자세 같은 소소한 자세가 딴판이라 정말 다른 사람 같아 보였습니다. 다만 표준어를 사용하려 노력하시는 와중에 드문드문 경상도 사투리가 섞여 있더라구요. 차라리 확 사투리/표준어를 구분해서 사용했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주인공은 한물 간 가수로 그려지고 있는데, 여주인공의 테마곡이 있었습니다.
 곡이 너무 좋아서 유튜브에서 검색해 봤습니다.
개여울, 정미조

곡과 도입부 때문에 약간 오래된 불륜 드라마 같은 느낌도 살짝쿵...

 연극은 탱고로 변주된 이 곡으로 주인공 둘이 춤을 추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눈앞에서 속옷 차림의 두 배우분이 등장해서 처음에는 좀 놀랐습니다. 무엇을 암시하는 은유인지 알만했기 때문에 조금은...ㅎㅎ; 이게 웬 아침드라마인가 싶어서 실망도 약간 했지요.

 남주인공 정태는 "이제 일요일은 못 와"라고 말합니다. 일요일엔 회사 사람들과 등산을 간다고. 실은 여주인공과의 밋밋하고 익숙해져버린, 변할 가망이 없는 관계가 지겨워 일요일만은 다른 여자를 만나기로 결심한 것이지만요.
 여주인공은 남주인공의 말은 듣는 둥 마는 둥, 술에 취해 다른 여자의 이름을 부르던 어떤 남자의 전화를 이야기 합니다. 그러다 문득, 두 사람은 "넌 항상 그런식이야", 라며 말싸움을 시작하죠. 그리고 기차 소리의 연출. 싸움을 기차소리로 표현하다니 멋진데, 라고 생각했는데 곧 이어지는 남자 주인공의 대사. "이 기차 소리 지겹지도 않냐. 이사 가라" 알고 보면 진짜 기차소리 였던 거죠. 이 연극의 이런 표현들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정태는 일요일에는 A를 찾아가고, A를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결혼은 여주인공 민주와 하겠다고 하죠. A와 하고 있는 연애가 사실 이미 민주와 모두 겪은 일이기에, A와의 관계도 결국 언젠가는 그렇게 익숙해지고 권태로워질 것이기에 반복하지 않겠다고.

 하기사 연애라는 게 힘들죠 그쵸... 두근거리는 감정도 언젠가는 다 가게 마련이고 그렇지만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기엔 그 과정이 너무나 귀찮기 때문에(!) 그리고 언젠가는 다 식을 것을 알기 때문에 그냥 살기도 한다죠? 지루함을 끊고 싶어서 새로운 관계를 시작해 봤자 언젠가는 똑같이 흘러가는.

 여주인공 민주는 늘상 한물 가버린 자신의 노래를 흥얼거리는 사람입니다. 정태의 친한 동생 B는 아직도 민주의 노래가 좋다고, 세상에 하나 남은 팬이라고 하죠. 실은 민주를 사랑하는 것이지만요. 민주에게 그냥 얼굴만 보여줘도 자신은 - 민주가 없는 시간을 - 견딜 수 있다고.

 두 남자는 민주에게 시간은 견뎌야 하는 것이라고 같은 말을 하죠. 그렇지만 민주는 이런 견뎌야 하는 시간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합니다. 정태와 자신의 잊혀진 노래에게 이별을 고하는 것이죠. 정태는 말합니다. '일요일 때문에 남은 일주일을 망칠 수는 없잖아!' 글쎄요. 일주일을 지키자고 일요일을 망칠 필요도 없는 것 아닐까요.

 이들의 관계가 변함없이 되풀이되는 연애의 도돌이표인지, 아니면 마침표인지는 본 사람 나름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적어도 민주는 마침표를 찍었노라 생각해요.
 
 2인극인데도 불구하고 등장인물이 넷이나 되어 약간은 혼란스러운 감도 있었습니다. 좁은 공간 몇 없는 소품들로 여러 공간을 표현하는 방식에는 감탄했구요. 극이 풍부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즐거웠습니다. 무엇보다 은유적인 대사들과 배우들의 연기가 마음에 들었어요. 스토리에 100% 공감하기에는, 글쎄요... 이제 겨우 연애 4년차라 잘 모르겠네요. ㅎㅎㅎ 권태기가 되면 다시 생각해 보기로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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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트와일라잇

from 문화생활/책 2009. 10. 8. 11:03

 추석에 읽은 책. 엄마가 어디서 빌려오셨는지 받았는지 어쨌는지 우리 집에 평소 내가 사지 않으면 있을 법하지 않은 장르의 책이 책장에 있길래 그냥 집어들었는데 읽다보니 재밌었다. =_=;;

트와일라잇 특별판 - 8점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변용란 옮김/북폴리오

 처음에는 전형적인 로맨스 장르 소설인줄 알고 집어들었는데 (표지 생긴게 저래서) 알고보니 뱀파이어 장르 소설이고, 물론 로맨스가 포함되어 있지만 로맨스 소설이라고 보기엔 뱀파이어의 특성상 완벽한 팔방미인 남자주인공- 에드워드 -과 덜 떨어진 여자주인공 - 벨라 - 이 등장해서 좀 재미없다.

 다만 벨라가 에드워드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그리고 그에게 매혹되는 것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1인칭이 아닌 3인칭 소설인데도 불구하고, 읽다 보면 벨라에게 이입되어 벨라의 감정들을 느끼게 된다. 뱀파이어라는 존재가 가져다 주는 공포와, 그리고 공포로 인해 잘 알 수 없는 존재에게 느끼는 호기심, 그리고 저항할 수 없는 매력을...
 벨라는 에드워드에게 공포를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3인칭 소설이다보니 벨라에게 닥쳐오는 사건 때문에 독자인 나는 공포를 느끼고. 벨라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에드워드의 매력 때문에 책을 손에서 떼기 어려웠다.

  덕분에 책 전체가 뱀파이어처럼 공포스럽고 그리고 궁금하고 매력적이다. 장르 소설을 좋아한다면 추천할만한 작품. 별로 문학적이지는 못하다. =_=;





 영화로도 나와있다는데 그건 잘 모르겠다. 다 읽고 보니, 4권이 시리즈로 되어 있는 책이고 그 중의 첫편인 트와일라잇이 (국내에도) 영화로 개봉 되었다더라. (2009년 2월 개봉)

시리즈로


 국내에 모두 출간되어 있다. 왜 제목을 번역을 안하고 저렇게 그냥 뒀는지 모르겠다. 영화와의 연계성 때문이려나. 새로운 주인공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고 전부 트와일라잇에 나오는 그와 그녀의 뒷이야기라고 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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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정말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보고 싶어서 간만에 영화관까지 갔더랬죠.

한마디로 총평하자면......"난감"

재미없어요 ㅠ.ㅠ 별점을 준다면 10점 만점에 6.5점 정도.

설정을 살리지도 못했고 남자 배우는 매력도 없고.

남성 우월주의 사고방식으로 마무리를 하는 데다가 미국식 가족주의를 강조하는 영화.

아래는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포스터나 예고편 보고 느낌은 여자상사랑 강제로 결혼하게된 부하 직원의 티격태격 즐거운 로맨틱 코미디 일것 같지만...!

실상은 그게 아냐-_-입니다.





마가렛(산드라 블록 분)은 캐나다인으로 불법취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잘나가던 회사에서 짤릴 위기에 처하는데,

이걸 면하기 위해서 자기 조수랑 급 결혼을 하겠다고 해버립니다.

결혼 안 해주면 짤라버린다고 협박을 해서, 하는 수 없이 조수 앤드류(라이언 레이놀즈 분)는 오케이하죠.

그래서 찾아간 미국 이민국에서는, 사기 결혼을 할 시에는 벌금 25만 달러에 징역 5년이라고 협박을 하고,

이 순간 부터 둘의 관계는 역전! 되어버립니다.

프로포즈하라고 마가렛을 무릎 꿇려놓고는 일으켜주지도 않고 휙 가 버리죠.

급한 사람은 마가렛이고 앤드류는 급할 게 없다 이거죠.

영화의 시간으로는 처음 5분이 지나고 나니 마가렛이 Boss라는 설정은 그냥~~~~ 없어져버려요.

이건 뭐 부하직원과 상사의 로맨스! 라는 점은 제로고... 흔하디 흔한 남자가 주도권을 갖는 영화인거죠.

게다가 이민국에 들렀다 나와서 그들이 향하는 곳은 앤드류의 고향 알래스카..!!!;;; 난데없이 웬 알래스카인가요.

배경상으로도 회사에서 떠나버리니 설정을 살릴 기회 자체가 없어져버리네요.

그런데다가 알래스카에서 진행되는 이벤트는 거의 마가렛의 원맨쇼에요.

영화 트레일러에 있는게 앤드류 등장씬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_-;;;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의 알콩달콩이 아니라 이건 뭐..... "남주인공 가족"과 여주인공의 알콩달콩.....!

그 흔히 나오는 미국식의, 가족은 중요한 것이야~~ 분위기 말이죠... 난 그런 걸 보고 싶은게 아니야...!






게다가 두 사람이 서로 끌린다....는 부분이 영화에 하나도 안 나옵니다... 설득력... 제로.

둘은 도대체 왜 좋아하게 된 걸까요? 왜 끌리게 된 걸까요?

로맨틱 코미디의 핵심이잖아요! 사랑에 빠진 커플...!

제가 보기에 마가렛은 앤드류의 "가족"과 사랑에 빠지고

앤드류는... 승진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




특히 라이언 레이놀즈 이 배우는.... 이 분이 나오는 로맨틱 코미디는 앞으로 안 보고 싶네요. -_-;;;

정말 생기기는 번듯하게 잘 생겨서 눈은 즐겁지만....

제가 보기엔 로맨틱 코미디 장르 자체를 전~~~~혀 이해 못하고 있으며 연애에 1g도 공감을 못하시는 것 같네요.

연기를 못하는 건 아닌데 도무지 표현을 못하시는 듯.

그리고 뭔가 색기(...)가 부족해요. =_=... 그리고 매력이 없어요.

캐릭터 자체를 표현할 시간이 모자라서 그런것인지, 아니면 그 배우가 잘 표현을 못하는 것인지...

휴 그랜트 아저씨가 괜히 로맨틱 코미디의 제왕이 아닌게

휴 아자씨는 정말 보고 있으면 막 사랑에 빠지고 싶은 느낌이랄까 그런게 있는데...





처음에는 굉장히 싫어하던 상사인데, 같이 지내다보니 하나씩 매력을 발견해 가면서 사랑에 빠졌다 라는

정말 스토리만 보면 도대체 마가렛이 사랑에 빠질 시간이 안 보이는데

마가렛은 변한게 눈에 띄게 보이는데

앤드류는 도대체.. 눈빛이나 표정이나 뭐가 좀 바뀌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첨부터 끝까지 어디서 왜 앤드류가 사랑에 빠졌다는 건지 설득력이 아주 그냥 -_-;;;; 전혀 없네요.

바뀔 수 있는, 표현할 수 있는 순간들만 꼽아봐도...

1. 키스씬

이 사람들이 한 건 입술박치기-_-;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이라면 어색한 사이에 키스를 나누고 썸씽을 느껴서 잠깐 눈풀렸다가 정신차리고 서로 티격태격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이 분들은 키스도 그냥 입술만 대고 그 뒤로도 어색어색어색어색...

2. 둘이 나체로 꽝=_=한 순간

뭔가 잠깐 눈빛이라던가 묘~한 느낌 이런게 오가야하지 않습니까?
이분들은 서로 꽥꽥 소리지르고 급히 뭐 걸치기 바쁘네요.... -.-

3. 어설픈 마가렛의 댄스댄스

잠깐 멈춰서 눈빛 연기 할 시간은 충분한데....
조금 사이가 좋아졌다 정도의 표현으로 끝났네요 -.-

4. 물에 쫄딱 빠진 마가렛

사실 거의 클라이막스 적인 장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마가렛이 마음을 바꾸는 순간 이거든요.
근데 뭐랄까, 물에 빠진 여동생 구해낸 듯한 분위기였어요.-_- 그 흔한 키스 한 번도 안 함.

5. 결혼식

마가렛은 폭탄선언을 하고 또박또박 걸어나가버리고
앤드류는 멍을 때립니다.
당황한 표정이라던가, 멍한 표정이라던가, 어쩔줄 모른다던가 뭐 이런게 있어야 하지 않아요?
'_'? <-이 표정으로 마가렛 걸어나갈 때까지 쭉 서있더군요.
달려가서 잡던가. 화를 내면서 나오던가. 하늘 보고 한숨이라도 푹 쉬던가.
마가렛은 뉴욕까지 아무런 제지없이 떠나가고 -_-
할머니가 들들 볶아서 공항까지 따라가긴 했지만 결국 붙잡지 못한 이 남자-_- 무능무능..





오... 이렇게 써놓으니 스토리는 멀쩡한데... 감독이 문제인가요 연출이 문제인가요 배우가 문제인가요-_-;;;

연기를 못하는 건 아닌데,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전혀 못한듯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미묘한 감정변화를 하~~나도 살려주질 못했어요.




마무리도 최악...

회사에서 짐싸는 마가렛에게 달려가서 회사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사랑 고백을 하는 앤드류...

물론 표정은 첨에 이 마녀같은 상사! 라고 할 때와 큰 차이 없고요-_-;

막판에 공식같은 어설픈 키스 뒤에 따라오는 직장동료의 외침

"헤이 앤드류~ 누가 보스인지 보여줘!"

이런거 정말 싫은데 2009년도 영화에서까지 봐야 되나요.




라이언 레이놀즈 이 배우는 다른 영화에서도 한 번 본 적이 있네요.

저스트 프렌즈 라는 영화에서 "이건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고 슬랩스틱 코미디야!"라고 외치게 만들었던...

로맨스 제로의 남주인공이었습니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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