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며칠째 낮잠만 들면 계속 가위에 꾸역꾸역 눌리는 중.
최근들어 가장 인상적인 가위눌림은 밤에 애인님과 꿈에 대해 분석(?)을 하기 전까지도 그게 꿈인줄 몰랐던 -_-...
며칠 전 태풍이 지나간 날 제대로 잠을 못 자서 낮잠을 잤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이 13층이라.. 솔직히 별 경계심 없이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지낸다.
그런데 갑자기 창 밖에서 웬 아저씨들이 웅성웅성 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다.
창 밖으로 아저씨들이 (태풍걱정에 닫아놓은) 창문에 뭔가를 뿌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창문 청소 비슷해 보였는데.. 청소라기보다는 소독?... 아니면 점검? 이런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자고 있는 걸 보고 '아가씨, 아가씨' 하고 부르는 거다. ㅠㅠ
너무 부끄러워서 일어나고 싶었는데 일어날 수가 없었다.
그러자 나를 부른 아저씨가 옆사람들을 부르며 여기 보라고, 아가씨가 자고 있다고 그러는 거다. -.-;;
13층에 살면서 창밖에서 누군가 나를 들여다보는 돌발사태를 상상도 못 해봤기에
엄청 놀랐는데, 거기다가 얼른 일어나서 피신(?)을 하고 싶은데 일어나지지가 않는거다.
가위눌리면 보통 온몸이 옥죄어오거나, 숨쉬기가 잘 안되거나, 온몸이 저린듯한 증상 같은 게 동반되는데
그런건 하나도 없고 그냥 일어날 수가 없었다. -_-;
(그래서 더 꿈이나 가위라고 생각을 못 했다.)
다소의 발악 끝에 일어나자마자 창 밖을 확인했는데 물론 아무도 있을 리가 없다.
그렇지만 그 이미지가 너무 생생해서 설마 꿈인줄은 생각도 못하고,
그 사람들이 다른층이나 다른 동으로 가버렸겠거니 생각해버렸다.
근데... '자고 있는 상태를 누가 보고 있는데 깨지 못해서 부끄러운' 꿈인데
왜 이게 꿈이 아니라고 생각해버린건지...-_-;;;;
저녁에 애인님에게 부끄러운 일이 있었다고 위 꿈 내용을 이야기하던 중에야 어 이거 꿈이었던것 같다 싶었다. -_-;;;
(아직도 꿈이라고 100% 확신은 못함..ㅠㅠ)
오늘은 간만에 베개를 빨아서 침대에 베개가 없길래 쇼파에서 낮잠을 자는데
(왜 이렇게 낮에 기절할듯이 잠이 와서 잠드는 지 모르겠다.. 며칠째 같은 상태 며칠째 가위 ㅠㅠ)
몸에 뭐가 툭 툭 달라붙는 느낌... 그리고 거기서 뭔가 스멀스멀 자라더니 악마? 마귀? 이런 걸로 변해서 나한테 휘감겨 오는거다.
흔들흔들 하면서 부비적거리는 느낌 같기도 하고...
처음엔 별 생각 없이 누워있는데 으악 그게 자라나고 나니 정말 너무 끔찍한 느낌이라 -_-;
첨에는 손으로 발로 막 떨쳐내는데 정말 한없이 늘어나서 나중에는 끔찍한 느낌 뿐 아니라 쥐가 나는 듯한 느낌? -_-;;
그래서 어이없지만 그 부위에 손을 대고 막 기도를 했다..-_-;
꿈 속에서 하는 기도라 내가 뭐라고 했는지도 모르고
근데 신기하게 손대고 기도를 마치고 아멘 하면 뚝뚝 떨어져 나가길래....
(이 모든 건 꿈 이야기이기 때문에 아무런 종교적 설득력은 없습니다. 교회 안 가기 시작한 지 10년 넘음)
계속 열심히 기도를 했다.
그렇지만 계속 들러붙는 상황이고 또 내가 기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맘에 들지도 않고 해서
어떻게 하면 잠에서 깰 수 있을지 궁리하게 됐다.
(실은 어떻게 하면 가위에서 풀려난 다음 다시 가위에 눌리지 않고 더 잘 수 있을까 궁리했다는게 맞음.......)
모든 가위의 흥미로운 점은 깨어나기 위해(혹은 풀려나기 위해) 노력을 한다는 것인데
가위에 눌리고 있으면 비현실적인 요소들이 몇 가지 있긴 하지만
현재 위치한 상황(우리집 거실 쇼파 위 같은)이 너무 실재감이 느껴져서 이게 꿈이면서도 일반적인 꿈과 다른 그 무언가를 느낀다고 해야하나...
(귀신같은 걸 생각하게 되는 건 그래서일지도)
머리 위에 있어서 보이지 않았던 어떤 존재가 뭐라고 말을 걸어서 그 말을 들었는데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 말을 듣고 빨리 깨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도 같지만...
깨어나서 잠시 소파와 방안을 둘러보았다고 느낀 것도 잠시.. 또다시 잠에 끌려들어갔다. (깨었다는 것도 착각일 수 있음)
(이럴 때가 제일 싫다 십중팔구 2차가위 시작)
2번째 꿈은 리얼리티 제로의 그냥 평범한 꿈이었는데 역시 내용이 별로였기 때문에 깨어나려고 버둥버둥...
깨어났다. 눈 앞에 쇼파의 섬세한 가죽 무늬가 보였다.
그래서 일어나서 애인님에게 꿈 이야기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언젠가 딱 한번, 가위에 눌리고 있을 때 애인님이 깨워준 적이 있었는데
그 뒤로 종종 가위눌림이 극에 달하면 꿈 속에 애인님이 출현한다.
깨워달라고 호소하고 호소해도 눈치 못 채거나 멍하니 안 깨워주거나 등등이지만...-.-...)
아 그런데 꿈 이야기를 설명하려고 설명을 시작했는데
갑자기 이것도 꿈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다. 아마도 애인님이 집에 있을리가 없다는 인식 때문인것 같다.
그리고 또 다시 깨어나기 위한 필사의 노력...
간신히 잠에서 깨었더니 또 다시 쇼파의 섬세한 가죽의 무늬가 보인다....
아 이제 정말 절대로 잠들면 안된다는 느낌에 그냥 굴러서 쇼파에서 내려왔다....
다행히 이번엔 꿈이 아니다 -_-....
언젠가 꿈을 컬러로 꿀 수 있게 된 뒤로 시각 청각 등등이 다 동원되서...
꿈이 너무 화려하다. 깨고나서 꿈과 현실 사이에서 경계를 못 찾고 헤매는 때가 점점 많아진다.
(때로 촉각도 동원된다.. 가끔 통각도 있다...)
덕분에 가위 눌리면 진짜 누워있는 곳이 훤히 보이는데 정말 ... 최악!
더불어서 꿈에 사람이 나오면 보통 그 뭐라고 해야하나... 화질?-_- 이 떨어져서 꿈인것을 인식하고 더 쉽게 깨기 마련인데
가위눌려서 애인님한테 깨워달라는 신호를 보내느라 숨을 쌕쌕거린다던지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애처롭게 애인님 애인님 하고 부르고 있다던지 할 때마다,
그리고 깨어나서 애인님의 출현마저 꿈이었다는 걸 알아챌 때마다 내 뇌에게 배신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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