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from 비일상/꿈의 기록 2008. 1. 13. 13:50

신을 잃어버리는 내용은 별로 좋은 꿈은 아니라고 합니다만...

제가 제일 아끼는 구두가 있습니다.

다른 구두는 대개 1~2만원 하는 저렴한 구두인데 반해서

정장에 받쳐 신는 용도로 산 구두라 거의 30만원 정도 하는 비싼 구두입니다.

비싼만큼 예쁘고 튼튼하며, 굽이 높은 데도 발이 편해서 '신은 역시 비싼(=좋은) 걸 신어야 한다'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준 구두이기도 합니다.




구두 한 짝이 이상한 곳에 쳐박혀 있어서, 꺼내 보니 겉면의 검은 코팅이 벗겨져 있었습니다.

산 지 5년도 넘었으니까, 그러면 구두를 리모델링(?)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현관에는 신발이 짝을 찾을 수 없게 어지러이 놓여있었습니다.

이 현관은 우리집 현관 이런 느낌이 아니라, 유치원 같은 데에 있는 꽤 큰 신발장 앞에 신이 어지러이 놓여있는 듯한 모양이었습니다.

그 가운데서 다른 한 짝으로 추정되는 것을 찾았는데, 이미 꽤나 예쁘게 생긴 굽이 낮은 샌들로 리모델링(?)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검은 코팅이 벗겨진 구두를 그것과 똑같이 만들려고 생각했는데,

잘 생각해보니 이 샌들의 발등 부분은 투명한 재질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니 이 샌들은 문제의 구두로 만들어 진 게 아니었던 거지요.

게다가 신발에는 술이 달려 있었는데, 굽이 너무 낮아서 바닥에 다 끌릴 것 같이 생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곧 그렇게 만들겠다는 생각도 단념했습니다.

같은 짝으로 리모델링을 해야 발이 편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시 다른 한 짝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구두가 보이질 않았습니다.

워낙 어지럽게 많은 신발이 널려 있어서, 도무지 제 짝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다시 짝으로 추정되는 하나를 찾았는데, 이것은 많이 훼손되어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이것 역시 굽의 모양이 다른 것이, 짝이 아니었습니다.

문득 굽이 높은 분홍 운동화 한 켤레를 집어 들었는데, 그 속에 구두가 들어 있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 구두를 운동화 속에서 어떻게 꺼내나 고민했습니다.






저기까지 꿈 속의 내용이었습니다.

일단 신을 리모델링한다는 참으로 긍정적인 아이디어-_-는 좋았는데...

문제의 반대쪽 한 짝을 찾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그냥 혼자 분석을 해 보자면,

지금까지 신던 신을 좋아하고 소중하게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살짝 질려서 새로운 무언가로 바꾸고 싶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더군다나 상황에 걸맞게 신에는 흠집도 났습니다.

그래서 양쪽을 다 찾아 리모델링을 하려고 마음 먹었지만,

마음 속에서는 계속 현재의 신이 고이고이 보존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다른 한 쪽을 어지러운 현관 신발 더미 속에 숨겼는지도 모르지요.

좋게 생각해보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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