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빵집은 체인점만 살아남는 무한경쟁 아닌 경쟁 속에서 당당히 살아남아 무려 가게를 확장
(그것도 우리동네 유일하게 남아있던 패스트푸드점 롯데리아를 밀어내고)
해버린 무서운 빵집이다. -_-
처음 시작했을 때는 한칸짜리 조그마한 가게였는데, 주인인 제빵사가 아침부터 빵을 직접 구워서 파는 거였다.
거대 체인 빵집의 빵들은 대개 진열되어 있는 메뉴가 천편일률적으로,
장점도 단점도 있다.
장점이라면 그 빵집의 어떤 메뉴가 먹고 싶을 때 가면 확실히 있다는 거고,
단점은 그냥 매일 그저그런 메뉴만 있다는 거 -_-.
이 빵집은 아저씨의 기분에 따라 어떤 빵이 오늘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_-;;
대형 체인이지만 좁은 가게를 가진 빵집에서는 매일 똑같은 빵만 볼 수 있지만,
(큰 가게는 좀 얘기가 다르지만... 동네에 있는 조그만 구멍가게 수준 가게에서는 그렇다.)
똑같은 가게지만 매일 가도 다른 빵을 구경할 수 있는 고로, 사실 조그만 빵집 치고는 다양성이 꽤 높았다.
(하지만 치즈 수플레가 있다 없다 한다는 점은 아주 슬펐다. ㅠㅠ 그래서 물어보았더니 나온 답변이 아저씨 기분따라.. 였음.)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맛이 있어야 살아남을 것이 아닌가.
초반, 케잌 종류는 솔직히 파리 바*뜨에 밀렸다. (사다먹고 살짝 후회)
그러나 나머지 빵들은, 집에 가는 길에 꼬박꼬박 빵집에 들어가서 휘이 둘러보고 하나쯤 집어나올 정도였다.
난 꽤나 편식쟁이고 하나를 좋아하면 그것만 먹는 스타일인데도,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정도?
동생에게 소개시켜주었더니 동생은 완전 단골이 되어버렸고; 엄마에게까지 소개시켜 드린듯,
그 집 빵이 맛있어서 학교에 가져가면 대 히트라나 뭐라나.
작년 엄마 생신에는 파리 바*뜨같은 곳에서라면 구경하기 힘들 괴한 스타일의 케잌도 보았다-_-ㅋ (빵으로 데코레이션 된 케잌이었다....)
애인님이 가끔 우리 동네에 왔을 때도 그 빵집에 가면 애인님이 매우 좋아했달까-ㅁ-
하지만 650번의 등장으로 학교 가는 길이 바뀌어서, 버스를 타러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되고 나서는 영 빵집 쪽 길로 갈 일이 없어 그냥 머리 속에서 잊어버렸다.
그런데 요 근래 그 쪽 길로 갈 일이 생기게 되어서 지나가다 봤는데 어쩐지 뭔가 달라져 있었다.
애인님이 데리러 온 길이라서 애인님 생각을 하고 애인님이 좋아하는 슈를 한 봉다리 사고
모카빵에 무려 생크림을 곁들여 팔길래 그것도 하나 사고
뭔가 이상하다. 뭔가 달라졌다, 이렇게만 생각을 하고 지나갔다.
그리고 먹어보니 슈가 또 기가막히게 맛있는 거다. 무슨 슈크림 전문점 따위에 지지 않는 맛-_-..
그래서 오늘 또 사러 갔다;;;;;;
그리고 깨달았다.... 빵집이 바로 옆으로 이전을 했는데 이전한 쪽은 건물의 모서리 쪽이라서 훨씬 넓은 칸.
이전 칸에는 신발 가게가 있고.
...그리고 현재 빵집 자리는 파파이스까지 망하고 우리 동네 유일하게 살아남아 있었던 패스트푸드점, 롯데리아가 있던 자리.....
이전에는 뭐랄까 빵집의 로망처럼 깨끗한 실내에 빵을 진열하고 파는 스타일이었는데 이제는 흔한 스타일의 빵들 - 그러니까 슈라던지 모카빵이라던지 모닝빵이라던지 - 을 포장해서 밖에 내놓고 파는 형태.
그러나 어쩐지 알바생이 두 명이나 있고 '알바 모집합니다'라는 형광색 색상지가 붙어있고. -_-;;;
추리해보자면, 버스 정류장에서 주택가 및 시장으로 들어가는 길에 있는 새로 생긴 '체인점 아닌' 빵집.
늦은 저녁 출출한 김에 지나가다가 들러서 한 두 봉지 사는 사람이 있을 법 하고.
빵은 입소문 날 정도로 맛있고.
게다가 빵집이 생기고 얼마 안 돼 입주를 시작한 롯데 캐슬.
...고로 가게 확장에다가 퇴근길 빵을 보고 혹할 사람들을 위해 마케팅 전략까지 바꾼 것 같다.
...우리동네, 패스트푸드점은 롯데리아가 망함으로써 완전 망했지만
빵집이라면 파리 바*뜨도 있고 뚜레*르도 있다. 게다가 그 세 개, 버스정류장 -> 우리집 가는 길 에서 다 눈에 들어오는 자리에 있다...
...그런데! 이 빵집이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빵집이다.
요 빵집 다음 파리 바*뜨 다음 뚜레*르가 보이는 순서.
고로 순서면에서도 일단 유리하다!
다만... 여기까지 썼는데도 아직도 이 빵집 이름이 확실치 않다.
전에는 분명 프레시안 빵집 이었던 것 같은데... 포장에도 빵집 이름은 쓰여있지 않고...
프레시안 같은 기억도 잘 안되는 이름 보다는 그냥 동네 빵집이라고 부르는 게 나을 성 싶다.
아무튼 동네빵집 최강이다.
그러고 보면 650정류장 옆에 있던 파나마 빵집도 상당히 괜찮았는데 거기는 그만 파리 바*뜨의 침공에 패배하고 말았다.
(위치도 정류장 옆이라 매우 괜찮았는데, 체인이 아니라 장사가 힘들었는지, 아니면 장사를 더 잘 해보려고 바꾼 건지...)
학교 입구 전철역 3번 출구에 있는 파리 바*뜨의 체인인 카페 (겸 빵집)에서,
날아다니는 fly를 본 이후로 파리 바*뜨에 애정이 떨어진 나로서는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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