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일

from 아이들 이야기 2014. 7. 22. 22:14


비도 오고 혼자 목욕 시킬 엄두도 나지 않아서 일단 오늘의 목욕은 스킵했다. 하지만 오늘 유난히 땀도 많이 흘리고 더워하고 보채는데 목욕을 시켰어야 하는 것 같기는 하다. 버뜨 오늘 영 안아줘도 안자고 졸려하기는 졸려하고 배도 안차고 모자라다고 해싸서 그만 먹이고 또 먹이고 했더니 긴 잠은 자는 중. 


 목욕에 의존해 수면 습관을 정했더니만 목욕을 시켜줄 남편이 없으면 잠을 잘 재우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생겨 버렸다. 그렇다고 새삼 새로운 수면 습관을 정하기도 힘들거니와 8시면 7~8시간짜리 잠을 자는 애를 굳이 밤에 목욕시키자고 깨울 수도 없고...  아침에 새벽같이 시키기도 뭐하고. 남은 건 내가 혼자 이전에 하던대로 8시에 목욕을 시키는 것뿐이다. 혼자 목욕도 시키고 수유도 하고...


 게다가 남편이 벌써 출장일정이 잡혔다고 했다. 이직할 때 출장이 많을 것은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빠르게 닥쳐왔다. ㅠㅠ 흑흑. 뭐 지금도 혼자 애를 보는 것은 아니고 문제가 되는 것은 지금은 남편이 새벽 5시~ 아침 8시까지 3시간 정도 커버해주는게 없어져서.. 아마 조금 수면부족이 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망고가 조금 더 잘 자게 되면 그나마도 해결 될지도.


 아무튼 출장을 가면 그 기간동안 어차피 목욕을 못 시킬거고... 결국 내가 적응하는 수밖에. 이제 목도 제법 잘 가누니 어떻게든 되겠지. 자신없음 안 깨끗하게 대강 씻기면 되는 문제고 빠뜨리지만 않으면 되겠지.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내가 하는 건데 목욕은 보통 아빠들이 시킨다 하고 망고랑 남편이 유대를 쌓기를 바래서 그렇게 했더니만...


 아니아니지... 남편이 가장으로서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니 어느 정도는 나도 적응해야할 것 같다. 솔직히 아기 잠 깨우기 싫다는 핑계로 집안일도 게을리하고... 그랬던 부분이 없잖아 있다.


 이제 낮잠을 세번 정도밖에 안 잔다고 하고 포대기도 질렀고 할머니도 계시니 어느정도 집안일을 하면서 적응해나가야할 듯하다. 아 그러면서 남편 출장준비도 해줘야 되잖... ! =_=...


 망고랑 보내는 시간이 너무 즐겁고 소중한데, 그리고 이제 처음 느꼈던 것만큼 힘들지도 않은데 그래도 문득문득 이런 생활이 계속될까봐 두렵다. 난 영원히 전업주부이고 싶진 않은데... 돈도 벌고 싶은데... 출산 휴가 끝나고 복직할 정신적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처럼 1년 뒤에도 망고를 두고 집을 나설 기분이 안 될까봐 걱정이다. 지금도 애는 온종일 할머니 품에 안겨 있는데도.





 그나저나 바운서는 왠지 변기취급을 당하고 있다. 왠지 똥마려운 표정 같은 것을 알게 됐는데 이타이밍에 바운서에 앉히면 끄응끄응 힘을 주고 똥을 싼다... 별로 된 똥도 아닌데 오만상하고 끙- 소리내며 힘 주는 거 인간적으로 너무 귀여워서 미칠 거 같으다... 음 생각해보니 바운서에 앉힐 정신이면 변기에 앉혀도 되는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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