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일
애가 언어적인 의사표현은 아닌데 춥다 와 덥다를 표현하게 됐다. 춥다-돌고래소리를 뺙뺙 지름. 덥다-흐어흐어흐어 좀 헐떡거리는듯한 소리를냄. 그밖에 앉을래(으쌰으쌰 포즈로 등을 들어올리며 힘을주고 끙끙 소리를 내며 눈치봄), 안아줘(손을 들고 눈치봄) 등도 생겼다.
엄마와 아빠는 쫌 하더니 다시 자취를 감춤. ㅠㅠ 요즘 옹알이를 잘 안한다.
잼잼과 짝짜꿍을 배웠는데 잼잼은 심심하면 자기 혼자 하고 있고 절대 따라하진 않는다. 짝짜꿍은 같이 해주면 열정적으로 함. 잼잼과 짝짜꿍을 금방 배웠길래 곤지곤지와 도리도리를 가르쳐보는데 물리적인 난이도로 도리도리는 힘들어보이고 곤지곤지는 왜인지 안한다. 손 모양 만드는게 힘든것인가?
아직도 배밀이조차 안한다. 이제서야 가끔 팔로 상체를 들어올린다.(이것도 내 몸위에 얹어놓고 운동시킨 성과) 그래도 옆구리를 잡아주면 다리로 몸을 버틸수가 있게 되었다.
자꾸 앉혀놨더니 스스로 앉을 의지는 없고 자꾸 앉혀달라고 해서 낭패. 6개월인데도 배밀이도 안하니 기동성이 제로라서 편하기는 참 편하다.
197일
신기능 :
어제부터 이유식을 숟가락에 떠서 숟가락을 손 근처에 주면, 잡아서 입에 넣고 먹는다! 숟가락 두 개를 써서 교대로 떠서 쥐어주면 상당한 속도로 먹일 수 있게 되었다. 스스로 숟가락을 써보고 싶은 욕망과 타협을 이루어서 그런지 놀라울 정도로 잘 먹는다. 의외의 숙련된 솜씨로 입에 넣고 쭉 들이마심.ㅋㅋ 몇 달 지나면 알아서 퍼먹을 수 있겠지? 숟가락 쥐고 노는걸 참아주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극적인 성과가 나타나니 보람차다.
현재 이유식은 1회 60ml 정도를 기준으로 만드는데... 200ml 물에 쌀가루 15cc, 야채 10g, 소고기 10g을 넣어서 만든다. 계량은 그리 정확하지는 않은 편. 이렇게 하면 불조절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한데 100~120ml 정도가 나오고 이걸 2회로 나누어서 먹여왔다. 이제 2배로 만들어서 3회에 나눠서 먹여야하나? 어휴 ㅠㅠ;;;; 이유식 너무 해보고 싶었지만 막상 시작하니 멘붕의 세계다. 그래도 꼬박꼬박 만드는 내가 신기하다.
현재 쌀미음 - 애호박 미음 - 브로콜리미음(두드러기) - 쇠고기 미음 - 쇠고기 비타민 미음 - 쇠고기 고구마 미음 - 쇠고기 오이 미음까지 진행 완료. 오이는 먹은 30분 이내에 반응이 없는데, 먹은 시간과 관계 없이 자꾸 발진이 보인다. 이것도 알러지 반응인가 ㅠㅠ;;
목의 두드러기가 좀처럼 낫지 않아서 걱정이 많다. 들어가는 듯 하다가도 심하게 올라오는 날이 있는데 오늘이 그런 날. 소아과에서는 접촉성 피부염 같다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식 먹이고 뜨거운 물에 적신 가제수건으로 닦아주긴 하는데 깨끗하게 닦이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전에는 목의 중앙부분에 많았는데 요즘은 앞가슴과 뒷목에 생기고 원래 있던 부분은 비교적 깨끗해졌기 때문. 이러다 아토피가 될까봐 너무 걱정인데 ㅠㅠ 아니 이미 피부 알레르기는 있는 거니까...
오늘은 엄마랑 같이 파주 베네피아에 갔다. 엄마가 애기는 자꾸 보고 싶어하시고 엄마집에 오는건 불편하다 하시고 우리집에 오시면 우리가 불편하니까 -_-ㅋㅋ 엄마 서운하시지 않게 만나는 방법이 어디에 가자고 하는 방법이다. 지난 한글날에는 엄마가 먼저 공원에 가자고 하셔서 아주 즐거웠고, 요번에는 망고에게 늘 뭔가를 사다주고 싶어하시길래 내가 먼저 차라리 같이 가자고 해보았다.
망고 장난감이 제법 많긴 한데 장난감 사주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엄마아빠가 왠지 계속 사줌..ㅋ
장난감이 다글다글한 오프라인 매장은 처음이었는데 참 설렜(?)다.
망고는 아직 장난감을 보고 흥분한 월령은 아닌데다가, 40분 거리라 조금 멀어서 피곤했는지 멍하게 있었다. 그래도 가끔 손으로 만질려고 드는 것이 있어서 그걸 샀다.
먼치킨 목욕 장난감, 그리고 이 무렵에 컵을 쌓지는 못하지만 무너뜨리는 걸 즐거워한대서 컵쌓기, 그리고 믿고 사는 피셔프라이스 코너에 가서 적당히 무난한 장난감을 하나 샀다.
바운서도 아직 의자 대용으로 잘 쓰고 있고 엄마가 사온 달팽이도 꽤나 오래 가지고 놀았으며 최근 남편이 사온 모양 맞추기? 장난감도 굉장히 잘 가지고 노는 중이라... 다른 것보다 항상 피셔 장난감이 수명이 긴 듯하다.
어쨌든 그리하여 쇼핑을 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낯선 장소라 이유식을 잘 먹을까 걱정 했는데, 처음엔 차갑다고 싫어하고 잘 데워서 줬더니 거의 흡입하듯이 60cc를 다 먹어버렸다. 그리고 수유까지 하고 나니 제법 만족했는지, 꽤 피곤할텐데도 한시간 남짓 더 구경을 하며 놀았다. 덕분에 식탁의자까지 구매를 했다.
원래 호*의 원목 의자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실상 가성비가 좋아서 선호되는듯하다.) 뻬그뻬레고 씨에스타에 엄마가 꽂히셔서는 사라고 사라고 하시다가 사주신다고...ㅋㅋ 가끔 보면 엄마랑 나랑 쇼핑패턴이 너무 유사하다. 꽂히면 사야됨 -_-ㅋㅋㅋ
망고는 의자에 앉히니 싫어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의자에 대한 거부감이라기보다는 추워서 엄마에게서 떨어지기 싫었던 것 같다. 실수로 아기띠를 안 가져가서 2시간 넘게 안고 있었는데, 나 자신의 근성에 스스로 깜짝 놀랐다. 하지만 담엔 잘 챙겨야지 -.-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아기에게는 거의 무한한 인내심과 초인적인 근성을 발휘하게 된다.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거나, 잘 해야겠다는 그런 각오같은 것이 아니다. 망고에 대한 철철 넘치는 모성애도 아니다. 그냥 근본적으로 마음 속 어딘가가 평화롭고 안온해서, 화가 나지 않으며, 망고의 많은 단점들이 결국 나의 단점들이라 쓴웃음으로 넘어가게 되곤 한다.
그냥 내가 망고라는 한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는 것이다. 내 아이라서 그런가 많이 질문했지만... 그냥 망고가 유능해서, 나라는 인간의 마음을 너무나 잘 사로잡아 버린 것이다. 망고의 아빠가 그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