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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완료.

from 일상/일기 2011. 12. 4. 00:05

 새 집으로 무사히 이사를 마쳤다. 이사를 나오는 날까지도 이전 집주인은 찌질하게 굴었다. 준 적도 없는 열쇠가 모자라다며 구입 비용을 내놓으라 했단다. 이전 집은 사실 향이 동쪽인 것과 부엌이 너무 협소한 것 외에는 불만이 없었지만 집주인의 인성이 정말 심각해서 정말 탈출의 욕구를 심하게 느꼈다. 생각만 해도 얼굴이 찌푸려지는 수준이랄까. 거기 입주할 세입자가 걱정되긴 하는데... 그 세입자도 만만찮은 외통수니까, 둘다 서로 신나게 고생하길 바란다. -_-


 이사는 유명하다는 K*B를 불렀다. 처음 보았을 때 주인아저씨가 사람이 좋아보인다고 느꼈는데, 일하면서 농담하는 유쾌한 분위기를 만드는 분이셨다. 일하는 분들이 다들 성격이 유쾌하셔서 보기에 좋았다. 4인 1조로 한명은 밑에서 물건을 올리고, 남자 2명이 집안에서 집을 나르고 배치하고 여자 1명이 부엌살림 및 잔살림을 정리해주시는 식이었다.

 아주머니는 일솜씨가 아주 꼼꼼하신 분이었다. 이런 것까지 닦아놓았어? 싶은 것들까지 다 닦아두셨다. 게다가 냉장고 청소까지 해 주셨다. -_-; 물건도 꼼꼼하게 챙기셔서 우리 집 물건도 아닌 것까지 죄다 딸려왔다. 이를테면, 이전 집 세면대 밑에 달려있던 파란 고무 호스라던가....; 지금 이사온 뒤로 사라진 것은 내가 소중하게 모아왔던(?) 비닐 봉다리들 밖에 없다.

 사장님을 제외한 다른 남자분은 가구점 조카라했다. 다른 가구점에서 설치하는 사람들도 다 자기한테 배운 사람들이라나. 처음 안방 가구를 샀을 때 침대 조립하는 것도 보고 장롱 조립하는 것도 봤었다. 우리 집 장롱은 허리 높이에 서랍이 있는 바람에 문 마다 경첩이 다른 곳에 비해 2개~4개씩 더 있다. 조립 기사도 포장 뜯어놓고 한숨을 내쉬며 해놓고 간 일인데 이걸 도대체 이삿짐 센터에서 제대로 해 줄 수 있겠나 매우 걱정했었다. 그런데 안방이 내가 제일 안 들여다본 곳이 되었다. 그 남자분이 어떤 정도냐면 내가 하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장롱 뒤도 이사할 때 아니면 못 닦는다며 걸레질 하고 있더라 -_-;;;; 침대도 집에 들어올 때보다 더 분해가 되어서 나갔는데 헐겁던 부분까지 맞춰주고, 수평이 안 맞아서 틀어진 장롱의 스카이라인(?)까지 완벽하게 맞춰주고 갔다. 이거 포장이사에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의 서비스가 아닌 것 같은데 -_-; 사장님은 침대도 옵션불렀어야 했는데 부터 시작해서 다음엔 우리집 불러도 안온다며 투덜투덜 하셨는데 난 다음엔 아예 콕 찝어서 K*B분당남부점을 불러야겠다고 굳은 다짐을 했다. 그런 가구 스페셜리스트를 어디가서 구해? 그 남자 분이 정말로 계속 웃는 얼굴로 힘든 표도 안 내고 안방을 재창조(?) 해놓고 가는 걸 보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 가구점을 하라는 권유를 받는데 이사일이 좋아서 이사 일을 하신다니 대박 나시기를 기원한다. ...그런데 이사 일 하면서도 결국 가구 다루고 있는데 거기에 선호가 있다는 것은 가구 조립보다 해체를 선호한다는 것인가...?!

 이사 전날 이사 청소 업체를 불렀는데 어머님이 오셔서 한나절 봐 주셨다. 이삿날도 오셔서 우리 점심을 챙겨주시고 (이사 업체 분들은 계약때 식사는 알아서 한다며 견적을 불렀던 것이라 짐을 싸고 사라지셨다...) 운전기사 노릇도 하시고 고생을 톡톡히 하셨다. 드라마를 보면 항상 며느리가 시어머니한테 '어머니 그냥 두세요 제가 할께요' 이러는 거 나는 하지 말아야지 했는데, 어제 어머님이 국 끓여놓고 가신다 할 때 싫은 낯으로 말린 것 같아 조금 반성하고 있다. 전날부터 '이 정도는 해 줘야 엄마지', 라고 신나하시던 어머님인데 그거 조금 참지 못하고 내가 왜 그랬나...

 


 지금 집은 처음에 딱 들어와서 첫 인상에 고민도 없이 계약해야지 싶었던 집이었다. 채광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낮에 안 보고 계약할 일은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무언가가 정말 내맘을 딱 사로잡았다. 소위 꽂혔다고 해야하나... ㅋㅋ 밤에 와서 정말 대충보고 그냥 계약하자고 했다.
 집주인분들도 천사같은 분들이었다. 이전 집에 들어올 세입자들이 자기네집 집도 안 내놓고 우리집만 보고 계약해놓고  그 날짜로 이사해야한다고 고집을 부려댔다. 우리는 싸가지없는 전집주인 때문에 우리집 나가기 전에 계약도 못 하게 해서 (잔금을 주는 걸 보장할 수 없다고 협박에 협박을 해서) 다른 집도 다 놓친 상황이고. 현집주인은 최대한 늦게 나가고 싶다고 하셨는데 우리사정 - 그러니까 우리가 살던 집에 들어온 세입자 사정 - 에 맞춰 우리가 들어와야 하는 날보다 하루 일찍 비워주셔서 청소할 시간까지 나왔으니 말 다했지.



 집은 짐을 다 풀어놓고 보니 32평이라 좀 크긴 크다... 20평대에 맞춰서 혼수를 하려고 했었는데 나중에 계속 20평대에 살 거냐며 엄마가 이리저리 참견하는 바람에 어쩐지 이전 집엔 좀 과하다 싶은 가구가 들어갔었다. 여기 와 보니  이전 집에서는 간신히 사람 하나 지나다닐 공간이나 나왔던 안방이 처음 가구를 살 때 가구점에 놓여 있었던 배치가 되고, 거실은 넓다못해 휑한 느낌. 넓은 집인데다가 커튼도 없고. 바닥은 나무고. 시계소리가 엄청나게 크게 울린다.



 
 난 원래 집은 작은게 좋다고 생각했다. 일단 난 청소하는 걸 싫어하니까. 크면 청소하기 힘들잖아. 그런데 살아보니 다른 곳은 다 좁아도 되는데 주방만큼은 반드시 넓어야한다 싶었다. 그릇도 별로 없고 - 그릇을 아직 안 샀다..-_-;;; - 뭐 대단히 차려먹는 것도 아닌데 주방이 너무 좁으니까 너무 스트레스인 거다. 20년 된 아파트라 옛날 문 하나짜리 조그마한 냉장고를 놓을 칸만 있어서, 식탁 자리에 양문형 냉장고를 놓았는데, 식탁 놓을 자리가 없으니 렌지대와 아일랜드 식탁이 합쳐진 요상한 구조물을 샀었다. 그러다보니 거기는 반찬 한 세가지쯤 차리면 상이 넘쳤다. 수납공간도 심하게 협소해서 변변히 그릇 넣을 공간도 없는데 엄마는 냄비와 후라이팬을 자꾸 사주려고 하는 상황이고. 음식 하나 만들려고 해도 뭐 조리할 그릇 꺼내면 만들 공간이 없는 식이고. 남들같으면 집이 그만하면 냉장고를 작은 걸 사던지, 식탁을 거실에 놓던지 할텐데... 엄마가 무조건 거실에 TV랑 쇼파가 있어야한다고 우겨서 이미 놓아버렸으니 그럴 수도 없고... ㅜㅜ

 이렇게 실컷 써놓고보니 이런 전형적인(?) 아파트 인테리어를 하고 아파트에 사는 이유는 엄마 때문인가..... 남편과 처음 드림하우스(?)를 꿈꿀 때 우리는 거실에 책장을 놓고 TV는 사지 않고 싶었다. 그리고 서재에는 작은 침대를 놓고 드러누워서 책을 볼 꿈을 꾸었더랬지. ㅜ.ㅜ 엄마가 얼른 엄마의 드림하우스를 실현했으면 좋겠다. 가구나 가전 살 때 참견 하시는 것 보면 뭔가 머릿속에 원하는 이미지가 아주 강하게 있으신데... 아.. 지금 머릿속에서 뭔가 엄청나게 연결고리를 만들었는데... -_-; 이 집을 처음 봤을때부터 엄마 마음에 250%들겠다 싶었는데 (예상대로 엄마는 와서 보고 감동을 받으신 것 같고) 집주인이신 여자분이 직업이 선생님이라고 하셨었다. ...그러니까 이런 인테리어는 사실 선생님들의 취향인건가... 그런건가..

 

 이래저래 써놓았지만 전체적으로 실용적으로 구성된 집이 맘에 든다.  낮이 되니 거실을 가득 채우는 햇살도 마음에 들고. 한쪽으로 보이는 뒷동산도 마음에 들고. 나무가 많은 단지내 조경도 마음에 들고.  늘상 원했던 짜임새 있는 수납공간들도 맘에 들고. 넓은 서재방과 책상 머리 위에 있는 등도 사랑스럽다. 좋다.

 단점이라면 전의 집이 심하게 건조했고 덕분에 빨래가 아주 잘 말랐는데 상대적으로 빨래가 잘 마르지 않는 점과, 결국 내가 잘 감당 못할 커튼을 사야만 할 것 같은 점이 있겠다. 알레르기 때문에 커튼 없이 살고 싶었는데... -_-; 거실이 맞은편 빌라에서 너무 훤히 보여서 (...) 아 참... 예전 집은 아 이래서 아파트 사는 구나 싶을만큼 따뜻했는데... 약간 춥다 ㅜㅜ 뭐 그거야 보일러를 빵빵 때면 되겠지...




 전입신고는 아이폰 태더링으로 해결했고, 인터넷만 들어오면 그런대로 번잡한 일은 다 끝나는 셈이다. 물론 물건들을 좀 더 원하는 곳으로 재배치하고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사들이는 일들이 남았지만... 그런 것은 천천히 해나가면 되는 일이니까. 올 한해를 정말 초조하게 보냈는데 이제 조금은 마음의 여유가 생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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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from 일상/일기 2011. 11. 9. 12:36

#1.
 전세 자금 대출 신청 완료. 남의 돈 빌리기란 참 어렵구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우리가 가서 신청한 기*은행이 절차가 복잡하다나... -_-; 바로 옆에 농*도 있는데 왜 그랬지...

 전세자금 대출하려는데 급여통장도 무조건 기*은행 걸로 바꾸어야 하고, 신용카드까지 발급받아야한다고 하길래 꼭 필요한 절차냐고 한 10번 정도 물어본 후에 꼭 필요한 절차라는 급여통장만 만들고 신용카드는 만들지 않았다. 카드 상품을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로 만들면 만들라고 안 해도 알아서 만들텐데 대출 신청을 해야하는 입장을 악용해서 신용카드를 강매하다니... 기*은행 비교적 좋은 이미지였는데 다 깎아먹었다. 통장, 카드 담당 직원은 친절하다못해 간도 빼줄 것 같더니만 대출 상담 직원은 표정도 영 사람 무시하는 듯한 표정이고... 뭐 그랬다.


#2.
 포장 이사 견적 신청 해 놨는데 원래 어제 오기로 되어 있었던 것을 급히 병원에 가느라 목요일로 연기했다.

 하도 눈이 뻑뻑하고 이물감이 심하고 심할때는 눈 앞에 뿌옇게 뭐가 끼인 것처럼 보여서 라식수술했던 병원에 갔는데 시력은 수술했을 때와 큰 차이가 없고 (양안 합쳐서 검사했을 때 1.2는 잘 보이고 1.5는 몇 개 안 보이는...) 각막도 깨끗하다고 했다. 다만 건조해서 그런 것 같다며 인공 눈물을 넣으라고 했다.

 인공 눈물 처방해드릴까요?라고 묻는데 남은 게 있어서 됐다고 하고 그냥 왔다. 강남에 차 몰고 다녀왔으니 길바닥에 흘린 기름 빼고는 비용 제로. 라식 수술 할 때 수술 이후의 검진이 무료라고 해서 그 병원을 선택한 거였는데... 평생 그 병원에 다니게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적어도 조심해야할 2~3년 정도는 상태가 이상하다 싶으면 냅다 가서 무료로 검사 받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돈이 들긴 했지만 간만에 (비교적 장시간) 운전을 하느라 스마트폰과 모니터를 멀리했더니 눈이 훨씬 편안하고 부드럽고 좋았다. -_-a 지하철을 탔다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서 갔겠지...  모니터 못지 않게 스마트폰도 눈에 대한 테러인 것 같다.

 
#3.
 꽤 오래전부터 매일유업의 카페라떼를 마셔왔는데... 처음엔 플라스틱병에 빨대라는 혁명적인 요인 때문이었고 '시나몬 카푸치노'가 나온 뒤로는 그 맛에 홀딱 빠져서 한참 사먹었더랬다. 그리고 몇달 전 새로 나온 '카라멜 마끼아또'로 갈아탔다. 완전 중독적인 맛이다.

 그런데 처음엔 분명 900원 정도였던 것 같은데 슬금슬금 오르더니 엊그제는 1300원을 찍고 말았다. 확실히 100원 차이인데 느낌이 엄청 다르다고 해야하나.

 기호식품 3종만 끊어도 솔직히 부자된다고 생각은 한다. 술도 마시긴 하지만 그건 꾸준히 마시는게 아니라 그냥 간간히 발생하는 이벤트의 느낌이라 그건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는데 커피는 솔직히 담배나 술만큼 건강에 해로운 것도 아니고 이제 위염도 없겠다...도무지 끊을 수가 없잖...?!

 어차피 하루 한잔... 맥심 모카골드나 먹어야되나. -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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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from 일상/일기 2011. 10. 14. 00:46

 신혼여행에서 돌아오고 지난 3주는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르게 멍하게 흘러갔다. 회사 업무에 적응하느라고 보내는 시간이 또 있고 계속해서 들어오는 요청사항을 처리하다보면 어느새 퇴근시간이 되기 일쑤.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날이 추석이었고 해서 피로가 심히 누적되어 주말은 가능하면 쉬려고 생각했는데, 이사갈 집까지 알아보려니 정신이 없었다. 월~금은 회사, 토요일엔 집보러다니고. 이러다보니 일요일은 자다가 하루가 없어지기 일쑤였다.







 9월 달부터 내놓은 집이 어제서야 나갔다. 집주인이 반전세로 전환하다보니 2주에 한집 꼴로 구경하러와서 안 나가는 건 아닌가 싶었는데 동네 부동산이 보아하니 상당히 영업을 잘하는 눈치였다. 꼼꼼하게 수리해야할 부분 등을 체크하고 심지어 세입자가 미처 확인도 안 한 사항을 직접 다른 부동산에서 듣고 와서 확인을 하여 세입자에 확인시키고.. 등등. 훌렁 대충 칭찬을 늘어놓기 일쑤던데 꼼꼼한 일처리가 감동적이더라니 월세집을 거래시키는데 성공을 하셨다.

 우리는 내내 집은 보러 다녔으나 뭔가 맞춤한 집이 없고 (월세를 달라거나, 둘이 살기엔 너무 크거나, 동네가 좋지 않거나, 융자가 너무 많거나...) 간만에 하나 발견해서 계약하려 했을 때 집주인이 현재 집이 안나가면 한푼도 줄 수 없다고 협박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계약도 포기했었다.

 조사하다보니 현재 집이 비싼 이유가 있는데, 야탑역 근방에서는 거의 유일한 계단식 아파트다. 이 근방에는 어차피 내가 입주하고 싶은 5~10년 연한의 적절한 아파트도 없다. 덕분에 이 아파트를 제하고 고려한다 치면 갈 만한 곳도 없는 상황. 위로 가면 복정 등등 진짜 집값이 서서히 상승해서 강남에서 정점을 찍고, 아래로 내려가면 이매를 거쳐 서현에서 다시 변곡점을 거치게 된다.

 용인시 기흥구 쪽이 보아하니 S전자가 있어서 거주하기 괜찮지 않을까 싶었는데 엄마가 들으시곤 펄펄 뛰시는 거다. 너무 멀다고. 거긴 그래도 가격대가 괜찮다. 미분양 아파트 32평 매매가격 <= 이 아파트 21평 전세가격. (살 계획은 없지만...) 집 주인 때문에 한창 열받아있었을 때는 확 그냥 사버릴까 생각할 정도.
 그렇지만 엄마 말마따나 출퇴근 하기는 상당히 힘들어지는거다. 이게 그냥 대중교통이 불편한 것 뿐만 아니라 자동차로도 불편한 수준이라.

 그래서 교통 & 가격을 고려해서 알아보다보니 기흥 조금 위쪽 죽전구가 좋아보였다. 여기는 분당 근방이고 대단지라 주위 편의시설도 괜찮고. 당연히 근처에 지하철역있고 자동차 교통도 분당 수서간 고속화 도로가 있어서 제법 괜찮아보였다. 엄마는 죽전도 멀다고 싫어하셨다.

 현재 우리가 가진 돈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은, 이 아파트의 같은 평수의 다른 전세를 구하는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_-; 집주인이 꼭 월세를 받아야되는 사정이라며 우리한테 집값을 심히 세게 불러서 나가는 것이지 생각해보면 향이 동향인 점과 성격나쁜 집주인 빼고는 아쉬운 점이 없는 집이었으니까. ㅜㅜ

 뭐 어쨌든 차가 생겼으니까, 회사 가까운 쪽으로도 알아보았다. 예산을 초과하긴 하지만 최근에 지어진 도촌동. 굉장히 넓고 마음에 완전 들긴 했으나 가격이 에러. 분당 근방이 아파트들이 거진 17~20년쯤 되다보니 새로 지어진 아파트라는 점이 메리트가 상당한 듯 했다. 바로 옆에 산을 끼고 있는데 공기가 좋다기 보다는 개인적으로는 완전 후미진 느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온 물건이 부동산에 가는 사이 사라지기도 했다. -_-;;;;;;;; 그래도 그 가격에도 눈 딱 감고 계약해 버리자 싶었던 집은 세입자가 나가려다가 그쪽 집이 계약이 안 되는 바람에 사라지고... (내부구조는 진짜 좋아뵈긴 했다..)

 회사가 상대원동이라 모란역 쪽으로도 알아보았다. 가장 처음 부동산을 알아보기 전에 고려한 아파트는 중원구 K 아파트. 근데 알아보니 거긴 완전 아예 물건이 없는 상태. -_-; 거기서 조금 더 회사쪽으로 가면 공단지역이라 사실 내키지가 않았는데 기흥이 충격적이었던 엄마가 X와 A 아파트를 알아오셨다. 그 위에 H 아파트도 있는데 그건 지금 사는 집보다 더 오래된 아파트라 패스..

 부동산이 A 아파트 내에 있는지라 가 보았는데, 동간 간격이 상당히 넓어서 일단 인상이 좋았다. 공단지역 가까이라 걱정했는데 의외로 뒤에 산이 있고 그 산이 공단지역과 아파트를 갈라놓는지라 그런지 아주 공기가 깨끗했다. 입주 8년 된 아파트라 상태도 좋고. 동간 간격이 넉넉하다보니 보는 집마다 채광이 굉장히 좋게 느껴졌다. 아쉬운점이라면 역시 분당을 벗어나면 교통이 안 좋다는 점인데 지하철 역이 먼 점을 제하면 자동차 교통은 서울 시내 접근하기가 현재 집과 큰 차이가 없기에 그것은 괜찮았다. 통근 시간이 10분 이상 단축될 것 같은 전망이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는 알레르기 때문에 채광/통풍이 고려 0순위라서 마음에 들었다.

 옆의 X아파트는 딱 들어가는 순간 동간 간격이 답답하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그나마도 우리에게 보여준 집도 융자만 1억인 집과 3층인데도 다른 동에 가려 채광이 안 좋은 집.

 A아파트는 마음에 들었는데 월세인데다가 심지어 도배장판도 안해준다고 해서 말았다.

 엄마는 X를 맘에 들어하셨지만 난 융자도 마음에 안 들고 공단냄새가 나는 것도 싫었다. -_-; 엄마는 둘 다 마음에 안 들어하니 알아서 하라고 매우 서운해 하셨다. 차도 있고 내가 가면 되는데 도대체 집이 뭔게 뭐가 그리 대수인지 모르겠는데 ... 아무튼 죽전도 멀다고..

 이후로도 A부동산에서 몇번 연락을 줬지만 대체로 건질만한 게 없어서 (30평대나 40평대나 천만원 차이라며 계속 40평대를 갖고 옴) 지지난 주까지는 참고 열심히 봤는데 지난 주에는 지쳐서 그냥 다 놔버렸다.



 어제 딱 집이 나가고 나니 이제 집 보러 올 사람도 없다 싶어 마음이 확 편해지는 거다. 그래서 어제 간만에 인터넷을 봤더니 어쩐지 집값이 소폭 내림세로 돌아선 듯 보였다. 사실 부동산에서 집이 곧 없다고 미리미리 봐둬야한다고 협박을 하긴 했지만 뉴스에서 온통 전세난이라고 떠드는 시점에 집을 구하는 건 왠지 바가지 쓰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해서 영 내키지 않았었는데... 물건들이 확실히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대신 의외로 괜찮은 가격대에 드문드문 눈에 들어왔다.

 N사이트 부동산이 어제 무슨 일처리라도 했는지 11일 12일자로 확정매물이 잔뜩 올라와있길래 거길 보는데 A아파트가 하나 보이는 거였다. 웬일로 인터넷 매물인데 전화를 해보니 가격도 인터넷 가격과 똑같고. 그래서 당장 약속을 잡고 오늘 야근해야할 상황에 모른척 하고 집을 보러 갔다.

 문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신경써서 인테리어를 한 것이 느껴지고, 깔끔한 분위기 길래 꼼꼼히 보는 척은 했지만 냅다 계약이 하고 싶어졌다. 집 구조나 채광이나 교통편의 이런 건 이미 이 아파트에 여러 번 보러 와서 딱히 낮시간엔 안 봐도 될 것 같았고. 10여분 일찍 도착해서 조사한 결과 해당 동이 아파트의 외곽 지역에 있어서 전망도 크게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 물론 더 높은 층이면 좋겠지만 (7층이었음) 어차피 뒷산이 아니고 주택단지가 보일 바에야.. 전망 따위.

 결국 중요한 건 집 상태뿐인데, 인테리어가 잘 되어 있으니까 홀딱 반하겠는 거다. 아일랜드 식탁이 없는 구조에 일부러 만든 점이라던가 (확장된 넓은 부엌이 또 나의 희망사항 가운데 하나... 요리는 싫어하면서 왜 이런건 바라는 지...) 빈 공간에 벽장을 만들어 수납공간을 확보한 점이라던가. 아쉬운 점은 딱 하나 확장된 집이라는 점 밖에 없어서 계약을 하고 싶었는데 (난 확장 안 된 집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난방효율이라던가 베란다 공간이라던가) 문제는 날짜가 안 맞는 거였다.
 
 우리 집에 들어오기로 한 사람은 12월 2일. 이 집주인은 최소가 7일 이후이고 나중이면 나중일 수록 좋다고. 계약하려면 9일에나 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러다보니 우리 집에 들어올 세입자가 어떻게 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 집이 아직 나가지 않았다고 하니 가능성은 있으나 확신은 할 수 없는 상황.

 일단 여기가 안 되면 더욱 빡빡해지긴 하는데 뭐, 전세가격은 내림세로 돌아선 듯하고 나름 그렇게까지 매물이 없는 상황도 아닌 듯하고... 정 안되면 뭐, 더 먼 거리까지 탐색하면 되는 거고 아직 아파트 외에 다른 곳을 알아본 것도 아니니까... 라고 그냥 마음만 좋게 먹어본다. 거의 포기한 시점에 마음에 드는 집이 나왔으니까 말이지. 또 기회는 있겠지.




 아무튼 집 문제가 여기까지 정리되고 나니까 드디어 심적인 여유가 생겼다. 이사까지 마치고 나면 안정감을 찾을 수 있을 듯. 물론 아직 할일이 다소 남아있긴 하다. A아파트도 예산 초과니까. 신혼부부 전세대출 받으려면 혼인 신고 - 아마 대출아니면 귀찮아서 평생 안할 것만 같은 - 도 해야하고 대출 상담도 받아야 하고. 그래도 하나하나 산적해 있던 문제들이 사라져 가니까 기분은 좋다.

 오늘은 마음에 여유가 생긴 김에 온라인 교육도 20분 정도 수강. 문제란 현재의 상태와 목표간의 괴리라나. 해결하기 위해서 조금씩 해나가고 다시 문제를 평가하고 목표를 세우랜다. 아무튼 할일이 너무 많은 상태와 한가해지고 싶은 목표 사이에서 큰 일 하나가 해결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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