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낮잠의 실종


 20개월부터 낮잠이 실종되었다. 3시를 넘어서야 겨우 졸려하고 버팅기다가 6시에 잠들어서 엉망이 되기 일쑤인 일상이었는데 어느날부터 아예 낮잠을 8~9시까지 버팅기기 시작한 것이다. 어쩌다가 곯아떨어지면 1~2시간 잘 자지만 곯아떨어지게 만들기가 매우 어렵게 됐다. 토요일 트니트니를 다녀오면 차안에서 1시간 정도 자고 생생해져서 완벽한 하루를 보내는데 다른 평일에는...


 덕분에 대체로 엄마의 방치가 이루어져 하루 2시간 정도 tv나 휴대폰에서 동영상(주로 자기 동영상) 을 보게 되었다.  아무래도 낮잠시간의 부재로 놀아주기가 너무 피곤해졌다... 그부분만큼 tv나 휴대폰을 보여주게 되었다. tv는 전에 ebs를 보여주었는데, ebs 수신상태가 좋지 않아서 고민하던 끝에 프뢰벨 자연관찰 DVD를 보여주게 되었다. 엄청나게 좋아해서 tv만 켜면 자연관찰 보자고 하는 지경. dvd 한 장에 있는 내용을 다 보면 약 15분~20분 정도라 집중력 유지도 되고 딱 좋다. 그러나 초기에는 아주 집중해서 잘 보더니 요즘은 너무 틀어줬나 질려하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좋아하는 건 좋아한다. 현재까지 파악된 것은 바다거북, 코알라, 고래와 무당벌레를 좋아하는 것 같다.



2. 워크북...


 1월 초에 돌잡이 수학/ 돌잡이 영어를 들였다. 영어는 처음에는 쭉 보고 나서 안보고 수학은 매우 좋아한다. 


 그런데 그 무엇보다 강력한 것은!!! 워크북이었다. 


 매일매일 종이로 만드는 새 장난감(종이라 부실하지만)이 서너개 생기고 그러면 그중에 한 두개는 마음에 드는 게 있다보니 워크북 만들기에 심취해버린 것이다. 게다가 잘 하지는 못하지만 풀칠을 하거나 종이를 뜯어내거나 하는 것도 재미있고 엄마가 테이프 붙일때 거드는 시늉만 해도 재미있는 것이다. 


 종이 뜯어내기는 하다가 찢기 일쑤지만 어느정도 해내는 편이라 맡겨놓고 떼어내야할 것이 붙어있으면 도와주고 찢어졌으면 테이프로 즉시 보수공사를 해준다. ㅋㅋ. 풀칠은 잘 못 하지만 하려고 드는데 전체 면적을 채우는 활동을 못 해서 그렇지 풀칠 여기에 해 라고 하고 잡고 있으면 어찌저찌 풀칠을 하긴 한다. 접기도 접으라고 하면 접긴 하는데 가이드라인이 있어도 제대로 접지는 못한다. 하지만 의도 자체는 접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쉽게 파악이 된다. (언제쯤 이런 접기나 면적 메꾸기, 즉 색칠이 가능한 걸까...?)


 좀더 늦게 뜯어줬으면 만들기까지 스스로 해냈을 지도 모르는데... 일단 한 번 맛을 보더니 너무 열광해서 어쩔 수 없었다. 보통 한번 시작하면 한 3가지 정도는 주루룩 만들어야 만족을 한다. 책 12권에 각 권당 3가지 정도씩 만들기가 있어서 36가지쯤 되는데 한번에 3가지씩 만들어 없애니... 매일 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회피했는데도 한달도 안 걸려 다 만들어 버렸다. -_ㅠ (물론 아직 돌잡이 영어가 남았는데... 이건 워크북이 찾아서 동그라미를 하라거나 색칠을 하라는 둥 수준이 맞지 않다. 적어도 21개월이 할 수 있는 활동 같지 않다.)


 애도 좋아하지만 사실 애가 나랑 하고 싶어하는 놀이는 아주 많고 그 중에 나도 즐겁게 할만한 놀이가 그리 많지는 않다보니 이 돌잡이 워크북은 정말 완벽한 아이템이었다! 개인적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데, 같이 만들며 놀 수 있어서 좋고 그 결과로 아이랑 실제로 개념을 학습할 수 있는 아이템이 생긴다는 것이 큰 메리트가 있었다. 종이로 만든거라 내구도가 약하긴 한데 그만큼 잃어버려도 정신적 타격도 적다. 만드는 것들도 주로 책모양인게 아쉽지만 다양한 놀이 방식이 있어서 그 점도 괜찮았다. 특히 실꿰기 같은 것은 좋다고 들었으나 제공해주지 못한 놀잇감인데 실 꿰기가 있는등 정말 딱 놀아주기에 적합한 아이템으로 가득하다. 정말... 


 비슷한 아이템이 있는지 찾아보고 있는데 의외로 찾기가 힘든 것 같다. 코뿔소 만 1세 그런대로 놀아주는데 유용하게 써먹었지만 여전히 거기 선 따라 그리기 같은 건 못하고 색칠도 못 하는 수준이다보면 만 2세는 갭이 너무 크다.


 왠지 놀아주다보니 자꾸 학습을 유도하게 되는 부작용이 있긴 한데... -_-;;;;; 



 아무튼 집중력이 뛰어나서 스티커든 워크북 만들기든 기본 30분 이상씩 해버리니 같이 놀아주기 매우 피곤하다.



3. 블럭


 듀플로와 옥스포드 베베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베베블럭을 샀었다. 듀플로는 너무 비싸고 인형놀이 느낌이 강해서... 찾아보면 그렇지 않은 것들(맞추는 활동에 적합한)도 있던데 그런 종류는 또 가격이 너무 비쌌다. 무엇보다 종종 밖에 나가서 듀플로 가지고 하는걸 보면 제대로 끼우거나 하질 못해서 시기가 조금 애매하긴 하지만 베베블럭이 좋겠다 싶어서 베베블럭을 샀다. 

 베베블럭이 딸랑이같은 제품이 들어있거나 초점기능등이 들어있는등 더 이른시기에나 적합해 보이는 제품들도 있어서 조금 어려운 것을 고르다가 고른 후보군 중 블럭 자체에 흥미가 없을 가능성도 고려해서 동물 퍼즐로 샀다. 여차하면 인형놀이 하면 되고 아니라도 퍼즐 맞추기라도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동물 퍼즐의 장점이, 조각 수가 많지 않다는 것도 있었다. 너무 많아서 인지에 부하가 걸릴 정도가 되면 잘 놀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내가 관리해 줄 수 없다는 것을 마트 소꿉놀이에서 발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보니 베베블럭의 강점이, 윗부분 끼우는 곳이 둥그런 모양이라서 정확히 끼우지 못해도 어쨌든 힘을 주다 보면 맞춰진다. 이게 아직 정밀한 조작이 안되는 20개월에게 적합했다. 

 그래서 그런지 블럭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활동이 가장 많았다. 동물퍼즐 블럭의 한계상 피스가 너무 부족해서 할 수 있는건 길게길게 만드는 것 정도 밖에 안 되는데 한줄로 길게 만들었다가 두 줄로 길게 했다가 하는 등 예상 외로 잘 놀았다.

 퍼즐 부분은 유도해봤지만 오히려 크게 소용이 없었다. 머리와 몸통을 맞추게 되어 있고 머리몸통이 붙어있는것이 그려진 조각이 있는데, 전체가 그려진 조각에 머리를 끼우는 걸 좋아했다... 아긴 이 애는 빈칸을 메꾸는 게 아니라 꼭 예제위에 뭘 붙이고 싶어하는 스타일이다보면...

 인형놀이도 가능할까 했는데 내가 인형놀이를 열성적으로 해 주지 못하는 편이라 그런지 별로 그렇게는 놀지 않았다.


 약 한 달이 지난 오늘, 베베블럭을 가지고 뭔가 의미있는 형태를 만들려는 시도를 하길래, 바로 다음 단계 블럭 구매를 결정했다. 베베블럭 어차피 오래는 못 쓸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빨리 졸업(?)을 맞이한 것 같다.


 여기서도 다시 듀플로랑 옥스포드 중에 고민했는데 듀플로는 아무리 봐도 현재 베베블럭보다 피스를 많이 가져가려면 기본 10만원 단위가 필요했다. 그래서 다시 옥스포드로 낙착... 옥스포드는 3만원대에서 70~80피스정도 가질 수 있다. 현재 가진 베베블럭이 25피스라서 50피스 정도의 제품을 원했는데 또 그런 건 없어서... -_-;;; 어차피 호환 된다고 하니까 지켜보다가 듀플로도 괜찮으면 같이 섞어주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참 신기한게 20개월에 고를때는 듀플로가 어려워보였는데, 단지 1개월 지났을 뿐인데 보면 듀플로는 너무 조각이 적어보인다는 게 이상한 일이다.


 블루래빗 원목블럭도 정말 지치지 않고 잘 가지고 논다. 쌓고 발로 차서 부수는 걸 가장 좋아하는데, 그런 것이 아니라도 다리 모양 두개를 잇고 거기에 동그라미를 넣는 것도 좋아한다. 어떤 즐거움인지 이해할 수는 없지만 한번 만들어준 이후로 매번 그 모양을 만들어가지고 노는데 신기하다. 그 외에도 그냥 통에서 와르르 붓는 것도 좋아하고, 뚜껑에 모양 맞춰 넣는 것도 좋아하고... 아무튼 가성비가 괜찮은 아이템이었다. 블루래빗 단권들 잘 보는 것들, 사운드북, 원목블럭까지 하면 다소 안 보는 것들 있어도 절대 가성비면에서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4. 책


 명꼬 까르르를 한창 잘 봤는데 살짝 수준이 안 맞게 되었다고 느끼기도 했지만 돌잡이 들인 이후 부쩍 안 보게 되었다. 


 이것 저것 가져와서 보여달라고 하는데 이제 혼자 책을 보는 일은 거의 없어졌다. 이 점이 다소 아쉽긴 하다. 


 혼자 노는 경우는 보면 아기체육관이나 (이 아기체육관도 진짜 장수아이템...) 러닝홈에 가서 음악 나오게 해놓고 따라부르고 있거나, 혼자 블럭 쏟아놓고 놀고 있거나 하는 경우가 많다. 


 책은 대체로 내가 한가해보일때 읽어달라고 하는 용도인 것 같다. 여전히 좋아하기는 엄청 좋아한다. 엄마가 한가해 보이면 쉬지않고 갖고온다... 목아프고 읽어주기 힘들어서 세이펜 썼으면 좋겠는데 세이펜은 안 좋아한다. 켜서 쥐어주면 찍어서 듣긴 하는데 금방 질려하고 던져버린다.


 


5. 소꿉놀이 & 병원놀이


 나는 거의 해주지 않으므로 나한테는 놀자고 가져오는 법이 없지만 할머니랑은 질리지도 않고 잘 가지고 노는듯. 인형놀이랑 결합할 생각은 별로 하지 않는 것 같다.


 병원놀이는 진짜 미국에서 계산대 앞의 2$ 짜리 사와가지고 너무 뽕을 뽑아서... 새로 좀더 삐까뻔쩍한 걸로 사 주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여전히 청진기 들고 병원놀이 하자고 한다. 본인이 싫어하니까 주사는 거의 처방하지 않으며 ㅋㅋㅋㅋ 대부분의 처방은 약 처방이다. 무슨 약인지 모르지만 하여간 항상 약처방이다. 일부러 머리가 아파요 다리가 아파요 배가 아파요 등등 다양하게 증상을 말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질리질 않아한다... 아이고. 한번 치료(?)하기 시작하면 인형들 전부다 병원에 와서 선생님을 한번 봐야 만족해한다.


 그밖에 병원놀이의 핀셋을 손톱깎이라고 생각하는지 항상 손톱깎아줄까? 라고 물어본다. 응 이라고 대답하면 싹둑싹둑 입으로 소리내며 자르는 시늉을 한다... 이건 참 웃긴듯하다.




6. 그림그리기 스티커붙이기


 여전히 알아볼 수 없는 형상이지만 이제 하트 그려야지 라는 식으로 뭘 그리겠다고 하면서 그린다. 이전에도 이름을 쓰겠다는둥 했지만 여전히 알아볼 수 없는 형상이긴 했다. 그래도 처음에는 선긋기와 달팽이 그리기(원을 마구마구 그리기) 였는데 이제는 뭔가 이리 구불 저리구불 꺾이기도 하고 모양이 복잡해졌다.


 스티커붙이기는 가끔 하긴 한데 흥미를 많이 잃었다. 다이소에서 천원짜리 사다가 붙이라고 많이 줬는데, 그런 의미없는 붙이기는 그닥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 돌잡이는 스티커 붙이라고 하니까 너무 열정적이어서 곤란했다. 한번에 있는 스티커 다 박살낼 분위기길래 숨겨놓았다. -_ㅠ 다음 한주의 일용할 놀잇감이다... 아니 한주일이나 버틸 것 같지 않다.




7. 요가


 임산부 요가 책이 있는데 가끔 요가해야겠다 하면서 가지고 온다... 그럼 난 낑낑대면서 하고 애는 하고 싶은 것만 따라한다. 몸 움직이는 것이 좋은 모양. 그래도 어이가 없다 자기가 요가 해야겠다 라고 하는 부분이...




 8. 시간관념


 시간 관념이 어렴풋하게 생겼다. 아빠가 올 시간에 아빠랑 통화하면서 아빠 퇴근하는 30분을 때우는 것이 일과인데 아빠가 퇴근할 시간이 되니 아빠에게 전화해야겠다 라며 전화를 시킨다.


 일주일 내내 트니트니 가자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갑자기 코 자고 일어나서 트니트니가자~ 라고 한다. 보통 금요일 밤에 해 주던 이야기다.


 하긴 대강 문열고 들어오는 시간에 따라 할머니가 오는지 아빠가 오는지도 구분하게 되었으니...


 




 3월부터는 평일에 나랑 같이 문화센터 하나, 주말에 아빠랑 문화센터 하나 가게 되었는데 어떨지 궁금하다. 아니 일단 이사를 가서 잘 적응할지 그것도... 미국에 갔을 때는 젖물려 재우면 잘 자서 문제 없이 잘 지냈었는데 어떨려나...


 트니트니 시디를 틀어놓고 춤추고 잘 했었는데 어느날 부터인가 안듣고 CD에 다른 음악을 넣는 것도 못 하게 한다. 왜 다른 걸 트는 것도 못 하게 하는지는 모르지만... 세뇌당할 정도로 듣던 트니트니 음악 안들으니 그것도 기분이 이상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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