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때는 전집보다는 단권이라 생각한다.


 망고도 백일 무렵에 애플비 vs 블루래빗 고민하다가 애플비 단권이 많은 바람에 블루래빗을 들였다. 내가 알기로 두 책이 내용이 엄청나게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 이런 류 전집은 아예 일찍 들여가지고 초점책부터 써먹는 게 좋은 것 같다.


 블루래빗은 4세무렵까지 볼 수 있다더니 책중 일부는 너무 어려워서 아예 아직도 안 보여준 것도 있다.(근데 안 보여준 책이 너무 심하게 재미 없어서 아예 안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_-) 책 수량도 아주 많은 편은 아닌데 그러다보니 권수대비 특정 시기에 읽을 책은 많지 않다보니 나도 남들처럼(...) 돌 때 뭐라도 사줘야 하지 않나 하는 고민을 하다가 전집을 들였다.


 돌~현재(17개월)까지를 보면 16개월 이전에는 내용이 있는 것을 순차대로 읽어주려고 하는 노력이 별로 의미가 없었다. A이후에 B가 일어난다는 순차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실제로 언어적으로도 대화(?)랄까 해보면  ~~하면 ~~한다, ~~해서 ~~한다, ~~하고나서 ~~한다 같은 중문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또 소근육 발달상 본인이 페이지를 마음대로 넘기고 싶어하는데 이 시기의 근육 발달상 한 페이지씩 넘길 수 없기도 하다.

 

 그래서 결국 어떤 책들을 읽게 되냐면 사과가 쿵 같은 책을 좋아하게 된다. 아무 페이지나 넘겨도 재미있고, 이해가 되고 자기가 아는 것들이 많이 나오니까. (돌 이전 단계의 단어장들에서 결국 동물이름을 무수히 알려주기 때문에 동물이 나오는 것을 인지하고 좋아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블루래빗 인성발달책을 많이 읽어달라고 했다. 이것도 역시 보면 옷이나 신발 같은 아는 사물이 나오는 책이고, 또 할머니 할아버지 등의 아는 이름(?)들이 나오는 책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된다. 결국 다양한 영역의 질리지 않을 큰 단어장이 필요했던 것이다. -_-;;


 단어장과 책의 차이는 단어장으로부터는 동사를 배울 수가 없다. 따라서 이 시기의 책이 그 동사와 활용을 가르쳐주는 역할을 해야하는데 내가 구매한 까르*는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더 블루래빗 인성 발달책을 많이 좋아했던 것 같다.






 말 배울 시기에 의성어 의태어를 강조하는데 이 시기에 의성어 의태어는 사실 동명사화 때문에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애가 떨어졌다, 떨어진다, 떨어지네, 떨어져 등을 듣고 '떨어지'를 배워야 하는데 배우기도 어렵거니와 일단 배웠다고 해도 활용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니 간단하게 우선 결국 사과가 쿵(= 사과가 떨어진다 혹은 떨어졌다)이라고 가르쳐 주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문법을 제법 익혀서 주어, 동사 구조를 말할 수 있는데도 저런 책들 때문에 제대로 동사를 말하지 않고 그냥 저런 의성어나 의태어로 때워버리는 일이 발생해 버린다. 공이 굴러갔다 라고 해야하는데 공이 떼굴떼굴. 하고 심지어 평소에 잘 붙이는 했다도 안 붙이고 자기는 할말 다 했다고 나를 쳐다보는 식이다.


 이러니 돌쟁이 전집이라고 해봐야 몇권에 걸쳐 토끼가 강중강중 이런 글들로 가득하고 권수는 많지만 복잡도를 더 높일 수 있는 것도 없다보니 애매해진다.


 게다가 핵심.. 걸음마를 시작한 뒤로 대근육발달이 몰아치는 시기라서 책을 별로 보지 않았다. 매일같이 밖에 나가 걷고 또 걷고 계단 오르고 내리고 몇달을 하고 익숙해 지고나니 다시 소근육발달..(썰기..) 하느라고 종일 썰고 또 썰고...;;;; 그래서 이 시기들에 책을 별로 보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내 판단에는 이 시기(12~16개월)에는 전집을 들이느니 종종 대형서점에 힙시트 하고 애를 데리고 가서(못 걸으면 더 좋다 걸어다는 애를 붙잡고 책을 고르다니 무리다) 거기 있는 샘플북들 실컷 만져보고 펼쳐보고 하다가 개중 마음에 들어하는 것을 골라가지고 집에 오는게 최선이다.


 나도 전집 사는걸 엄청 좋아하기 때문에 전집 자체가 필요 없다거나 사지말아야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편이고, 블루래빗은 처음엔 이게 뭐야 싶었지만 보여주다보니 왜 이게 인기있는지 알겠다 하는 정황까지 이르렀지만 돌 때는 그 이후에 일어날 일들까지 고려해서 전집보다는 단권인 것 같다.


 같은 시기에 자연관찰도 들였는데 매우 무겁고 큰 단어장 정도로 써먹고 알맹이는 전혀 관심 없어했다. 게다가 그 단어들조차 그다지 실용적이지 않다..... 이건 내가 책 들일 시기를 아주 잘못 짚은 것 같다. 냠냠냠 쩝쩝쩝이라는 책이 실사화로 과일과 과일 단면이 그려져 있는데 이 책을 아주 잘 보고 좋아했고 초기에 그 책에 나온 과일 위주로 어휘가 빨리 늘어서 그런 기대를 하고 구매하러 갔는데 그런 차원에서는 아주 대 실패. 동물도 차라리 블루래빗 가방책이 수준에 맞아서 그걸 훨씬 많이 봤다. 애초에 동물이라 해봐야 개고양이새 정도 보면 많이 보는 환경에 왜 동물원에나 가야 볼 수 있는 동물을 이렇게 어린 시기에 비중있게 가르치는거야 ㅠㅠ... 내가 어릴때 남의집에가서 보면서 너무 부러웠던 기억에 얼른 자연관찰 샀지만 생각해보면 정말 뇌 낭비다. 그리고 그냥 웅진꺼 살껄 20년간 내용이 다운그레이드 되지 않았다면...ㅠㅠㅋㅋㅋ


 결국 돌 때 들인 전집 2질은 내입장에선 모두 실패!....





 단권은 이런 것들을 들였었다.


 달님 안녕은 보드북을 못 구해서 인기가 별로 없었지만 사과가 쿵은 엄청 좋아했다. 그리고 사은품으로 받았던 책 중에 "이런 날도 있어요"라는 동화가 있는데 이걸 아주 좋아했다. 이 책도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내용 이해에 지장이 없고 페이지당 문장 하나만 있어서 꽤 괜찮았는데 자주 읽어달라고 했다. 매력포인트가 뭐인진 모르지만 아무튼 매우 수준에 맞고 적절하다.


 냠냠냠 쩝쩝쩝 이건 추천도서는 아니고 그냥 내가 고른 것인데 흔히 먹는 과일로만 구성돼 있어서 잘 보여줬다. 글은 읽어주지 않고 단어장처럼 오래 쓰다가 최근에야 읽어주면서 이게 뭐야? 하고 애가 답하도록 유도하고 그걸 넣어서 딸기 딸기 맛있는 딸기 하고 글을 이어서 읽어주니 또 새로운 느낌인지 좋아했다.


 그냥 내맘대로 좋아서 산 안아줘 라는 책이 있는데 페이퍼북이라 초반에는 보여주기 힘들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자꾸 들고오더니 계속 보다가는 어느날 엉엉엉 울면 안아주는 거구나 하고 나름의 결론을 내렸는지 엄마가 아파, 라고 한다거나 뭐 아무튼 부정적인 단어를 말하면(심지어 간지러워, 매워 따위도) '아줘!'하고 부지런히 와서 안아준다. 상황이 단순하고 글씨 없어서 애가 아무렇게나 넘기면 그냥 거기에끼워맞춰서 읽어주면 되고 결국 애가 나를 자주 안아주니 정말 대박책이라고밖엔...ㅋㅋ


 사랑해 소리가 나는 사운드북을 샀는데 이건 글이 많기도 하고 내용이 복잡해서 그런지 관심제로. 버튼있어서 좋아할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 요게 유일 실패도서.


 15개월 지나고는 사운드북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원체 성향이 소리에 예민해서 동물울음 소리 차소리 나는 사운드북은 거의 눌러보지 못했고..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도 시리즈 샀는데 "사랑해 자장자장 사랑해"만 역시 자기 일과가 나오기 때문에 좋아하고 나머지는 시큰둥하다. 게다가 시리즈로 샀더니 더 비슷해서 애가 가끔 혼동하는데 다른 걸 가져왔다가 보고 내용이 아니면 덮고 다시 자장자장을 가지러간다 -_-;;;;




 한창 애가 변화하는 시기를 맞아서 장난감도 들이고 승용완구도 들이고 폭풍 들이고 있어서 일단 보류상태에 있지만 곧 돌잡이 수학만 들여볼까 한다. 유교전에서 훑어본 느낌으로는 돌잡이 영어는 좀 타겟연령이 높은 애매한 느낌이었다. 돌잡이 한글은 포함하고 있는 내용이나 어휘가 이미 애가 충분히 구사할 수 있는 수준이라 보여준다면 인간적으로 그냥 장난감인 것 같아서... 안살게 아니라면 수학 한 가지만 있으면 될 것 같다.


 세이펜은 15개월부터서야 스스로 가지고 사용할 수 있고 그 것도 그리 열심히 사용은 안했다. 16개월 들어서면서부터 책에 있는 내용과 펜에 나오는 내용이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책을 가지고 혼자 보기 시작했고 그리고 또 한참이 지나서야 엄마가 읽어주는 것은 '글씨'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전엔 그림만 찍음) 세이펜 자체는 꽤 좋은 도구라고 생각한다. 익숙해지고 나니 다른 책이 세이펜이 안되어서 실망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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