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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D+24 2014.05.14 또 불안하게 평화로운 날. 2014.05.14



 매일 아침 5시 반경 잠꼬대하던 걸 남편이 열심히 깨워댔더니 이제 망고의 기상시간은 아침 5시 반.


 문제는 일단 깨면 다시 쉽사리 잠들지 못하는 ...이건 사실이 아니다. 일단 깨면 다시 '아기 침대에서는' 쉽사리 잠들지 못하는 망고는 오후 2시에 목욕하고 젖 먹고 겨우 잠들었다. 새벽 5시부터 7시반까지는 잘 자고 기분이 좋은 망고를 안고 얼르고 놀아주고 했지만, 이후에는 졸린 기색이 역력하고 뭔가 기운도 떨어졌고 하품을 해대고 기분이 딱히 좋지 않은 애를 데리고 있어야 하다보니 정말 피곤했다. 간간히 눈은 붙이지만 길어야 10분이라 같이 쉴 수가 없었다. 



 


 원래 내가 굉장히 예민해서 두 시간 이내로 깨어야 한다 같은 암시가 있으면 낮잠을 자질 못 하는데 아무래도 피곤하고, 수유 사이사이에 안 자면 절대 잘 수 없으니 인간이 적응을 하게 된다. 그나마 깨달은 요령이 애가 잠들어서 내려놓는 순간 나도 같이 재빨리 자는 거다. 그럼 랜덤하게 최소 30분~ 최대 2시간을 잘 수 있다. 처음에는 겨우 30분 자고 깨어나야 하는 상황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잠도 빨리 들거니와 (사실 수유 직후가 제일 졸리기도 하고)  수유텀이 언제 길지 대충 예상이 가능해서 좀 편하게 잘 수는 있게 됐다.


 문득 오늘 남편과 대화중에, 난 내가 서른 한살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남편의 말을 듣고 보니 서른 두살이었다. 그래서 깜짝 놀라며... 아니 내 1년 어디갔어? 라고 묻자 남편이 트림 시킨다고 안고 있던 망고를 보여줬다...

 그랬다. 나의 1년이 벌써 5kg이 되어 있다. 어느새 종일 아기 생각만 하고 아기의 생활리듬에 맞춘 일상을 살고 다른 건 아무것도 모르는 인생을 살고 있다. 머릿 속이 온통 아기 생각만 가득한데 진짜 애엄마랑 보통 사람의 사고방식이 왜 다른지 알 것도 같다. 솔직히 아직도 젖먹일때 외에는 계속 남의 손에 애를 넘기고 있는 나같은 인간도...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같은 건 없으니까. 





 그나저나 온습도계는, 습도 측면에서는 도움이 됐지만 온도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어차피 실내온도는 24~28도 사이인데 문제는, 조금만 낮아져도 애는 재채기와 딸꾹질을 하고 조금만 높아져도 얼굴에 열이 올라 짜증을 내는데 걍 온도계가 20도 ~ 30도 사이로 0.1도 차를 잡아주면 모를까... 미묘하게 온도계를 바라보면 항상 그냥 26도인것 같아서 현재는 크게 도움이 안 되는 중이다. 아날로그라 그런가... 그냥 전자식을 하나 더 살까...ㅠ_ㅠ 전자식은 도움이 되려나?






 며칠 전부터 일부러 수유를 위해서 깨우지는 않기로 했는데 그런대로 늦어도 4시간 안쪽으로는 깨더니, 어제는 8시쯤에 마지막으로 수유하고 언제 스스로 깨는지 지켜봤더니 거의 5시간만에 깨어났다. 일과는 똑같은 날은 없는데 패턴은 굉장히 비슷하다. (밤잠을 자고, 새벽 5시부터 얕은잠 또는 기상, 그리고 아침 9시부터 몰아먹기, 저녁 6시~9시 사이에 심한 잠투정, 이후 밤잠 시작) 그나저나 애가 밤잠을 언제라고 인식하는지 궁금했는데 - 갠적으로는 12시 이후가 밤잠인 줄 알았다 - 잠투정이 제일 심한 7시 경에 자는 첫잠이 밤잠이었던 것 같다. 혹은 7시 반에는 깨어서 먹이는 거라서 양쪽을 다 먹이고 양이 넉넉해서 그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7시반에 자는 잠을 좀더 뒤로 미루고 (최소한 10시 부터 시작해야 엄마아빠도 인간다운(?) 삶을 살테니) 5시간 텀만 되어도 밤중수유라는 느낌을 거의 받지는 않을 것 같다. 많이 자도 새벽 3시쯤 수유하니 ㅠㅠ 뭔가 아닌 느낌.


 모유수유의 단점은 애가 먹는 양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가 없다는 건데 확실히 이전보다 많이 먹는다는 느낌이 온다. 잘때는 목에서 꿀떡꿀떡 넘어가는 소리가 들리곤 한다. 깨어있을때는 장난치면서 먹기도 하고 젖이 꽉 차면 안 먹으려 들고 해서 그럴 경우가 별로 없는데. 사출이 분명 심하게 될텐데 손 안대도 나오는 수준의 사출이 아니면 이제 그냥 먹는듯도 하고. 양쪽을 다 먹여야하는데 깨있을때도 양쪽 다 안먹는 경우가 점점 많아져서 낭패. 왼쪽 젖량도 설마 한끼분이 되고 있는 건가... 깨 있을때는 심하면 1시간마다 먹으려 드니, 한쪽만 먹이는 게 편하기도 하고 다음에 먹으려 할 때 주기 편하기도 하고 자고 있을 때는 애초에 양쪽 다물리는게 거의 불가능이라 하다보면 왠지 한쪽만 먹이고 있다. 그래도 확실히 양쪽 물리는 게 오래 가는데... 늘상 끝까지 - 자기가 배불러 할 때까지 - 먹이질 못하고 잠에 빠지거나 지루해 하거나 해서 문제다. 초기에는 5분+5분 해서 10분이면 자기 양 다 먹더니 지금은 한쪽 10분씩 20분을 먹어도 끝이 안난다. 늘어난 애기 양을 가슴이 못 맞춰주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오늘 망고의 신기능은 목 들고 있기다. 안아주면 목을 가누려고 용을 쓰더니, 오늘 아침 긴 잠 자고 일어난 타이밍에는 빳빳이 한참이나 세우고 주변을 구경을 했다. (졸려하면서 다시 못 들게 되었지만) 정말 하루 눈감고 뜨면 어제와는 다른 아이가 된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다음 주면 벌써 1개월...


 그나저나 안고 있으면 1초만에 잠들고 아기침대에 눕히면 1초만에 눈 뜨는 거는... 재우기 자체는 참 쉬운데 침대에 눕히기가...ㅠㅠ 이건 언제 픽스되려나. 아니 되긴 하는 건가? 안 되면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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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너무나 신나게 잘 자주신 덕분에, 아침에 또 잠꼬대도 하시고 6시반에는 아예 기상을 해버렸다. 덕분에 아주 오늘은 파김치모드. 게다가 또 오후에 4시간 가까이 자버리고, 저녁 6시반에는 평소처럼 대난동도 피워주시고...




 어제 남편이 채원이 머리를 (아마도) 침대 모서리에 쾅 찧었다. 엄청난 소리가 났는데 소리에 비해서 채원이는 울기는 커녕 깨지조차 않아서 지금 생각에는 남편이 자기 손만 찧은 것이 아닌가 생각 중. 종일 뭔가 이상한 태도를 보이거나 할까봐 지켜봤는데 아침 잠꼬대에 '악-악-' 하는 비명 같은 것이 추가된 것 외에는 특이한 점은 없었다.




 태열이 심해져서 큰일이다. 조리원에서부터 있었지만 그때는 금방 들어가곤 했고 흔히들 다 있는 신생아 여드름이라고 해서 걱정하지 않았는데, 집에와서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니까 너무 심하게 올라온다. 


 오늘 오전에는 집이 너무 심하게 더워서 에어컨까지 틀었다. 더우면 애가 잠을 거의 못 자고 계속 깨어있는데, 당연하지만 게속 먹으려 들고 피곤해지니까 짜증을 심하게 낸다. 근래에 저녁 때마다 난동을 부렸던 것은 역시나 더워서 태열이 올라와서 였던 것 같다. 오른쪽 뺨은 거의 온통 빨갛게 되고 왼뺨은 드문드문 나 있는데, 오늘의 대난동 시간에는 아무리 해도 애를 달랠 수 있을 정도로 집이 빨리 식지를 않아서 가제수건에 미지근한 물 적셔서 얼굴 닦아 주었는데 그게 그런대로 먹혔는지, 짜증이 아주 없어지진 않았지만 울지는 않게 되었다. 덕분에 한시간 반이나 씨름하긴 하였지만 어쨌건 자력(?)으로 애 울음을 그치는 데는 성공. 다만 눕혀놓으니 또 대량 게웠는데 그러고 나서는 한시간 반만에 먹으면서 젖이 모자랐는지 또 와- 와- 하고 심하게 울었다. 입에서 뱉고 우는게 안나온다고 우는건지, 많이 나온다고 우는 건지 알 수가 없으니... 이럴때 참 난감하다. 양쪽 교대로 다 먹이고도 울길래 세워안고 트림 시킨다고 시켰더니 그래도 막 많이 모자란 건 아녔는지 다행히 포기하고(?) 잠들었다. 새벽에 유축한 건 아침에 먹어버린 상태라서 전날 짜놓은거 데울까 했는데 그러지는 않아도 될 듯.


 수유텀을 한번 길게 가져가면 일어나서는 엄청 자주 먹으려고 든다. 예를 들면, 한번 네 시간만에 먹였다고 치면 그다음 탐에는 한시간 반이면 먹겠다고 하는 식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간격을 일정하게 세시간 뭐 이런 식으로 해보려고 하다가 그만 포기. 어떻게 보면 그게 더 어른의 식사에 가까운 형태 아닌가? 자면서 먹는 어른은 없으니까. 깨어있는 시간에 밀도 높게 먹는게 좋지. 다만 ... 그게 내 가슴에 미치는 악영향은 또 별개의 문제고.





 하루 잘 지냈다 싶으면 다음날 고생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대난동이 더워서라고 생각했는데 더워서 생긴 태열이 가려워서, 로 정정해야 할 것 같다. 낮에는 상대적으로 통기가 잘 되고 시원한 거실에서 도우미 아주머니랑 지내다가 통풍 안 되고 더운 방에 재우니 저녁때 항상 기분이 나빴던 것 같기도 하고. 

 

 조금만 서늘해도 딸꾹질 하는 딸꾹질쟁이인데 조금만 더워도 태열때문에 짜증 작렬이니 진짜 비위 맞추기 힘들다. 이 고생도 다 지나가겠지...? 그래도 서서히 적응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졸려죽겠다. 크앙. 지금이야 아주머니 덕분에 낮잠도 자는데 혼자서 어떻게 해야할지 ...ㅠㅠ 그때는 또 그때대로 수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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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까지의 난동은 그저 더워서였는지, 안방 창문을 1cm 정도 열고 베란다 문을 열어서 통기시켜 두었더니 오늘은 대난동이 없이 지나갔다. 피곤해서 그랬는지 어쩐지, 보통은 수유시간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있다가 2시간이 넘으면 긴장하고 3시간이 넘으면 대기하며 4시간이 넘으면 아기를 깨우는 편인데 오늘은 무심하게 저녁을 차리고 있었다... 무려 4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스스로 깨어난 망고는 으앙으앙 하고 울었다. 기저귀를 먼저 체크했지만 문제 없음. 남편이 언제 먹였냐고 물어보는데 기억이 안 남..ㅋㅋ 수유시계로 체크해보니 거의 4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대난동의 시간인데 망고는 심지어 배가 고파 울기까지 했으면서도 그냥 순순히 무려 양쪽 다 골고루 먹고, (왼쪽을 많이 먹고 오른쪽을 남기긴 했지만) 도로 잠들었다. 덕분에 평화로운 저녁시간까지 즐기고 있다. 


 대난동도 대난동이지만, 오늘은 사레도 안 들리고 오른쪽을 제법 잘 먹어주었다. 아침에만 해도 입에 넘쳐서 질질 흘리더니만, 사출이 심해서 손안대도 뿜어져나오는 수준이 되면 그냥 순순히 입만 뗐다가 도로 문다. 젖을 입으로 잡아당겼다가 놨다가 하는 것도 훨씬 덜했다. 이건 아마도 전날보다 좀더 가슴에 애를 바싹 붙여서 물리고 있고 그렇게 하니까, 젖 나오는게 더 잘 나와서 그런 것 같다. 사출때는 너무 많이 나와서, 안사출(?) 때는 너무 안나와서 짜증부렸던 것도 있는 듯. 아무튼 오늘은 빠는 힘이 훨씬 덜하고 사출도 훨씬 덜하고 덕분에 아침에만 시간텀이 길어 몇번 손으로 짠 걸 제외하면 종일 앞젖까지 다 물렸다. (하지만 좀 짜고 물리는게 좋긴 할 것 같다. 오른쪽은 다 먹어주질 못하니까..)


 짜증이 안 나니 먹기위한 스트레스를 훨씬 잘 받아들이고, 덕분에 잘 먹으니 금방 배고파지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서 짜증을 덜 내고 훨씬 많이 잘 논다. 덕분에 오늘은 간만에 망고의 웃는 얼굴 사진도 한장 건지고 망고랑 조금 놀기도 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나의 피로도는 - 물론 수면 부족은 있는데 - 훨씬 덜하고. 





 오른쪽 젖량도 다소 줄어든 것 같다. 이부분은 아무래도 자는 방향이 문제인가? 싶어서 왼쪽으로만 자던걸 오른쪽으로 잤는데 큰 영향이 있는 건 아닌데 영향이 아주 없지도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옆으로 잔다기 보다는 약간 앞으로 엎어지듯이 자기 때문에 가슴이 안 눌릴 수가 없는데 이게 아마도 영향이 있었던 듯. 딴 것 보다도, 왼쪽에 계속 뭉쳐있던 것이 있었는데 그 부분도 사라지고 (자면서 안 눌려서 가능해진듯) 오른쪽도 젖이 1.5시간 정도면 미친듯이 팽팽해지고 3시간이 넘어가면 그냥 줄줄 샜는데... 한결 덜 불어있었다. (그 전에 거의 다 비우듯 먹어서 가능한 일이었을 수도 있다... 요 근래에 끝까지 비울 정도로 먹은 적이 없으므로) 


 그간에는 이렇게 하루가 잘 지나가면 다음날에 대한 불안에 떨었지만 어찌보면 한 단계를 넘어선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8일 더하면 32일이니까, 1개월차 아이들이 할만한 뭔가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기도.


 어쨌든 오늘도 오늘만 같으면 여럿 낳겠다 싶다. ㅋㅋㅋ 교훈은 신생아는 시원하게 살게 해주자 정도..?





 매일같이 신기능 패치가 쏟아져나오는 프로그램을 알파 테스트 하고 있는 기분인데, 오늘의 신기능 패치는 무려 잠꼬대였다. 새벽에 애가 깬듯한 소리가 나서 남편더러 들여다보라했는데 자고 있다는 거였다. 젖먹인지 2시간도 안되고 밤이고.. 혹시 예방 주사 맞은 다음날처럼 깨서 노는 건가 싶어 계속 들여다보라고 시켜놓고 깨달았다... 잠꼬대였다. 무려 옹알이 같은 소리를 혼자 내면서 심히 뒤척거려 주셔서... 나와 남편은 6시쯤 완전히 깨서 도로 잠들기는 포기해야했다. ㅠ_ㅠ... 그래도 뭐, 젖사출에 반항함 이라거나 (사실은 더워서) 대난동 같은 것이 픽스되었으니 내일은 좀 더 기대해봐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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