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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만 19개월 망고가 좋아하는 놀이 2 2015.12.04
  2. 만 18개월, 부산 여행 2015.11.15
  3. 돌쟁이 전집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2015.09.23


그간 하던 놀이들 대부분이 질렸는지 힘들다 힘들어.


잘 노는 것들


- 스티커, 스티커 그리고 스티커


별 생각없이 사온 삼성출판사 수와 셈 한권을 앉은 자리에서 다 붙여치우는 정도 집중력을 보인다. 다른 출판사는 만 1세용이 없으므로 결국 만 1세용 삼성출판사 책 다 사와서 정말정말 힘든날 한권씩 꺼내주며 버티다가 깨달음을 얻고 스케치북과 다이소 스티커로 노선을 변경하였다. 어차피 교육적 효과는 고만고만하고 좋아하는 스티커 붙이기를 강요하느니 원없이 아무렇게나 붙이라고... 과연 저렴하고 좋다.

 단점은 스케치북에만 붙이라고 하긴 한데 몰래몰래 여기저기붙이는게 보임...-_-;; 보이는 대로 떼고는 있으나 항상 쳐다보고 있지는 못하므로 한계가 보인다.


- 가위질


자기 손톱가위에 큰 흥미를 보이길래 사줘야지 사줘야지 하다가 잊었는데 최근 남편이 출장을 가면서 긴긴 하루를 때우기 위해 구입했다. 몇가지 연구를 했는데 이마트 키디컷이 좋다고 하지만 근처에 이마트가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천원짜리 가위에 2500원 배송비를 내고 두개 구입했다. 같이 딱풀도 구입했는데 딱풀에 너무 큰 열정을 보여서(그런데 붙일 것이 없어서 가위질이 정작 내 차지가 되는 바람에) 일단 딱풀은 치워뒀다.

 아직 어떤 형상을 오리지는 못하는데 그냥 단순히 가위를 벌려서 종이를 자르는 정도로 만족하는 것 같다. 

 단점은 이 가위가 안전 가위라 그런지 잘 잘라지지 않는다. 자기가 손으로 종이를 들고 안 하고 자꾸 들어달라고함. ㅠㅠ


- 미끄럼틀


놀이터 홀릭에게 닥쳐온 겨울이라는 시련 앞에 미끄럼틀 작은거로 하나 대여했다. 집이 좁아서 접히는걸로 대여 했는데 접어서 치울때마다 움..ㅠㅠ 불쌍... 

어쨌든 종일 미끄럼틀도 타고 이것저것 태우(?)기도 하고 위험하게 타보기도 하고 아무튼 너무 행복해해서 대여하길 잘 했다고 생각중이다. 다른 계절에 비해 겨울에 활용도가 높은 것 같다. 진작 대여할걸 싶다가도 겨울에 대여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 블럭 무너뜨리기


레고 같은 블럭 사줘야지 사줘야지 하면서 이것도 시간이 가고 있다. -_-;; 원목 블럭 제법 높게 쌓을 수 있게 되었는데 그 목적은 발로차서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었다...(...) 어쨌든 제법 잘 논다.


- 자석놀이 동물원, 자석놀이 패션쇼 


삼성출판사의 자석놀이 시리즈이다. 처음에는 성의있게 이야기도 만들어 주곤 하였으나 이내 (내가) 질려서 무성의하게 놀아주었더니 동물원은 꺼내서 동물이름 조금 맞추고 치우고... 패션쇼쪽에 더 큰 흥미를 보이고 있다. 화장품 꺼내서 입에 발라주는 시늉도 하고 치마니 신발이니 붙였다 뗐다 한다. 이것도 사실 스티커랑 같은 맥락이지만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것이 좋은것같다. 다만 온도차인지 습도차인지 모르겠는데 쓰다보면 다들 휘어진다...


- tv 시청


이제 브루미즈 다음 뿡뿡이 다음 좋아하는! 뚜앙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전에는 마구잡이로 내내 보여주다가 요즘은 아침에 (일어날 수 있으면) show me show me 보여주고 꺼버리고, 저녁에 뚜앙 할 시간 근처에 켜준다음 또 꺼버리고 하는 식으로 적절히 조절 중이다. 다행히 다른 프로는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크게 불만은 없는 것 같다. show me show  me가 저녁 6시경에 할 때는 아침에 못 보면 저녁에라도 봤는데 ebs 개편하면서 오후 2시인가?로 시간대가 변경되어서 매우 불만스럽다.


- 동영상


다른 동영상을 보여주는 건 아니고 자기 사진을 핸드폰으로 보여주었었는데 요즘 한창 맛들여서 하루에서 여러번 보여달라고 난리다. 어떤 패턴 없이 보여줄때도 있고 안 보여줄 때도 있다. 전에는 일부러 재미 없으라고 맡기고 간섭하지 않았는데, 그러면 보다가 중간에 취소버튼이라던지 보내기버튼을 잘 못 눌러서 화면이 전환되고는 하여서 더 못보게 되기 때문이었다. 이제 너무 잘 하기 때문에 한번 보여줄떄 10~20분 내외로 조절 중이다. 어차피 맨날 본거 또 보는데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뽀로로 같은 걸 보는 건 아니기 때문에...


- 낙서


크레욜라 달걀 크레용으로 제법 필압이 있게 낙서를 할 수 있게 된 뒤로 스케치북을 샀는데 그러면서 고민하다가 병아리 크레용을 같이 샀다. 처음에는 잘 가지고 놀지 못했는데 이제 제법 동그라미도 그리고 선도 직직 그리고 한다. 다만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다. 이런건 아무래도 내가 집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하지 않아서인 것 같다. 그래서 종종 스케치북에 같이 낙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아직 효과는 모르겠다. 낙서하고 스티커 붙이고 해서 하루 한두장 쓰는데 벌써 스케치북 한 권 없어져 가는 중.


- 공놀이


발로 공을 제법 잘 차게 되었다. 갖다 주면 차고 또 차고... 제법 큰 탱탱볼 같은 걸 사줄까 하다가도 실내에서 위험할 것 같고 밟거나 해도 안전한 오볼로 만족 중이다. 이 오볼도 아기체육관만큼 뽕뽑는것 같다. 생각보다 잘 산듯... 버뜨 우리아기는 시끄러운 걸 좋아하지 않고 작은거 하나랑 큰거 래틀볼 샀었는데 래틀볼은 없는거로 살걸 후회된다. 시끄럽기만 하고 차고 던지기 놀이를 할 수가 없어서 안 좋은 듯.




 기타 잘 놀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 낱말카드


48장 가운데 24장 정도 맞출 수 있는 집중력이 된다. (거기까진 재미있어 하지만 그 이후엔 지루해 함) 자주는 아닌데 가끔 꺼내면 괜찮은듯. 나는 이제 또 ..(이제보니 내가 너무 잘 질리네 ㅠㅠ) 질려서 잘 안보여줬는데 증조할머니가 꺼내서 해주자 재미있어하면서 잘 놀더라는...


 - 퍼즐


 6 piece 퍼즐 샀는데 아직 못 맞추지만 뜯어놓고 분류하게 시키면 그건 잘하고 좋아한다. 뜯으라 시키고 이건 뭐야? 하면 펭귄, 캥거루, 등등 대답하고 그럼 그 대답에 맞게 내가 맞춰준다. 한번 하면 질려함 ㅠㅠ 17개월 무렵에는 동물모양으로 판에 끼우는 그런 종류 잘 가지고 놀았는데 그건 이제 너무 쉬운지 잘 안하고..


 - 아기체육관


 살때 건반이 5개냐 8개냐로 많은 고민을 했는데 8개 사길 잘 한 것 같다. 돌 무렵까지는 동요나 클래식이 나오는 모드로만 두었는데 요즘은 거의 상시 건반 음만 나오는 모드로 고정해두고 있다. 때때로 왔다갔다 하며 눌러보기도 하고 아는 동요를 연주해주면 나도나도 하면서 엉망진창으로 연주를 한다. 어쨌든 상당히 노는 빈도가 높고 혼자 놀때 잘 가지고 논다. 100일때 뽕을 뽑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지만...ㅋㅋ 아무튼 가성비는 정말 높은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 썰기 놀이


 이건 솔직히 본인이 질렸다기보다는 놀아주는 사람들이 소꿉놀이에 질린 것 같지만... 어쨌든 대량구매 해 준 뒤로 빈도가 많이 줄었다. 이건 솔직히 그냥 원목 썰기만 있을때가 나았던 것 같다. 너무 많은건 역시 노는 사람도 피곤...;; 정리는 더 피곤 하니까.  다만 식기류나 주전자 컵 요런건 아주 요긴하긴 하다. 목욕할 때도 쓰고...


 - 병원놀이


 아직도 진찰 후 주사는 놔주심. 그런데 주사 후 사탕을 주는 코스가 추가되었다.. 어쩐지 요즘 병원가서 안 울더라... 





흥미를 잃은 놀이


- 인형놀이


한참 업고다니는둥 하더니 요즘은 잘 안한다.


- 독서


전에는 한참 책 갖다 달라해서 읽었는데 요즘은 있는 책에 질렸는지 잘 안한다...ㅠㅠ 샘플책들 많이 있는데 그거는 뒤적이는 걸로 봐서 이제 있는 책은 질린 것 같은데... 공간 문제랑 이사 임박으로 책 사주기가 쉽지 않아서 고민만 하고 있다. 






 치발기랑 딸랑이 위주로 장난감을 조금 정리했다. 안보는 사이에 슬그머니 치웠더니 뭔가 허전함을 느꼈는지 갑자기  거들떠도 안보던 장난감들 다 꺼내서 놀아보는;;;; 그래서 이거치울까? 저거치울까? 물어보니 다 놀아야한다고 -_-; 저 성격땜에 진짜 산만해 죽겠는데 정리도 못하고... 진짜 너무나 오래됐다 싶은 것만 치웠는데 내느낌엔 아직도 너무 산만하다. 몰래몰래 치워버리면 물건에 대한 존중이 사라질까 두렵고 지금도 무슨 장난감 발견하면 찾았다 하고 좋아하는데 이건 아닌 것 같고 이래저래 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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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개월 아기랑, 83세(이지만 실질적으로 평범한 73세 노인들보다 정정하심...) 노인을 모신 부산여행...!



 3박 4일 일정이었는데 도착한 날은 너무 추웠고, 다음날은 비가 왔다. 다행히 셋째날은 흐리고 온난한 날씨여서 아주 돌아다니기 좋았고, 넷째날은 쨍쨍했다.


 아기도 있고 노인도 있으므로 대략적인 방향성만 잡고 움직이고 일정은 딱히 정하지 않고 그날그날 체력 상황을 봐가면서 변경했다.


 숙소는 지스타때문인지 구하기가 어려워서 에어비앤비로 예약해보았다. 에어비앤비는 말로는 많이 들었지만 여행을 잘 다니지 않기 때문에 처음으로 해본거였다. 방의 상태는 복불복이라고 들었는데 우리는 대단히 운이 좋았다. 원래 호텔을 알아보면 최소 방 두개는 잡아야 하고, 투룸을 구하기는 돈을 줘도 쉽지 않은 일이라 에어비앤비로 전환한 것인데,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대체로 방 하나짜리 조그만 오피스텔들이 많았는데 운이 좋게 방 2개짜리 해변가가 보이는 넓은 방을 구했다. (물론 돈도 더 냈지만.. 호텔에 비하면 2/3 수준)

 일단 뷰가 괜찮아서 그냥 아침에 커피마시면서 늘어져 있기만 해도 좋았다. 잠자리도 사실 성인3+ 아기 1인데 6명까지 수용가능한 규모라서 잠자리를 세군데를 다 사용했다. 방마다 침대가 있고, 바닥에 매트리스도 있어서 애 재우고 할머니 따로 주무시게 하고 우리도 따로 잘 수 있어서 좋았다. (실제로는 애가 밤에 엄마 없으면 안 잔다고 해서 애랑 내가 같이 잤지만...)


 숙소가 마린시티라서 대중교통이 좀 불편했는데 (버스정류장까지 도보 8분), 대중교통과 택시를 섞어서 움직였는데 진심... 그냥 택시만 탈 걸 매우 후회되는 부분이다. 대중교통 대비 시간절약 + 체력절약이 엄청난데 의외로 별로 안비쌌다. 마린시티에서 해동용궁사까지 가는데 9200원 (네이버가 불러주는 것보다 적게 나왔다.), 마린시티에서 부산역까지 15400원 나왔다. 특히 가는 날 미어터지는 버스 안에서 앉아서 가도 짐때문에 힘들었는데, 오는 길에는 택시를 탔더니 진심 너무나 쾌적하게 그것도 일찍 도착했다. 

 편의면에서는 렌트도 괜찮겠지만 일단 낯선 부산 시내를 운전해야하는 피로도도 그렇고, 솔직히 부산 시내 운전하기가 겁나기도 하고 무엇보다 가끔 일자로 루트를 짜고 싶은데 차가 있으면 일단 주차장까지 돌아와야하니까...! 애초에 비용 면에서 택시가 더 저렴+스트레스도 덜받는데 굳이 렌트할 필요가 없지 싶다.


 첫날은 사실상 그냥 기차를 타러 가는 길 까지가 일정이었다. 애기한테 아기용 캐리어를 사줬는데 이거 끌고다니는거에 완전 빠져서는 엄청난 거리를 걸어다녔다. 계속 걸어다닌다고 고집부리고 손에서 캐리어 놓지 않고...ㅋㅋ 사실 그냥 여행가는 기분 내라고 사 준건데 걷겠다는 애를 챙기는게 좀 힘들긴 했는데 그래도 안고다니는 거에 비하자면 매우 유용했다. 게다가 사준 목적에 아주 걸맞게 여행을 간다고 너무나 흥에 겨워했다. 게다가 열심히 걸어다니니 힘들어졌는지 기차에서 한시간 정도 숙면해줘서 아주 좋았다.

 도착하고 숙소까지 버스를 탔는데 이건 완전 삽질이었다. 좌석버스인데도 사람이 미어터지게 많았고, 우리는 짐이 많았다... 막히기까지 해서 한시간 걸렸는데 정말... 후회막심이다 그냥 택시를 탔으면 여러모로 행복했을텐데.

 도착한 시간이 6시고 해서 가까운 동백섬에나 가고 싶었는데 밖에 나와보니 바람이 너무 불고 추워서 근처 24시간 국밥집에서 돼지 국밥 먹고 숙소 구경이나 하며 쉬었다. 그냥 돼지 국밥이 먹고는 싶은데 멀리 가기엔 너무 추워서 아무데나 간 거였는데, 맛있었다!... 다만 아기용 메뉴가 없어서 좀 아쉬웠다. 그래도 망고가 국물을 좋아해서 국물 먹고, 밥 먹고, 데쳐진 부추 먹고 정도. 만두랑 고기를 잘 먹어줬으면 그런대로 괜찮았을텐데 또 삶은 고기랑 만두를 안좋아하다보니...

 숙소가 인테리어가 귀엽게 잘 되어있어서 망고는 키즈카페 같이 신나게 뛰어놀아도 되는 곳이라고 생각했는지 흥분해서 난리도 아니었다. 만지면 안된다고 했더니 조금 가지고 놀긴 했지만 자기 장난감처럼은 아니고 조금 만져보고 가지고 놀고 제자리에 잘 갖다 두었다.


 둘쨋날은 온종일 비가 왔다. 아니라면 해운대 해변을 걸어서 동백섬 구경과 해운대 구경을 하고 싶었다. 일단 비가 와서 실내 관광지를 찾다가 해운대 수족관을 갔다. 거기는 이전에도 가봤지만 가격이 비싼데 그래도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볼 게 없지는 않아서 돈 좀 내더라도 갈만은 했다.

 아침은 가져온 고구마니 빵, 과일등을 먹고 수족관으로 출발... 비가 처음에는 보슬보슬 내렸지만 나중엔 주륵주륵 내리는데 버스로는 한 정거장이고 버스정류장까지도 제법 멀고해서 걸어간 거지만 아무튼 매우 잘못했다. ㅠㅠ... 올 때는 택시로 왔다.


 수족관 자체도 그런대로 흥미있어 했지만 내부에 조그마한 유아동 실내놀이터가 있어서 더 좋아했다. 어른들도 한참 구경한 후에 실내놀이터에 애를 풀어놓고(?) 휴식하기 좋았다.


  점심도 근처에서 먹으려고 했는데 비가 너무 와서 그냥 적당히 보이는 집에 들어갔는데 그게 3대 서가 밀면집... 날이 너무 추워서 다들 국밥 먹고 갈비탕 먹고 하는데 난 근성있게 밀면을 먹었다. 후회없는 선택이다. 개인적으로는 가야 밀면보다 맛있었다!... 가야 밀면에서는 매운것을 못 먹는지라 비빔면을 못 먹고 물 밀면을 먹었는데 여기는 물같은 비빔밀면이라는 메뉴가 있어 골랐는데 이거 아주 대박이었다. 매운건 싫지만 비빔면은 먹고 싶은 뭔가 모를 그 빈틈을 찌른 것 같은? 비빔장이 올려져서 나오는데 물냉면처럼 얼음 띄워진 육수 위에 나오고 따로 사골육수도 나온다. 매울것 같아서 비빔장 한숟갈 정도 덜어내고 비볐는데 매콤달콤하니 딱 좋았다. 진짜 좋았다. ㅠㅠ 진심 돼지국밥만큼 그리워하게 될 것 같은 맛이었다.


 점심 먹고 곧장 집에 돌아와서 비도 오고 해서 tv나 보며 쉬었다. 그래도 수족관이니 안의 실내놀이터니 하며 기력을 소모해서 그런지 망고는 잘 자고 저녁에도 크게 까탈 부리지 않고 잘 놀았다. 저녁은 비가 너무 와서 건물 근처에서 맛집을 찾아보았다. 숙소 근처에 음식점이 제법 있는데 대부분이 악플로 가득했다. -_-;;;; 게다가 문 밖에도 못 나갈 정도로 비가 심하게 와서 평이하게 같은 건물인 명동 칼국수 샤브샤브 집에 갔는데 충격적으로 맛있었다. 샤브샤브를 먹었는데 육수가 세상에 사골육수(...) 샤브샤브는 육수 맛 때문에 무조건 해산물까지 시켜서 먹는 편이라 스페셜(해산물 포함) 샤브샤브 시켰더니 국물이 진심 예술이었다. 이게 얼마나 맛있냐면 망고에게 먹어봐 먹어봐 했더니만 한 입 먹고는 대뜸 "더먹을래"라고 했다.ㅋ 유일하게 부산에서 갔던 식당 중에 아기의자가 있던 식당이기도 했다. 단점은 가격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대체로 둘째날은 비가 와서 무리하지도 않았고 먹은 것들이 맛있어서 그랬는지 다들 만족도가 높았다. ㅋ


 셋째날은 흐리긴 했는데 비는 오지 않았다. 남포동쪽 vs 해동용궁사 쪽 고민하다가 부산역이 남포동쪽에 있으니 그건 다음날 잠깐 봐도 되겠지 싶어서 해동용궁사 쪽으로 가봤다. 사실... 거기 득남불좀 만져볼려고 -_- 갔다. 물론 미신을 믿는 건 아니고 미신 종류는 밑져야 본전이라고 믿기 때문에... 아들 전혀 바라는 건 아닌데 아들이 생긴다는거는 애가 생긴다는 말이랑 동의어니깐... 둘째는 얼른 생겼음 좋겠다. 맘 바뀌기 전에(...)


 예전에도 해동용궁사 갔다가 걸어서 과학관까지 가서 과학관 구경하고 나오는 일정으로 했는데, 사실 이전에 갔을때는 성인 둘이라서 좀 심심한 코스였다. 주변에 다른 볼 것도 없고. 그런데 몇년 새에 롯데 아울렛이 생겼다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거기도 일정에 넣었다. 사실 아울렛이라 쇼핑할 것 없는 다른 사람들이 재미있을까 생각하고 과학관에 에너지 투자를 많이 했다. 무료라 사실 여기저기 다 구경한 것도 없잖아 있다.ㅋㅋ 과학관까지 가는 길이 성인 걸음으로는 괜찮은데, 노약자는 꽤 힘들어했다. 인근에 밥집이 없진 않은데 가기에 적당한 곳은 좀 없는듯. 배가 고파서 가까운 해물짜장집에 그냥 갔는데 사람은 많았지만 맛은 솔직히 그닥...ㅋ 할머니의 평가는 짬뽕이나 먹을걸, 우리의 평가는 차라리 애기짜장이 맛있네 정도. 


 그리고 버스 한 정거장 거리인데 롯데 아울렛이 보이길래 걸어서 가 보았다. 그 때까진 그냥 훌 보고 나올 계획이었는데...


 의외로 여기가 상당히 아기 데리고 가기 좋은 핫플레이스였던 것이었다....! 쇼핑계획은 크게 없어서 정말 아무 기대 없이 들어갔는데, 전망대도 있고 조그마한 테디베어 박물관도 있었다. 무슨 내부에 회전목마도 있어서 푸쉬카 태워줄려고 대기열 기다리는 사이 애는 아빠랑 회전 목마도 탔다고 한다. ㅋ

 정말 어른인 내가 들어가보고 싶은 규모의 키즈카페도 있었는데 솔직히 매우 들어가고 싶었지만 할머니도 계시고 해서 참았다. 실상은 할머니한테 애나 맡겨놓고 다른 곳을 구경하는게 모든 사람이 더 편했을지도 모르겠다. ㅋㅋ 그렇지만 그래도 키즈카페를 들어가지 않은 덕분에 푸쉬카를 빌려준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망고에게 푸쉬카를 태워줄 수 있었다. 매우 좋아해서 핸들을 돌리고 레버를 내리고 난리가 났다. 태운 채로 전망대에 올라가서 푸쉬카 한바퀴 밀며 구경하고, 테디베어 박물관에 들어가서 구경했다. 이게 아기들은 5천원, 성인 3천원이라서 규모에 비하면 저렴하지는 않은 요금인데 65세 이상 30%할인에 36개월 미만 무료라서...ㅋ 생각보다 저렴하게 구경할 수 있었다. 내부는 테디베어와 tv 프로에 큰 관심이 없으면 그닥 재밌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사진도 찍을 수 있게 포토존도 구성되어있고 해서 나쁘진 않았다.

 그 외에도 나 혼자라면 엄청 싸돌아다니면서 구경할만큼 흥미로운 것들이 많았는데 다들 힘들어해서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망고의 첫 아이스크림 시식까지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와보니 애는 뻗고 해서 국밥집에서 저녁 사놓고 할머니께 맡겨놓고 케스파컵 결승전까지 구경했다! 사실 거의 못 갈거라 생각하고 있어서 표도 안 사서 다급히 2층 현장구매했닼ㅋㅋㅋㅋㅋ 당당하게 에버쪽 표 샀는데 에버쪽인데도 뒤에서 CJ응원이 장난 아녔지만... 다행히 3:0으로 에버가 무쟈게 빨리 이겨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경기 다 보고 신나게 집에 올 수 있었다...ㅋㅋ 애는 약간 울었지만 많이 울지는 않고 잘 참고 있었다고 한다. 엄마가 없어졌다 돌아와서 그런지 엄청나게 집착하긴 했지만... 시간상 저녁을 못 먹을 일정이었는데 다행히 숙소 앞에 24시간 국밥집이 있으니 ㅋㅋ 돼지국밥 테이크아웃해서 먹었다. 저녁에 왔는데 또 왔다고 고기를 넘 많이 주셔서 완전... 밥 말아먹는데 밥보다 고기가 더 많았다.ㅋㅋ


 그래도 해동용궁사 쪽에 갈만한 곳이 없구나 싶었는데 만약 예전에 왔을때 있었으면 오전에 해동용궁사에 과학관까지 보고 나와서 아울렛에서 저녁까지 먹고 왔을텐데... 크흑ㅋㅋ 아쉽지만 할 수 없다. 애기 데리고 이정도까지 구경한 게 용하다. 


 마지막날은 날씨가 좋았다. 부산역에서 KTX를 타야하는데, KTX를 일부러 느지막히 5시쯤 잡았기 때문에 짐정리하고 오전에 숙소를 떠났다. 


 오는날 너무 고생했기 때문에 한점의 망설임 없이 택시를 잡았다. 정말... 한시간 걸려 힘들게 온 거리를 30분만에 그것도 광안대교 지나서 가는데 오는 길에 광안대교 지나왔음 얼마나 좋았을까 후회막심했다.


 부산역 코인락커에 짐은 넣어놓고 지하철로 자갈치 시장 구경을 갔다. 사실... 딱히 볼건 없었다. ㅠㅠ... 워낙 재래시장 옆에서 10년 넘게 살았어서 그런가 좀 시시했다... 뭘 구경하는건지, 내가 포인트를 못 잡은건지 모르겠다. 부산 명물 횟집이 맛있다길래 가봤다. 뭘 먹을지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으니 회백반이 맛있다고 알려주셔서 회백반을 시켜보았다. 일인당 회 한 접시(도미, 광어라고 했다.)에 지리로 국을 주는 메뉴. 그런데 가격이 사악했다. 3만 3천원. 3인이 먹는데 회 시켰으면 거의 10만원 나왔을테니 그렇게 비싼건 아닌데... 그래도 1인분 식대가 3만 3천원이라고 바로 계산이 되어버리니 되게 비싼 느낌?...


 그리고 나서도 시간이 남아서 가보고 싶었던 감천마을에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바로 BIFF 거리 지나갈 수 있길래 한번 지나가면서 쓱 구경해주고... 사실 혼자나 남편과 둘이었음 거기서 주전부리 하고 자그만 기념품 사고 시간 아주 잘 갔을텐데... 킄...ㅠㅠㅋㅋㅋㅋㅋ


 감천마을은 대략 굉장한 실패였다. 일단 마을 자체가 산턱에 모여서 골목골목 좁고 계단이고 경사가 심한데, 애와 노인을 데리고 갈 수 있는 장소 자체가 아니었다. 그런데다가 입구에 안내센터가 있길래 유모차 맡길 수 있냐고 물어보니 다짜고짜 지도 샀느냐고 물어보길래 (뜬금 들어오자마자 지도샀냐고 물어보니...) 아직 안 샀다고 대답했더니 딱잘라 우리는 짐맡아주는 사람 아닙니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코인락커 있는데 이건 어딨냐고 물어봤는데 지도 산 사람한테나 주는 서비스 같은 거라고... 안내센터라고 되어있지만 개인적 느낌은 지도 장사치였던 것 같다. 그래서 기분 팍 상한채로 슬슬 가고 있는데 근처 일감 상회에서 "짐 무료로 맡아 드립니다"라고 되어 있길래 물어봤더니 사람좋게 자리도 넓으니 대강 들여놓고 가라는 게 아닌가. 감사하기도 하고 무료라고 진짜 맡기긴 그래서 커피 두 캔 사고 맡겼다... 웃긴건 좀 걷다가 느티나무 있는 곳 공터에 앉아서 캔커피 마시고 있으려니 사람들이 그거 어디서 샀냐고 물어보더라는 것...ㅋㅋ 이쁜 카페가 많은데 자판기 커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딱히 매력이 없어서 그런듯...ㅋ 느티나무 공터 앉아서 커피마시기 참 좋던데.


 아무튼 큰길따라 슬슬 걸었는데 경사가 좀 있다보니 10분도 걷지 않아서 할머니가 힘들어 하셨고 나도 애를 안고 다니다가 지쳐서 어찌저찌 급히 돌아왔다. 전날 너무 심하게 돌아다녀서 피로누적도 된 상태에서 경사진 곳까지 게다가 (노약자에게) 딱히 재밌지 않기까지...! 3단 콤비네이션으로 그만... 망해버렸다.


 내려올때 택시탈걸 시간이 너무 많이 남은 김에 또 버스를 탔더니 대략 힘든 여정이 되었지만 어쨌든. 대체적으로 아기자기한 걸 사고 길거리 먹거리 먹고 와글와글 복잡한걸 구경하고 이런게 ...뭔가 할머니 입장에선 그리 재밌는게 아닌데 내가 테마를 잘못 잡은 것 같다. 근데 할머니 취향을 잘 알 수가 없어서... 아무거나 상관 없다 다 잘 먹는다 하시지만 막상 맘에 안 내키시면 안 드시는 스타일이라 -_-;;; 본인도 본인이 뭐가 좋고 싫은지 분명치 않으신데 그걸 내가 취향저격하긴 좀 어려워서...


 부산역에 일찍 도착한 김에 지나가며 봤던 삼진어묵 줄서서 사봤다. 평소라면 절대 줄 같은거 사서 먹을리가 없지만 어묵 좋아라하는데다가 시간도 남고 출출해서... 솔직히 맛있긴 한데 줄이 너무 길어서 계산할쯤 되니 다 식어서 당장 먹을 맛난 간식을 원한 입장에서는 그냥 그랬다. 지나가다 줄이 없으면 확실히 그냥 지나가지 않을 정도로는 맛있다. 분명 첫째날에 지나갈때 보니 줄 없었는데... 그날은 몰랐지. ㅠㅠ 다들 출출할 시간대여서 그런지 줄이 엄청났다. 여러가지 있는데 연무묵이라고 연근을 앞뒤로 넣고 만든 어묵이 상당히 취향이었다. 단고머시기인지 고구마 들어간 것도 이거 쓰면서 먹는 중인데 엄청 맛있네...

 망고도 밥먹을래 빵먹을래 물어보니 어묵이라고 대답할 정도로 좋아했는데 저녁에 집에 와서 주기로 했는데 자버려서...미안하다 엄마 아빠가 이미 다 먹어버렸단다...(...)


 오는 ktx는 적당히 집에 너무 늦지 않게 도착하려고 애매모호한 5시 기차를 골랐는데 대실패였다. 일단 7시 반에 내리는 것으로 예상하고 탔는데 실제로는 7시 46분에 내리는 기차였고, 거기다가 5분 정도 늦게 도착해서 내려보니 8시. 덕분에 기차 안에서 엄청 굶주렸는데 출출할때 먹으려고 산 어묵은 냄새가 너무 심해서 막상 눈치가 보여서 얼마 먹지 못했다. 가는 기차는 1시반 기차여서 낮잠 시간하고 맞물리니 1시간 정도는 오만 소음에도 끄떡없이 자줘서 편했는데... 아싸리 늦은 기차를 타서 아예 재워가지고 오던지 했어야했다. 저녁을 뭔가 사먹였어야 하는데 한짐 끌고 뭐 먹기 힘들것 같아서 집에 와서 먹으려고 했더니만 애는 곯아떨어져버렸다. 아싸리 저녁을 6시쯤 먹고 8시 기차를 탈 걸 매우 잘못했다. 사실 밥 먹고 바로 기차타는 일정은 밥 먹을 때 초조해서 좋아하지 않아서 내려서 먹을려고 한 건데 이렇게 했더니 망한 것 같다. 아무튼 다음에 일정을 짤 때는 크게 참조할 만한 경험이다.


 도움될까 하는 마음에 부산역에서 급히 스티커북이랑 팝업북 한권씩 샀는데 이것들이 조금 도움이 되었다. 큰 도움이 되었어야했는데 뒤에 앉아있던 아이의 시샘을 사서 그 아이가 스티커북 하고 싶다고 우는 바람에..ㅠ.ㅠ 망고에게도 못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 팝업북은 빌려줬는데 잠깐 보고 흥미없어했다. 망고는 좋아했다. 세번 네번 보여줘도 질리지 않았지만 그보다 뒤에 있는 아이랑 노는 걸 더 재미있어했다. 아직 뭔가를 하는건 아닌데 서로 집적대고 말 걸고 과자 나눠먹고 하면서 충분히 잘 놀더라는거... 딱히 놀이터 다니는 거 외에 사회생활(?) 시켜주지 않는데 심하게 물욕 부리는 성격도 아니고 말귀 알아듣고 명랑한 편이라 그런가... 기차에서 노는 걸 보니 사회성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뒤에 엄마는 애가 망고 자리까지 넘나들고 하니 민망했는지 계속 단속하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ㅋㅋ 내 입장에서는 망고랑 놀아주기만 해도 매우 감사감사한지라 넘어와서 노는 것도 아무 상관 없고... 스티커북은 빌려주면 가치가 떨어지니 빌려줄 수 없었지만...  진짜 둘이 그런대로 놀면서 짜증안내고 얌전히 있어서 그랬지 옆의 다른 아기는 울고불고 난리가 아니었다. 사람도 입석까지 만석인지 애를 데리고 걸어 다니면서 달랠 수도 없는 형편이라서.





 아무튼 여러가지 소중한 경험을 쌓은 + 그리고 지난번에 갔을때에 비해서 맛있는 것도 훨씬 많이 먹고 이래저래 구경도 많이 하고 즐거운 부산 여행이었다. 할머니 모시고 가면서 살짝 걱정했는데 맘대로 먹고 싶은 걸 못 먹은 정도의 불만은 있지만 그래도 모시고 간 덕분에 케스파컵도 보고 사실 우리끼리 갔으면 그냥 호텔이나 갔을텐데 에어비앤비 해보는 경험도 하고 여러가지로 장점이 많았다. 생각해보니 친정식구와 남편 외의 사람과 여행을 가 본 것도 처음인 듯하다. 할머니랑 어디 간 게 처음은 아니지만 할머니 취향을 잘 아는 엄마가 알아서 하시니 내 입장에서는 그냥 가족여행이랑은 그간 그리 다르지 않았는데 이렇게 같이 가보니 확실히 다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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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 때는 전집보다는 단권이라 생각한다.


 망고도 백일 무렵에 애플비 vs 블루래빗 고민하다가 애플비 단권이 많은 바람에 블루래빗을 들였다. 내가 알기로 두 책이 내용이 엄청나게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 이런 류 전집은 아예 일찍 들여가지고 초점책부터 써먹는 게 좋은 것 같다.


 블루래빗은 4세무렵까지 볼 수 있다더니 책중 일부는 너무 어려워서 아예 아직도 안 보여준 것도 있다.(근데 안 보여준 책이 너무 심하게 재미 없어서 아예 안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_-) 책 수량도 아주 많은 편은 아닌데 그러다보니 권수대비 특정 시기에 읽을 책은 많지 않다보니 나도 남들처럼(...) 돌 때 뭐라도 사줘야 하지 않나 하는 고민을 하다가 전집을 들였다.


 돌~현재(17개월)까지를 보면 16개월 이전에는 내용이 있는 것을 순차대로 읽어주려고 하는 노력이 별로 의미가 없었다. A이후에 B가 일어난다는 순차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실제로 언어적으로도 대화(?)랄까 해보면  ~~하면 ~~한다, ~~해서 ~~한다, ~~하고나서 ~~한다 같은 중문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또 소근육 발달상 본인이 페이지를 마음대로 넘기고 싶어하는데 이 시기의 근육 발달상 한 페이지씩 넘길 수 없기도 하다.

 

 그래서 결국 어떤 책들을 읽게 되냐면 사과가 쿵 같은 책을 좋아하게 된다. 아무 페이지나 넘겨도 재미있고, 이해가 되고 자기가 아는 것들이 많이 나오니까. (돌 이전 단계의 단어장들에서 결국 동물이름을 무수히 알려주기 때문에 동물이 나오는 것을 인지하고 좋아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블루래빗 인성발달책을 많이 읽어달라고 했다. 이것도 역시 보면 옷이나 신발 같은 아는 사물이 나오는 책이고, 또 할머니 할아버지 등의 아는 이름(?)들이 나오는 책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된다. 결국 다양한 영역의 질리지 않을 큰 단어장이 필요했던 것이다. -_-;;


 단어장과 책의 차이는 단어장으로부터는 동사를 배울 수가 없다. 따라서 이 시기의 책이 그 동사와 활용을 가르쳐주는 역할을 해야하는데 내가 구매한 까르*는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더 블루래빗 인성 발달책을 많이 좋아했던 것 같다.






 말 배울 시기에 의성어 의태어를 강조하는데 이 시기에 의성어 의태어는 사실 동명사화 때문에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애가 떨어졌다, 떨어진다, 떨어지네, 떨어져 등을 듣고 '떨어지'를 배워야 하는데 배우기도 어렵거니와 일단 배웠다고 해도 활용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니 간단하게 우선 결국 사과가 쿵(= 사과가 떨어진다 혹은 떨어졌다)이라고 가르쳐 주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문법을 제법 익혀서 주어, 동사 구조를 말할 수 있는데도 저런 책들 때문에 제대로 동사를 말하지 않고 그냥 저런 의성어나 의태어로 때워버리는 일이 발생해 버린다. 공이 굴러갔다 라고 해야하는데 공이 떼굴떼굴. 하고 심지어 평소에 잘 붙이는 했다도 안 붙이고 자기는 할말 다 했다고 나를 쳐다보는 식이다.


 이러니 돌쟁이 전집이라고 해봐야 몇권에 걸쳐 토끼가 강중강중 이런 글들로 가득하고 권수는 많지만 복잡도를 더 높일 수 있는 것도 없다보니 애매해진다.


 게다가 핵심.. 걸음마를 시작한 뒤로 대근육발달이 몰아치는 시기라서 책을 별로 보지 않았다. 매일같이 밖에 나가 걷고 또 걷고 계단 오르고 내리고 몇달을 하고 익숙해 지고나니 다시 소근육발달..(썰기..) 하느라고 종일 썰고 또 썰고...;;;; 그래서 이 시기들에 책을 별로 보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내 판단에는 이 시기(12~16개월)에는 전집을 들이느니 종종 대형서점에 힙시트 하고 애를 데리고 가서(못 걸으면 더 좋다 걸어다는 애를 붙잡고 책을 고르다니 무리다) 거기 있는 샘플북들 실컷 만져보고 펼쳐보고 하다가 개중 마음에 들어하는 것을 골라가지고 집에 오는게 최선이다.


 나도 전집 사는걸 엄청 좋아하기 때문에 전집 자체가 필요 없다거나 사지말아야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편이고, 블루래빗은 처음엔 이게 뭐야 싶었지만 보여주다보니 왜 이게 인기있는지 알겠다 하는 정황까지 이르렀지만 돌 때는 그 이후에 일어날 일들까지 고려해서 전집보다는 단권인 것 같다.


 같은 시기에 자연관찰도 들였는데 매우 무겁고 큰 단어장 정도로 써먹고 알맹이는 전혀 관심 없어했다. 게다가 그 단어들조차 그다지 실용적이지 않다..... 이건 내가 책 들일 시기를 아주 잘못 짚은 것 같다. 냠냠냠 쩝쩝쩝이라는 책이 실사화로 과일과 과일 단면이 그려져 있는데 이 책을 아주 잘 보고 좋아했고 초기에 그 책에 나온 과일 위주로 어휘가 빨리 늘어서 그런 기대를 하고 구매하러 갔는데 그런 차원에서는 아주 대 실패. 동물도 차라리 블루래빗 가방책이 수준에 맞아서 그걸 훨씬 많이 봤다. 애초에 동물이라 해봐야 개고양이새 정도 보면 많이 보는 환경에 왜 동물원에나 가야 볼 수 있는 동물을 이렇게 어린 시기에 비중있게 가르치는거야 ㅠㅠ... 내가 어릴때 남의집에가서 보면서 너무 부러웠던 기억에 얼른 자연관찰 샀지만 생각해보면 정말 뇌 낭비다. 그리고 그냥 웅진꺼 살껄 20년간 내용이 다운그레이드 되지 않았다면...ㅠㅠㅋㅋㅋ


 결국 돌 때 들인 전집 2질은 내입장에선 모두 실패!....





 단권은 이런 것들을 들였었다.


 달님 안녕은 보드북을 못 구해서 인기가 별로 없었지만 사과가 쿵은 엄청 좋아했다. 그리고 사은품으로 받았던 책 중에 "이런 날도 있어요"라는 동화가 있는데 이걸 아주 좋아했다. 이 책도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내용 이해에 지장이 없고 페이지당 문장 하나만 있어서 꽤 괜찮았는데 자주 읽어달라고 했다. 매력포인트가 뭐인진 모르지만 아무튼 매우 수준에 맞고 적절하다.


 냠냠냠 쩝쩝쩝 이건 추천도서는 아니고 그냥 내가 고른 것인데 흔히 먹는 과일로만 구성돼 있어서 잘 보여줬다. 글은 읽어주지 않고 단어장처럼 오래 쓰다가 최근에야 읽어주면서 이게 뭐야? 하고 애가 답하도록 유도하고 그걸 넣어서 딸기 딸기 맛있는 딸기 하고 글을 이어서 읽어주니 또 새로운 느낌인지 좋아했다.


 그냥 내맘대로 좋아서 산 안아줘 라는 책이 있는데 페이퍼북이라 초반에는 보여주기 힘들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자꾸 들고오더니 계속 보다가는 어느날 엉엉엉 울면 안아주는 거구나 하고 나름의 결론을 내렸는지 엄마가 아파, 라고 한다거나 뭐 아무튼 부정적인 단어를 말하면(심지어 간지러워, 매워 따위도) '아줘!'하고 부지런히 와서 안아준다. 상황이 단순하고 글씨 없어서 애가 아무렇게나 넘기면 그냥 거기에끼워맞춰서 읽어주면 되고 결국 애가 나를 자주 안아주니 정말 대박책이라고밖엔...ㅋㅋ


 사랑해 소리가 나는 사운드북을 샀는데 이건 글이 많기도 하고 내용이 복잡해서 그런지 관심제로. 버튼있어서 좋아할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 요게 유일 실패도서.


 15개월 지나고는 사운드북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원체 성향이 소리에 예민해서 동물울음 소리 차소리 나는 사운드북은 거의 눌러보지 못했고..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도 시리즈 샀는데 "사랑해 자장자장 사랑해"만 역시 자기 일과가 나오기 때문에 좋아하고 나머지는 시큰둥하다. 게다가 시리즈로 샀더니 더 비슷해서 애가 가끔 혼동하는데 다른 걸 가져왔다가 보고 내용이 아니면 덮고 다시 자장자장을 가지러간다 -_-;;;;




 한창 애가 변화하는 시기를 맞아서 장난감도 들이고 승용완구도 들이고 폭풍 들이고 있어서 일단 보류상태에 있지만 곧 돌잡이 수학만 들여볼까 한다. 유교전에서 훑어본 느낌으로는 돌잡이 영어는 좀 타겟연령이 높은 애매한 느낌이었다. 돌잡이 한글은 포함하고 있는 내용이나 어휘가 이미 애가 충분히 구사할 수 있는 수준이라 보여준다면 인간적으로 그냥 장난감인 것 같아서... 안살게 아니라면 수학 한 가지만 있으면 될 것 같다.


 세이펜은 15개월부터서야 스스로 가지고 사용할 수 있고 그 것도 그리 열심히 사용은 안했다. 16개월 들어서면서부터 책에 있는 내용과 펜에 나오는 내용이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책을 가지고 혼자 보기 시작했고 그리고 또 한참이 지나서야 엄마가 읽어주는 것은 '글씨'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전엔 그림만 찍음) 세이펜 자체는 꽤 좋은 도구라고 생각한다. 익숙해지고 나니 다른 책이 세이펜이 안되어서 실망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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