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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일

from 아이들 이야기 2015. 2. 2. 23:01

 

 뭔가 의사표시가 되고 하다보니 이제 사람이랑 같이 있는듯한 기분이 들어서 애랑 둘만 있어도 기분이 꽤 유쾌하다. 혼자 잘 노는데 노는 거 구경하는 것도 지루하지 않고 또 몸으로 놀아주면 반응이 열화와 같으니 놀아주는 재미도 있고.



 요 며칠은 아침에 일어나보면 혼자 일어나 앉아 그럴듯한 자세로 책을 읽고 있다. (그 전엔 뭔가 잡고 서있었음..) 주로 애플비 초점책 누구일까, 무엇일까 이거랑 아니면 블루래빗 미니 동물 팝업북, 베이비 abc. 요만한 크기가 들고 보기가 편한지 그럴 듯하게 들고 이따금 페이지도 넘기심. 흐뭇하게 혼자 웃기도 함 -.-;; 난 목도 아프고 해서 사운드북이나 틀어주지 책은 별로 안 읽어줬는데 혼자 그러고 있으니 웃기기도 하고 신기함. 

 책 읽는 것도 유전인가...



 아빠랑 전화통화하면 듣느라 집중하길래 편해서 스피커폰으로 아빠의 퇴근시간 30분씩 통화해 버릇을 했더니 오늘 갑자기 아빠 퇴근 20분 전 아빠! 라고 외치더니 소파를 잡고 도도도 걸어가서 (잡고 걷기로 그렇게 빨리 이동하는거 첨봄 -.-) 거기 충전중이던 내 핸드폰을 들고 나를 돌아봤다. ㅋㅋㅋㅋ 


 무지 신기해서 전화 걸어주니까 관심없어 하고 아직 퇴근 시간도 아니라서 나중에 걸자 하고 끊었더니 한참 아빠가 말이 없으니까 다시 핸드폰 집어들고 나를 쳐다보았다. 신기방기함ㅋㅋ 아주 뜸하게 아빠아빠 하는게 전부면서 아빠랑 통화하는걸 즐기고 있었던 건가... 



  가끔 겉옷이나 수면조끼를 들고오는데 보면 주로 좀 썰렁할때. 그래서 입혀주면 순순히 입는다! 팔도 알아서 구멍(?)에 넣고... 옷도 입혀달라고 할 줄 안다!! 라고 혼자 생각중...



 바이바이를 잘못 배운듯. 중문만 열면 바이바이한다ㅠㅠ 다른 집에서 작별할땐 안함.ㅋㅋㅋㅋㅋ



 

 액티비티가든은 집이 좁다보니 진짜 무용지물인데 그래도 돈이 안 아까운게 (분실하면)한개 만원짜리 공 두 개 참 잘 가지고 논다. 그렇지만 그 돈을 주고 플라스틱 공 두 개 빌렸다 생각하면 눈물이...ㅠㅠ... 하기사 공 두 개 산 것보단 낫다...


 어머님이 귀국하시면서 이케아 스뎅 소꿉놀이를 사다주셨는데.. 아직 소꿉놀이 할 월령이 아니다보니 졸지에 심벌즈가 생김 ㅠㅠ... 다행히 좀 가지고 놀다 멈췄다.





 이유식을 부쩍 잘 먹는다. 130~150 사이로 만드는데 100cc를 거의 10분이면 다 먹는다. 그런데 그쯤 먹으면 더 먹으려고는 하지 않는편. 전에는 어르고 달래서 먹이곤 했는데 요즘은 세번 정도 권하고 거부하면 치워버렸더니 더이상 숟가락을 내던지는 행동을 하지 않게 되었다. 


 오랜만에 쌀과자 - 떡 뻥튀기 - 를 샀는데 예전엔 손으로 쥐고있던 부분은 못 먹더니 이제는 마지막 한 점까지 손을 펴서 입에 넣으며 다 먹는다. 그런데 웃긴게 나름 아껴? 먹는 듯이 오물오물 먹는다. 아무리봐도 아껴먹는 거라고밖엔 설명이 안 되게... 야무지게 먹는게 너무 귀엽다. 할머니 오시면 보여드려야지.




 요즘의 망고는 진짜 이루 말할 수 없이 사랑스럽다. 막 너무 자랑스럽고 이쁘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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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일 9개월

from 아이들 이야기 2015. 1. 31. 23:30


요즘 아주 예뻐 죽겠다 기절하겠다...


 한창 애교도 많이 늘었다. 뽀뽀 해달라면 뽀뽀해주고, 이마 마주대는거 좋아하길래 계속해줬더니 요즘은 자기가 먼저 이마 갖다 대기도 한다. 자기가 받아서 좋은 행동은 남한테도 해줄려고 하는 마음씨가 너무 이쁘다. ^^


 말이 부쩍 늘었다. 


 엄맘맘맘마 <... 젖을 줄 거 같으면 달라고 접근하면서 하는말. 

 M맘마 <- 아무때나 젖주기 힘들어서 이럴때마다 물을 줬더니 목이 마르다는 신호가 된 듯.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없고 이러면 일단 물을 준다. 앞에 (음)이 묵음처럼 들어가 음맘마 처럼 발음..

 어부바 <- ...악마의 단어. 뜻은 어부바와 포대기를 포함함. 알아듣기도 잘 알아듣고 발음, 용례도 정확함. 포대기를 가지고 놀며 어부바를 중얼거리거나, 엄마 등에 찰싹 달라붙어 강하게 외칠 때 사용한다. 요즘은 어부바할까? 라고 하면 다가와서 등에 찰싹 달라붙음...(...)

 해따! 해따! <- 의기양양한 표정과 함께하는데 동사라 그런지 용례는 아직 부정확. 책장을 잡고 한참 일어설때 일어서면서 해따!해따! 거렸다.

 아빠 <- 엄마한테도 자꾸 아빠라고 하는 점을 제외하면... 

 아야아야 <- 오늘 처음 말함. 근데 뜻을 알고 하는것 같지는 않고 발음인듯. 날 아프게 할 때마다 아야아야를 외쳤더니 충분한 자극이 되었는지 뜻을 파악하기 위해 여기저기 사용해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됨... 

 아~ 이쁘이 <- 내가 아이~ 이쁜이 라고 자주 말해주었더니 자기도 하기 시작. 한동안 열심히 하다가 요즘은 시들하다. 의외로 아기들 언어회로는 복잡한지 예쁘다, 이쁘다 등 앞의 발음이 '이'인지 '예'인지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다 반응을 했고, 예쁜이, 예쁘다, 예뻐 등등 동사변화에도 크게 구애받지 않고 다 반응했다. 노래에 예쁘다가 나오면 유심히 듣다가 예쁘이, 라고 하는 수준. (ex 사과같은 내얼굴, 예쁘기도 하지요~ 같은 경우 예쁘기도, 에 반응) 그 점이 꽤 흥미로웠음. 그냥 단순 2음절만 알아듣는 건가? -_-... 그런것 같기도...


 행동


 바이바이 <- 작별의 순간... 뿐만아니라 누군가 나갈것 같을때도 하고 있고 요즘은 엄마가 옷만 주워입어도 손 흔들고 있음.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현관 중문을 열어도 바이바이함ㅋㅋㅋ (얼른 가라 이건가..)

 만세 <- 배우는 중. 열번에 두번 정도 따라한다. ㅋㅋ 두손을 머리옆으로 번쩍듬.

 주세요 <- 하면 그 순간 들고 있던 물건을 건네준다.ㅋㅋㅋ 덕분에 이제 뭔가 뺏기가 편해짐.


 알아듣는 말은 훨씬 많아졌다. 


 안돼, 같은 말도 알아듣고 (근데 안돼는 알아듣기는 하는데 반항한다. -.- 핸드폰 입에 넣으면 안돼, 라고 했더니 만지기를 그만두고 내눈을 바라보며 도발적으로 계속 입에만 넣음 아놔... 요즘은 다른 것도 입에 잘 안 넣는 편인데.) 맘마먹자도 잘 알아듣게 되었다. 맘마는 구별해서 쓰기가 피곤해서 수유와 이유식 양쪽에 사용했더니 처음에 꽤 오래도록 혼란해 했는데 요즘은 맘마 먹자고 하면 웃으며 엥겨온다. 

 기어가기가 능숙해진 뒤에 이리와하면 기어온다. 

 뽀뽀도 알아듣는 말. (해달라면 해주니까 ㅋㅋ)

 책읽... 까지도 알아듣는 것 같다. 책읽을까?내지 책읽자 하면 책장에 서 있다가 주저앉는다. 그리고 순순히 무릎에 앉히면 앉음. ㅎㅎ

 걸음마도 알아듣는 것 같음. 손잡고 걸음마를 도와주는데 그렇게 걷는걸 굉장히 좋아한다. 걸음마하자 하면서 손벌리면 내 손잡고 일어서면서 씩웃음.

 귤먹자, 도 알아들음..ㅋ 한때는 베란다에 귤 한 박스를 뒀더니 귤 먹자고 하면 베란다를 쳐다보던데 요즘은 냉장고에서도 나오니 헷갈려하는듯하다.



 정리해보니 그리 많지 않은 느낌인데 같이 있으면 엄청 말 귀 알아듣는 것 같아서 가끔 막무가내로 울 때 급 당황스럽다... 첨부터도 어른스럽다는 느낌이었는데... 점점 더하다. -_-ㅋ;;;;

  

 어부바의 개념과 뜻, 그리고 발음을 배우면서 이후에 폭발적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해졌다. 할머니가 가르치실 때, 포대기를 들고 업어주는 시늉을 하면서 어부바 어부바 종일 진짜 몇백 번인지 몇천 번인지 진짜 거의 세뇌하듯이 말하셨다. 난 그런걸 처음 봤는데 말을 가르치는건 그런식으로 엄청나게 반복을 해야하는 거였나보다. 그날 바로 어부바 발음을 하고 그 뒤로 사나흘 정도 발음만 헷갈려 하고 (아빠랑 어부바를 아뿌바 라고 하거나 아빠를 말하지 못하거나..) 개념까지 잘 정착되었다. 말이 그냥 따라하는 발화가 아니라, 의도를 가지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듯하다.

 이후에 바이바이,주세요, 뽀뽀해줘 등을 비교적 금방금방 배워내는걸 보면, 확실히 어부바를 터득한 것이 중요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


 그러고보면 할머니 자식들이 다 말많은 직업(ex 교사...)인 게 절대 우연은 아닌 것 같다. 나도 어렸을때 꽤 일찍부터 말을 잘 했다고 들었는데 그간에는 그냥 그런 일화가 있었구나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할머니의 영향이 매우매우매우매우 컸던것 같다. 가르치실 때 반복적으로 말을 해 주라는데 나로서는 절대 흉내 못 낼 정도로 정말 정말 무식하게 많이 반복해 줄 뿐 아니라, 학습의 왕도인 행동과 함께 반복해 주는 것이다. 우리 망고가 확실히 운이 좋은 아기이긴 한 것 같다. 다른 육촌 형제들이 있었다면 이만큼 할머니의 애정과 관심을 독차지할 수 없었을텐데. 할머니의 첫 증손이 된 덕분에 말 빠른 아기가 될 것 같다 ^^





 오늘은 미처 점심이유식을 준비를 못해서 집에 있던 밤을 삶았는데, 나도 배가 고파서 크게 신경을 못 써줬다. 푹 삶아서 껍질을 손으로 누르면 알맹이가 어느정도 으깨져 나오는데 한번씩 고렇게 짜주고 남은거 내가 파먹고 이렇게 한참을 먹었다. 좀 먹고 정신 돌아와서 보니 아주 열심히 먹고 있었다. 그릇에 뭐 담아줘서 그릇 내던지지 않는 경우를 보기가 힘들었는데 그릇에서 밤 어떻게든 집어서 입에 넣고 있었다 열심히 ㅋㅋ 물도 내가 한 번 먹이고 나서 무심코 아마 앞에 둔 모양인데 자기가 혼자 들고 마시고 있어서 놀랐다. 하지만 더 따라주니 다 엎어버렸...


 후기 이유식 영 안먹어서, (감기 때문인지 입자가 맘에 안드는지) 다시 쌀 갈아서 중기 농도로 만들어 주기로 했다. 중기 농도는 기존처럼 70~100씩 잘 먹는편. 밥솥이유식은 4그릇씩 만들었더니 리스크가 너무 커서 3그릇씩만 만들기로. 근데 양이 적어서 그런지 약간 밑에서 쌀이 뭉치긴 뭉침...




 알레르기 항원 찾는다고 온통 난리를 치고 있는데 좀처럼 낫질 않는다. 그래도 기침도 콧물도 많이 줄긴 줄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애가 생리통으로 고생하면 내가 죄책감에 미쳐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천 기저귀를 더 주문했다. 지금은 낮에만 천 쓰다가 천 기저귀 다 쓰면 종이기저귀 쓰고 천기저귀 빨고, 이 패턴이었는데, 낮에는 천, 밤/외출에는 종이로 확실히 사용할 계획이다. 밤에까지 천기저귀 하면 너무 엉덩이 축축할 것 같아서...


 M 사이즈로 6팩 샀는데... 그 전에 L 쓰게 되는건 아니겠지. 후두염으로 식욕 저하되는 바람에 8.1kg을 찍고 말았다. 내가 어떻게 찌운 살인데 ㅠㅠ... 그래도 아프고 나더니 식욕이 늘었는지 젖도 한번에 한쪽씩 먹던 거 양쪽 다 먹고 이유식도 깨작거리지 않고 70~100정도 잘 비운다. 덕분에 나의 식욕도 같이 늘고... 근데 내 밥해먹을 시간은 없고 ㅠㅠ...





 잡고 걸어다니는 것도 익숙해졌다. 몇초씩 손 놓고 서 있는거 아기침대 위에 세웠을때만 하던 것인데 이제 곧잘 어디서든 털퍽 주저앉기 전에 몇초간 서 있는다. 


 매트 밖으로 안 나가서 진짜 수월하게 키웠는데 이제서야 집안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잡고 걷는데! 잡고 걸어서! 가끔 기어서ㅋㅋㅋ 가는 범위가 굉장히 좁고 한정적이다. 지금까지도 쉬웠지만 진짜 얼마나 키우기가 쉬운지 모르겠다. 그 흔한 식탁 밑에도 안 기어들어가고. 며칠 전에 아기 식탁 의자 밑에서 잡고 서다가 머리를 들 공간이 없어서 머리를 못 든다고 앙앙 운 게 고작이다. 화장실 같은 곳도 안 가고, 현관은 중문으로 막혔고... 안방은 열려는 있는데 관심 없는 듯.





 거짓 울음도 울게 됐다. 이를테면 내가 안아주면 금방 그치는 울음. 넘어지거나 부딪혀도 크게 아파하는 반응이 없는 편이다. 미안한 말이지만 업고다니다가 머리 많이 찧었다...(...) 하지만 대부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구는데 넘어지면 굉장히 싫어한다. 넘어졌다고 울어서 처음엔 어디 부딪혔나 싶었는데, 나중에 한번 넘어지는 전 과정을 지켜보니 어디 부딪히지도 않고 그냥 균형만 잃었는데 그래도 크게 운다. 그럴때면 꼭 내가 가서 안고 달래줘야한다. 지금 생각하니 워낙 통증에 심드렁한 애라서 내가 눈 떼고 있을때 다쳐도 내가 모를까봐 일부러 그렇게 가르쳤더니만(넘어지면 들쳐안고 아이구 그랬어? 하고 호들갑을 떨어줬었다...)... 넘어지면 으례 엄마에게 안겨 크게 우는 거라고 생각하나보다. 덕분에 넘어져도 모를 일은 없어서 또 편한듯...ㅋ 안아주는건 아빠는 안되고 꼭 엄마여야한댄다.ㅋㅋㅋ

 

 


 이틀간 옆에서 잤는데 안 찾길래 밤중수유는 중단 된 줄 알았는데, 어제는 또 네시쯤 밤중수유를 했다. 전날 적게 먹고 배고파서 깨었던 듯 하다. 양쪽 다 먹였는데 먹고도 계속 잠을 못 들고 더 먹으려고 들길래 할 수없이 남편에게 떠넘기고 다른 방에서 잤다. 밤중 수유 끊고 후두염이 와서 가능하면 잠은 같이 자고 싶은데 좀 애매한듯. 아무래도 아빠가 데리고 자면 애가 추운지 더운지 잘 모르고 추울때 이불 한번 더 덮는다던가 그런게 없고 좀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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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일

from 아이들 이야기 2014. 11. 2. 20:06

196일


애가 언어적인 의사표현은 아닌데 춥다 와 덥다를 표현하게 됐다. 춥다-돌고래소리를 뺙뺙 지름. 덥다-흐어흐어흐어 좀 헐떡거리는듯한 소리를냄. 그밖에 앉을래(으쌰으쌰 포즈로 등을 들어올리며 힘을주고 끙끙 소리를 내며 눈치봄), 안아줘(손을 들고 눈치봄) 등도 생겼다.


엄마와 아빠는 쫌 하더니 다시 자취를 감춤. ㅠㅠ 요즘 옹알이를 잘 안한다. 


잼잼과 짝짜꿍을 배웠는데 잼잼은 심심하면 자기 혼자 하고 있고 절대 따라하진 않는다. 짝짜꿍은 같이 해주면 열정적으로 함. 잼잼과 짝짜꿍을 금방 배웠길래 곤지곤지와 도리도리를 가르쳐보는데 물리적인 난이도로 도리도리는 힘들어보이고 곤지곤지는 왜인지 안한다. 손 모양 만드는게 힘든것인가?


아직도 배밀이조차 안한다. 이제서야 가끔 팔로 상체를 들어올린다.(이것도 내 몸위에 얹어놓고 운동시킨 성과) 그래도 옆구리를 잡아주면 다리로 몸을 버틸수가 있게 되었다.


자꾸 앉혀놨더니 스스로 앉을 의지는 없고 자꾸 앉혀달라고 해서 낭패. 6개월인데도 배밀이도 안하니 기동성이 제로라서 편하기는 참 편하다.




197일


신기능 :


 어제부터 이유식을 숟가락에 떠서 숟가락을 손 근처에 주면, 잡아서 입에 넣고 먹는다! 숟가락 두 개를 써서 교대로 떠서 쥐어주면 상당한 속도로 먹일 수 있게 되었다. 스스로 숟가락을 써보고 싶은 욕망과 타협을 이루어서 그런지 놀라울 정도로 잘 먹는다. 의외의 숙련된 솜씨로 입에 넣고 쭉 들이마심.ㅋㅋ 몇 달 지나면 알아서 퍼먹을 수 있겠지? 숟가락 쥐고 노는걸 참아주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극적인 성과가 나타나니 보람차다.




 현재 이유식은 1회 60ml 정도를 기준으로 만드는데... 200ml 물에 쌀가루 15cc, 야채 10g, 소고기 10g을 넣어서 만든다. 계량은 그리 정확하지는 않은 편. 이렇게 하면 불조절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한데 100~120ml 정도가 나오고 이걸 2회로 나누어서 먹여왔다. 이제 2배로 만들어서 3회에 나눠서 먹여야하나? 어휴 ㅠㅠ;;;; 이유식 너무 해보고 싶었지만 막상 시작하니 멘붕의 세계다. 그래도 꼬박꼬박 만드는 내가 신기하다.


현재 쌀미음 - 애호박 미음 - 브로콜리미음(두드러기) - 쇠고기 미음 - 쇠고기 비타민 미음 - 쇠고기 고구마 미음 - 쇠고기 오이 미음까지 진행 완료. 오이는 먹은 30분 이내에 반응이 없는데, 먹은 시간과 관계 없이 자꾸 발진이 보인다. 이것도 알러지 반응인가 ㅠㅠ;;


 목의 두드러기가 좀처럼 낫지 않아서 걱정이 많다. 들어가는 듯 하다가도 심하게 올라오는 날이 있는데 오늘이 그런 날. 소아과에서는 접촉성 피부염 같다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식 먹이고 뜨거운 물에 적신 가제수건으로 닦아주긴 하는데 깨끗하게 닦이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전에는 목의 중앙부분에 많았는데 요즘은 앞가슴과 뒷목에 생기고 원래 있던 부분은 비교적 깨끗해졌기 때문. 이러다 아토피가 될까봐 너무 걱정인데 ㅠㅠ 아니 이미 피부 알레르기는 있는 거니까...




 오늘은 엄마랑 같이 파주 베네피아에 갔다. 엄마가 애기는 자꾸 보고 싶어하시고 엄마집에 오는건 불편하다 하시고 우리집에 오시면 우리가 불편하니까 -_-ㅋㅋ 엄마 서운하시지 않게 만나는 방법이 어디에 가자고 하는 방법이다. 지난 한글날에는 엄마가 먼저 공원에 가자고 하셔서 아주 즐거웠고, 요번에는 망고에게 늘 뭔가를 사다주고 싶어하시길래 내가 먼저 차라리 같이 가자고 해보았다.


 망고 장난감이 제법 많긴 한데 장난감 사주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엄마아빠가 왠지 계속 사줌..ㅋ


 장난감이 다글다글한 오프라인 매장은 처음이었는데 참 설렜(?)다.


 망고는 아직 장난감을 보고 흥분한 월령은 아닌데다가, 40분 거리라 조금 멀어서 피곤했는지 멍하게 있었다. 그래도 가끔 손으로 만질려고 드는 것이 있어서 그걸 샀다.


 먼치킨 목욕 장난감, 그리고 이 무렵에 컵을 쌓지는 못하지만 무너뜨리는 걸 즐거워한대서 컵쌓기, 그리고 믿고 사는 피셔프라이스 코너에 가서 적당히 무난한 장난감을 하나 샀다.


 바운서도 아직 의자 대용으로 잘 쓰고 있고 엄마가 사온 달팽이도 꽤나 오래 가지고 놀았으며 최근 남편이 사온 모양 맞추기? 장난감도 굉장히 잘 가지고 노는 중이라... 다른 것보다 항상 피셔 장난감이 수명이 긴 듯하다.


 어쨌든 그리하여 쇼핑을 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낯선 장소라 이유식을 잘 먹을까 걱정 했는데, 처음엔 차갑다고 싫어하고 잘 데워서 줬더니 거의 흡입하듯이 60cc를 다 먹어버렸다. 그리고 수유까지 하고 나니 제법 만족했는지, 꽤 피곤할텐데도 한시간 남짓 더 구경을 하며 놀았다. 덕분에 식탁의자까지 구매를 했다.


 원래 호*의 원목 의자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실상 가성비가 좋아서 선호되는듯하다.) 뻬그뻬레고 씨에스타에 엄마가 꽂히셔서는 사라고 사라고 하시다가 사주신다고...ㅋㅋ 가끔 보면 엄마랑 나랑 쇼핑패턴이 너무 유사하다. 꽂히면 사야됨 -_-ㅋㅋㅋ


 망고는 의자에 앉히니 싫어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의자에 대한 거부감이라기보다는 추워서 엄마에게서 떨어지기 싫었던 것 같다. 실수로 아기띠를 안 가져가서 2시간 넘게 안고 있었는데, 나 자신의 근성에 스스로 깜짝 놀랐다. 하지만 담엔 잘 챙겨야지 -.-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아기에게는 거의 무한한 인내심과 초인적인 근성을 발휘하게 된다.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거나, 잘 해야겠다는 그런 각오같은 것이 아니다. 망고에 대한 철철 넘치는 모성애도 아니다. 그냥 근본적으로 마음 속 어딘가가 평화롭고 안온해서, 화가 나지 않으며, 망고의 많은 단점들이 결국 나의 단점들이라 쓴웃음으로 넘어가게 되곤 한다. 


 그냥 내가 망고라는 한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는 것이다. 내 아이라서 그런가 많이 질문했지만... 그냥 망고가 유능해서, 나라는 인간의 마음을 너무나 잘 사로잡아 버린 것이다. 망고의 아빠가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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