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를 꾸준히 쓰고 싶은데 아무래도 피곤하다보니 잘 되지 않는다. 오전에는 컨디션이 좋은데 오늘같은 경우 조리원의 스케쥴을 빙자한 판촉 행사를 따라 다니느라, 오후에는 체력이 떨어져서 잘 되지 않는다.
오늘은 밤중 수유 한탐은 유축분으로 부탁을 하고, 새벽에 깨어서 유축이나 할까 하고 나가봤더니 마침 망고도 깨어있었다. 그래서 정말로 부담없이 지나가다가 유축 대신 수유를 하고 기분 좋게 잠들었다. 하지만 아침 8시 수유 이후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10시에 마사지 예약을 했는데 먹일려고 유축하다말고 애가 깨서, 좀 빨리긴 했지만 아침부터 젖병.
11시에 조리원에서 흑백 모빌 만들기가 있어서 갔는데, 프뢰벨 판촉행사였다. 아기 책 같은 것 하나도 안 샀는데, 태교도 뇌 태교동화인가 그거 하나만 쭉 한가지씩 읽어 준 정도였고. 갠적으로 전집같은 거 되게 좋아해서 사고 싶긴 한데 가격이 ㅎㄷㄷ 했다. 어렸을때 사촌오빠집에 있던 동식물 사진 책도 엄청 부러웠는데... 암튼 혹하긴 했는데 가격도 세고 그 상황에서 즉시 결정하긴 그래서 가만 있었다. 흑백 모빌은 거의 반 DIY였는데, 내가 너무 느릿느릿 만들고 있으려니 강사가 거의 도와주다시피 했다. 어쨌든 흑백모빌도 득템했고, 여러가지 이야기도 영양가 있어서 이건 그런대로 괜찮았다.
두시간이나 비웠으니 애는 유축한 걸 먹고 자는 상태. 더 먹일 수도 없고. 오후 1시 반에 목욕교육을 갔는데 목욕 방법 설명은 20분? 정도만에 끝나고 로하스 베베 판촉 시간이었다. 목욕 방법 안내는 좋았지만 일단 판촉시간이 너무나 길고 부담스러웠다. 보통 다들 이무렵에 이미 목욕용품은 구매 완료 상태가 아닐까? 그냥 무난하게 아이허브에서 얼쓰마마 샀는데 아직 써보진 못했지만. 그리고 솔직히 내가 워낙 피부에 뭘 안 바르는 편인데 좀 내 손등에 끈적하게 흡수가 잘 안되어서. 망고는 피부타입이 어떨런지 모르겠다. 로션은 선물로 받아놓은 게 있어서 아직 별로 생각은 없는데. 아기 피부에 제품이 안 맞을거다 이런 생각은 또 해본적도 없고 실제로 지금 현재 망고는 피부가 좋고.
아기 피부에 각질이 많을 것이라고 하던데, 망고는 각질 없던데... 로하스 베베가 이 조리원에서 쓰는 제품이라던데 그 제품을 써서 피부가 좋은건지... 아님 원래 좋은건지. 용쓰느라 가끔 얼굴 빨개지는거 말고는 얼굴도 새하얗고 황달도 없고... 암튼 얼굴에는 뭐 안발라준다는걸 보면 원래 피부가 좋은것인지... 애초에 화학제품이 아무리 성분이 좋아 봤자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게다가 치명적으로 난 이렇게 갑작스러운 구매 결정의 경우 지르지 못하는 타입이라서...
올라와보니 유축분은 없고 젖은 불었고 해서 오후 3시쯤 다시 유축을 했다. 망고가 깼길래 거기 멍하니 누워있는게 안쓰러워서 방에 데려와서 안아주고 놀아주다가 내 밥탐이 되어서 맡겼다. 방에서 젖 먹여서 보냈는데 이것이 눈뜨고 신생아실에 맡겨진 게 충격이 컸는지 먹이고 53g 늘었는데 밥먹는 사이 칭얼거려 대서 거기서 유축분을 먹여버린 것이다. 망고가 오후 때가 되면 - 혹은 그 시간에만 - 엄마가 놀아준다는 사실을 눈치챘는지 하품을 하고 졸린걸 꾹꾹 참고 엄마랑 놀려고 갖은 애를 쓴다. 첨에는 내가 안고 있으면 초반에만 좋아하다가 용쓰면서 벗어나려 해서 바닥에 내려놓고 했는데 오늘은 내려놓으면 오만상 쓰고 뭔가 하고 안아주면 잠잠(만족?)... 상태가 되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한없이 안아줄 수도 없고. 그래서 가능하면 계속 데리고 있다가 먹여서 재우려고 했건만... 먹여도 안 자고. 그렇다고 밥 먹으면서 깨있는 애를 방치할 수 없어서 신생아실에 맡겼더만...
여기엔 또 의심스러운 사실이 하나 있는데, 내가 캥거루 케어 해본다고 망고를 엎어서 껴안고 있었는데 그사이에 그만 배꼽이 떨어져버렸다. 그때 망고가 꽤 싫어했는데... 배꼽이 떨어져서 그랬는지 자세가 불편해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ㅠ_ㅠ 병원서 캥거루케어 시켜줄땐 좋아했었는데. 아무튼 배꼽이 떨어졌다고 어디있냐고 물어보니, 차트에 기록되어있지 않아서 없다며 '쓰레기통'을 찾아봐 줄테니 방을 찾아보라고 해서 오늘도 또 새로운 멘붕을 하고 방에 돌아왔다. 없어지면 없어진거지 쓰레기통... ㅠㅠ 혹시나 싶어 침대 뒤지니까 다행히 침대에 떨어져있어서, 아마 캥거루케어하다 떨어졌나 보다 하고 깨달았다. 어쨌든 덜렁거리고 있었으니까, 떨어질 때 되어서 떨어진 것일거...겠지? ㅜ_ㅜ 초보엄마는 오늘도 불안에 떤다.
아무튼 망고는 내가 저녁을 먹고 나서도 하품은 할망정 자지를 않았다. 그냥 깨어있으면 놀아 주겠는데 6시쯤 부터 계속 하품을 해대고 깬지 너무 오래되어서 재우고 싶은데 도통 이녀석이 잠을 잘 기미가 없는 것이다. 얌전히 눕혀놓고 다른 일을 하기도 그렇고 엄마가 안아주지 않으면 불쾌해하고. 신생아실에서도 유난히 망고 자리에만 모자가 있는데 뱃속에서도 그러더니 방에 오면 완전 딸꾹질쟁이. 한 시간 이상 놀아줬건만 졸린게 분명한데도 잠을 안자니 눕혀놓고 옆에 누워있어보기도 했지만 옆에 누워 있는건 의미를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결국 견디다못해 그래 같이 자자 하고 젖을 물렸더만 신나게 먹고 쪼끔 잤나? 싶더니 깨나서 꽤 많은 양을 게웠다. 그러고 나니 젖은 속싸개 때문인지 딸꾹질도 시작하고 운다. 기저귀도 왕창. 기저귀는 일자 기저귀를 갈려고 하니 도저히 어려워서 갈다말고 신생아실에 갔다. 게웠다고 했더니 야단을 친다. 아까 많이 먹었는데 왜 또 먹였냐고. ...재우고 싶어서 그랬지요. 그럼 왜 유축분은 먹이셨나요 어흑. 어제는 방에서 먹고 두어 시간 정도 자고 또 놀다가 두어 시간 자고 했는데. 왜 어제랑 오늘이 또 이렇게 다른지.
무튼 남편 퇴근시간과 맞물려서 다시 또 방에 데려왔는데 또 망고는 비몽사몽... 잠깐 깨있지만 뭔가 또 불편해 하고 깨나고 또 잠들었다가 또 깨나고. 남편 오고 한탐 먹였는데 40여분 있다가 또 보채서 또 먹이고... 살짝 잠들었다가 또 깨서 20분 만에 또 먹고. 그쯤되니 솔직히 많이 지쳐서 나는 나몰라라 하고 잠들고 망고도 남편이 보는 동안 잠들었다고. 어제는 비슷한 느낌에서 나도 2시간 이상 푹 자서 컨디션이 좋았는데 오늘은 30분마다 계속 깨고 망고도 영 쾌적하지 못했는지 계속 심하게 뒤척였다고 한다.
이게 다가올 미래일지... 아니면 집에 가면 다를지 모르겠다. 왠지 오늘은 몇초마다 눈떠서 엄마가 있는지 확인하는 거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그냥 느낌인지 진짜로 엄마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하는건지 궁금하다. 확실히 엄마를 인식하긴 한 것 같은게, 어제와도 또 다르게 엄마가 안아주면 좋아한다. 표정이 달라지니까. 내려놓으면 불안해 하고. 집에 가면 망고의 그런 불안한 감각이 없어지고 잘 잘런지 모르겠다. 베이비위스퍼 골드 따라해 보려고 했는데 조리원에서 먹이고 트림시키면 애가 쉽게 자기 때문에... 아니 애초에 젖 빨고 있으면 10분이면 깊은 꿈나라. 원래 옥시토신 호르몬 때문에 그렇다고. (도대체 먹이고 놀리고 나서 재우라는 베이비위스퍼는 어떻게 하는건지? 애초에 안 졸고 다 먹어주기만 해도 감지덕지인데...) 나도 어쩔 수 없이 애가 졸려하면 젖물리는 엄마가 될 거 같아서 불안하다.
통곡 마사지 받고 한쪽 젖을 5분씩 물리라고, 그러면 사출반사가 촉진된다는데 애 데리고 해보려고 하니 한쪽 5분씩 10분 먹고 도저히 깨울 수 없는 깊은 수면상태가 되어버리고, 잘 못먹으니 곧 깨고 아무튼 골치가 아팠다. 어쨌든 양쪽 다 물려야할 것 같아서 잘 안나오는 왼쪽부터 물리는데 왼쪽 10분 - 오른쪽 5분 정도 먹으면 잔다. 유축으로 해보니 확실히... 사출반사가 촉진된다는게 무슨 말인지 알 거 같은 느낌. 5분 채 못짜면 젖이 거의 다 나오는데 반대쪽 짜고 돌아오면 다시 갑자기 젖이 막 나온다. 이 두번째 나오는 젖은 한 2분? 정도 나오고. 그래서 4분 - 4분 - 2분 - 2분 - 1분 - 1분 식으로 해서 한방에 70 미리까지 유축하는데 성공은 해 봤지만 애한테 시도 하는 건 음... 말똥거릴 때도 대단히 비협조적이라서. 흠흠.
양쪽 젖량도 이제 눈에 띄게 차이가 나서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느낌상 거의 1:2 정도 비율로 오른쪽이 잘나온다는 느낌이다. 무조건 왼쪽부터 물리고 있는데, 이렇게되면 항상 왼쪽은 10분 채우지만 오른쪽은 5~6분 먹으면 잠들고 유축을 해보면 오른쪽이 남아서 거의 오른쪽에서 나오는 거만 유축하게 되는 현상반복... 이러면서 오른쪽은 젖량이 막 늘었는데 왼쪽은 외려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어제는 왼쪽도 오른쪽 만큼은 속도가 안나와서 그렇지 양은 잘 나왔는데 오늘은 참 문제다. 특히 먹다 잠들때는 왼쪽을 나중 물리면 안먹고 먼저 물리면 왼쪽만 먹고 잠들었을때 너무 적게 먹는 현상이 있다. ㅠㅠ 난감... 아 갈길이 먼데 너무 일희일비하는 것 알지만...
아아... 장점만 봐야되는데... 놀때 많이 놀고 잘때 많이자다니 게다가 3시간 이상 자다니 이건 신생아의 스타일이 아니지않냐는... 하여간 잘 자도 고민 안 자도 고민 잘 먹어도 고민 안 먹어도 고민....ㅠㅠ... 육아란 과연 지옥이다. 그런데 난 아직 조리원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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