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은 종합병동'에 해당되는 글 28건

  1. 그냥 말 그대로 일기. 2011.08.22
  2. 안과에 다녀왔다. 2 2011.05.31
  3. 보고2 2011.04.19

 어제도 약속이 있었는데 펑크가 났다. 마음 속 어딘가에서는 시간이 생겼으니 밀린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적으로 내가 선택한 것은 하염없이 자는 일이었다.

 일어나서 빨래 돌리(라고 시키)고 잠들고, 빨래 널(라고 시키)고 잠들고. 빨래 제대로 널어졌는지 확인하고 또 잠들고. 대략 그간 누적된 피로가 얼마나 심했는지 그런대로 정신이 돌아온 시점이 오후 2시였다. 전날에 잠든 시간은 자정 무렵이었는데. 그렇게 자고도 자려고만 하면 얼마든지 더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일어난 건 단지 더 자면 밤에 못 잘 것 같아서일뿐.

 뭔가 해야 할 것 같았는데 막상 손에 잡히는 일은 없고 또 그렇게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아서 그냥 멍하니 하루를 흘렸다. 지난 번에 산 앨리스 조금 읽고, ... 또 뭘 했더라. 정말 멍하니 보내서 기억도 나지 않는다. 사실 그간 백수였으면서도 이렇게 멍하니 보낸 날은 거의 없었다. 와우에 접속하면 항상 할 일이 많이 있었고 다 기억하지 못해 Todo 리스트까지 만들어가면서 했었으니까.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으면서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다는 죄책감. 그런 감정이 다시 잠을 불렀다.

 새벽 1시가 되어 다시 저녁잠을 청했는데 예상외로 또 잠이 아주 신나게 잘 왔다.

 오늘 아침은 어딘가 멍하고 힘들고 졸립긴 했지만 그래도 모닝커피 한 잔 보태어 간신히 '간만에 피곤하거나 졸리지는 않은' (그러나 멍한) 상태에 도달했다. 어쩐지 부주의하고 잃어버리고 잘 판단이 서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간만에 무기력과 피로감에서 해방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컨디션이 좋은 느낌.

 좋으면 뭘하나. 그날이라 배는 아프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어제부터 갑자기 아프기 시작한 발가락 때문에 오전 시간은 정형외과에서 온종일 보냈다. 아마도 제대로 일을 하지 못했을텐데 병원에 가게 돼서 어찌보면 다행이랄까.

 발가락은 그냥 어제 저녁부터 아무 이유없이 갑자기 왼쪽 새끼발가락이 통통 붓고 구부리거나 펼 때, 땅을 딛을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지길래 자고 일어나면 낫겠지 하고 뒀는데, 아침까지 그대로길래 병원에 갔다.

 마음 속 어딘가에서는 꼭 병원에 가야하나? 또 의사가 쳐다보기 직전에 나으려나? 생각했는데 의외로 꾸준히(?) 아파주었다. 대략 어디 부딪힌 적도 없이 지혼자 아프기 시작한 이 발가락에 도대체 무슨 병명이 내려지려나 궁금했는데 의사는 의외로 간단하게 답을 내놓았다.

 방사선 촬영 결과 부러진 곳도 없고 약간의 붓기만 있고 사실 의사는 붉어졌다 했지만 내눈엔 그냥 원래 내 발가락 색이었던 내 발가락은 압박에 의해 관절에 있는 막에 염증이 생겼다 하였다. 의사는 마지막으로 혹시 꼭 조이는 신발을 신었냐고 물었는데, 몇 주만에 처음으로 외출없이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한 날이 어제였다...=_=; 그래서 그건 아니라고 하였더니 꽉 죄는 신발과 양반다리(...)를 피하고 기름진 음식과 술을 피하라며 소염제를 3일치 처방해 주었다.

 양반다리라 하니 떠오르는 게 있었다. 어제 찬 거실바닥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앨리스를 열심히 읽었던 기억. -_-;;; 어쩐지 이유없이 발가락이 아플리가 없었다. 그나저나 나는 양반다리의 양 자도 꺼내지 않았는데 정형외과 의사라 그런가 어찌알고 젊은 처자에게 양반다리를 하지 말라고 한 것일까? 어쩐지 병원에 사람이 많더라니 명의였던 것일까... 지금 생각하니 신기하다. -.- 그 의사는 범인이 양반다리인 것을 도대체 어찌 알았을까....

 오전 한나절을 병원에서 다 보냈는데도 오후를 회사에서 보낸 것만으로도 정신이 멍하고 힘들었다. 퇴근이 임박했는데 하던 일에 시간이 모자라 - 아 물론 그것은 4시까지 다 설치를 해놓겠다고 하고서 5시 30분에야 해놓은 자들의 책임이 크다 - 그만 1시간 야근을 하고 말았다. 기왕 퇴근시간 넘길꺼 밥먹고 와서 했으면 좋았는데 나의 사수(?)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업무 넘겨주시는 분이 기어이 해놓고 저녁 먹지 않고 퇴근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온몸에서 발산하고 계셔서 하는 수 없이 버티었다.

 어쨌거나 매뉴얼을 보면서 꾸역꾸역 멍청하게 같다붙이기 바쁜 프로그램 설치 작업은 끝나고 ...

 집에 오다보니 완전 소중한 소염제가 없는 거다. 집에 거의 다 왔는데! 7시 넘어서 퇴근하다보니 배가 고파서 눈에 뵈는 것은 없고! 애인님이 KFC가 먹고 싶다고 하였지만 KFC는 집 근처에 없고 제일 가까운 곳이 서현역에 있는데 서현역 KFC는 대략 이상하게 맛이 없다. 내가 '대략 이상하게 맛이 없'다고 느끼는 대부분의 음식은 재료나 위생이나 신선도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난 그런 기분이 드는 가게는 엔간하면 가지 않는다. KFC는 싫고 배는 고픈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는지 애인님이 가장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홈플러스 지하식당이라는 모범답안을 내놓았다. 물론 딱히 거기의 무언가가 먹고 싶지는 않았는데 아무튼 빠르게 해결되고 종류가 다양하니 실패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모범답안이었다.

 그런데 홈플러스 주차타워에 주차하고 내려오던 내 눈에 뜨인 것이 있었으니... '파파이스 광고판!' ...

 강서보건소 앞 파파이스가 망한 이후로 구경을 못한 바로 그 파파이스... 모든 메뉴 중에 맛있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감자튀김 밖에 없었던 바로 그 파파이스가..!!!!!! 도대체 어디있다는 것인가! 정말 매의 눈이 되어 주위를 둘러보니... 홈플러스 밖 구석탱이에 파파이스가 박혀있었다. 이사온 지가 벌써 한참인데... 맥도날드라던지 버거킹이라던지 KFC에 대한 탐색은 마쳤지만 설마 서울에서도 찾기 힘든 파파이스 매장이 바로 집근처에 있을 거라고는 상상을 못해서 아예 찾을 생각을 안했더니....

 역시나 파파이스의 닭은 맛이 없었고 감자튀김은 여전히 중독적으로 맛이 있었으며 비스킷을 꼭 먹어야 한다고 떼쓴 애인님 덕분에 파파이스 비스킷이 매우 맛있다는 사실을 새로이 발견하였다. 먹다보니 대부분의 주문 손님은 추가로 비스킷 n개를 주문하더라. 파파이스는... 선택메뉴(만)가 쓸만한 가게였던가. 어쨌거나 KFC는 멀고 '이상하게' 맛이 없으니 앞으로 이 파파이스를 자주 애용하게 될 듯. 

 그리고 이 글을 쓰다가 발견했는데 난 '기름진 음식'을 피해야만 했었다..... 엌.

 밥을 먹고 한결 여유로워진 마음으로 회사로 되돌아가서 책상에 얌전히 놓여있던 약을 찾아가지고 회사에서 챙겨 먹기까지 하고(...) 나왔다. 버스로 갔다 온다면 왕복 1.5시간이라 그냥 포기했을 텐데 차가 있다보니 드라이브 겸 야간운전 연습 겸 룰루랄라 다녀왔다. 역시 차가 확 줄어들어 (평소에도 많지 않지만) 차선도 막 대충 바꾸고 아주 편하게 집으로 왔다. 차가 있어서 나가는 기름값 주차비 등등을 다 고려해도 역시 차가 있어서 절약되는 시간과 체력이 훨씬 비싼 기분이다.

 집에 오니 다시 멍한 가운데 그래도 일기라도 쓰는게 그나마 한점이라도 쓸모 있을 것 같아 일기를 쓰는 중.

 몸에 카페인이 누적되면서 계속 피로한 것 같은 증상... 예전엔 방학 때 12시간 씩 자며 해소했었는데 이젠 방학도 없고 어떻게 되려나. 몸이 적응을 해 내려나?

 그간 회사에서 퇴근해서 새벽 3시까지 와우를 하고 자던 애인님은 도대체... 그는 철인이었나 =_=  졸지에 출퇴근에 전용기사가 생긴 데다가 와우를 끊어서 수면시간이 대박 늘어난 애인님은 매일매일 아침밥을 차리는 정성을 발휘하고 있다. 아... 철인 맞나보다. 지금은 옆에서 결혼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난... 피곤해서 될대로 되라의 심경.

'일상 >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알 늘어가는 화장술...  (0) 2011.08.27
또 다시 그냥 일기  (0) 2011.08.24
앍앍앍  (0) 2011.08.16
방황기  (0) 2011.08.14
보고3  (2) 2011.08.12
,

내 눈은 양쪽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근시 (일회용 렌즈 기준 왼쪽 -2.5 오른쪽 -3.75...) 에 난시가 포함되어 있다.

양쪽 시력이 차이가 있다보니 과거에는 오른쪽이 무거워서 안경을 쓰고 다니다보면 안경이 비뚤어지기 일쑤. 비뚤어지면 비뚤어진대로 거기에 맞추려고 하다보니 눈이 더 나빠지곤 했다.

요새는 정말 렌즈 압축 기술이 많이 좋아졌는지 좌우의 두께 차이는 있지만 무게 차이는 거의 못 느끼고 있다. 덕분에 상당히 오랜 기간 안경이 틀어져서 느껴지는 불편이 없었더랬다.



그래서 그간 안경을 새로 맞추러 갈 일이 별로 없었는데, 요새 일회용 렌즈를 착용할 일이 자주 발생하다보니 그랬는지 안 하던 눈화장을 해서 그런지...

눈떨림이 발생하고 눈의 피로감이 심하길래 안경점에 갔다.

간만에 안경 새로 바꾸는군.. 생각을 하면서 갔는데 시력 검사를 해 보던 안경사가 눈떨림 이야기를 듣고 도수를 조절해 보다가 눈의 조절능력이 많이 떨어졌다면서 안경을 지금 맞추지 말고 안과에 가 보라는 거다. 푹 쉬고 가라는 말을 덧붙이며.

그날(토요일이었다.) TV를 좀 많이 본 것 같지만 모니터의 전자파에 단련된 내 눈이 설마 TV보다가 피로해졌다고?!

(여기서 다시 ㅅㅅ tv 실망...?!)



그리하여 어제 안과에 갔다. 동네에 안과는 두 군데가 있는데 집에서 더 가까운 곳으로.

의사 아저씨는 내 이야기는 듣는둥 마는둥 기계로 내 눈을 잠깐 들여다보고 시력검사 해주고 집에 보냈다.

지금보다 더 도수를 높이면 가까운 곳이 잘 안 보일 거라 안된다며. 안경사는 안경 팔고 싶어서 도수를 높여야 한다고 하는 거라고. (아니 잠깐, 안경사는 안경을 바꾸라고 안 하고 안과에 가라고 했는데효...)

그게 아니라 눈떨림이라던가 이런게 있다는 말을 하려고 하니 말을 툭 자르곤 그건 별로 대단한게 아니라고. 그것보다는 염증용 안약을 줄테니 넣으라고. (...문진은 커녕 환자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나효...)




별거 아니라는건 사실 좋은 이야기니까, 좋은 게 좋은거지 하고 약을 사서 집에 왔다. 약은 딱히 비싸진 않았는데 '스테로이드성 염증제거 점안액'.... 중독성이 있다는 그 스테로이드?! (참 훌루오로메토론 0.1% 점안액을 받았다.)

용법 용량에는 1일 2~4회라고 되어 있는데 약사는 '2시간' 딱지를 붙여서 주었다. 2시간 마다 넣으라나. 그래서 2시간마다 넣고 있는데 생각해보니까 이상스럽다.

하루에 6번 정도 넣으라고 한 것 같은데 2시간이라...

물론 2시간이면 자는시간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사람의 투약 태도로 칼같이 2시간은 못 맞추고 2~2.5시간 이내에 점안하면 6회~7회 정도가 되겠지만....

약먹는 시간 칼같이 잘 맞추는 나같은 사람은 어쩌라고!?.... 의사가 뭐라고 적어두었었는지는 가물가물 한데 약상자에 붙은 2시간은 선명하고...

그리고 스테로이드는 무섭고.

눈꼽이 생기냐고 했는데 거의 없었는데 약 넣으니까 생기네효...

눈떨림이 있다고 했는데 약넣으니까 일시적으로 더 심해져효...(투약 30분 후 심해졌다가 이후에 멈춤)

그냥 작년의 그 한의원에 가서 알레르기 치료나 다시 받을까... 그럼 이 모든 제반 증상이 사라질것 같기도 하다. 모든게 다 알레르기에서 오는 것만 같다. 피부도, 코도, 눈도......




집에 와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이 눈꺼풀 떨림은 병이 아니기 때문에 낫지 않는단다. 눈꺼풀로 가는 신경이 일시적으로 차단되어서 눈꺼풀이 제어가 되지 않아 일어나는 증상이라서 그렇다는 거다.

온찜질을 하고 피로하지 말고 영양분(아연인지 마그네슘인지)부족 때문일 수도 있으니까 잘 섭취하고 증상이 심하면 보톡스로 근처 근육을 마비시키는 것 밖에 안 된다나.

진작에 인터넷 검색이나 해볼 걸. (물론 의사에게서 증상 이름을 들었으니까 검색이 가능한 거지만...=.=)

도대체 왜 나한테 스테로이드 성분 약을 처방을 한건지 염증이 생겼으면 어디 생겼는지 말이라도 해주지...

처방은 정확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다시 갈 일은 없을 듯.

에또 눈의 피로에 관해서는 모니터 해상도를 낮추고 tv를 멀리하니 줄어들었다.

모니터는 와우하면서 어두운 곳에 들어갔을 때 물체 식별이 안 되다보니 밝기를 상당히 밝게 해 뒀던 거였다. 밝기를 낮추(고 하루가 지나)니 일단 눈떨림은 없어졌다.

tv는 답이 안 나오는 게, 밝기를 낮춰도 환한 장면엔 눈이 아프고 특히 폭발 장면 같은 건 완전 간질 발작 일으킬 것 같은 정도로 눈이 아프다. 물론 나만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한동안 tv 앞에서 멍하니 채널 바꾸고 있는 때가 많았는데 눈에 안 좋다고 인식하니 다시 컴퓨터 앞에 있게 된 게 장점 이라면 장점(?)

'비일상 > 내몸은 종합병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힘줄 염증  (0) 2012.02.08
간만의 종합병동  (0) 2012.01.26
알레르기가 돌아왔다  (0) 2011.03.26
나이 하나에 질병 하나....?!  (0) 2010.04.08
질병일지  (1) 2010.03.25
,

보고2

from 일상/일기 2011. 4. 19. 22:57




의외로 운동을 하다보니 재미있어서 요런 것을 샀다.


엘지에서 나온 황토 요가매트. 황토의 느낌은 색깔에서밖에 느낄 수 없고 처음 온 직후에는 엄청난 페인트 냄새가 나는 그런 물건이었다... 게다가 애초에 주문한지 한참 지났는데 하도 안 오길래 들어가서 확인했더니 배송완료?! 받은 적도 없는데 배송완료라니.. 나중에 보니 현관문 앞에 던져놓고 갔더라. -_-... 벨 한번 눌러보고 기다리지도 않고 던져놓고 갔단건데 요근래 온라인으로 이것저것 꽤나 사대서 택배 많이 받아보았는데 이런 업체는 처음이다. 제대로 배송을 하지도 않고 배송완료로 표기를 하다니. 게다가 대체로 배송전에 몇 시쯤에 배송된다고 미리 예고 문자를 주던가 출고된 것을 알리는 문자를 주던가 해서 택배시간에 받을 준비를 할 수 있게 해주던데 이건 뭐 언제 출발을 했는지 언제 도착을 하는지 알려주지도 않아놓고 던져놓고 가? 익일 배송도 아니고 한참 뒤에 갖다 주는 주제에 언제 도착할줄 알고 벨 한번 누르면 총알같이 튀어나가야 한단 말인가? 암튼 CJ GLS 잊지 않겠다. 지금까지 받아본 택배 품질 중 최악을 자랑한다.

 침대에서 운동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침대 매트리스에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산 것인데 윗몸 일으키기 같은 것을 하기는 괜찮았다. 생각보다 바닥 한기를 차단을 잘 해주고 푹신해서 배기지 않고 좋았다.

다만 팔굽혀펴기는 손목 보호차 매트위에서 하려고 했는데 탄력성이 하도 좋아서 쭉쭉 늘어나는 바람에 그냥 바닥에서 해야했다. 어제는 5개(!)를 성공했다.

아직도 총 운동시간은 30분이 채 안되는 현실이지만.

운동(?)을 시작한 후 문제가... 어지간히 먹어도 계속 배가 고프다. -.-

 왜 오히려 한창 운동하던 시절보다 지금 더 근육운동이 잘 되는가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한창때(?)는 유산소 운동의 비중이 높아서 거기에 먹은 에너지를 죄다 투자하는 바람에 근육을 늘리기에 칼로리가 부족했던 것 같다. 당시에는 외할머니가 식단을 책임지고 계셨었는데 고기요리를 잘 안하시는 지라 식단 자체가 단백질이 거의 없는 식물성 -_- 식단이기도 했다. 게다가 내가 햄이나 소세지는 싫어하고 집에서 워낙 육류는 특별한 날 먹는 정도라...




 아무튼 요새는 최소 2끼는 챙겨 먹으려고 노력 중이었는데 금요일에 술을 마시고 나서 집에 갈까말까 하다가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하는 영화 고백을 보러 갔다. 물론 서울시내 지하철은 금요일이니까 운행중이었지만 분당선은 선릉역에서 최소 12시에는 타지 않으면 집에 못가길래 그냥... 서울대 입구쪽으로 가서 만화책방에서 밤을 샜다.

 날씨가 쌀쌀했는데 그날 옷도 얇게 입고 간 상태에서 지하 만화책방은 거의 냉방을 해놓은 수준으로 썰렁했다. 벌벌떨면서 지하철이 다닐 시간을 기다려서 겨우겨우 집에 왔는데 음주+추운곳에서 밤샘 크리로 다음날 입에 물집이 잡혔다. 원래 입술 헤르페스가 피곤하면 곧잘 생기는 증상이긴 하지만 요 몇년간 한번도 생기지 않았는데... 게다가 저녁 때에는 애인님이 타코야키를 사왔길래 먹었더니 배탈이 났다. 화장실에 갔는데 정말 내장을 들어내는 줄 알았다. -_-.. 급성 장염이 처음 생겼을 때의 고통이 느껴졌다. 그 전날까지 먹은 술이 문제일 수도 있다 물론... 하지만 워낙 타코야키에 대해 머릿 속의 이미지가 안좋다. 먹고 탈이 났거나 뭐 그런 경험이 전에 있겠지.

 아무튼 그런 상태가 되다보니(밤도 샜고) 토요일은 뻗어서 지나갔다. 하루종일 장을 괴롭히지 않으려고 칼로리 바란스와 포카리 스웨트 이딴 것만 먹었더니 기력도 없고... 일요일엔 전날 조심한 덕인지 배는 나았는데 하루종일 영양가 있는 걸 먹질 못하고 지내서 그런가 입술의 물집이 거대해져서 지대로 음식을 먹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다. 배는 나은 거 같길래 배탈난 장에 안 좋을 것이 뻔한, 그렇지만 비타민이 많을 것 같은 야채와 토마토를 꾸역꾸역 마구 먹어버렸다. -_-;;;; (※섬유질이 많은 과일 야채 등은 장염에 걸렸을 때에는 섭취하면 안 됩니다.)

 월요일이 되니 비타민 강제섭취(?)의 힘인가 기적과도 같이 입술이 나아가고 있었다. 대체로 예전같으면 깨끗이 낫는데 총 2주정도가 걸렸는데 한 5일차 정도의 진도를 3일차에 보이고 있었다. 몇년간 안 생겼던 거니까 몸에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체계가 잘 돼있어서 그런 거일 수도 있고.. 비타민 섭취의 힘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생각 - 근 2주간의 근력운동이 그나마 소박하게(?) 체력을 늘려줘서 회복력이 좋아진 것 같다- 이 들었다. 평소에 이건 낫는데 이정도 시간이 걸리지 싶은 것들이 신기할 정도로 빠르게 낫는 느낌?ㅋㅋㅋ

 토요일에 앓아 누울 정도로 아팠으면 그 피로가 회복되는데 사실 며칠이 걸려도 이상하지 않은데 어제는 회복되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 누워있어봐야 기분만 다운될 거라는 생각에 운동도 했다. 기분이 얼마나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치는지 이미 알아버렸으니.. 멀쩡하지 않더라도 멀쩡하다고 생각하는게 좋잖아.




 근데 운동을 해서 컨디션이 좋아진 것까진 좋았는데... 오늘 아침에 일어났다가 배가 고파서 도로 잤다 -_-; 일어나 보니 집이 썰렁하던데 아마 체온을 많이 뺏겨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전기장판 틀고 이불 땡겨 덮고 도로 잠듬. 밥이 없는데 밥을 만들고 그걸 기다릴 수 없을 정도로 허기진 상태였다. 누룽지 한 줌 요거트 한 개 먹고 그걸로 어느정도 배가 차면 밥을 하려고 했는데 집도 넘 썰렁하고 하다보니 졸음이 쏟아졌다... 그래서 잤다.

 가끔 이렇게 배고픔 때문에 깨어있지 못하고 잠이 쏟아져서 자는 경우가 생긴다. 위에도 썼지만 아무것도 안 먹어서 너무 배고파서 그런 상태는 아니었다. 단지 몸이 필요로 하는 만큼 많이 먹질 않으니까 칼로리를 공급하지 못해서 몸이 그냥 스위치를 내리는 상황이랄까. (뇌가 제일 많이 쓰니까 뇌를 먼저 저전력(?)으로 만든달까.)

 이렇게 한번 스위치가 꺼지고 나면 분명히 몸에서 소비할 수 있는 칼로리가 줄어든다. 내 몸은 이런 경우에 많이 먹고 먹은 걸 비축하려는 - 다이어트의 요요현상 - 방향으로 행동하질 않고 있는 근육을 풀어헤쳐서 없애는 것 같다. (이게 더 쉬워서 그런가?)-_-...

 이게 참 악순환이다. 몸을 많이 안쓰니까 식욕이 없어서 적게 먹고, 위장이 그만큼 소화하는데 익숙해져서 줄어들고, 위장이 줄어드니까 최대한 먹어봐야 섭취하는 칼로리에 한계가 있고. 적게 먹으니까 몸을 많이 쓰질 못하고. -_-;;;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애초에 문제는 위장 크기일 수도 있다. 아니면 소화흡수를 잘 못하는 내장이 문제일 지도.  식욕이 적은 게 문제일 지도 모른다. 아니면 근래에 건강하게 살아보자고 야채를 너무 많이 먹었던 것일지도? (야채 한그릇 먹어보니 분명 칼로리는 얼마 되지 않을 것이 분명한데 금방 배부르더라.)

아무튼 좀 더 운동을 하려면 더 잘 먹어야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소위말하는 웰빙식으로 잘 먹으면서 충분한 양의 칼로리를 섭취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야채를 많이 먹었더니 하루에 먹을 수 있는 칼로리가 제한되는 느낌. -_-... 그렇다고 고기를 매 끼니 먹으려니 엥겔지수가 후덜덜....

인터넷엔 살 빼고 싶은 사람들의 수상한(?) 식단만 있지 나같이 건강을 위해서 평범하게 먹으면서 체중과 근육을 늘리고 싶어하는 사람용 식단은 없다보니.. (닭가슴살과 단백질 보충제 이런 쪽은 있더라만) -_-a;;




아무튼 와우하면서 계속 저체력으로 고생했는데 와우를 접고 나니 확실히 체력이 좋아진게 확 와닿는다. 먹고 움직이고 그런게 늘어서 그런지 회복력도 좋아진 것 같다. 다만 이거 운동한답시고 체력을 소비하니 좀 에너지가 부족해서 다른 일을 못 하겠다... 그간 영화도 2편이나 봤는데 차마 리뷰를 시작할 엄두가 안 난다. 날이 좀 더 따뜻해지면 괜찮으려나. 4월인데 왜 이리 추운거야..ㅜㅜ

 


'일상 >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냥  (0) 2011.05.01
산만하다.  (0) 2011.04.27
어쩐지...  (0) 2011.04.15
보고  (5) 2011.04.13
  (3) 2011.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