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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92일 3개월 돌입! 2014.07.20
  3. 83일 + 84일 2014.07.12

93일

from 아이들 이야기 2014. 7. 21. 22:03


1.


 오늘 처음으로 애가 뒤집기를 시도했다! 모로눕기는 종종 하지만 도저히 더이상의 진도를 나가려는 의지가 없어보였는데, 오늘 모로 누운상태에서 초점책을 눈앞에 놔줬더니 처음으로 낑낑대며 팔에 힘을 주었다. 너무나 귀여워서 살짝 거들어 주었더니 아니이게 웬걸 고개를 빳빳이 드는 게 아닌가.


 그동안 엎어놓는 것을 몇번 해봤지만 낑낑대고 별로 좋아하질 않았고, 오히려 1개월도 되기 전에는 고개를 들더니만 2개월에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래서 그동안 별로 뒤집어 놓지도 않았고.


 그래서 뒤집힌채로 고개 든 것은 오늘이 처음! 게다가 악악 거리며 팔을 꿈틀거리긴 했지만 표정은 즐거워보였다. 아무래도 배밀이를 하려는 시도같이보였닼 (뒤집지도 못하면서 배밀이를 하려고...)


 뒤집어서 초점책도 유심히 보고 꽤 즐거워한듯. 힘들까봐 되집어 주었는데 할머니가 자꾸만 뒤집으셔서 서너번 고개들고 운동 좀 하다가 지쳤는지 오늘은 낮잠을 제법 푹푹 잤다. 따로 재운 것도 아니고 그냥 젖 실컷먹고 뻗음.ㅋ


 언제 고개를 떨굴까 싶어 급히 몇장 찍어서 엄마와 시부모님께 사진을 보냈다. 누군가에게 더 자랑하고 싶은데 별로 할 곳이 없었다. 어찌나 설레고 흥분되는지 기분이 쉬이 가라앉질 않았다. 생각해보면 뒤집기를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목 가누기 한 것뿐인데 애 낳은 뒤로 오늘만큼 설렌 날이 없었다. 왜일까? 곰곰 생각하지만 어째서인지 잘 모르겠다. 그냥 뭔가 벅차고 뿌듯하다. 


 남의 애는 자주 못 보니까 안 본사이 금방 크는 거다 싶었는데, 내 자식도 금방 크기는 마찬가지다. 어제 못했던 것을 오늘은 아주 자연스럽게 오래전부터 해왔다는 듯이 하는 걸 보면 묘한 기분이 든다. 동작은 어설프지만, 뭔가 어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는데, 오늘은 가비얍게 해치운다. 나는 목 가누기가 서서히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에 한 45도쯤 들고 힘들어 하다가, 그 뒤에는 조금 더 들고 더 오래들고... 그런데 항상 보면 그런게 아니다. 그냥 갑작스레 이루어지곤 한다. 왜 어제는 장난감에 손을 뻗을 의지가 없다가 오늘은 갑자기 스르륵 뻗는걸까. 왜 어제까지는 뒤집을 마음이 없었는데 오늘은 갑자기 낑낑거리는 걸까. 그런 것들이 너무 신비롭다. 




2.


 원래 항상 7시 45분에 정확히 목욕 준비를 시작하면 7시 55분쯤에 목욕을 시작해서 8시 5분부터 수유시작, 먹다가보면 8시 반쯤 잠드는 게 보통이었다.


 남편이 회사 사람들과 맥주 한 잔 해도 되냐고 물어봐서 그러라고 하고 남편이 제시간에 오면 목욕을 못 시킬테니 할머니 계신 김에 일찍 목욕을 시켰다. 그것이 저녁 6시쯤. 망고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 하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순순히 목욕도 하고 목욕을 마친 뒤에 기분도 좋아했다. 다만 목욕 마치고 남편이 옷을 입히면 나는 수유준비를 했는데... 내가 목욕 시켰더니 땀범벅이고 도저히 그냥은 수유할 수가 없겠다 싶어서 샤워를 했다. 뭔가 이상했기 때문인지(?) 잠시 기다리던 망고는 늘 하던 목욕 후 맘마를 달라고 조금 보챘다. 


 길게 자려나 싶었지만... 평소 낮 수유처럼 10여분도 안되어서 깼고, 트림을 시키려고 했는데 도통 하질 않았다. 그래서 앉혀놓고 놀려고 하는데 뭔가 기미가 이상... 추운가 싶어서 발을 싸고 안아주고 안방으로 이동했다. (안방이 거실보다는 조금 따뜻할까 싶어...) 안방에 눕혔더니 울컥거려서 혹시나 싶어 안고 재빨리 나왔더니만 예상대로 분수토를 했다. 예상을 벗어난 부분은 그 양.... 얼마나 많이 토했던지 코로도 토했다. 분수토 자체는 종종 하지만 코에서 나오는 건 처음 봐서 정말 깜짝 놀랐다. 


 매트 위에 눕혀놓고 치우고 있는데 계속 기분나쁠때의 톤으로 깩깩 거린다. 슬 쳐다보니 혼자 뒤집으려고 이래저래 용을 쓰면서 잘 되지 않아서인지 뭔가 기분나빠하고 있었다. 굳이 도와줘야하는가 싶어서 두고 바닥을 치우니 추운지 재채기까지. 가서 뒤집기를 한번 거들어주니 목을 빳빳이 들고 내려놓지도 않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도 싫어했다. 지금 생각하니 에어컨이 빵빵한 거실에서 매트위가 조금 차가웠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그 뒤로 재우기 시도를 했는데 안아줘도 액액 거리고 젖을 물려도 액액거리고.... 결국 반대쪽 약간 보태어서 양쪽 수유를 하고 평소보다 1시간이나 지나 간신히 잠이 들었다. 젖이 또 양이 차이가 나는지... 오른쪽은 먹고 토하고 왼쪽은 모자라다 그러고 -.- 이를 어째야할지 모르겠다. 젖이 좀 모자라다 싶을 때가 있는데, 갑자기 자주 먹고 자주 먹다보면 어느 순간 토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다시 어느 순간 텀이 늘어나고 토하지 않고. 이런걸 보면 젖 양의 밸런싱이 부드럽게 이뤄지진 않는 듯 -_-;;;


 아무튼 남편은 약속이 연기되었다면서 집에 일찍 와버렸고 내일도 또 재우기를 이렇게 힘들게 해야되나 싶어서 절망. ㅠㅠ 남편 의존적인 수면 습관을 세운 게 잘못 같기도 하고... 사실 8시가 재우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라는 생각은 하지만 그 시간에 재워야 애들이 잘 자고 잘 큰다고 하니...



3. 

 이렇게 써놓고 보니 하루 안에서도 일희 일비다. 그래도 요즘은 애가 워낙 이쁘고 하니 힘들어도 그냥 그러려니 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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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일 3개월 돌입!

from 아이들 이야기 2014. 7. 20. 22:58


1.

 애가 점점 예뻐서 견딜 수가 없다. 진짜 너무 사랑스럽다. 뭘 해도 귀엽고 울어도 이쁘고 으아... 


 어제 처음으로 애를 소리내서 웃게끔 했는데 (그전에도 소리내서 웃은 적은 있는데 매우 드물었다) 까륵까륵 웃다가 딸국질 시작...


 오늘 또 했는데 오늘도 딸꾹질... ㅠㅠ 맘놓고 애를 웃기지도 못함.... ㅠㅠ



2.

 범보의자 앉혀놓고 사진 찍었는데 목을 잘 가누긴 하지만 완전히 가누는건 아닌데 제법 사진이 귀엽게 나왔다. 헝겊책 곰 세마리를 엄청 좋아하는데 (옆에 놔주면 한참동안 뚫어지게 바라봄) 의자에 앉아있으면 손으로 쥐기 쉬워서인지 더 좋아한다. 



3.

 곰 세마리 노래를 많이 불러줘서 그런지, 아니면 곰이 좋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걸로 유인하면 뒤집기도 할지도 몰라! 


 모로눕기는 굉장히 쉽게하는데 뒤집기를 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어보인다. 침대가 물렁해서 뒤집기 힘든가 싶어 매트 사서 (돈은 부모님이 내주시고) 깔았는데 의외로 딱딱해서인지 침대에서 발 구르고 놀더니만 매트에서는 안한다. 모로 눕기는 종종 하는데 그 이후의 진도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듯. 엎드려 있는 거 굉장히 싫어해서 뒤집고 나면 상당히 불퉁불퉁 할 것 같아 걱정이다. 


 


4.

 오늘 처음으로 천떼기가 아닌 무언가를 쥐었다! 엄마가 치발기를 사다가 주셨는데 요것도 관심 대박. 치발기를 쓰기엔 이른 시기지만 그냥 가지고 놀 껀덕지다 싶어서 보여준 것인데... 뭔가 엄청난 흥미를 보이더니 처음으로 꼬물꼬물 손을 뻗는것이 아닌가! 쥐어주니까 입에도 가져갔다. 잘 안되어서 분노의 소리를 좀 지르긴 했지만ㅋㅋㅋ 


 다만 좀 무거워서 애가 잘 쥐지는 못하고 모양이 복잡해서 입에도 잘 넣지도 못한다. ㅋㅋㅋ


 딸랑이는 쥐어주면 소리가 나서 깜짝 놀라 내던져 버리기 때문에 불쌍해서 잘 쥐어주지 못했는데 치발기는 관심도 있겠다 소리도 나지 않겠다, 손운동 시키기 좋을듯하다. 


 아이스겔이 들어서 냉장고에 넣었다가 주면 아이가 좋아한다는데 차가운 것도 분명히 깜짝 놀라면서 싫어할 것 같다... ㅋㅋㅋ



 5. 

 늘 생각하지만 잘 안울고, 밤잠 잘자고, 엄마 좋다고 방긋방긋 웃고 (이건 당연한 건줄 알았더니 그런것만도 아닌듯?), 건강하고... 이런 모범 아기가 나같은 불량엄마 품에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항상 감사하고 너무 사랑스럽다. 때로는 다 큰 아기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배가 고프면 울기보다는 악,악 하고 소리를 낸다. 마치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젖을 다 먹고 나서도 잠이 들지 않았을 경우엔 가끔 내 얼굴을 보며 배시시 웃는다. 난 이렇게 계속 딸바보가 되어간다. =_=...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난 이렇게 못 되겠지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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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일 + 84일

from 아이들 이야기 2014. 7. 12. 22:47

 83일 2014.7.11


낮잠중 악몽이긴 하지만 처음으로 꿈에 망고가 나왔다.


임신기간에도 가끔 아이가 나오는 꿈을 꾸긴 했는데 '망고'라는 이제 내가 알게 된 사람이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아마도 전날과 오전의 심한 잠투정(으로 추정되지만 밥투정일 수도 있는...)에 시달려서 그런지 꿈 속에서 남편이 안고 있던 망고가 울고 있었고 나는 애를 보러 달려가서 남편과 말다툼을 하는 꿈. (애를 어째야되지않냐 저째야되지않냐 뭐 이런 내용이었을듯.)





 사실 어떤 존재가 꿈에 나온다는 건 그 사람이 내 무의식 깊이 침투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악몽이나마, 꿈에 망고가 나왔다는 사실이 놀라운 한편 기뻤다. 요즘의 나는 진짜 딸바보다. 


 망고는 성질낼 때는 장난없지만 그건 아기니까 당연한 느낌이고, 평상시에는 잘 울지 않으며 요구사항도 비교적 말(...)로 하는 편인데다가 기분이 좋을때는 나를 보고 뭐가 그리 좋은지 방긋방긋 웃는다. 너무너무 좋아서 어쩔줄 몰라하는 표정으로. 그런 걸 매일 보면서 사랑에 빠지지 않을 사람은 없겠지.


 왜인지는 모르지만 주양육자라고 자기가 추정하는 사람에게만 폭풍 미소를 보내는 걸 보면 애가 뭘 아는 것 같기도 하고. 할머니가 계실때는 할머니한테만 해서 날 서운하게 하더니... 아빠엄마가 있을때는 엄마에게만 해서 아빠를 서운케하고 있다...ㅋㅋ



 84일 2014.7.12


 82일 밤과 83일 아침에 알수 없는 잠투정을 했던 망고는 다시 익숙한 패턴으로 밤잠을 잔다. 목욕 후 수유를 하면서 재우는 것이 그것인데, 그간에는 낮잠을 칼같이 정해진 시간에 재우질 못하기 때문에 (예민함 + 집이 도로에 바로 접해있어서 소음이 심함) 밤잠을 재우는 것도 랜덤성이 강했다. 8시경에 재운다고 치면 5시에 수유하고 8시까지의 수유텀을 못견디기도 하고, 7시 반쯤에 배고프다고 난리 쳐서 8시에 못 먹이기도 하고, 혹은 깊은 잠에 빠져서 못 일어나기도 하고.



 현재는 7시 45분부터 목욕준비, 7시 50분 경에 목욕 시작, 8시에 수유를 하면 꽤 길게 잔다. 7~8시간 가량. 어제같은 경우는 내가 잠이 안와서 2시쯤 잠드는 바람에 중간에 어쨌는지 모르고 5시에 깼으니.. 9시간을 잤다. 


 처음에는 대충 앞뒤로 30분 정도를 잡아서 아기가 깨어있고 수유한지 30분이 지나야 목욕을 시켰는데 이렇게 했더니 졸린 타이밍을 많이 넘겨서 심하게 짜증을 내기도 하고 자고 있어서 목욕시간이 한참 미뤄지다보면 자는 애를 깨워서 씻기고 그랬다. 그래서 아예 시간을 칼같이 맞추기로 했다. 낮일과를 일정하게 만들 수 없으므로 약간 조절이 필요한데, 오늘 같은 경우 낮잠이 너무 길어지길래 6시경에 깨우고 수유를 했다. 수유하면 트림하다가 잘 잠들기 때문에 온통 밝게 해놓았더니 다행히 완전각성(?). 6시부터 깨어있어서 깬시간이 거의 2시간 가까워지기 때문에 이러면 짜증을 내기가 쉬운데 이럴 때는 보통 목욕 하기 전까지 계속 안아주는 편이다. 혹시 좀 안겨있고 싶은 마음에 잠을 안 잘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원래도 잘 잤지만 칼같이 맞춘지 이틀째... 이제는 목욕시킬려고 옷을 벗기면 짜증이 나있다가도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목욕을 예상하는 듯이. 세수를 시킬려고 아빠품에 안기고 아빠가 이마를 닦아주면 다음 차례인 눈을 예상하고 눈을 미리부터 감고 있는다. ㅋㅋㅋ 목욕 내내 눈을 뜨고 있는 편이니까 이건 완전 다음 순서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목욕을 좋아하다보니 머리 감기는데 오래걸리거나 해서 물에 빨리 안 넣어주면 짜증, 아빠가 옷입히는데 오래걸려서 엄마젖을 많이 기다려야되도 짜증을 내는 부작용이 있지만서도. ㅋㅋㅋ


 그나저나 이렇게 습관을 들여서 엄청 잘 자는 건 좋은데 나중에 이 나면 목욕후 수유를 어떻게 끊을지 완전 걱정이다. 물론 아직까지, '이거 습관되면 어쩌지?'라고 생각해서 실제로 습관까지 도달한 건 없기에 아마도 잘 끊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되고 낮에는 젖물고 자기보다는 안겨서 자는 편이라 괜찮을 것도 같긴 하지만...


 아무튼 덕분에 요즘은 오후 8시만을 기다린다. 애를 재우면 자유시간! 아침에도 새벽 5시까지는 자는 편이라 11시 정도에만 자면 제법 양질의 수면시간이 확보되어서 좋다. 물론 가끔 새벽에도 깨서 젖을 먹으려 해서 낮에 엉망이 되기도 하지만... 뭐 나도 살다보면 잠이 안오고 잠설치고 여러가지 일들이 있으니까. 애도 그럴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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