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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냥 말 그대로 일기. 2011.08.22
  2. 앍앍앍 2011.08.16
  3. 방황기 2011.08.14

 어제도 약속이 있었는데 펑크가 났다. 마음 속 어딘가에서는 시간이 생겼으니 밀린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적으로 내가 선택한 것은 하염없이 자는 일이었다.

 일어나서 빨래 돌리(라고 시키)고 잠들고, 빨래 널(라고 시키)고 잠들고. 빨래 제대로 널어졌는지 확인하고 또 잠들고. 대략 그간 누적된 피로가 얼마나 심했는지 그런대로 정신이 돌아온 시점이 오후 2시였다. 전날에 잠든 시간은 자정 무렵이었는데. 그렇게 자고도 자려고만 하면 얼마든지 더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일어난 건 단지 더 자면 밤에 못 잘 것 같아서일뿐.

 뭔가 해야 할 것 같았는데 막상 손에 잡히는 일은 없고 또 그렇게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아서 그냥 멍하니 하루를 흘렸다. 지난 번에 산 앨리스 조금 읽고, ... 또 뭘 했더라. 정말 멍하니 보내서 기억도 나지 않는다. 사실 그간 백수였으면서도 이렇게 멍하니 보낸 날은 거의 없었다. 와우에 접속하면 항상 할 일이 많이 있었고 다 기억하지 못해 Todo 리스트까지 만들어가면서 했었으니까.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으면서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다는 죄책감. 그런 감정이 다시 잠을 불렀다.

 새벽 1시가 되어 다시 저녁잠을 청했는데 예상외로 또 잠이 아주 신나게 잘 왔다.

 오늘 아침은 어딘가 멍하고 힘들고 졸립긴 했지만 그래도 모닝커피 한 잔 보태어 간신히 '간만에 피곤하거나 졸리지는 않은' (그러나 멍한) 상태에 도달했다. 어쩐지 부주의하고 잃어버리고 잘 판단이 서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간만에 무기력과 피로감에서 해방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컨디션이 좋은 느낌.

 좋으면 뭘하나. 그날이라 배는 아프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어제부터 갑자기 아프기 시작한 발가락 때문에 오전 시간은 정형외과에서 온종일 보냈다. 아마도 제대로 일을 하지 못했을텐데 병원에 가게 돼서 어찌보면 다행이랄까.

 발가락은 그냥 어제 저녁부터 아무 이유없이 갑자기 왼쪽 새끼발가락이 통통 붓고 구부리거나 펼 때, 땅을 딛을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지길래 자고 일어나면 낫겠지 하고 뒀는데, 아침까지 그대로길래 병원에 갔다.

 마음 속 어딘가에서는 꼭 병원에 가야하나? 또 의사가 쳐다보기 직전에 나으려나? 생각했는데 의외로 꾸준히(?) 아파주었다. 대략 어디 부딪힌 적도 없이 지혼자 아프기 시작한 이 발가락에 도대체 무슨 병명이 내려지려나 궁금했는데 의사는 의외로 간단하게 답을 내놓았다.

 방사선 촬영 결과 부러진 곳도 없고 약간의 붓기만 있고 사실 의사는 붉어졌다 했지만 내눈엔 그냥 원래 내 발가락 색이었던 내 발가락은 압박에 의해 관절에 있는 막에 염증이 생겼다 하였다. 의사는 마지막으로 혹시 꼭 조이는 신발을 신었냐고 물었는데, 몇 주만에 처음으로 외출없이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한 날이 어제였다...=_=; 그래서 그건 아니라고 하였더니 꽉 죄는 신발과 양반다리(...)를 피하고 기름진 음식과 술을 피하라며 소염제를 3일치 처방해 주었다.

 양반다리라 하니 떠오르는 게 있었다. 어제 찬 거실바닥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앨리스를 열심히 읽었던 기억. -_-;;; 어쩐지 이유없이 발가락이 아플리가 없었다. 그나저나 나는 양반다리의 양 자도 꺼내지 않았는데 정형외과 의사라 그런가 어찌알고 젊은 처자에게 양반다리를 하지 말라고 한 것일까? 어쩐지 병원에 사람이 많더라니 명의였던 것일까... 지금 생각하니 신기하다. -.- 그 의사는 범인이 양반다리인 것을 도대체 어찌 알았을까....

 오전 한나절을 병원에서 다 보냈는데도 오후를 회사에서 보낸 것만으로도 정신이 멍하고 힘들었다. 퇴근이 임박했는데 하던 일에 시간이 모자라 - 아 물론 그것은 4시까지 다 설치를 해놓겠다고 하고서 5시 30분에야 해놓은 자들의 책임이 크다 - 그만 1시간 야근을 하고 말았다. 기왕 퇴근시간 넘길꺼 밥먹고 와서 했으면 좋았는데 나의 사수(?)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업무 넘겨주시는 분이 기어이 해놓고 저녁 먹지 않고 퇴근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온몸에서 발산하고 계셔서 하는 수 없이 버티었다.

 어쨌거나 매뉴얼을 보면서 꾸역꾸역 멍청하게 같다붙이기 바쁜 프로그램 설치 작업은 끝나고 ...

 집에 오다보니 완전 소중한 소염제가 없는 거다. 집에 거의 다 왔는데! 7시 넘어서 퇴근하다보니 배가 고파서 눈에 뵈는 것은 없고! 애인님이 KFC가 먹고 싶다고 하였지만 KFC는 집 근처에 없고 제일 가까운 곳이 서현역에 있는데 서현역 KFC는 대략 이상하게 맛이 없다. 내가 '대략 이상하게 맛이 없'다고 느끼는 대부분의 음식은 재료나 위생이나 신선도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난 그런 기분이 드는 가게는 엔간하면 가지 않는다. KFC는 싫고 배는 고픈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는지 애인님이 가장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홈플러스 지하식당이라는 모범답안을 내놓았다. 물론 딱히 거기의 무언가가 먹고 싶지는 않았는데 아무튼 빠르게 해결되고 종류가 다양하니 실패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모범답안이었다.

 그런데 홈플러스 주차타워에 주차하고 내려오던 내 눈에 뜨인 것이 있었으니... '파파이스 광고판!' ...

 강서보건소 앞 파파이스가 망한 이후로 구경을 못한 바로 그 파파이스... 모든 메뉴 중에 맛있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감자튀김 밖에 없었던 바로 그 파파이스가..!!!!!! 도대체 어디있다는 것인가! 정말 매의 눈이 되어 주위를 둘러보니... 홈플러스 밖 구석탱이에 파파이스가 박혀있었다. 이사온 지가 벌써 한참인데... 맥도날드라던지 버거킹이라던지 KFC에 대한 탐색은 마쳤지만 설마 서울에서도 찾기 힘든 파파이스 매장이 바로 집근처에 있을 거라고는 상상을 못해서 아예 찾을 생각을 안했더니....

 역시나 파파이스의 닭은 맛이 없었고 감자튀김은 여전히 중독적으로 맛이 있었으며 비스킷을 꼭 먹어야 한다고 떼쓴 애인님 덕분에 파파이스 비스킷이 매우 맛있다는 사실을 새로이 발견하였다. 먹다보니 대부분의 주문 손님은 추가로 비스킷 n개를 주문하더라. 파파이스는... 선택메뉴(만)가 쓸만한 가게였던가. 어쨌거나 KFC는 멀고 '이상하게' 맛이 없으니 앞으로 이 파파이스를 자주 애용하게 될 듯. 

 그리고 이 글을 쓰다가 발견했는데 난 '기름진 음식'을 피해야만 했었다..... 엌.

 밥을 먹고 한결 여유로워진 마음으로 회사로 되돌아가서 책상에 얌전히 놓여있던 약을 찾아가지고 회사에서 챙겨 먹기까지 하고(...) 나왔다. 버스로 갔다 온다면 왕복 1.5시간이라 그냥 포기했을 텐데 차가 있다보니 드라이브 겸 야간운전 연습 겸 룰루랄라 다녀왔다. 역시 차가 확 줄어들어 (평소에도 많지 않지만) 차선도 막 대충 바꾸고 아주 편하게 집으로 왔다. 차가 있어서 나가는 기름값 주차비 등등을 다 고려해도 역시 차가 있어서 절약되는 시간과 체력이 훨씬 비싼 기분이다.

 집에 오니 다시 멍한 가운데 그래도 일기라도 쓰는게 그나마 한점이라도 쓸모 있을 것 같아 일기를 쓰는 중.

 몸에 카페인이 누적되면서 계속 피로한 것 같은 증상... 예전엔 방학 때 12시간 씩 자며 해소했었는데 이젠 방학도 없고 어떻게 되려나. 몸이 적응을 해 내려나?

 그간 회사에서 퇴근해서 새벽 3시까지 와우를 하고 자던 애인님은 도대체... 그는 철인이었나 =_=  졸지에 출퇴근에 전용기사가 생긴 데다가 와우를 끊어서 수면시간이 대박 늘어난 애인님은 매일매일 아침밥을 차리는 정성을 발휘하고 있다. 아... 철인 맞나보다. 지금은 옆에서 결혼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난... 피곤해서 될대로 되라의 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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앍앍앍

from 일상/일기 2011. 8. 16. 23:35

힘들다... 긍정적 에너지가 고갈되어가고 있다!....

엔간하면 무조건 좋은 생각만 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신나는 시간은 운전할 때랑 관리실에서 팩하다 잠드는 것뿐... ㅜㅜ

그러나 비가 징하게 와서 차마 차를 몰고 어디 갈 엄두는 나지 못하고...(이미 2011/08/14 - [일상/일기] - 방황기 신나게 방황했다...)




 동기들에겐 구글 그룹스에 애인님이 테러(?)하고 있어서 괜찮은데 비교적 친했던 선후배에게는 딱히 청첩장을 줄 방법이 떠오르지가 않는다.

 학교 커뮤니티는 모종의 사건이후 글을 남기지 않은지 백만년 정도 된 듯해서 페이스북에 들어가보았다. 과연... 먼저 친구 추가 요청을 한 적이 거의 없는데 나를 추가해주신 분들께는 테러(?)를 해도 될 것 같아 일단 거기다 올렸다. 뭐 보고 싶은 사람은 보겠지... 꼭 봐 줬으면 하는 사람에겐 따로 문자라도 보내야할까나.

 슬슬 아는 사람 친구 추가도 해야할텐데 막막하고 민망한 느낌. 몇몇 친구 추가를 하다가 막막해져서 관두었다. 괜한 오해는 받기 싫으니 결혼식 후에나 하련다.

 결혼 전에는 얼굴에 무한 철판을 깔아야 한다는 데 나로서는 안 될 것만 같다. 낯선 사람과도 낯가림 없이 이야기 하는 탓에 다들 오해하지만 난 사실 내성적이고 인간관계 힘들어 하는 성격이라... 사실 아주 오래 전에 애인님과 결혼하게 될 것을 알긴 했지만 이제서야 결혼을 하는 것은 그런 것들이 힘들어서라니까.




 애인님과 둘이 있으면 세상이 완벽한데 거기서 두어 발짝만 나가도 참으로 험하고 힘들다. 사촌 동생이 축가를 불러 준대서 하나는 선물로 직접 골라달라고 하고 하나는 You raise me up을 영어버전으로... 불러 달라고 했다.

 좋았던 시간 보다는 힘들게 한 시간이 더 많은 것 같은데 한결같다 못해 더욱 다정하게 변해가는 애인님에게... 꼭 들려주고 싶어서.

 아아, 애인님이 막아주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사소하게 졸졸 새는 것까지 떠넘길 수가 없다. 흑흑.

 힘들수록 웃는 표정으로... 지나가면 기억도 안날 일들 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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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기

from 일상/일기 2011. 8. 14. 00:42

 어제 강남에서 늦게까지 있다가 집에 오느라 택시를 탔는데, 택시 안에 누가 스마트폰을 두고 내렸는지 시끄럽게 전화벨이 울렸다. 엔간하면 택시 아저씨에게 그냥 맡겼어야 하는데 술과 피로로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여서 그만 전화를 받았다.

 걸려온 목소리는 얼핏 듣기에도 매우 성격이 강해보이는(..) 여자분 목소리. 폰 주인의 여자친구 분이신지 와이프 되시는 분인지 알 길은 없는 데 주인이 폰을 분실한 것 같다 하니 언제쯤 강남으로 오실 일이 있냐고 물어보는 거다. (내가 갖다줘야되나? 라는 생각을 먼저 했어야 하는데) 문득 토요일의 약속이 생각나서 바로 내일 있다고 대답하고 말했다.

 그러자 강남에 와서 연락을 달라며 내 연락처와 택시기사의 연락처를 받아갔다. 그분이 내 연락처를 물어본 바람에 택시기사 아저씨께 맡기지도 못하고 폰을 일단 가지고 들어왔다.

 지난 한 주 일정이 좀 무리수였기에 오자마자 화장만 겨우 지우고 쓰러져서 기절했는데 새벽 3시에 요란하게 울리는 전화.

 택시 기사 아저씨에게 맡겼을 줄 알았다며 언제 가져다 주실 거냐고 묻는거다...... 택시기사 아저씨면 새벽 3시에 전화 해도 되느냐는 질문은 둘째치고...  아니 그럼 애초에 제 전화번호는 왜 물어 보셨나요............................. 아까 통화한 내용은 다 뭔가요..............

 택시 기사에게 맡겼으면 아저씨는 사례비를 벌고 난 안 귀찮아서 좋고 새벽 3시에 전화받을 일도 없고.....




 그리고 아침 7시 40분엔 알람이 아주 요란하게 울려서 정말 신경질이 머리끝까지 나서 일어나고 말았다.

 정말 여러모로 골치아픈 짓을 내가 왜 벌렸나, 순간의 착한 마음이 나를 호구로 만들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올라와서 마음속에서 울화가 맺히는 느낌이 들었다. ...다행히도 마인드 컨트롤에 성공. 이거 삽질도 했는데 열받아서 몸까지 버리면 250% 내 손해니까.




 정오에 강남 쪽에서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외출 준비를 거의 다 하고 교대역에서 폰을 가져다 주기로 하고 나왔는데, 집을 나오자 마자 약속 펑크 문자가 왔다..........................

 비도 많이 오고 너무 힘들어서 못 나가겠다는.... 밖을 흘끗 보니 하늘이 쿠리쿠리 하긴 했다. 나도 지난 주가 워낙 힘들었기 때문에 어쩐지 공감이 가서 다음에 보자고 기약없는 답문을 보내놓고 이제 이 폰을 어째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약속으로 가는 김에 가다가 중간에 대충 지하철에서 주려고 했는데 이렇게 되다보니 정말 그야말로 걷기가 싫어져서 (빗길 운전은.................) 차를 가지고 가서 후딱 폰만 교대역 역무실에 남기고 나와버리기로 했다. 착한 애인님이 같이 가 주기로 해서(아직 초보라서 차를 운전할 때는 반드시 동승자를 확보한다.) 일단 어떻게 출발. 네비가 정신을 차리기 전에 도로로 들어서 버리는 바람에 며칠 전에 가 본 쉬운 길(?)에 들어서지 못하고 길도 한참 헤매고 헤매어 어떻게 강남에 간신히 들어섰다.

 강남 근방에 가면 느끼는 건데 정말 이상한 운전자들 많다. 내 왼쪽차선에서 한방에 오른쪽차선으로 차선변경을 하는 사람이라거나 깜빡이도 없이 불쑥 차선을 바꾼다거나 -.-... 좋은 점이 있다면 어리버리하면서 차선변경을 불쑥해도 머뭇머뭇거리지만 않으면 빵빵거리는 사람이 거의 없다.................. 다들 방어운전의 도사들인듯.

 신분당선 공사때문인지 길은 혼잡하고 차는 많고 불쑥불쑥 뛰어들어오고. 그래도 어찌 교대까지 가서 폰을 역무실에 털어버리고 나니 마음이 꽤 가벼웠다. (여기까지 출발+1시간) 일단 교대역을 떠나 도로로 들어서서 원래 가기로 했던 신사동을 가볼까? 생각했는데, 이미 반대방향으로 들어선 상태에 U턴이 불가능한 그 동네는 정말..... 어떻게든 P턴 비슷하게 해서 차를 돌려볼까 하며 골목길로 들어섰지만 녹록치 않았다. 배가 고프고 힘들어서 포기하고 그냥 비슷한(?) 우리 동네(?) 가로수 길에나 가기로 마음을 바꿔먹었다.

교대 근방에서 다시 강남까지 간 상태에서 분당으로 내려오려니 또 왔던 길과 완전 다른 새로운 고속도로길을 추천해주는 것이었다. 어제 삼성역 쪽에 올 일이 있어서 왔을 때 이용했던 길이 좋았는데...ㅜㅜ 게다가 돈이 나가잖아!... 하지만 네비와 싸우기엔 너무 지친상태에 굶주기까지 해서 그냥 네비 말을 듣고 일단 움직였다.




 네비에 그냥 정자역을 지정하고 왔더니 목적지를 지나쳐버린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자유로운 차선 변경은 나에겐 아직 무리. 차선을 바꾸려고 신나게 갈팡질팡 하다가 도저히 안될 것 같아서 그냥 일단 정자역으로 갔다가 다시 천천히 운전해서 목적지로 갔다.

 다들 길가에 평행주차를 해놨고 아주 뜸하게 빈 자리가 있었다. 평행 주차 해본지가 너무 오래돼서 걱정을 했는데 어떻게 주차를 하긴 했다. 머리로 생각해서 움직이려고 하면 계속 바퀴 방향이 틀린다. -_-; 아무 생각 없이 하면 되는데.... 전 후진을 몇번 반복해 좀 비뚤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튀어나온 곳은 없게 차를 세워놓고 밥을 먹으러 갔다. 무슨 태풍이 오는 것처럼 비바람이 몰아치긴 했지만 그래도 목적지에 도착하니 좋더라. (여기까지 출발 +2.5시간)




 밥을 먹고 나니 피로감에 정신이 아득했다. 힘들지 않다고 계속 자체 세뇌를 해왔는데 세뇌로는 안 될 정도로 정신줄을 자꾸 놓는달까...;;; 더 있다가는 집에 못 갈 것 같길래 얼른 일어났다. 비가 폭포처럼 쏟아지고 정신이 멍했는데 어쩐지 멍하니까 운전 자체는 더 잘 되는 느낌이었다. 뇌는 다 잊어버린 걸 몸이 그냥 기억하는 것 같다. 뇌가 간섭하는게 오히려 방해가 되는 상황인 것 같음... 다행히 사고 없이 집에 돌아와 주차를 마쳤다. 아파트에 주차 공간 많아서 그건 정말 좋다...



 암튼 이렇게 길바닥에 기름을 퍼부어가며 방황하여 빗길 운전 연수(?) 완료. =_= 워낙 비오는 날 나가는 건 질색이라 이제 비오는 날 더 차를 많이 쓸 듯 하다.

 앞으로는 목적지가 정해지면 미리 길을 공부하고 움직여야지 오늘 너무 심하게 방황+삽질을 한 것 같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화장도 못 지우고 그대로 기절... =.= 2시간을 자고 나서야 간신히 일어나서 이러고 있다. 운전이 재미있긴 하지만 재미있어도 힘들긴 힘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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