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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from 일상/일기 2011. 5. 30. 00:35

종잡을 수 없는 상태가 계속된다.

아마도 기분이 저조한 상태가 지속되는 것은 나 자신을 무엇이라 정의하기 어려운 상태로 계속 오락가락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대체로 내가 인식하는 나는, 그다지 여성스러운 모습은 아니다. 어렸을 땐 여자아이들이 좋아하던 놀이나 화제에는 큰 관심이 없었고 부모님이 동생에게만 사 주시던 로보트 장난감이 부러웠던 그런 약간은 특이한 인간이었다.

그런 성향은 대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쭉 이어져 왔고 이과에서 공대를 선택해서 무사히 졸업했고.



그런 나에게도 가끔은 변덕이 일어나서 화장품 같은 것을 사기도 하고, 반짝이는 액세서리를 사기도 하고 그렇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역시.

문제는 저런 것을 (필요가 아니라 원해서) 사는 기분 같은 것이 한 달로 치면 한 5일 정도 있는 기분인데 그 5일에 맞춰서 산 물건들을 나머지 25일에는 쓰지 않는 다는 것이 문제.

일테면, 기초화장품 같은 것을 사 오면 꾸준히 챙겨서 아침 저녁으로 쓰는 날이 반절. 나머지 반절은 안 쓰거나 하루에 한 번 쓰거나 하니까, 줄지도 않고 돈이 아깝다.

가끔 기분을 내고 외출하고 싶은 날도 있다. 그런 날이 되어 옷장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ㅋㅋㅋ 난 정말 옷이 없다.

그렇다고 기분좋게 옷을 사들이면 곧 옷장을 보며 입지도 않는 옷에 대한 짜증이 밀려온다(...) 그나마 몇년이 지나도 닳지 않고 크게 유행을 타지 않는 귀걸이 종류는 조금 죄책감이 덜 든다.

 가장 아깝지 않았던건 비비크림. 나의 게으름에 대한 면죄부와 같이 느껴져서 그것만큼은 그래도 외출때마다 꼬박꼬박 사용.

 심히 아까웠던 건 ....사실 색조 화장품이다. 대학 입학 하면서 엄마한테 선물로 받았던 화장품들을 몇년 전 도저히 더 쓰면 안되겠다 싶어서 (너무 오래되어서 그랬는지 피부 알레르기가 일어났다.) 대량 버리고 차마 새로 사지 못하고 있었더랬다.

 요새 외출할 일이 제법 생기면서 어쩔 수 없는 기분 반, 즐기는 기분 반으로 화장품을 사들이고 있다. 즐거운 날에는 이렇게 막 사도 되나 싶은 죄책감을 느끼며, 어쩔 수 없는 날에는 쇼핑이라는 즐겁지 못한 작업을 필요에 의해 해야한다는 귀찮음을 느끼며...




아무려나 이 전에는 주류가 아니었던 여성적인 부분이 어느덧 전면으로 부상 중이다. 그리고 그 사실이 나를 너무 불편하게 한다.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되어가는 것만 같은 공포. 아니 사실 평생 다른 여자들과 다르다는 점 때문에 스트레스와 피로를 느끼다가 드디어 평범해져 가는 건데... 좋아야만 할 것 같은데 이제 나를 어떤 사람이라고 정의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기분에 공포감을 느낀다.

더불어서 찾아온 우울한 기분. 드라이한 기분으로 자아 분석을 하고 있거나 아니면 과도하게 흥분된 상태로 모든걸 흥미진진하게 받아들이거나 둘 중 하나이던 내게 우울한 감정이 지속되는 건 정말 낯선 상황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요새 겪는 일이 많아지면서 생긴 상황적인 스트레스일까 싶었는데 지켜보다보니 자아정체성이 흔들리면서 오는 불안함이 주 원인이지 싶다.

요새의 나는 정말 뭔지 모르겠다. 과거에 좋아하던 잘하던 흥미롭던 일들이 어떤 날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잘 이해도 되지 않는데, 그런 날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자신감이 점점 줄어든다. 뭘 잘하는지 뭘 좋아했었는지 지금 내일 모레 서른인데 아직도 그런걸 고민하고 있어야 한단 말인가. 과거엔 전혀 관심도 없었던 일들이 새로운 관심사로 부상하는데 손대기가 두렵다. 한달에 이십오일쯤 그런 것을 내팽개쳐두다 못해 존재까지 잊어버리는 나날들이 있어왔기에, 그게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지 확신이 없기에.

 대체로 요즘 뭔가를 고르기도 선택하기도 힘든 이유랄까 변명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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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tv 실망

from 일상/일기 2011. 5. 29. 21:29

5월 초에 tv를 바꾸고 나가수를 잘 보고 있었다.

tv를 설치해주며 기사 아저씨가 tv에 '음향모드'가 있으니 그것을 잘 사용해 보라고 설명을 해 주었더랬다.

일반 tv를 볼때와 달리 음악 공연을 들을 때 '음악을 들을 때' 모드로 바꾸어서 들으면 좋다나.

그래서 그런 줄 알고 오늘까지 '음악을 들을 때'모드로 나가수를 들어왔건만....

나가수가 끝나고 음원을 들으러 컴퓨터로 돌아와 들어보니 녹음 상태가 너무 판이하게 다른 것이다..

박수 소리까지 들리는 음원이 본방무대 녹음이 아닐리도 없고....

삼성 tv를 탓해야할 판이다.

뭐... 어차피 앞으로는 안 볼 것 같지만서도,

김연우씨 노래는 너무 좋다. 김연우씨를 알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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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이전의 일기는 부실한 백업습관으로 인해 유실되어 그 전의 변천사는 기록없이 기억에만 의존하여 적어봅니다.

그간 휴대폰 번호가 처음 쓰던 016에서 010으로 변경되긴 하였지만 일관성있게 같은 통신사 - KT 프리텔, KTF, 그리고 지금은 올레 KT - 를 쓰고 있답니다.

1. SPH-A2000  (1998 ~ 2002)



 제 첫 휴대폰은 그 이름도 찬란한 듀얼폴더였습니다. 주위에 플립폰이 대세이던 시절, 앞에 액정이 달려있어서 열어보지 않아도 시간을 알 수 있는(!) 듀얼 폴더는 위엄이 대단하였죠. 크기도 굉장히 작고 가볍고, 예쁜 데다가 앞부분이 살짝 패여있는 디자인이 굉장히 상큼했지요. 게다가 흰색! 이 녀석은 당시 다른 휴대폰에 비해 상당히 고가였는데 당시에 대리점 점원 아저씨가 눈치가 백단이라 튼튼한 탱크 여러 대와 이 폰을 비교 설명하는 바람에 부모님이 넘어가시고 말았답니다. (이 무렵 삼성 휴대폰을 사려고 하면 탱크를 살 수 밖에 없는 현실이었는데 딸에게 차마 탱크를 사 줄수는 없으셨던가봐요...)

 이 모델 이후에 폴더폰이 대세가 되는데, 이 녀석은 사실 굉장히 초창기 모델이었습니다. 덕분에 UI가 정말 충격과 공포였죠. 글쎄 문자를 보내려면 무조건 다른 사람의 폰 번호를 죄다 외워야만 했습니다. 연락처에서 문자를 바로 전송하는 기능이 없음은 물론이고, 약 10여개의 번호를 외우고 다녔던 걸 보면 아마도 답장 기능도 없었던 것 같아요.(...)

 016으로 시작하는 번호를 사용했던 유일한 폰이기도 하군요. 너무 오래된 일이라 자료 사진을 구하는데 애로 사항이 꽃피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openmobile.co.kr/)



2. LG KP-6100 (2002 ~ ?)


 이 휴대폰은 최초로 '외부'액정에 유기 LED를 설치했다고 광고하던 제품이었습니다. 당시에 사귀던 남자친구와 커플폰(!)으로 색깔 다르게 샀었습니다. 남색과 위의 주황색으로 샀었는데, 주황색은 이미지 구하기가 쉽지 않군요. 출처는 구글검색(...)

 커플폰으로 만드느라 나름 엄청났던 (숫자 7자리에 숫자가 0, 1, 7의 3가지 밖에 없고 마지막 자리는 제 생일이었던) 휴대폰 번호를 현재의 번호로 바꾸었지요. 나름 의미 있는 번호를 만들려고 노력했었는데... 지금은 남한테 불러주기 힘겨운 번호일뿐 -_-;

 삼성의 천지인에 비해 배우기가 어려운 LG 자판이지만 익숙해지면 좌우 손을 번갈아 쓰게 되어 편리했던 기억이 나네요.

  다만 이후에 무슨 일이었는지 한강에 던져버린 기억이 납니다. 워낙에 비싼 물건은(더욱이 전자제품은) 고장내지도, 부수지도 못하는 성격이라 사실 정말 제가 그런 결정을 했다는 게 충격적일 정도. 한강아, 미안해...(...)

 사실 사용하면서 그다지 불만스러웠던 점이 기억도 나지 않는 좋은 녀석이었는데 비극적인 운명을 맞게 했다는 점이 상당히 미안할 뿐입니다.



3. LG KP-2100 (~ 2006. 08)
 


 이거 앞에 다른 폰이 있었을 지 없었을 지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kp-6100은 정말로 사용하면서 불만사항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의 녀석이었기 때문에 다음 휴대폰도 LG로 선택! 이것도 아마도 커플폰이었을텐데... 번호를 바꾸는 삽질까지는 다행히도 하지 않았답니다. 한번 해보니 번호를 바꾸고 난 뒷감당이 쉽지가 않았기 때문이에요. (번호에 대한 불만이 없었던 것은 절대 아니지만...)

  이 휴대폰은 '목이 돌아가는' 기능에 혹해서 샀답니다. 사실 이 핸드폰은 목을 돌려서 접어놓으면 카메라 비슷하게, 후면 배터리 옆에 렌즈가 있고 전면에 LCD가 있는 모양이 되는 녀석이었죠. 덕분에 사진기로 유용하게 (실은 그냥 셀카 찍는데...) 오랜 기간 잘 사용했습니다. 정말로 정말로 제가 써봤던 휴대폰 중에 폰을 교체하면서 아쉬움이 가장 많았던 녀석이었어요.

 뭐라고 불렸는지 특징이 기억나지 않아서 http://openmobile.co.kr/ 사이트의 LG 핸드폰을 뒤에서부터 뒤져서(...) 찾았습니다.

출시일이 2003년 9월이므로 그 인근에 구매한 것 같아요. 매장에 광고가 화려하게 도배되어 있던 생각이 나요.

 
4. Ever K-100 (2006. 08 ~ 2010. 02)

http://raspuna.lovlog.net/2407634

 이후의 역사는 블로그에 남아있으므로 링크를 첨부합니다. 그리고 또 커플폰 이군요(...) 지금의 애인님과 한 커플폰입니다. 사실 딱히 커플폰이 아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왜 커플폰을 했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사실 그전 폰의 카메라 기능을 정말 잘 써먹었기 때문에 셀카가 되지 않는 휴대폰을 사는 것이 좀 서운했었고, 더불어 LG휴대폰을 사용하는 동안 정말 만족했기 때문에 LG폰을 쓰고 싶었는데 왜 Ever를 샀는지 지금도 기억이 안 납니다.

 아마 다 애인님 때문일거야!...(...)

 바형 휴대폰 특성상 오래 사용하니 자판이 잘 눌리지 않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가볍고 얇은 디자인에는 만족했지만 사용하면서 썩 좋았다는 느낌은 아니군요. 그래도 기억보다는 상당히 오래 사용했네요. 삼성이나 LG등의 회사에 비해 Ever의 품질이 불안했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튼튼했습니다. 아참, 그리고 꽤 저렴했었어요.


5. 아이폰3GS 16GB (2010. 02 ~ 현재)

http://raspuna.lovlog.net/3175769
 



 애인님 휴대폰 자판이 말썽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나중엔 지멋대로 수신거부(?)를 하는 등의 망나니 짓을 하여... 폰을 바꾸지 않으면 안되는 상태. 당시 아이폰이 너무나 사고 싶었던 애인님이 먼저 바꿨습니다. 사실 이 나이쯤 먹으면 이제 커플폰이니 하는 유치한 짓은 하고 싶지 않았어요. (아니, 생각해보니 커플폰이 장점이 없지만은 않아요! 배터리를 빌릴 수 있잖아!....)

 그런데 애인님의 아이폰 1개월 사용 후기를 보니 아 그것이 정말 좋아보이더란 말입니다.

 그리하여 냅다 저도 아이폰으로 따라가게 되었죠.

 다른 것보다 길에서 지도를 볼 수 있고, 지하철 노선도를 볼 수 있는 그 부분이 사실 가장 강하게 어필을 했었고 지금도 대단히 만족하고 있는 부분이에요.

 구매 당시에는 일단 길바닥에서 인터넷이 된다는 게 정말 강력했죠. 지금이야 스마트폰이 대세라 다 되지만 무한도전 미국편인가에서 무도 일행이 길을 물어보자 실시간으로 휴대폰으로 지도를 검색해주던 모습을 보고 정말 충격을 받았었지요. 그리고 우리나라 통신사들 욕을 하며 ㅋ 어찌보면 사치인지 모를 아이폰을 사고 싶은 생각이 생겼었지요.

 다만 뭔가 컴퓨터와 비슷하면서도 탭브라우징이 (OS 업데이트 이후 되지만) 안 되는 점과 뒤로 가기가 없는 점이.. (있는 폰이 없나요?ㅎㅎ) 불편해요. 게다가 UI의 통일성이 없어서 앱을 닫으려고 하면 위에 있을지 아래 있을지 헷갈리는 점이라던가 하는 것들이 맘에 안들었죠.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는 법이지요. 이외의 굵직한 단점은 기억나지 않네요. 앞으로도 계속 아이폰을 사용할 의사도 있구요. 아이튠즈를 통해 휴대폰의 백업을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지만 애플 제품에 대해서 대단히 만족도가 높지는 않아서.. 더 좋은 제품이 나오면 충분히 바꿀 의사도 있어요.)





으음... 다 쓰고 보니 이게이게... 연애사와 함께하는 휴대폰 역사로군요. 왠지 부끄럽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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