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서랍 속에서 뒹굴고 썩어가는 불쌍한 처지입니다마는, 그래도 한때는 사랑받았던 저의 타롯덱.

타롯카드를 사러 가서 미리 점찍어 두었던 녀석 대신 그놈을 들고 왔던 거죠. -_-;

표지일러는 the tower던가... 괴물이 불뿜고 있는 괴이-_-한 일러였습니다.

뭐랄까 그냥 확 땡겨서 내려놔야되는데.. 내려놔야되는데.. 하다가 그냥 들고왔습죠.

다른 점은 별로지만...

인간관계 내지 연애사 점은 그럭저럭... 쓸만한 이야기를 해주는 편이었습니다.

그 녀석 컨셉이 켈틱, 이라서 언젠가 켈트 신화를 꼭 읽어봐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의외로 도서관에 켈트로 검색해서는 걸리는게 별로 없더군요.

그래서 그냥.. 대강 몇권 빌려온 것 중의 하나가 이 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옛날이야기이니 재미있겠지 라는 마음이었는데,

같이 빌려와서 먼저 읽은 "도널드 덕" 이라는 책 덕분에, 단순한 옛날이야기겠거니 하고 무심히 보아넘기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도널드 덕이라는 책은, 칠레인이 쓴 책으로,

남미에 무차별적으로 배포되는 월트 디즈니의 만화에 대해

문화적 종속을 우려하는 비판적인 시각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디즈니 만화에서 드러나는 몇가지 특징들과, 제3세계에 대한 월트디즈니의 시각 등등을 그리고 있는데,

개중 인상깊은 부분은 제3세계에 대한 디즈니 만화의 시각입니다.

(여기서 디즈니 만화라는 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백설공주니, 신데렐라니, 라이언 킹이니 하는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페이퍼로 출간된 만화책을 의미하는 듯 합니다.; 주로 미키마우스와 도널드덕에 대한 이야기가 주종.. 도널드덕 만화영화를 일요일 아침에 열심히 보셨던 분들이 있을지도... 전 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

주로, 제3세계의 사람들은 어리석고, 게으르고, 보물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기 때문에,

디즈니의 주인공들은 장난감을 건네주고 그들이 가치를 몰라 굴러다니는 금,은 같은 재물을 받아 옵니다.

소위 한탕이랄까요...-_-;





영국 옛 이야기에는, 그런 사고방식이 아주 폭넓게 깔려 있습니다.

주인공들은 여행을 갑니다. (판타지의 기본적인 구조로군요!)

가는 길에 선행을 베풉니다. 그러면 그 답례로 보물을 얻어, 그것을 사용해 예쁜 여자를 얻거나, 부자가 되거나 합니다. (혹은 둘 다도 가능합니다.)

또 다른 것은, 주인공이 힘이 세지는 않지만 매우 영리해서,

거인을 속여서 죽이거나, 장님으로 만들고 그의 보물을 빼앗습니다.

이야기 속에서 거인이 나쁜 짓을 했다고 나오는 경우는 드뭅니다. -_-;;

그렇게 설명을 안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거인은 인간을 잡아먹는 존재라거나,

인간을 괴롭힌다는 설정이 있는 모양이겠죠?

아무튼 여기 저기 널려있는 거인을 죽이고 그 보물을 뺏아오면 그 사람은 영웅이 됩니다.

또다른 패턴은, 멍청한 주인공이 있고 그의 주변인물이 호시탐탐 그의 재산을 노리다가,

멍청한 주인공을 속여 빼앗는 방식입니다.

그 뒤, 멍청한 주인공이 선량하다면, 가끔 복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멍청한 주인공이 사랑받는 예는 드물고 대개는

멍청한 놈이 잘못이다,로 결말이 납니다. -_-;;;






항상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은 대응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렴풋이, 서양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우리와는 다르구나, 에서

아 이들은 이 상황에 대해서 도덕적으로 어떠한 가치판단을 내리는구나, 를 알게되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독서였습니다.
,
5월의 영화는 콘스탄트 가드너였습니다. 정확히 무슨 의미의 제목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_-;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유럽의 거대 제약 회사의 음모를 파헤치고 싶어하는 여자를 아내로 맞아서 아프리카로 데려 갔다가,

아내가 죽자 아내를 죽인 사람을 찾아 헤매는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장르는 다큐멘터리, 추리(스릴러?..라기엔... 추리라기에도;), 멜로?







감독이 어떤 이야기를 강요하는 것은 아닌데,

참 미안하게도 할 말이 없습니다.

아프리카는 참 아름답게 그려집니다. 배경에 깔리는 발랄한 아프리카의 음악, 구슬픈 아프리카의 음악...

미개하다 어쩌다 하면서 도와주고 싶어하지만

사실 문명화된 나라들이 그냥 내버려 두면 그들 나름의 시스템으로 행복하게 살아갈텐데 싶은 생각이 들어요.





아직까지는 자본주의 경제가 아장 우세한 체제지만,

자원이 지구상의 인구를 모두 감당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는

어떻게 될 지 궁금합니다.

자본주의는 생태계를 망치는 경제 체제잖아요?

끊임없이, 더욱 많이 소비해야만 잘 돌아가는 시스템...






우리 모두가, 아프리카를 망치는 공범이라는 것... 그게 가슴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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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영화는... 도무지 맘에 끌리는 작품이 없어서-_-;;

고민 고민 하다 그냥 많이 들어본 걸로;;; 골랐습니다.






굳이 장르를 나누라면 엽기 로맨스 정도?

도대체 왜 흥행 대작인지 알 수 없는 작품입니다.

=_=;





나중에 집에 와서 네이버 평을 보는데

....놀랍게도 호평을 남긴 사람들 다수가 남자더군요...-_-;;;






저의 추측은 이렇습니다.

여자친구와 함께 취향아닌 로맨틱 코미디를 보러 가서,

잘생기고 친절하고 다정하고 헌신적인, 즉 비현실속의 인물을 보고

여자친구에게 '좀 본받아라!' 이런 말이나 듣고 오는데 질린 남자분들이,

이 영화를 보고나서 유쾌상쾌통쾌함에

몹시 기뻐하며 이 영화를 추천해서 흥행 대박이 된 게 아닌가.... -_-;;;;;;

뭐, 추측일 뿐이에요. 추측.

(혹시 재미있게 보신 분 있다면 어떤 점이 괜찮았는지 덧글로 좀-_-;)







대사가 꽤나 위트가 넘치기는 하지만 약간 부족한 느낌.




배우들 연기....

조연들 연기는 별점 여섯개쯤 됩니다.(다섯개 만점)

주연들 연기는.... 글쎄요 '...할텐데' '...인데' '...한데' 라는 식의 말투가 정말 짜증 팍팍이었습니다. -_-;

말투가 너무 부자연스러워서 듣는데 거슬리더라구요.








설정은 썩 나쁘지 않지만, 그렇다고 뭔가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 만큼 신선하지도 않습니다.

윤리도덕적으로는 무개념이라고 밖에는 할 말이 없는 영화.

살인하고 해외로 나가서 공소시효만큼만 버티면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심어줄지도 모르는 영화.





재미는 있었지만 그래도 흥행에 성공할 거 같은 영화는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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